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360)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360화(360/466)
갑작스러운 드래곤의 출현.
지금껏 발견된 그 어떠한 몬스터보다 거대한 몬스터의 출현에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도심 한복판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 드레이크.] [놈에겐 그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그 거대함만큼이나, 거대한 마나를 품고 있는 희대의 괴물.
현존하는 그 어떠한 마법과 병기로도, 놈의 비늘을 뚫을 수 없었다.
[놈의 숨결 한 방에 밀라노가 붕괴.] [밀라노는 순식간에 전소하여, 잿더미로 변하였다.]그에 반해 저쪽의 공격은 막을 방도가 없다.
놈이 가볍게 숨을 내쉬는 것만으로도, 도시 하나가 가볍게 사라졌다.
마치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를 동시에 지닌 것 같은 몬스터였다.
[정체불명의 드레이크,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 [다음은 프랑스다.]“놈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몬스터가 밀라노를 불태우고 서쪽에 위치한 프랑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는 붕괴된다.
“놈이 프랑스 국경을 지날 때까지 남은 시간은?”
“현재 속도로 날아서 온다고 가정했을 때, 약 8분 정도 남았습니다.”
“……8분이라. 예상외로 유예가 길군.”
불지옥으로 변한 밀라노의 상공을 날아 이동하고 있는 레드 드래곤.
놈은 마치 자신이 만든 참상을 즐기기라도 하듯, 유유자적 하늘을 비행하고 있다.
만약 놈이 전력을 다해 하늘을 날았다면, 여기까지 날아오는 데 1분도 필요 없었으리라.
“놈의 공습을 막아 낼 방법은?”
“…….”
프랑스 대통령의 물음에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가 없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그런가.”
대통령이 반쯤 포기한 얼굴로 주위 관료들을 훑었다.
다들 절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두 눈에는 절망이란 감정이 깊게 똬리를 내리고 있다.
‘절망적이군.’
그 괴물을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하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모두 싸울 의지를 잃었다.
“도망쳐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다 같이 국외로 도망가는 것만이, 저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호랑이 앞에서 꼬리를 내린 개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 관료들의 모습을 보며, 대통령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8분. 고작 그사이에 국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모두는 무리겠죠. 허나, 1/3은 대피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직 거리가 좀 되는 서쪽 지역의 국민들을 우선해서 대피시킨다면 분명…….”
“즉. 2/3는 버려라?”
대통령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아무렇지 않게 국민들을 버리자고 제안한 관료에게 진심 어린 살의가 들끓었다.
“그게 할 소리인가?”
과연 대통령다운 위압감.
지금껏 저 위압감을 앞에 두고, 물러나지 않은 관료는 단 한 명도 없다.
“예.”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지금이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죽음을 앞에 두면 보이는 게 없어진다.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지금.
대통령의 위압감 따위 산들바람이랑 다를 바가 없다.
“지금이라도 대피 명령을 내리면 1/3은 삽니다. 하지만 지금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모두가 죽습니다.”
하물며 현재 판단을 잘못 내리고 있는 건 누가 봐도 대통령이다.
정의라는 이름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도망쳐야 합니다.”
관료의 기세에 대통령이 눌리기 시작했다.
모두 죽는 것보단 소수의 인원이라도 살리는 게 낫기야 하니까.
“진정…….”
대통령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정, 그것밖에 방법이 없는가.”
무능력한 자신에게 환멸을 느끼는 표정.
“그놈을 막아 낼 방법은…… 진정 없단 말인가.”
“예. 없습니다.”
관료가 단언했다.
“이탈리아 밀라노가 함락됐습니다. 그냥 밀라노도 아니고, 마피아 관련 이슈로 이탈리아의 모든 전력이 집중되어 있던 밀라노가 단숨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전력은 호각이라 해도 될 정도로 비등비등하다.
원래는 이탈리아가 조금 더 강력했지만, 2년 사이에 급격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검사’들 덕분에 지금은 거의 대등해졌다.
그런 이탈리아가 패배했다.
거의 9할 이상의 전력이 밀라노에 밀집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분 만에 전멸하였다.
“청색 마탑주, 김강인의 마법으로도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습니다.”
