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66)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66화(66/466)
5분이 흘러.
모두가 지정한 장소에 도착했다.
“1분 뒤에 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준비하세요.”
각자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가진 후에 시간에 맞춰서 작전을 시작했다.
“각 조는 지금 바로 비약을 섭취하시고, 마나 순환을 실시해 주시면 됩니다.”
각자 영맥에 앉아, 미리 나눈 마나의 축복을 마시고 마나 순환을 시작한다.
네 명이 마나 순환을 하며 영핵으로 흘러들어가는 마나가 상승하며, 영핵이 품고 있던 마나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1번 영맥 쪽은 아무 문제도 없다. 마나 폭주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아.
―2번 영맥도 마찬가지에요. 아주 순탄해요.
1번 영맥을 맡은 아델라와 2번 영맥을 맡은 강신우는 예상대로 순탄하게 마나 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3번 영맥도 아직은 괜찮다. 완전히 안정되었다곤 말 못 하겠지만, 충분히 안정권이야.
3번 영맥의 마진석 선배님도 아직은 안정권이다.
―4번 영맥도 아직까진 무난합니다만, 이후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4번 영맥.
순찬이도 어찌어찌 잘 버티고 있었다.
여기까진 아주 성공적이다.
‘이대로 마나 범람이 발생할 때까지 잘 버텨주면 좋겠는데.’
계속해서 불안정한 마나를 흩뿌리는 영핵.
나는 그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기도했다.
“…….”
“…….”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선배들이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독 요란하게 들렸다.
분명 작은 소리였을 터인데, 뭔가 크게 들렸다.
그만큼 내 신경이 곤두 서 있기 때문이리라.
1분.
2분.
시간이 지날수록 내 신경은 더더욱 곤두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고역이었다.
시간은 기다림을 품고, 아주 느릿하게 흘러갔다.
―1번 영맥. 마나 범람 발생!
그렇게 10시간 같은 10분이 흘러. 드디어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다.
아델라가 맡은 영맥에서 마나 범람이 발생한 것이다.
‘좋았어!’
영핵이 품고 있던 마나가 대폭 줄어드는 것이 확실히 보인다.
“바로 영맥에서 아델라를 빼내세요.”
―이미 빼냈어!
“상태는 어떻습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 아델라 학생은 무사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예상대로 마나 역류의 조짐이 다소 보인다. 지금 곧바로 응급 처치에 들어가겠다.
“예. 부탁드립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마나 범람’을 일으키는 것이지, 마나가 범람하는 영맥 위에서 마나 순환을 실시하는 게 아니다.
만약 마나 범람이 발생하고 있는 영맥 위에서 계속해서 마나 순환을 해야 했다면, 이번 작전은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도 죽을 뻔했는데, 누가 그 위에서 마나 순환을 이어갈 수 있겠는가.
“다른 영맥. 현재 상황 보고 부탁드립니다.”
―2번 영맥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제 곧…… 앗! 지금 막 마나 범람이 일어났어요!
2번 영맥. 강신우의 커버를 담당한 교관님께서 허겁지겁 움직이느라, 무전기를 떨어트린 듯하다. 무전기가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영핵의 마나가 또 다시 대폭 줄어들었다.
―가, 강신우 학생도 무사해요!
교관님이 강신우를 끄집어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마나 역류를 막기 위한 응급 처치에 들어가겠습니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신우 학생!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지금…….
그 말을 끝으로 2번 영맥과의 무전은 끊겼다.
‘이걸로 이제 남은 영맥은 두 개…….’
앞으로 두 개의 영맥에서 마나 범람이 발생하면 된다.
“진석아. 순찬아. 힘내…….”
뒤에서 진희윤이 간절히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입술을 짓씹고 있는 것일까.
말투가 조금 어눌했다.
―3번 영맥에 마나 범람의 조짐!
그런 진희윤의 기도가 닿은 것일까. 마진석 쪽에서도 좋은 소식이 전해져 왔다.
―진석 학생! 힘내게! 얼마 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무전기 너머로 교관님의 간절함이 여과 없이 느껴진다.
아주 작게 마진석의 신음도 들린다.
―크읍! 끅!
기합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가 들렸다. 필사의 의지가 느껴지는 기성만이 무전기를 가득 채웠다.
모두가 주먹을 불끈 쥐고 기다렸다. 제발 잘 되기를. 그렇게 바라면서.
―돼, 됐다! 됐어!
교관의 환호성이 들렸다.
영핵의 마나가 또 다시 대폭 줄어들었다.
3번 영맥이 무사히 마나 범람을 일으킨 것이다.
―마진석 학생! 이런 제길…! 조금만 더 버티게! 지금 정신을 잃으면 안 돼! 거기 자네! 이쪽으로 와서 이쪽을 잡고 있어! 어서!
