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292)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292화(292/466)
갑작스레 도착한 섀도우의 편지.
거기에는 간부 레비가 3일 뒤 김포 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적혀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편지로군.”
편지의 내용과 당시의 상황을 전해들은 아버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예. 그래서 저도 머리가 아픕니다.”
평범한 사람이 보면, 그냥 간부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뿐이지 않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니다.
이 편지에는 꽤나 큰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일단 하율이 너는 한동안 몸을 감추는 게 좋을 것 같다. 놈들의 목적은 너인 것 같으니.”
“예. 일단은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건 바로 간부 레비의 목적이 나라는 것.
편지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확실하다.
내 신변이 위험한 게 아니라면, 섀도우가 굳이 이런 편지를 보냈을 리가 없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서 보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다급한 편지 내용을 보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확실하다.
레비의 목적은 나다.
“헌데, 의문이군. 레비라는 간부가 널 노릴 이유가 없을 텐데.”
“예.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현재 흑색 마탑의 상황을 생각하면, 굳이 나를 노릴 이유가 없다.
제거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다곤 하나, 닥터를 비롯한 수많은 간부를 잃은 지금, 굳이 나 하나를 제거하기 위해 간부를 움직일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테지.
“이유. 이유라.”
아버지가 인상을 찡그린 채, 상념에 잠기셨다.
현재 상황을 다시금 생각하며, 레비가 나를 노릴 이유를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다.
아마 내 표정도 아버지와 별반 바를 바 없을 테지.
‘레비가 날 노릴 만한 이유…….’
내부적으로 혼잡한 이 상황에 굳이 안티 마기아 때문에 경계가 삼엄한 한국에 간부를 보내는 이유가 뭘까.
내가 흑색 마탑의 간부라면.
어떨 때 간부를 움직일까.
그렇게 생각하자 답은 바로 나왔다.
“배신자 숙청일까요.”
제 아무리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상황이 난잡하더라도, 배신자의 숙청은 해야만 한다.
자신들을 배신하고, 흑색 마탑의 이름에 먹칠을 한 배신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게 내부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도 하고 말이다.
“배신자 숙청과 널 노리는 거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지?”
“헤르메스는 섀도우와 저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어찌어찌 넘어가긴 했습니다만…….”
“별 다른 힌트가 없는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너를 조사해 보기로 했다. 이건가?”
“예.”
“흠.”
아버지가 일리가 있다는 표정으로 눈을 빛내셨다.
“하지만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네 주위를 조사하는 데 굳이 간부를 보낼 이유가 없다. 흑색 마탑엔 헤르메스가 있으니까.”
“……그렇죠.”
아버지의 말마따나 간부를 보낼 이유로는 조금 부족하다.
“애초에 네가 프랑스에 있는 동안, 우리는 영상을 조작하면서까지, 네가 이곳에 있다는 정보를 쉴 새 없이 보냈다. 섀도우가 배신을 한 장소가 프랑스인 이상, 너에 대한 의심은 거의 종식되었을 거다.”
“혹여 저를 의심하고 있다고 해도 간부를 보낼 정도는 아니다. 이거네요.”
“그래.”
내가 루안 팔라티아라는 게 들통난 게 아닌 이상.
흑색 마탑이 내게 간부를 보낼 이유가 없다.
“만약 제가 루안 팔라티아라는 걸 알았다면, 고작 간부를 하나만 보낼 리가 없을 테고요.”
“그래. 나라면 최소 세 명은 보냈을 거다.”
여러모로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
“확실히… 섀도우와 제 관계를 의심해서 간부를 파견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아버지가 무언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대체 왜…….”
나는 섀도우가 보낸 편지를 다시금 살폈다.
[레비. 23일 4시 14분. 김포.]다시 봐도 다급하게 적은 것이 보이는 편지.
섀도우는 이 편지에 어떤 의미를 담아서 내게 보냈는가.
‘분명 뭔가가 있어.’
확실히 뭔가가 있다.
제 아무리 다급하다고 해도, 섀도우가 아무 생각도 없이 이런 편지를 보냈을 리가 없다.