그 붉은 외견에 걸맞게, 불을 다루는 드래곤.
그 드래곤에 대항하기 위해 청색 마탑주 김강인이 나섰으나.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
현존하는 최강의 수(水) 속성 마법으로도 드래곤의 비늘에는 생채기조차 입힐 수 없었다.
“놈은 걸어 다니는 재앙입니다. 감히 인간 따위가 범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도망쳐야 합니다.”
관료가 시퍼레진 안색으로 입술을 떨었다.
공포심에 사로잡힌 듯, 이빨과 이빨 사이에서 딱딱딱 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고작……고작 날숨 한번 내쉬었을 뿐인데……. 밀라노가…… 도시 하나가 소멸했습니다……. 절대,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싸워선 안 됩니다. 싸워 봐야 개죽음일 뿐입니다.”
미지의 괴물을 앞에 둔 사람은 보통 미쳐버리기 마련이다.
미지의 공포는 죽음의 두려움과 맞물려 형용할 수 없는 공포심을 낳기 시작했다.
“대통령 각하. 시간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중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습니다.”
방금 대화로 3분이 흘렀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
“각하. 어서 결단을…….”
“…….”
관료들의 눈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었다.
다들 제발 대통령의 입에서 도주하라는 말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까드드득.
대통령의 어금니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치아와 치아가 부딪치는 소리라곤 생각되지 않을 만큼 살벌한 소리였다.
“상황이 이런 이상 어쩔 수 없겠지…….”
대통령이 탄식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명확한 대책이 없는 이상, 관료들의 말처럼 도주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모두 죽는 것보다 1/3이라도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현 시간부로,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려, 대피시킬 수 있는 국민들을 우선으로 대피시키고…… 구할 수 없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다시금 어금니를 짓씹었다.
밀라노와 인접해 있는 지역의 국민들은 버린다.
그 말이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쾅!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하, 레드 드래곤이……!”
시퍼렇게 질린 표정의 남성이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가속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에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가, 가속이라니. 갑자기 왜…….”
“어, 어서 도망가야…….”
순식간에 난잡해진 분위기.
“진정해라!”
콰앙!
그 시장통 같은 분위기를 일소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테이블을 크게 내리쳤다.
“……그래서. 그놈이 국경을 지나는 데까지 남은 시간은?”
“이, 이미…….”
남자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놈은 국경을 넘어…….”
그리고 그 직후.
쿠구구궁-!
공기가 떨렸다.
마법사가 관료들도 느껴질 만큼 거대한 마나.
그것이 대기를 짓누르고 있다.
“이미 이곳 파리의 상공에…….”
그리고 다음 순간.
쿠오오오오오오오오–!!
레드 드래곤의 포효 소리가 파리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렇군…….”
대통령의 마지막.
그리고.
“확실히 이건…… 사람이 대적할 수 있는 괴물이 아니야…….”
프랑스의 마지막.
그날.
프랑스는 궤멸했다.
* * *
“…….”
16분.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전역이 전소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신화시대의 괴물은 그 짧은 시간 사이에 한 나라를 완전히 궤멸시켰다.
프랑스의 중심에서 숨을 세 번 내쉬었을 뿐인데.
프랑스라는 나라는 그 형체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해 버렸다.
무력적인 측면에서 세계에서 열 손가락 내에 들 정도로 강력한 국가가 10분 만에 괴멸되었다.
그 사실이 전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진짜 드래곤이라니…….”
나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의 출현이라니.
그것도 내가 상대했던 놈보다, 훨씬 강력한 개체의 출현이라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이 사태를 어찌해야 할까.
머리가 안 돌아간다.
“그럼 지금 놈은 어디 있는 건가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아버지께 물었다.
놈이 프랑스 파리에 모습을 드러낸 게 약 30분 전.
놈이 프랑스를 괴멸시키는 데 총 16분이 걸렸으니, 프랑스가 괴멸된 후론 약 14분이 흘렀다는 말이다.
놈의 동선이 14분 정도 빈다.
“아직 프랑스 상공에 있는 건 아닐 테고. 어디로 이동 중인가요?”
밀라노를 불태우자마자, 프랑스로 이동하기 시작한 놈이다.
