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446)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446화(446/466)
베일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섬의 상공.
섬을 두르고 있는 검붉은 장막을 보며 아델라, 지순찬, 스텔라는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못 뚫어요?”
지순찬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 저 마법은 사빈 벨란토르의 부식 마법이다. 물체는 물론 마나까지 부식시키지. 뚫을 방법은 없어.”
아스란도 지순찬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국 시절. 저 마법을 뚫는 데 성공한 건 오직 한 명. 주군뿐이셨다.”
이그니스 정도의 마법이 아니고선 뚫을 수 없다.
“뚫을 수 없다니……. 사기잖아요.”
“그래. 사기다.”
아스란이 쉽사리 인정했다.
“사빈의 부식 마법은 발동이 오래 걸리는 대신, 발동되면 절대 막을 수 없어.”
제국 시절 사빈의 마법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저 부식 마법에 당해 죽은 병사들만 최소 몇십만은 될 것이다.
“……전쟁 후반기엔 저런 놈까지 등장했나요.”
엘레나가 입술을 짓씹었다.
사빈 또한 엘레나가 은퇴한 뒤에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전하기 시작했다.
이전 호데리암과 제나린 때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엘레나는 사빈의 부식 마법을 알지 못한다.
“저… 정말 아무것도 모르네요. 저 스스로가 이렇게까지 무기력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에요.”
스스로가 한심했다.
누구보다도 도움이 되어야 할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이 참으로 우스꽝스러웠다.
“그렇게 생각할 거 없다. 상황상 모르는 게 당연해.”
아스란이 엘레나를 위로했다.
“그때 넌 네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으니. 바깥 일에 신경을 못 쓰는 건 당연해.”
당시 엘레나는 제대로 거동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때의 엘레나에겐 전쟁의 동향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거기에 추가로 네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따로 정보를 전하는 걸 금지했었으니 말이지.”
병문안을 온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을 수도 없었다.
중상을 입고 전선을 떠난 사람에게 괜한 부담을 짊어지게 하지 말라며, 엘레나에게 정보를 전하는 것을 금지했었다.
이게 지금 엘레나가 전쟁 후반기에 대한 정보에 무지한 이유다.
“무얼. 그렇게 자책할 필요 없다. 지금은 저렇게 말기에 참전한 놈들만 나오고 있지만, 네가 알고 있는 놈들도 마구 튀어나올 거다. 너는 그런 놈들을 맡아 주면 돼.”
“……예.”
엘레나가 쓴웃음을 지었다.
“설마 당신한테 위로를 받게 될 날이 올 줄은…….”
“위로한 적 없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
아스란이 팔짱을 낀 채로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픽 웃었다.
“……그런가요.”
엘레나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아스란 덕분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두 분. 대화하는 중에 죄송한데. 일단 저 결계를 처리하는 것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시종일관 검붉은 결계를 관찰하던 스텔라가 넌지시 한 마디를 꺼냈다.
“말했을 텐데. 저 마법은 뚫을 수 없어. 내 마법으로도, 엘레나의 마법으로도, 네 심검으로도 뚫지 못해.”
아스란이 스텔라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우리 쪽에 저 마법을 뚫을 수 있는 사람은 둘뿐이다. 신하율과 세인 비노슈. 지금의 전력으론 절대 뚫을 수 없어.”
제국 시절.
아스란은 사빈의 부식 결계를 어떻게든 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었다.
하지만 무슨 방법을 쓰던, 사빈의 부식 결계를 뚫을 수는 없었다.
사빈의 부식 결계를 뚫는 데 성공한 건 오직 한 명, 레이 벨 바이테너뿐이다.
다른 방법으론 뚫을 수 없다.
“그럼 이대로 지켜보고 있자고요?”
“그래. 그게 최선이다.”
아스란의 말에 스텔라가 인상을 찡그렸다.