잠입 중 편지를 보낸다는 상당한 위험 부담을 떠안은 행위를 한 거니만큼, 분명 무언가가 있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
섀도우에게서 이 편지가 도착했을 때의 상황을 다시금 떠올렸다.
먼저 까마귀의 그림자에 편지를 감춘다는 보안을 신경 쓴 발송법.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 확인할 수 있게 해 둔, 섀도우다운 일처리라 할 수 있…….
‘……잠깐만.’
그 순간, 무언가가 머리에 번뜩였다.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 확인할 수 있는 편지를 보냈다고?’
순간의 번뜩임은 이내 확실한 의심이 되었다.
‘그래. 맞아. 왜 이걸 눈치 못 챘지?’
알겠다.
이 편지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섀도우가 내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했다.
“뭔가 깨달은 것 같군.”
내 표정에 드러나는 환희의 기색을 읽으신 듯.
아버지가 내게 물었다.
“네.”
나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레비의 목적이 뭔지, 섀도우가 뭘 전하려고 하는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 * *
3일의 시간이 흘러.
23일 4시 14분.
간부 레비는 예정된 시간에 김포 공항에 도착했다.
현재 레비는 일본인의 신분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딱히 대수로운 출국 수속은 없었다.
그냥 자동화된 출국 심사기기에 인증만 하고 끝.
누가 보면 이렇게 허술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허술한 보안체계로 보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한국의 보안 체계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레벨이다.
이건 보안 체계가 허술한 게 아니라, 흑색 마탑의 잠입 방법이 뛰어난 거다.
정확히는 ‘레비’라는 간부의 능력이 사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역시 한국이 제일 편하다니까. 출국 심사도 빠르고.’
레비의 능력은 메타몰포시스.
신체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레비는 이 능력으로 얼굴은 물론 체형, 성별, 홍채, 그리고 지문이나 마나의 성질까지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때문에 지문을 비롯한 온갖 확인을 기계로 하는 한국의 보안 체계에 걸리려야 걸릴 수가 없다.
심지어 신분을 위조로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있는 인물을 처리한 뒤에 신분을 빼앗는 것이니만큼, 더더욱 걸릴 확률이 없다.
실제로 17년 간 레비의 정체가 발각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강남까지 가는 버스표를 사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레비가 카운터로 가서 어눌한 한국어로 물었다.
원래대로라면 길을 찾는 것 같은 사소한 일은 부하들에게 시켰을 테지만, 아쉽게도 한국에 온 건 레비 혼자뿐이다.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처리해야 한다.
“아, 그거라면 저쪽으로 쭉 가셔서…….”
안내원이 미소를 지으며 갈 곳을 알려주었다.
“어……. 죄송합니다. 일본어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일본에서 오신 분이셨군요. 죄송합니다.”
안내원이 다시 일본어로 안내를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설명이 끝나고.
“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레비가 상쾌한 미소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
“별말씀을. 그럼 좋은 여행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어눌한 한국어와 유창한 일본어.
누가 봐도 평범한 여행객 같은 모습이었다.
‘한국어가 이래서 좋다니까. 발음이 정확해야 해서 어눌한 척 하기가 쉬워.’
물론 모두 연기다.
레비는 한국어를 포함해 12개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
어눌하게 한국어를 한 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일본인이 한국과는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라는 게 있다.
의심의 싹은 미리 제거해 두는 게 좋다.
‘그럼 다음은…….’
레비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사토를 비롯한 흑색 마탑의 관계자에게 거는 전화는 아니었다.
“여보세요. 예. 어머니. 접니다.”
전화의 상대는 지금 변장하고 있는 인물의 어머니.
마찬가지로, 의심의 싹을 초장부터 제거하기 위해서 어머니에게 도착했다고 보고 전화를 건 것이다.
“예. 이제 막 도착했습니다. 예. 돌아갈 때 선물 사가겠습니다.”
레비의 연기는 완벽했다.
지난 3일간 대상을 관찰하며, 사소한 버릇 하나하나까지 모두 파악한 레비의 연기를 간파하는 건 제 아무리 어머니라고 해도 불가능했다.
