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364)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364화(364/466)
신인혁의 마법이 건물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한입 베어 문 사과처럼, 한쪽이 그대로 파여버린 건물.
소멸된 건물 너머로 건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아무도 없어?’
내부에는 아무도 없다.
건물의 크기를 생각하면, 못해도 수백 명은 위치하고 있었어야 정상인데.
내부는 아주 깔끔했다.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어떻게 된 거지?’
딱히 일반인들이 없는 걸 이상하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니다.
이 구역 내 시민들은 한참 전에 대피를 끝마쳤다.
디스트로이어의 영상 메시지를 보고, 이곳에 드래곤이 있다는 게 알려져, 다들 제 살길을 찾아 멀리 도주했다.
현재 피렌체는 사실상 유령 도시나 다름없는 상태다.
‘마피아 놈들이 이곳에 집결해 있어야 하는데.’
신인혁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은 건물 내부에 마피아 놈들을 비롯한 디스트로이어, 안티 마기아의 단원들이 없다는 것.
이곳에 세 단체의 수장들이 모여있는 이상, 세 단체에 속해 있는 일반 단원들이 다 모여 있어야 정상인데.
건물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질 않는다.
“……듣던 것과 다른 것 같은데.”
신인혁이 놀란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내부에 최소 백 이상 단위의 마나가 감지된다고 하지 않았나?”
신인혁이 블랙 코어를 사용하기 직전.
신하율과 아델라는 각자의 눈을 이용해 건물 내부의 탐색을 실시했다.
그 결과 내부에 디스트로이어와 로퍼가 있다는 걸 알았으며, 내부에 수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것까지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분명…… 감지됐는데…….”
아델라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이게 웬걸.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건물 안이 텅 비어 있다.
당황할 만도 하다.
“이상합니다.”
신하율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델라나 저나, 확실히 내부에서 백 이상의 마나를 느꼈어요.”
개개인마다 다른 고유 마나를 100종류 이상 감지했다.
그렇기에 내부에 수백의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단언한 것이다.
“근데 왜 아무도 없지?”
“그건…….”
신하율이 입술을 짓씹었다.
“모르겠어요. 지금도 건물 내부에서 수백 개의 마나가 느껴져요. 근데 왜 아무도 없는 건지…….”
“지금도 느껴진다고?”
“예.”
신하율의 기감엔 여전히 수백 개 이상의 고유 마나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 느껴지는 대로라면, 저 잘려 나간 건물 사이로 수백의 사람들이 보여야 정상이다.
허나 건물 내부엔 아무도 없다.
신하율로서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
신인혁의 눈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안 그래도 컸던 경계심이 한층 더 커졌다.
“저기, 그러면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야?”
지순찬이 넌지시 물었다.
“……조정해야겠지.”
건물 내에 사람들이 없다.
즉, 작전의 첫 전제가 깨졌다.
전제가 깨진 이상 작전을 새로 세울 필요가 있다.
“일단 건물 내부에 세 대표랑, 드래곤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해. 작전의 세밀한 조정은 그 후에…….”
작전의 조정은 그 후에 하는 게 맞다.
신하율이 그렇게 말하려는 때였다.
“크흐흐. 이거, 멀리서 귀빈이 찾아오셨군.”
반파된 건물의 옥상에서 거구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미처 내지 못한 결착을 내러 왔나?”
그 거구만큼이나 거대한 근육이 부각되는 남자.
디스트로이어.
“기쁘군. 내 인생 유일한 오점이 이렇게 제 발로 찾아와 주다니.”
그가 팔짱을 낀 채 호탕하게 웃었다.
“그 갸륵한 마음씨에 무심코 감동해 버릴 것만 같아.”
내리깔아보는 시선.
디스트로이어는 신인혁의 습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 가벼운 주둥아리는 여전하군.”
“크흐. 이게 내 매력이지.”
신인혁이 전투태세를 취하며 비웃었다.
그런 신인혁을 바라보며, 디스트로이어가 한층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쿵!
그 직후, 곧바로 건물을 박차,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얼마나 세게 건물을 박찼는지, 건물 옥상이 거미줄처럼 쩌저적 갈라져 부서진다.
꽈아아악-!
주먹을 꽉 쥐고, 신인혁을 짓눌러버리겠다는 기세로 강하한다.
마치 거대한 대포알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쿠우우우우웅-!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이 지면과 격돌하며 폭음이 울렸다.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을 기점으로 빠르게 흩날리는 강풍.
마치 미사일이 터진 것 같은 풍압이었다.