아스란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스텔라와 눈을 맞추다가, 다시 검붉은 장막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저 결계를 뚫을 만한 가능성을 지닌 건 세인 비노슈뿐이다. 지금은 무리하기보단, 세인 비노슈가 저 결계를 뚫어주길 기다리는 게 옳다.”
사빈의 부식 결계를 파훼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사빈의 부식 결계는 결국 장애물 중 하나일 뿐.
그 후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
“스텔라 비노슈. 괜한 조바심내지 말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우리의 역할은 지원. 본대를 무사히 후퇴시키는 것이다. 지금 무리를 하면 구할 수 있는 사람도 구할 수 없어.”
“…….”
스텔라가 입술을 짓씹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차마 부정할 수가 없었다.
부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정론이기에.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가 없었다.
“네 어미를 믿어라. 세인 비노슈라면 분명 어떻게든 해 줄 거다.”
“……예.”
스텔라가 심호흡을 시작했다.
내면에 꿈틀거리는 조바심을 떨쳐내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다들 결계를 주시하며, 결계가 파괴된 직후에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대비해라.”
아스란이 스텔라, 아델라, 지순찬을 순서대로 바라보며 말했다.
세 명이 각각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란.”
그때, 엘레나의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엘레나와 거의 동시에 아델라의 표정도 굳었다.
“아무래도 한가하게 결계가 파괴되길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
뒤늦에 아스란의 표정도 굳었다.
스텔라의 표정도 다른 셋과 별반 다를 바 없이 굳었다.
“이건…….”
넷에 이어 마지막으로 지순찬의 표정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다섯 명 모두, 주위에서 느껴지는 꺼림칙한 마나를 감지하고, 경계 태세에 들어선 것이다.
“셋……. 아니. 넷인가요.”
아델라가 사방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 넷이네요. 결계 속에서 기척이 가려져 있어서 전혀 눈치를 못 챘어요.”
엘레나가 혀를 찼다.
설마 저 결계를 은신 용도로 사용할 줄이야.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스란. 저 마법에 저런 사용법이 있다는 거. 왜 말 안 했어요?”
“……나도 처음 봤다.”
아스란은 놀람과 동시에 당황하고 있었다.
부식 결계에 저런 사용법이 있다는 건, 아스란도 지금 처음 알았다.
“사빈의 부식 결계는 피아식별이 가능한 부류의 결계였나.”
사빈의 부식 결계는 결계 내 모든 것들을 무차별적으로 부식시키는 게 아니라, 대상을 취사 선택해서 부식시킬 수 있는 마법이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사빈의 부식 결계를 뚫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피아식별이 가능하다는 건, 대상을 취사선택하기 위한 ‘수단’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 ‘수단’을 이용하면 결계를 부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오. 씨발. 찝찝해 뒤지겠네. 퉤퉤.”
그때, 결계 안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발로 막 기른 머리칼이 도드라지는 야성적인 외견의 남자였다.
“사빈은 정말 한결같네요. 한결같이 짜증나요.”
남자의 뒤를 이어 외소한 체구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감이다. 결계를 펼칠 거면 미리 언질이라도 해 주던가. 쯧.”
“난 만족이야. 이번엔 괜히 꼬장 안 부렸잖아?”
여성의 뒤로 왜소한 체구의 남자와 민머리의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뒤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꼬장을 안 부리긴 무슨. 그냥 죽기 싫으면 밖으로 꺼지라고 마법으로 협박하더만. 그게 꼬장이지.”
산발 머리 남자가 이를 까드득 갈았다.
“안쪽의 맛있는 건 자기 혼자 독식하겠다 이거죠. 재수 없어.”
여성이 입을 가린 채 한껏 인상을 찌푸렸다.
“쯧. 그렇게 들으니까 더 짜증나네. 우리한텐 이런 떨거지 처리나 시키고 말이야.”
“뭘 그런 걸로 짜증 내고 있어? 힘 덜 쓰면 좋은 거잖아?”