“그럼 또 연락하겠습니다.”
그렇게 레비가 통화를 마치고.
그대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버스 터미널 쪽으로 향했다.
지금의 레비는 누가 봐도 완벽한 여행객 그 자체였다.
‘그럼 다음은 여자 친구인가. 여자 친구랑 좀 소원한 사이로 보였으니까, 조금 뜸을 들여서…….’
레비는 전화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다시 폰을 들었다.
그래도 연락은 하긴 해야지.
라는 속내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야. 도착했어.”
차가운 듯하면서도, 따스한 목소리. 냉전 상태의 연예 관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목소리와 표정이었다.
‘완벽해.’
간부 레비의 완벽주의자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병적인 모습이었으나, 이 정도로 철저한 자세로 임했기에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또 연락할게.”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강남까지 가는 버스표도 끊었다.
이제 남은 건 유유자적하게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 것뿐.
‘이 아사쿠라란 놈은 인도어파니까. 호텔에만 도착하면 호텔에 박혀 있는 척하고 따로 움직여도 아무 문제가 안 돼.’
레비는 그대로 버스를 기다리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다시금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마도신가에 잠입해야 하니까, 소속 인물들 중 누군가를 처리해서, 그 인물로 변장해야겠지.
그러기 위해선 일단 정보부터 모아야 한다.
아마 헤르메스에게 부탁하면 적당한 인선을 찾아 줄 것이다.
‘그 다음에 마도신가에 들어가서, 섀도우의 흔적을 찾는다.’
뒷일은 그 후에 생각해도 될 테지. 어차피 조사 결과에 따라 행동 방침이 변할 테니까.
미리 무언가를 정해둬서, 사고를 경직시킬 필요가 없다.
‘퍼펙트.’
레비는 그렇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가 없다.
그렇게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 때였다.
“……!”
돌연 레비의 눈에 익숙한 인물의 옆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아이 같은 작은 체구.
그와 비견되는 무게감 있는 눈빛.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검정’이라는 색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
‘섀도우……?’
섀도우.
몇몇 간부만이 알고 있는 섀도우의 본모습이었다.
* * *
버스 터미널 인근.
나는 환각 마법과 페이스 체인지 마법을 혼용하여 섀도우로 변장한 채, 중앙 로비로 이동하고 있었다.
“찾았습니다.”
변장한 채 귀에 꽂고 있는 이어플러그를 조작해, 통제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샤를 단장님에게 보고했다.
―찾았다고? 누군데?
“KA-1111편. 37A 좌석 탑승객 아사쿠라 렌. 이놈이 레비입니다.”
―확실해?
“네. KA-1111편에 타고 있는 승객들 중. 딱 그놈만 제 현재 모습에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응이 있었다고? 난 못 봤는데?
“아주 일순간이어서 카메라 너머로 확인하긴 힘드셨을 겁니다. 애초에 저도 신안 덕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거고요.”
일순의 떨림이었으나, 확실히 봤다. 날 발견한 아사쿠라 렌의 눈동자는 확실히 떨리고 있었다.
―마나는 확인해 봤고?
“확인해 봤습니다만, 마나 자체는 특이한 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예상대로 메타몰포시스의 마나 변환은 제 신안도 속일 수 있는 걸로 보입니다.”
―……진짜 또라이 같은 능력이네. 그놈이 숨으려고 마음먹으면, 찾을 수가 없다는 거 아냐.
“예. 그렇죠.”
신체는 물론 마나까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힘.
메타몰포시스.
완전하게 의태를 끝마친 레비를 찾아내는 건 내 신안으로도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섀도우로 변장한다는 작전을 세운 것이다.
레비의 목적은 섀도우이니만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섀도우를 발견하면 십중팔구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했다.
―지금 그놈은?
“따라오는 기색은 없습니다. 함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추격 없음. 그럼 플랜B로 이행하면 되겠네.
“예. 그렇게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사쿠라 렌.
레비는 딱히 따라오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여행객 같은 표정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뿐.
―그나저나, 안 따라온단 말이지? 진짜 철두철미한 놈이구만.