만약 저 공격을 직격으로 맞았다면, 제아무리 신인혁이라고 해도 멀쩡하진 못했으리라.
……그래. 맞았다면 말이다.
“……무슨 속셈이지?”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은 신인혁에게 스치지도 않았다.
신인혁이 피한 게 아니라, 디스트로이어가 일부러 빗맞혔다.
“힘자랑이라도 하려는 건가? 아니면…….”
신인혁의 머리칼이 강풍에 흩날렸다.
한껏 찌푸려진 미간.
“날 무시하는 건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야수 같은 표정이다.
“흐흐. 그럴 리가.”
디스트로이어가 지면에 함몰된 주먹을 빼낸 뒤, 정자세로 섰다.
“나는 단지. 너와 내 싸움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그런 디스트로이어의 뒤로, 신기루 같은 게 일렁였다.
“……디스트로이어. 왜 방해하는 거죠?”
그 신기루는 이내 사람의 형체를 이루었다.
“내가 방해를 했다고? 헛소리. 방해는 내가 아니라 네가 한 거지.”
디스트로이어가 형체를 이뤄가는 남자를 사납게 노려봤다.
“방해하지 마. 로퍼. 이놈은 내 사냥감이니까.”
“…….”
안티 마기아의 수장 로퍼.
그가 디스트로이어를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너는 저기 가서 멍때리고 있는 얼라 새끼들이나 상대하고 있으라고. 괜히 내 먹잇감에 손댈 생각 하지 말고.”
“……이해할 수가 없군요.”
디스트로이어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효율을 생각하면, 여기서 신인혁을 기습으로 처리하고, 그 후에 남은 셋을 처리하는 게 옳았다.
만약 기습이 실패로 돌아갔더라도, 협공으로 신인혁을 먼저 무력화시킨 후에 남은 셋을 처리하는 게 맞다.
그런데 그 기습을 방해한 데다가, 따로 싸우자고 하다니.
로퍼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하. 사자의 생각을 어찌 한낱 여우가 이해하겠냐.”
이해할 수 없는 건 디스트로이어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남자 대 남자의 싸움을 방해하고선 저리 당당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됐으니까 넌 가서 저 얼라 새끼들이나 상대해.”
“아뇨. 당신이 제 지시를 따르십시오. 지금은 합공으로 신인혁을 쓰러트리는 게 먼저입니다.”
감정파와 효율파.
두 명의 상성은 극악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좋지 않다.
“네가 내 아래다. 내 말을 들어.”
“잘난 점이 주먹밖에 없는 야만인은 야만인답게, 시키는 대로나 하십시오.”
두 명이 험악한 표정으로 서로를 노려봤다.
지금 당장이라도 서로 싸울 것 같은 분위기.
두 명의 기싸움은 필연적으로 빈틈을 낳았다.
‘아델라!’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 빈틈을 놓칠 일행들이 아니었다.
두 명의 빈틈을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 아델라와 지순찬.
그런 둘의 움직임에 합을 맞추듯이, 신인혁 또한 마법을 준비했다.
‘엘레나 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맡겨주세요.’
먼저 행동으로 옮긴 건, 아델라.
아델라의 마나가 청록과 잿빛. 두 가지 색으로 일렁였다.
절대 하나가 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서로 다른 두 마나.
웅, 웅, 우우우웅!
얼핏 보면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성질은 아델라라는 궤를 달리는 천재의 몸속에서 천천히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후우.”
두 가지 마나가 하나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초 남짓.
아직 수행이 부족한 만큼, 온전한 하나가 된 건 아니지만.
융화되었다고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가시나무 등불.”
‘가시나무 등불.’
하나가 된 마나처럼, 아델라와 엘레나의 말 또한 하나가 되었다.
“등불은 달빛을 머금고.”
‘등불은 달빛을 머금고.’
아델라의 체내에서만 펼쳐졌던 녹색과 회색의 융화는 이내 세계를 잠식하며, 퍼져나갔다.
“세상을 수놓더라.”
‘세상을 수놓더라.’
그 순간, 디스트로이어와 로퍼가 서 딛고 있던 지면으로부터 가시나무가 솟아올랐다.
엘레나가 다루던 가시나무와는 조금 다른 가시나무.
엘레나가 표현하기를 마나의 밀도가 다른 가시나무.
번쩍-!
그 가시나무 위로 보름달이 떠올랐다.
아델라의 마나가 만든 작은 달.
그것이 내뿜는 달빛을 머금고, 가시나무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
“…….”
디스트로이어와 로퍼의 표정이 굳었다.
