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78)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78화(78/466)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올림피아드 개막식 전 날.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도전하기로 한 날이 되었다.
“그럼 갔다 올게.”
“잘 갔다 와. 행운을 빌게.”
미미르에게 인사를 남기고 미미르의 서 밖으로 나섰다.
스승님의 로브를 책상 한편에 고이 접어두고.
금고에 넣어 둔 이드레드의 서를 꺼내, 그대로 펼쳤다.
[확장의 고리를 사용하는 게 완전히 숙달되었다고 생각된다면,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로 향해라.] [시험에 합격한다면 이드레드의 서가 갱신될 것이다.]여기까진 딱히 이상할 거 없는 문구였다.
문제는 이 뒤다.
[단,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갈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번 뿐이다.] [신중히 생각하고 도전하도록.]이게 내가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 했던 이유다.
1달에 한번 도전 가능.
어정쩡하게 도전했다간, 무려 한 달의 시간을 날리게 된다.
그리고 한 달을 날린다는 말은 즉, 올림피아드 기간 전체를 날린다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도전하는 것을 최대한 미뤘던 것이다.
그나마 수월한 초반 일정은 그냥 넘기고, 일정이 빡세지는 중반부에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력을 충당.
이런 합리적인 판단 하에 설계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흑색 마탑의 간섭이 확정시된 지금. 내 몸의 안전을 생각하면 다소 무리해서라도 경지를 끌어올려 두는 게 좋다.
‘뭐, 준비가 안 된 것도 아니고.’
만약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 도전해, 통과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면 모르겠지만.
지금도 합격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상황에선 당장 도전하는 게 옳다.
나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페이지를 넘겼다.
250페이지의 새로이 갱신된 마법진. 이전 마법진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구조인지 감도 안 잡히는 신비한 구조의 마법진에 손을 얹고 인피니티 서클을 회전시켰다.
‘가자.’
확장의 고리라는 거대한 프레임에 맞춰서 회전하는 세 개의 작은 고리.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 어울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세 개의 고리가 이제는 절친이라도 된 것처럼 어울려 회전하고 있다.
우우우우우웅-!
확장의 고리가 거세게 회전하며, 내 주위에 마나가 회전했다.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하는 모양으로 오로지 회전했다.
‘융화(融和).’
4서클 마스터 격 경지.
융화.
모든 고리가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일체화되는 경지.
나는 그 경지의 묘리대로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었다.
아니, 마나가 뛰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계승자의 무궁한 성취를 기원한다.’
목소리가 들렸다.
간만에 듣는 스승님의 목소리.
두 번째 페이지 이후로 간만에 듣는다.
“계승자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스승님의 목소리 뒤로 곧바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또한 익숙한 목소리.
첫 번째, 두 번째 시험의 페이지에서 들은 적 있는 여성의 목소리다.
“저는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의 안내를 맡은 안내자. 감마라고 합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계승자님.”
“역시 감마구나.”
첫 번째, 두 번째 시험의 페이지가 차례대로 알파 베타였으니.
다음은 감마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내 예상이 맞았다.
세 번째 시험의 페이지처럼 학습의 목적까지 있는 예외의 페이지를 제외하고는 앞으로도 이런 식의 안내자가 나오는 모양이다.
“반가워.”
감마가 활짝 웃으며 미소로 답했다.
뭔가 알파와 베타보다 감정이 풍부한 것 같은 느낌인데.
조금 더 인간답다고 해야 하나.
“네 번째 시험의 페이지는 계승자님의 확장의 고리가 얼마나 완성되었나. 네 개의 고리가 완벽하게 융화되어 일체화되었는가를 시험합니다.”
목소리에도 묘한 생기가 느껴진다. 이전의 두 명은 그냥 기계 같았는데.
생김새와 목소리는 똑같아도, 각 개체별로 상이한 차이점이 있다는 건가?
마법으로 만든 인격. 마도 인격체에 대한 호기심이 스멀스멀 고개를 내밀었다.
“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험 시작과 함께 알게 되실 것이며, 만약 시험에 탈락하실 경우 향후 30일 간, 재도전하실 수 없으니 주의바랍니다.”
아.
그런 거에 신경 쓸 때가 아니지.
나는 솟구치는 호기심을 지워내고, 감마의 말에 집중했다.
“설명은 이상입니다. 시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감마의 눈동자가 신비로운 색으로 빛났다.
마나의 빛을 닮은 그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부탁할게.”
“네.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감마가 싱긋 웃으며 눈을 감았다. 동시에 이전 알파, 베타 때와 마찬가지로 감마의 신영이 마나로 변해 흩날렸다.
감마를 구성하고 있던 마나가 새로운 형태를 띠기 시작하며,
이내 피아노의 형태를 이뤘다.
‘지금부터 네 번째 시험을 시작하겠다.’
머릿속에 스승님의 목소리가 직접 꽂혔다.
‘그 피아노는 내가 계승자의 시험을 위해 직접 만든 피아노다. 네 개의 고리를 완벽하게 융화시키지 못 하면 칠 수 없게 되어있다.’