“예. 표정 변화도 거의 없다시피 했고. 아마 이 빈틈을 노린 게 아니었으면, 표정 변화도 없었을 겁니다.”
놈이 가장 방심하고 있을 타이밍을 노려서 이 정도다.
놈이 긴장하고 있었다면 일말의 표정 변화도 찾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찾았으니 다행이네. 이걸로 한 고비 넘겼어.
“예.”
여기서 레비를 특정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면.
조금 귀찮아 질 뻔했는데.
성공해서 다행이다.
―근데. 나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가요?”
나는 정해진 도주로를 따라 이동하며 넌지시 답했다.
―레비의 목적이 섀도우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말씀 안 드렸던가요?”
―어. 그냥 레비가 섀도우를 찾기 위해 널 조사하러 한국에 올 거라는 것만 들었어.
그러네.
생각해 보니 자세한 얘기를 안 했구나.
―섀도우가 보낸 편지에 다 적혀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듣자하니 그런 얘기는 언급도 없었다고 하고. 어떻게 안 거야?
“음.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섀도우가 편지를 보낸 방식에 힌트가 있었습니다.”
―편지를 보낸 방식?
“예.”
도주 루트를 따라 이동하며, 천천히 내 신체에 건 마법을 풀고.
그림자 마법을 이용해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했다.
이것으로 헤르메스의 눈은 완전히 벗어났다.
이제 헤르메스는 나를 진짜 섀도우라고 단정 지을 것이다.
섀도우의 그림자 이동이 아니면, 헤르메스의 눈을 피할 방법이 없다.
그렇게 생각할 게 분명하다.
“섀도우는 그림자 마법을 사용해 그림자 속에 편지를 동봉해 뒀습니다. 같은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 열 수 있도록 세공을 해서 말이죠.”
―그래서?
“이상하지 않습니까?”
―응? 뭐가 이상해?
“섀도우는 어떻게 제가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그런 식으로 편지를 보낸 걸까요?”
―……어?
섀도우는 내가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몰라야 정상이다.
섀도우가 자취를 감춘 건, 내가 그림자 마법을 사용하기 한참 전의 일이니까.
―그러게? 네가 그림자 마법을 배운 건 사건 직전인데. 어떻게 알고 네게 그런 편지를 보낸 거지……? 안티 마기아 사건 당시, 현장의 시스템은 모조리 붕괴 돼 있어서, 네가 그림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외부로 새어나갔을 리가 없는데.
나는 잠시 뜸을 들이고 답했다.
“정답은 흑색 마탑에 해당 사건에 관련된 정보가 흘러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흑색 마탑에?
“네. 테러 당시 그림자 마법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는 정보가 모종의 루트로 흑색 마탑에 전해졌고. 흑색 마탑에 잠입 중인 섀도우에게 전달. 최종적으로 그러한 편지의 형태로 제게 전해진 거죠.”
―그래……. 그러면 모두 설명이 되네. 섀도우가 그런 식으로 편지를 보낸 것도. 레비가 한국에 온 것도.
“예. 레비는 그림자 마법을 쫓아 한국에 온 겁니다. 배신자를 숙청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림자 마법이 안티 마기아 테러 사건 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아, 섀도우는 내 근처에 있을 확률이 높다.
레비는 그렇게 판단하고 한국에 온 것이다.
―……대단하다 진짜. 그런 의미를 담아 편지를 보낸 섀도우나, 그걸 또 확실히 이해한 너나.
“아직 하나 더 남았습니다.”
―뭐가?
“섀도우의 편지에 담긴 숨겨진 의미 말입니다.”
―뭐가 더 남았어?
“예. 아마도 이게 제일 중요한 정보일 겁니다.”
흑색 마탑에 안티 마기아 사건의 전말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 말은 즉.
“안티 마기아와 흑색 마탑이 손을 잡았을 확률이 큽니다.”
―……뭐?
흑색 마탑과 안티 마기아가 손을 잡았다.
혹은.
“최악의 경우엔 안티 마기아라는 테러 집단 전체가 흑색 마탑의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말이었다.
―그 말은…….
“예. 저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아무래도 흑색 마탑 소탕 작전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