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416)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416화(416/466)
다음 목적지가 정해졌다.
“시간의 여신 모라. 그녀의 성유물을 찾아야 해.”
시간의 여신 모라.
그녀의 성유물을 찾아서 도움을 청해야 한다.
지금 이 영문 모를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선 그 수밖에 없다.
“시간의 여신…….”
미미르가 ‘그렇구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방법이 있었구나. 시간을 다루는 신이라면, 과거를 보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일 테니까.”
“응. 모라라면 종말신과 인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미미르의 눈에서 이채가 흘렀다.
“좋네. 모라를 찾아서 과거에 대한 얘기를 듣고. 겸사겸사 시간 마법도 얻고.”
모라를 찾아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정보만이 아니다.
모라는 시간을 다루는 시간의 여신.
그녀를 찾아,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되면, ‘시간’이라는 이름의 신화 마법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관건은 모라를 어디서 어떻게 찾느냐인데…….”
미미르가 생각에 잠겼다.
“그게 문제야.”
나도 미미르와 마찬가지로 생각에 잠겼다.
모라를 찾기로 소기의 목적을 설정한 건 좋은데.
정작 모라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미호도 본적 없을 거 아냐.”
“없겠지. 아바마마가 사용하셨던 신화 마법 중에 ‘모라’라는 마법은 없었으니까.”
미호가 영혼의 감지를 통해 알 수 찾을 수 있는 건, 과거에 한번 본 것들뿐이다.
본적 없는 물건은 찾을 수 없다.
“당연히 단테로아의 서에도 모라에 대한 정보는 없을 거고.”
“없지.”
미호가 모른다는 말은 스승님이 모라를 지니지 않고 있었다는 말이다.
스승님이 모라에 대한 기록을 단테로아의 서에 남겨두셨을 리가 없다.
“어쩌면 좋지?”
떠오르는 방법이 없다.
모라를 찾으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 생각나는 방법이 있긴 해.”
“……있어?”
방법이 있다고?
“무슨 방법인데?”
“신화마법. 피니스를 찾는 거.”
“……피니스?”
스승님이 사용하시던 신화 마법들 중 하나의 이름이다.
“분명 경계와 틈새의 마법…… 이었지?”
“맞아.”
경계와 틈새의 신, 피니스.
그녀의 힘을 벼린 신화 마법 피니스는, 이 세상의 온갖 경계를 부수고, 틈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라고 어떠한 책에 적혀있었다.
“피니스랑 모라 사이에 뭔가 연관이 있었나?”
내가 아는 한, 피니스의 전승에 모라라는 신은 나오지 않는다.
“연관은 모르겠어. 따로 전승에 기록되어 있는 건 없었으니까.”
“……그럼 왜?”
근데 어째서 피니스가 모라를 찾는 열쇠라는 걸까.
왜 피니스를 찾아야 한다는 걸까.
“피니스라는 신화 마법엔 적게나마 ‘시간 속성’이 섞여 있거든.”
“피니스에?”
금시초문이다.
“아바마마가 다루셨던 시간 마법은 피니스에서 파생된 마법이야.”
“……그건 더 금시초문인데.”
스승님이 시간을 다루셨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멈추거나 하는 건 가능했다고. 문헌으로 남아 있었다.
스승님이 시간 마법을 다뤘다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경계와 틈새의 마법에서 시간 마법이 파생됐다고?’
놀란 건, 시간 마법의 탄생 비화 때문이다.
경계와 틈새의 마법 피니스.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는 신화 마법.
그 마법에서 시간 마법이 파생되었다니.
마치 돼지가 소를 낳았다는 말을 들은 듯한 기분이다.
“나도 피니스와 시간 마법. 둘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진 몰라. 그냥. 들어서 알고 있는 것뿐이야.”
“……스승님한테 직접 들었다는 말이야?”
“응.”
미미르가 먼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예전에. 아바마마가 시간 마법을 사용하시는 걸 본 날. 졸라서 물어봤었거든.”
씁쓸하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자신의 철없던 과거를 떠올리는 듯한, 그런 미소였다.
“아무튼……. 피니스와 시간 마법 사이엔 확실한 연결 고리가 존재해.”
“……그래 보이네.”
스승님이 미미르에게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
대답을 안 해 줬으면 안 해 줬지, 거짓말을 하실 분은 아니다.
“그래서 피니스를 찾아야 한다고 한 거구나.”
“응. 시간 마법과 연관이 있다는 건, 피니스와 모라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니까.”
“……그럴 가능성이 높겠네.”
피니스라면 모라를 찾을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일단 피니스부터 손에 넣자.”
피니스를 손에 넣고, 그 후 모라에 대한 걸 묻는다.
이게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최선의 선택지다.
* * *
그 후, 나는 피니스를 찾아 밖으로 나섰다.
“미호야.”
할라마니움의 터를 나서, 미호를 불렀다.
어느덧 어엿한 성체로 자란 미호가 늠름한 모습으로 내 앞에 우뚝 섰다.
“부탁할게.”
미호가 맡겨만 달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이이잉-!
미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무형의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미호가 다루는 영혼의 힘.
그것을 세계에 흩뿌리는 것으로, 특정한 영적 파동을 감지해 내고 있는 것이다.
쫑긋!
미호의 귀가 쫑긋 솟았다.
“……벌써 찾았어?”
미호의 귀가 쫑긋 솟았다는 건, 찾는 물건을 찾았다는 신호였다.
미호가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우웅-!
뿜어냈던 무형의 에너지가 다시 미호의 몸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세계로 뻗어 나갔던 에너지가, 다시 순식간에 미호에게로 집결하였다.
마나로는 실현할 수 없는 엄청난 속도였다.
‘꼬리가 8개로 성장하면서, 영혼 탐지 속도도 엄청 빨라졌어.’