이어 왜소한 남자와 민머리 남자가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때였다.
쨍그랑!
민머리 남자가 서 있던 공간이 유리처럼 깨져나갔다.
쐐애애액!
이어 왜소한 남자가 서 있던 자리로 나무뿌리가 날아들고.
서걱-!
마지막으로 산발 머리 남자와 여성이 서 있는 자리로 검격이 날아들었다.
적들이 방심한 틈을 타, 일행들이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인사도 없이 선빵이야? 너무 비겁한데?”
그러나 일행들의 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타이밍은 좋았으나, 적들의 실력이 예상 이상으로 뛰어났다.
넷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습격을 막아냈다.
“이 마목…….”
“이 검. 안에 있는 그 여자와 같은…….”
“공간을 깨부숴? 이건…….”
산발 머리 남자.
결계가 펼쳐지기 전, 세인과 1:1로 싸웠던 남자를 빼고 모두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누군가는 인상을 찌푸렸고, 누군가는 웃었으며, 누군가는 탄성을 흘린다.
“왜? 무슨 일인데?”
산발 머리 남자가 세 명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
베일 직속 부하들 중, 머리가 나쁘기로는 단연 최고봉인 만큼, 혼자만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송사리가 아니었네?”
“그러게.”
“…….”
세 명은 산발 머리 남자를 무시한 채로 일행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이야. 아스란 폴로함루인.”
“……서드.”
아스란이 방금 전 공간 붕괴 마법을 쏜 민머리 남성의 이름을 읊으며 눈을 찌푸렸다.
“우린 진짜 오랜만이지? 엘레나 로 그린우드.”
“……예. 실제 시간으로도, 체감상으로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코멧.”
엘레나는 왜소한 남자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한껏 경계하며, 남자를 노려보고 있다.
“아스란? 엘레나?”
산발 머리 남자, 헤킬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둘을 바라봤다.
“그 둘이라고? 쟤네가?”
“그래. 그 둘이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네 명은 전쟁 초기부터 참전한 사국의 올드 멤버들이다.
서로 모를 수가 없다.
“오호라. 저쪽도 우리처럼 과거의 가신들을 되살렸다는 말이지.”
헤킬이 혀를 핥았다.
아주 즐겁다는 표정이다.
“멍청아. 얼굴 안 보여? 얼굴이 다르잖아. 저쪽은 부활이 아니야.”
왜소한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응? 그래? 부활이 아니면 뭔데?”
“그건 나도 모르지. 대충 환생이나 그런 거 아니겠어?”
“아하. 환생.”
간부 네 명이 동시에 아스란과 엘레나를 바라봤다.
“그래서 저렇게 형편없어진 거구만?”
“그런 거지.”
네 명은 아스란, 엘레나와 몇 번이나 교전을 반복해 온 사람들이다.
엘레나와 아스란이 제국 시절과 비교해서 약해진 상태라는 걸 모를 수가 없다.
“그럼 좀 재미없겠는데?”
“멍청아. 재미가 없긴 왜 없어.”
헤킬의 투덜거림에 왜소한 남자가 씨익 웃으며 답했다.
“저 개 같은 년놈들을 생포해서 평생 고문하며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건데.”
입술을 핥으며,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는 듯이 웃는다.
“오. 그건 좀 나쁘지 않을지도?”
헤킬도 재밌겠다는 듯이 웃었다.
간부 넷 모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
“…….”
그런 간부들과 달리, 아스란과 엘레나를 포함한 다섯 일행들의 표정은 아주 심각했다.
“……위험하군. 안 그래도 전력에서 밀리는데, 숫자까지…….”
개개인의 실력도 밀리는데, 머릿수까지 밀린다.
위험하다.
이대로는 승기가 없다.
“아스란. 일단 도주합시다.”
엘레나가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 게 맞다.