―예!
그 말을 끝으로, 3번 영맥의 무전도 끊겼다.
교관의 목소리로 보아, 마진석의 상태가 좋진 않은 것 같다.
진희윤의 안색이 퍼레졌다.
“지, 진석이가…….”
마진석이 걱정 돼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아무 문제없을 거예요.”
“……그, 그렇겠지?”
안색이 파리해진 진희윤을 안심시켰다.
“예. 교관님들을 믿으세요.”
이번 백령도 합숙 훈련의 인솔 교사로서 동행한 세 교관님들은 모두 이러한 응급 처치의 전문가들이다. 분명 어떻게든 해 줄 테지. 그림자도 붙어 있고. 마진석은 무사할 거다.
‘그보다 문제는…….’
4번 영맥.
순찬이 쪽이다.
“민장현 씨. 상황 보고 부탁드립니다.”
―……빈말로라도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민장현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초조한 듯하다.
―크읍, 끅, 으으읍!
무전기 너머, 순찬이의 신음이 들렸다.
조금 전 마진석의 신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다.
―아까부터 제대로 마나 순환을 하지도 못 하고 있습니다. 오래 버티진 못 할 것 같습니다.
“…….”
걱정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순찬이의 마나 컨트롤은 2학년과 진희윤 보단 뛰어나다.
허나, 아델라나 강신우, 마진석에 비할 바는 아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순찬이 쪽일 거라고,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다. 이 작전의 핵심은 순찬이의 성공 여부라고 말이다.
―크아아아아악!
무전기 너머, 순찬이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울부짖음이었다.
―도련님! 이 이상은 무리입니다! 이대로면 죽습니다!
민장현의 목소리가 한층 다급해졌다. 그만큼 끔찍한 상태인 거겠지.
―도련님! 어서 결단을……!
“하, 하율아!”
진희윤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날 불렀다.
“쉿.”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진 알겠지만, 지금은 좀 조용히 해 줬으면 좋겠다.
“순찬아. 잘 들어.”
나는 무전기 너머, 순찬이에게 말을 걸었다.
동시에 영핵으로 다가가, 그 주위에 손을 얹었다.
영핵의 구조가 그대로 느껴진다. 영핵의 마나를 외부로 분출하는 영맥은 총 62개.
그 중에 세 개의 영맥은 현재 절찬리에 폭주 중이다.
이게 1~3번 영맥이겠지.
그리고 마나가 요동치고 있는 하나의 영맥.
이게 4번 영맥, 순찬이 쪽과 이어져 있는 영맥이다.
“일단 그쪽으로 가는 마나를 끊을 거야. 호흡부터 가다듬어.”
나는 4번 영맥으로 다가가, 그 길목에 손을 얹었다.
무지막지한 마나의 폭류가 내 신체로 흘러들어온다.
“……큭!”
순찬이에게 향해 갈, 마나를 중간에 내가 인터셉트 한 것이다.
이것으로 4번 영맥으로 흘러들어가는 마나량이 1/3 이하로 줄어들었다.
―허억, 허억, 허억!
무전기 너머 순찬이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긴장 풀지 마. 일시적으로 마나를 끊은 것뿐이야. 아직 안 끝났어.”
―하, 하율……아.
목소리가 가늘다.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연약한 목소리.
순찬이는 그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정신차려 지순찬. 네가 못 하면, 모두 죽어.”
―허억, 허억…….
무전기 너머, 거친 숨소리만이 들린다.
“네가 해 내야 해.”
내 몸도 파르르 떨린다.
영맥에서 직접 마나를 흡수하고 있는 거다. 내 몸에 무리가 가는 건 당연했다.
―흐으읍. 흐으, 흐으으으읍!
무전기 너머 순찬이가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렸다.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호흡을 정돈하려는 모습이다.
“이제 시간이 없어. 이 이상 지체하면, 영맥이 다시 안정화될 거야.”
―……해.
해. 그 한 음절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부탁한다.”
나는 영맥에서 손을 뗐다.
내 몸을 통해 밖으로 돌던 마나가 다시 영맥을 따라 순찬이에게 흘러들어갔다.
―크흡!
짧은 신음.
고통으로 범벅된 첨예한 아우성.
―끄아아아악!
순찬이는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
고통을 참아내고, 의지를 다지며, 필사적으로 마나를 돌렸다.
“……제발.”
뒤에서 선배들이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지금 다른 곳에 있을 아델라와 강신우, 마진석도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겠지.
나도 간절히 기도했다.
3초. 5초. 10초.
그렇게 20시간 같은 20초가 흘렀다.
―4, 4번 영맥……!
민장현의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영핵의 맥동이 약해졌다.
영핵의 마나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 마나가 범람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전 성공입니다!