딱 봐도 위험해 보이는 마법.
지금은 서로 투닥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자각한 듯, 그 즉시 임전태세로 접어들었다.
“이 새끼들…….”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이 짙은 적색으로 물들었다.
디스트로이어를 디스트로이어로 있게 해 준, 특수 마나.
파괴라는 기운을 듬뿍 머금은 마나가 일점에 집중되어.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네?”
후우우우웅-!
그대로 휘둘러졌다.
두 명을 감싸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던 가시나무를 향해 날아가는 주먹.
마나를 흡수하여, 성장한다는 특징을 지닌 가시나무 등불이지만, 디스트로이어가 다루는 ‘파괴’의 마나만큼은 쉽사리 흡수할 수가 없다.
다 성장하지 못한 지금 공격을 받으면, 버틸 수 없다.
“아스란 님!”
“시끄럽다. 일일이 소리치지 마라.”
그러나 그런 디스트로이어의 공격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지순찬이 아니었다.
아델라와 엘레나 보다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융화가 됐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은 된, 지순찬과 아스란.
두 명의 마나가 하나가 되어, 새로운 마법을 낳았다.
“팔각문!”
방어 특화.
지순찬이 자랑하는 팔각문이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이 날아드는 궤도로 형성되어.
“……디멘션.”
아스란의 특기, 공간 마법을 머금고 비틀렸다.
키이이잉-!
팔각문 특유의 각진 방패가 공간 마법 특유의 반투명한 일그러짐을 품었다.
“크하하! 이깟 방어 마법으로 내 주먹을 막을 수 있을 거 같으냐!”
디스트로이어가 호탕한 웃음과 함께 주먹에 한층 더 거대한 힘을 집중시켰다.
한층 더 파괴적인 기세를 품게 된 디스트로이어의 주먹.
카아아아아아아앙-!
그것이 그대로 지순찬 & 아스란이 펼친 방패에 격돌했다.
“박살나라!”
자신감으로 가득 찬 디스트로이어의 웃음.
눈앞의 방패는 물론이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저 정체불명의 식물 또한 박살 날 게 분명하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는 웃음이었다.
그러나.
“……뭐?”
디스트로이어의 확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파괴되지 않아?”
디스트로이어의 주먹은 배리어를 뚫고, 가시나무를 파괴하기는커녕, 배리어에 기스조차 낼 수 없었다.
‘이게 무슨…….’
난생처음 겪는 무력감에 디스트로이어가 일순 생각을 멈추었다.
‘……쯧. 쓸모없는 놈.’
그런 디스트로이어를 보며, 로퍼가 혀를 찼다.
디스트로이어가 알아서 처리할 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 저 정도 방벽도 뚫지 못할 줄이야.
‘어쩔 수 없나. 내가 나서는 수밖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다가 움직이고 싶었는데.
그렇게 여유 부릴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로퍼가 곧바로 마나를 움직였다.
‘먼저, 저 방어 마법부터 부순다.’
로퍼의 능력은 변화가 자유로운 마나. 그것으로 상대의 마나와 동조하여, 상대의 마법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로퍼의 마나가 지순찬의 마나로 흘러 들어갔다.
‘두 가지 마나 타입? 이런 놈도 있는 건가?’
서로 다른 두 마나 성질이 공존하고 있는 묘한 마법.
난생처음 보는 형질의 마법이었지만, 대처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신기하긴 하지만, 그뿐인가. 두 가지 마나로 이루어진 마법이고 뭐고. 한 가지 마나만 무력화시키면, 다른 한쪽은 알아서 무력화 될 터.’
로퍼는 느껴지는 두 마나 중 하나. 조금 더 단순하고, 변형하기 쉬운 지순찬의 마나로 형질을 변화시켰다.
‘D타입 23형. 485밸류.’
그리고 잠시 후.
지순찬의 마법이 붕괴했다.
지순찬의 팔각문이 붕괴되며, 아스란의 공간 마법 또한 자연 소멸한 것이다.
“호오…….”
아스란의 눈에서 이채가 흘렀다.
설마 이 마법을 이리도 쉽게 파훼해 낼 줄이야.
상대에 대한 경계심이 조금 더 올라갔다.
‘하지만 저 정도인가.’
하지만 그뿐이다.
경계심이 조금 올라갔을 뿐.
‘저 정도라면 굳이 내가 뭘 더 할 필요는 없겠군. 엘레나에게 맡겨도 되겠어.’
아스란이 썩 같잖다는 표정으로 픽 웃었다.
‘다음은 저 정체불명의 식물이다.’