조금 물러나서, 사빈의 부식 결계가 사라진 순간 다시 난입하는 게 옳다.
“글쎄. 나도 도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만…….”
아스란이 네 간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놈들은 내 공간 마법에 익숙해져 있다. 쉽게 도주할 순 없을 거다.”
상대는 아스란의 공간 마법에 정통한 사국의 간부들이다.
저 넷의 눈을 피해 도주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 건 저도 알아요. 도주는 힘들겠죠.”
엘레나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시간을 벌게요.”
셋이 죽는 것보단, 한 명을 희생하는 게 낫다.
“아델라. 미안해요.”
“아닙니다.”
아델라가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미끼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고.
자신은 여기서 죽는다고.
이미 그렇게 마음의 정리를 끝낸 듯한 표정이었다.
“아델라 너…….”
지순찬이 떨리는 눈으로 아델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델라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먼저 가 계세요. 천천히 따라갈게요.”
네 흑마법사를 바라보며, 최대한 여유로운 척을 한다.
“혼자는……!”
지순찬이 뭐라 말을 하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어서.
말리고 싶었지만, 말릴 수가 없어서.
아델라의 결의를 짓밟을 수가 없어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부탁하겠다.”
아스란이 두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엘레나의 말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셋이 죽는 것보단, 하나를 희생해서 둘이라도 사는 게 낫다.
마음 아픈 일이지만, 쿨해져야 한다. 여기서 감정에 휘둘려선 안 된다.
“예. 맡겨주세요.”
엘레나가 싱긋 웃으며 아스란과 눈을 맞췄다.
“신호는 따로 없어요. 당신의 판단에 맡길게요.”
도주 타이밍은 전적으로 아스란에게 맡긴다.
따로 신호 같은 걸 주는 것보다, 아스란의 센스에 맡기는 게 옳다.
“……그래.”
아스란이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엘레나와 아델라가 마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기회를 봐서 바로 도주한다.
아스란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그때였다.
“너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는데.”
“……!”
“……!”
아스란과 엘레나.
지순찬과 아델라.
둘 사이에 왜소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가 널 놓칠 리가 없잖아. 응? 아스란 폴로함루인.”
언제 어떻게 이동한 건지도 눈치 못 챘다.
남자는 눈치채고 보니 눈앞에 서 있었다.
‘이놈에게 이런 능력은 없었을 터인데…….’
저 넷 중에, 이런 식의 초고속 이동이 가능한 자는 없다.
아니, 없었다.
‘대체 어떻게…….’
아스란은 그런 의문을 품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의문은 의문이고, 지금은 놈의 공격에 대응하는 게 우선이다.
“크하하하!”
그때, 아스란의 뒤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느새 키메라의 형태로 모습을 바꾼 헤킬이 아스란의 뒤에서 주먹을 높게 치켜들고 있었다.
“약하네요. 정말로.”
엘레나와 아델라의 옆에선 여성이 검은 마나를 띄운 채로 오른손을 내밀고 있었고.
“너무 쉽잖아?”
민머리 남자는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자세로 엘레나와 아스란에게 양손을 내민 채, 조소했다.
넷 모두, 눈 깜빡할 사이에 공간을 뛰어넘어 자신들의 코앞까지 이동했다.
‘위험하다.’
어떻게 한 건지 감도 안 잡힌다.
아니, 감이 안 잡히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자신들은 이미 포위됐다는 것.
지금 이 상태에서 네 명의 공격을 모두 막을 방법은 없다.
체크메이트다.
“굿바이!”
왜소한 남자의 말을 트리거로 네 명이 동시에 마법을 발했다.
아니.
“허락하지 않겠다.”
발하려 했다.
뚜벅. 뚜벅.
그 네 명 사이로,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내지만 않았다면 그리했을 테지.
“내 명령 없이는 흑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다.”
흑마도왕.
“그 누구도.”
소피아 아네체프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검은색의 왕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