프랑스를 불태움과 동시에 또 다른 먹잇감을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 놈은…….”
아마 독일이나 스페인, 영국.
셋 중 하나일 텐데.
셋 중 어디로 갔을까.
나는 아버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라졌다.”
“……사라져요?”
그런데 이게 웬걸.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답이 돌아왔다.
“사라졌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말 그대로 사라졌다. 프랑스 상공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어.”
“…….”
사라졌다고?
“설마 순간이동인가요?”
“모르겠다. 인공위성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는 덴 한계가 있으니까. 지금 알 수 있는 건, 놈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뿐이다.”
“……인공위성 카메라로도 마나의 움직임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요.”
“평상시라면 가능했겠지만, 당시 프랑스는…….”
“……아, 그러네요. 브레스 때문에 마나가 말도 못 하게 비틀려 있었겠네요.”
그 난잡한 상황에서, 마나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건 불가능했으리라.
“그럼 현재 놈의 동선은 아예 추적이 불가능한 겁니까?”
“그래. 불가능하다.”
아버지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덕분에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놈이 정말 순간이동까지 사용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놈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니까.”
“……그렇죠.”
순간이동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대처 불가능한 괴물.
그런 놈의 존재는 이 세계의 근간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6개월 뒤를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찬데. 드래곤이라니…….”
머리가 아프다 못해 깨질 것 같다.
‘만약 그놈이 진짜 신화 속 드래곤과 동일한 힘을 지녔다면……. 베일 스톨이 문제가 아니야.’
신화 속 드래곤은 가히 신에 필적할 정도의 힘을 지닌 괴물이라 묘사된다.
놈이 만약 진짜 신화 속 드래곤과 동등한 힘을 지니고 있다면, 놈은 베일 스톨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힘을 지닌 괴물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 괴물을 이길 방법은 없다.
시간이 좀 있으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러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그나마 다행인 건, 단장님 쪽이 무사하다는 거네요.”
샤를 단장님과 김강인 님은 무사하다.
밀라노에서 레드 드래곤의 습격을 받았지만, 어찌어찌 기회를 봐서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비노슈가의 소가주도 운 좋게 화를 피했다고 했던가.”
“예. 당시 샤를 단장님과 합류해 있어서,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이로군.”
“예. 정말로요.”
내가 쓰러지기 직전.
샤를 단장님은 마피아 쪽에서 묘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근방 국가인 프랑스에 위치해 있는 비노슈가에 도움을 청했다.
그 도움에 응해, 스텔라가 은밀하게 전력을 모아, 밀라노로 향했고, 샤를 단장님 쪽과 합류. 곧장 임무에 들어섰다.
그 덕에 스텔라는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밀라노에서 레드 드래곤과 격돌하긴 했으나, 근처에 샤를 단장님과 김강인 님이 있었기에 어찌어찌 목숨은 보전할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란 말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상황이 또 있을까.
“뭐가 됐던 일단 드래곤의 동선을 추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네요. 그래야 뭐라도 될…….”
그때였다.
“가주님. 도련님.”
석현 아저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시급히 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
석현 아저씨가 빠르게 서재 내에 구비되어 있는 설비들을 조작해, 홀로그램 스크린을 띄웠다.
“이놈은…….”
스크린에 떠오른 두 남자.
그중에 한 남자를 확인함과 동시에, 아버지의 인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디스트로이어…….”
디스트로이어.
2년 반 전, 흑색 마탑 일소 작전 때, 아버지와 자웅을 겨루던 흑색 마탑의 간부.
그 이름에 걸맞게 파괴적인 힘을 지닌 거구의 남자.
그가 웬 음침한 남자의 옆에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디스트로이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제부터 세계는 우리, 디스트로이어와 안티 마기아 연합이 지배한다. 만약 우리에게 반항하는 나라가 있다면…….
디스트로이어가 앞에 준비된 카메라를 들어, 자신들이 선 곳의 반대쪽을 비추었다.
“……!”
“……!”
거대한 붉은색이 눈을 감고 숙면을 취하고 있다.
―이 드래곤이. 너희들을 찾아갈 것이다.
레드 드래곤.
프랑스를 궤멸시킨 신화 속 괴물이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