그때, 로퍼가 아델라가 펼친 가시나무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마나를 움직였다.
‘……또 두 개의 마나?’
이번에도 두 개의 마나가 혼재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투 타입 마나 소유자를 여기서 연달아 만나게 될 줄이야.
‘뭐하는 놈들이지?’
로퍼가 아주 작은 의심을 품으며,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마나와 동조하기 시작했다.
‘A타입 33형. ……1밸류?’
로퍼가 분류한 마나들 중, 가장 뛰어난 A타입 중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1밸류.
로퍼조차도 처음 보는 완벽에 가까운 형질의 마나였다.
‘……부수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마나로군.’
마나가 얼마나 정순한지, 그 로퍼가 일순이나마 아쉽다는 감정을 품었을 정도.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부서져라.’
물론 그런 감정은 찰나였을 뿐.
로퍼는 곧바로 가시나무를 파괴하기 위해 마나를 불어넣었다.
이제 잠시 후면 한 가지 타입의 마나가 붕괴되며, 자연 붕괴되기 시작할 테지.
‘이 정체불명의 식물이 파괴되면, 그 후 저 꼬맹이들부터 노린다.’
아무래도 생각을 잘못한 모양이다. 신인혁 보다 저 꼬맹이들이 더 위험해 보인다.
지금 여기서 우선시해야 할 건 신인혁이 아니라 저 꼬맹이들을 처리하는 것이다.
‘……잠깐.’
그때, 로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명이 없어?’
아까 전, 식물이 솟아나기 전까진 셋이었는데.
지금 보니 둘 뿐이다.
‘신하율. 그놈은 어디로 간 거지?’
신하율이 사라졌다.
‘숨어서 우릴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내부로 잠입한 건가? 그것도 아니면 지원을 요청하러…….’
로퍼의 머리가 단숨에 복잡해졌다.
기회를 엿보고 있는 신인혁과 종적을 감춘 신하율.
두 명에 대한 걸로 머리가 가득 찼다.
그때였다.
‘이건…….’
안 그래도 복잡했던 로퍼의 머리가 한층 더 복잡해질 만한 일이 발생했다.
‘마나의 성질이 변했어?’
A타입 33형 1밸류였던 마나의 성질이 변했다.
‘B타입 123형 1밸류?’
그것도 미세하게 바뀐 게 아니라, 다른 사람처럼 변화했다.
‘이게 무슨…….’
로퍼의 능력은 유명하다.
로퍼 자신이 남발하고 다녔으니, 유명할 수밖에 없다.
유명하니만큼, 상대가 대응법을 세워 온 적 또한 많다.
‘내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본인의 마나 성질을 바꾼 건가?’
허나 이런 식으로 대응한 사람은 난생처음이다.
자신의 마나를 바꾸다니.
‘이미 구현된 마법의 마나 성질을 뒤늦게 바꿔서 덮어씌웠다고?’
이런 짓. 로퍼도 불가능하다.
‘대체 어떻게…….’
그 순간, 가시나무 등불이 완전한 성장을 끝마쳤다.
“완성.”
성체가 된 가시나무 등불은 마법으론 절대 부술 수 없다.
아델라가 두 명에게 천천히 걸어가며 양손을 뻗었다.
“그럼 가겠습니다.”
아델라의 양손에서 쏟아져 나온 마나들이 주위 가시나무 등불로 흘러 들어갔다.
녹색과 회색.
두 마나를 흡수한 가시나무 등불이, 아주 작게 요동쳤다.
그리고 다음 순간.
쒜에에에엑-!
위이이이잉-!
사방을 가득 둘러싼 가시나무 등불은 달빛의 마탄과 녹색의 가시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주위를 가득 채운 수백, 수천의 마탄과 가시.
‘……위험하다.’
경이롭기까지 한 위협적인 공격.
로퍼의 머릿속에서 자취를 감춘 신하율의 존재 같은 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 *
아델라와 순찬이가 시선을 돌려준 틈을 타고, 드래곤의 마나가 느껴지는 지하로 이동해 왔다.
“쯧. 무능한 놈들. 고작 5분을 버티는 것도 못 하다니.”
지하, 벙커로 보이는 공간의 중심에는 이전에 영상으로 찍힌 것보다 한층 작아진 레드 드래곤과, 마피아 강건파의 수장 마르코가 있었다.
“이러면 어쩔 수 없군. 조금 아쉽지만 이대로 조정을 끝마치는 수밖에.”
마르코가 레드 드래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일어나라.”
그리고 다음 순간.
레드 드래곤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