민장현의 환호성이 순찬이의 성공을 알렸다.인터셉터
“꺄악!”
“시바아아알!”
뒤에서 선배들의 환호성도 들렸다.
―이쪽은 일단 지순찬 학생의 응급 처치를 시작하겠습니다! 뒷일은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고생하셨습니다. 순찬아. 고생했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무전기를 놓았다. 무전기를 놓고, 조용히 영핵의 중심에 손을 가져다 댔다.
“쉿!”
“……!”
선배님들의 소리가 멎었다.
숨소리도 안 들린다.
내 집중력을 조금이라도 흩트릴 순 없다는 듯, 숨도 참고 있다.
“후우.”
이번엔 내 차례다.
마음이 곤두선다.
짧은 호흡과 함께 날카로웠던 마음이 단숨에 가라앉는다.
신안(神眼).
영핵의 구조가 보인다.
영맥의 흐름이 보인다.
한층 안정된 영핵의 떨림이 느껴진다. 마치 내 심장 소리 같은 고동이다.
나는 그 고동에 내 고동을 맞췄다.
공진(共振).
인피니티 서클이 공명했다.
눈앞의 영핵에 맞춰, 거세게 떨렸다.
그리고.
마지막.
나는 40% 이하로 줄어든 영핵의 힘을 똑바로 감지하며.
내 마나를 영핵에 불어넣었다.
지금이라면,
지금 마나량이 급감한 상태의 영핵이라면, 지금의 내 경지로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파훼(破毁).
내 마나가 영핵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영핵을 구성하고 있는 중심 축.
그 구조를 산산이 파괴한다.
치잉, 쨍그랑!
영핵은 그 구조를 잃고, 천천히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꺄악!”
“뭐, 뭐야!”
영핵이란 구심점을 잃은 마나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지면을 타고 하늘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 * *
“허억, 허억, 허억…….”
지순찬은 하늘을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시야가 흐릿하다.
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정신차리세요! 지금 정신을 잃으면, 죽습니다!”
민장현이 소리쳤다.
분명 소리를 친 것 같은데, 아주 작게 들렸다.
귀에 이상이 생긴 것일까.
쏴아아아아-!
빗줄기가 신체를 두들기는 감각도 뭔가 무디게 느껴진다.
모든 감각이 둔하다.
‘아. 나 혹시 죽는 건가?’
문득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그쪽부터 마나를 유도해!”
“예! 알겠습니다!”
민장현과 다른 그림자 대원 하나가 지순찬의 마나를 유도하며, 마나 역류에 대처하고 있다.
그럴수록 뭔가 감각이 더 선명해져 간다.
“허억, 허억….”
아마 죽지는 않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신하율에게 따지고 싶은 게 많았는데. 못 따지고 죽었으면, 얼마나 억울했을지.
‘……진짜 사탄이라니까. 부담도 적당히 줘야지. 아오.’
지순찬이 실없이 웃었다.
신하율의 말을 떠올리자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온 것이다.
지순찬이 조금은 선명해진 시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
온통 시커먼 하늘.
암운으로 둘러싸인 하늘.
시커먼 도화지 같은 하늘 사이로 한 줄기 광명이 내리쬈다.
‘빛.’
암운이 사라지고 있다.
대지에서 치솟는 마나의 기류가 암운을 쫓아내고 있다.
똑, 똑, 똑…….
동시에 비도 점점 멎어간다.
폭풍우가 사라져 간다.
“마나가 무슨…….”
지순찬의 마나 유도를 이어가며, 민장현이 감탄한 듯이 중얼거렸다.
“대체 어떻게 한 걸까. 영핵의 마나를 모두 하늘로 분출하다니…….”
“모르겠습니다. 상상도 안 갑니다.”
민장현의 중얼거림에 대원이 대꾸했다.
하늘로 바람이 솟구친다.
백령도 지면 곳곳에서 마나가 솟아오르며, 하늘을 가득 감싼 암운을 지우고 있다.
‘예쁘네.’
암운이 소멸하며, 빛이 점점 그 세를 넓혀간다.
검은 하늘에 구멍이 송송 뚫린다.
빛이 악을 정화하기라도 하듯이. 악을 몰아내듯이. 빛이 어둠을 물리치고 있다.
―상황 종료입니다.
무전기에서 신하율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핵의 마나는 모두 지면을 통해,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그 뒤로, 환호성이 들렸다.
선배들의 환호성이다.
진희윤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를 상황일 텐데도, 아주 건조한 목소리.
그런 신하율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또 다시 헛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 상황에 저리 태연할 수 있다니.
“……참, 너 답다.”
암운 사이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리쬐는 태양빛.
그 태양빛을 전신으로 느끼며, 지순찬은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