이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은 빨라진 것 같다.
이전엔 에너지를 세계 전역으로 뻗어내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20초 내에 세계를 뒤덮을 수 있게 됐다.
가히 엄청난 성장이었다.
“어디야?”
미호가 내게 천천히 다가와, 나와 뺨을 맞댔다.
그 순간, 미호의 생각이 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건…….’
미호가 보고, 확인한 것들이 영상화되어 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런 것도 가능해졌구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거나, 감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자신이 본 것들을 그대로 전할 수도 있을 줄은.
영혼이란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디 있어?”
그렇게 미호의 신묘한 힘에 감탄하고 있는 중.
미미르가 내게 물었다.
“아쉽게도 찾기 쉬운 데 있진 않네.”
가능하다면, 찾기 수월한 곳에 있길 바랐는데.
헛된 꿈이었던 모양이다.
“피니스는 아프리카 서부에 있어.”
“……하필?”
“어.”
찾기 수월한 곳에 있긴커녕, 찾기 가장 어려운 곳에 있다.
“하필 아프리카. 하필 서부라니…….”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대지.
인공위성으로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짙은 탁기로 가득 찬 장소.
그곳이 바로 아프리카 서부다.
“일정이 길어지겠네.”
늦어도 이틀 이내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조금 힘들 것 같다.
* * *
그 후, 우리는 곧장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동했다.
이동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움브라와의 계약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그림자를 다룰 수 있게 된 지금. 거리 따윈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가볍게 그림자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동해 왔다.
“……듣던 것보다 심한데.”
문제는 이동한 후.
지금이다.
“계승자. 저 안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거 같아?”
“글쎄. 진짜 길게 버텨 봐야 이틀? 그 이상은 솔직히 자신 없어.”
아프리카 서부.
탁기와 독기로 가득 찬 죽음의 땅.
제아무리 나라고 해도, 저 안에서 이틀 이상 버틸 자신은 없다.
“이틀이면 한 번에 모든 탐색을 끝내긴 힘들겠네.”
“한번엔 힘들어.”
이곳은 하루 정도 간격을 두고 왔다갔다하며 수색을 해야 한다.
괜히 무리했다간, 그대로 독기에 잠식돼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럼 하루를 베이스로 깔고 수색 계획을 짤까?”
“음……. 아니. 12시간으로 부탁할게.”
“12시간? 왜?”
“그냥 수색만 하면 24시간도 널널하겠지만…….”
나는 독기와 탁기의 장막 너머를 응시하며 답했다.
“저 안에서 전투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진 않아서.”
탁기와 독기 때문에, 내부의 마나를 감지하기가 힘들어,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저 안에 몬스터가 없지는 않을 터.
전투가 벌어진다 가정하면, 12시간도 빠듯하다.
“그래. 그럼 12시간이 맞지. 일단 초기 계획을 12시간으로 짜고, 내부 상황을 봐서 조금씩 늘리든지 하자.”
“그게 나을 거야.”
미미르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맵을 짜기 시작했다.
미호의 영혼 탐지를 기반으로 둔 탐색 루트를 짜는 것이었다.
…….
미호가 면목없다는 표정으로 풀죽은 듯한 소리를 냈다.
‘내가 조금 더 확실히 탐지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해.’
미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니야. 저 안이 엉망인 걸 어떡해. 피니스의 위치를 놓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나는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호가 기분 좋다는 듯이 울었다.
“됐다. 대충 견적 나왔어.”
금세 탐색 지도를 만든 미미르가 내게 다가와, 내 눈앞에 홀로그램 지도를 띄웠다.
“아프리카 서부의 지형 데이터가 부족해서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긴 할 텐데. 크게 지장은 없을 거야.”
“……그래 보이네.”
루트가 상당히 깔끔하다.
이대로 진행하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그런 확신이 드는 지도였다.
“그럼 가자.”
나는 그대로 지도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홀로그램 지도 프로그램을 닫았다.
“미호야. 그럼 잠시 돌아가 있어.”
탁기와 독기가 너무 짙어서, 내 몸 하나만 지키기도 벅차다.
미호까지 커버하면 12시간은커녕 6시간도 버틸 수 없다.
…….
미호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미호의 눈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위험한 장소로 탐색을 떠나는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바로 부를게.”
나는 미호의 머리를 다시 살살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는 기분은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신수 구미호.
영혼의 수호자는 주위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탁기와 독기로 가득 찬 장소와 미호는 상극이나 다름없다.
…….
미호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미호 스스로도 저 안에서 버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리라.
미호가 마지막으로 내게 안기듯이 몸을 기댔다.
미호의 걱정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알았어. 조심할게.”
나는 다시 한번 미호를 안심시켰다.
미호가 천천히 내게서 몸을 뗐다.
“나중에 보자.”
그대로 내게서 한 걸음 물러나,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미호의 신체가 투명한 에너지에 휩싸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미호가 사라졌다.
단테로아의 서로 돌아간 것이다.
“가자.”
나는 미호가 무사히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목적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계승자. 조심해. 초입부터 심상치 않아.”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탁기가 짙어진다.
아직 본격적으로 안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숨이 턱 막힌다.
‘……아예 여기서부터 공기를 모아서 가야겠는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후에,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만들어 두는 게 맞을 거 같다.
나는 바람 마법을 응용해, 최대한 많은 양의 공기를 압축시켰다.
테니스공 크기까지 압축된 공기.
나는 그 공기를 손에 쥐고, 입가로 가져갔다.
“후우.”
급격하게 편해진 호흡.
이걸로 호흡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가자.’
나는 그렇게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약 5분.
아프리카 서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휘이이이이이이잉-!
갑자기 탁기와 독기가 폭발하듯이 팽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