나는 천천히 피아노로 다가가, 건반을 적당히 눌렀다.
칠 수 없게 되어있다 길래, 누를 수 없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
내 손가락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건반을 눌렀다.
그러나 피아노에서 소리는 나지 않았다.
피아노를 칠 수 없다는 게 물리적으로 건반을 누를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를 낼 수 없다는 뜻이었나 보다.
‘그 피아노의 소리를 내기 위해선 바이테너식 정통 계승자의 마나가 필요하다.’
곧바로 피아노에 내 마나를 불어넣었다.
피아노는 내 마나를 머금고 밝게 빛났다.
빛나는 건반을 다시금 눌러보았다.
딩!
소음은 아닌 것이, 듣기 좋은 소리도 아닌.
그런 묘하게 불쾌한 소리가 울렸다.
‘평범한 마나를 불어넣어 봐야 소음밖에 나오지 않을 거다. 필요한 건 완벽히 하나가 된 네 개의 인피니티 서클이 뿜어내는 마나. 완벽하게 융화된 계승자가 내뿜는 마나다.’
과연.
그런 시험이구나.
나는 곧바로 융화의 묘리에 따라 고리를 일체화시켰다.
하나가 된 네 개의 고리가 내뿜는 마나가 피아노에 스며들었다.
다시 건반을 눌렀다.
디잉!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청아한 소리가 울렸다.
다만, 아직까지도 뭔가 찝찝하다.
‘만약 피아노 소리에 찝찝함이나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건 계승자의 융화가 완벽하지 않다는 증거다.’
나는 다시금 건반을 두드렸다.
역시나 묘하게 찝찝하고 불쾌한 소리가 들렸다.
스승님의 말대로 아직 내 융화가 완벽하지 않다는 증거겠지.
‘시험 내용은 간단하다. 그 피아노를 완벽하게 다뤄보여라. 너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연주를 해 보여라.’
‘네 스스로 만족하는 결과를 낸다면, 시험은 자연스레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금 피아노 건반을 눌렀다. 조금 전보단, 조금 나아진 듯하지만 여전히 불쾌한 소리가 섞여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불쾌한 잡음이 사라지면 과연 얼마나 황홀한 소리가 날까.
욕심이 났다.
융화도 융화지만, 이 피아노를 완벽하게 다루고 싶다는 욕심.
‘제한 시간은 12시간. 그럼 계승자의 무궁한 성취를 기원하겠다.’
그 말을 끝으로 스승님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나는 곧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재밌겠네…….”
다행히 어렸을 적, 교양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피아노를 배운적이 있다.
‘오랜만이지만…….’
나는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피아노 소리가 끝도없이 울려퍼졌다.
* * *
1년에 한번 개최되는 월드 아카데미 올림피아드.
오늘은 그 개막식이 있는 날이다.
개막식이라고 하면 보통 다들 모아놓고 선서를 하거나 하는 걸 생각하겠지만, 올림피아드의 개막식은 그러한 진부한 개막식과는 궤를 달리한다.
“후. 올해는 어떤 퍼포먼스들을 준비했을까?”
“올해는 더 굉장하겠지?”
월드 아카데미아 올림피아드 개막식에는 무려 응원전이라는 이름의 각국의 ‘퍼포먼스’가 존재한다.
“근데 나 문득 궁금한 게 있는데. 각 팀이 퍼포먼스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뭐야? 점수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잖아. 말 그대로 그냥 보여 주기식 쇼인데.”
말이 응원전이지 각국 팀의 대표가 나와 자신의 마법을 이용한 쇼다.
“일단 기선 제압을 위해서.”
“아. 기선 제압이 되겠구나.”
퍼포먼스가 화려하다는 건, 해당 팀의 대표의 마법 실력이 우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퍼포먼스만 잘 해도 상대팀을 위축시키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국의 명예도 걸려 있고.”
“명예?”
“어. 점수가 있든 말든, 각국의 대표로서 참가한 만큼. 그에 합당한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거지.”
“아하.”
각국의 대표라는 명패를 걸고 나선 만큼, 첫 인상부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법.
요컨대 국위선양의 의미가 강하다는 말이다.
“그게 아니라도, 축제니까. 화려한 쇼를 통해 찾아 준 관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의미도 있을 거고.”
“오오. 뭔가 프로페셔널하네.”
“뭐, 여기 출전할 정도의 선수들은 다 엘리트니까. 프로페셔널해야지.”
“아. 진짜 기대되네.”
남성이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식 일정표를 펼쳤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영국, 미국에…….”
남성이 오늘 아침 결정된 퍼포먼스 순서표를 위부터 훑으며 기대국들을 읊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도인가.”
그렇게 마지막 순서, 한국까지 확인한 남성이 다시 일정표를 접었다.
“한국이 피날레라니. 조금 걱정되는데. 마지막에 김빠지는 거 아냐?”
남성의 중얼거림에, 여성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야. 올해 한국 대표가 누군지 몰라? 난 달리아 살렌티아 만큼이나 기대하고 있는데.”
“누군데?”
“너, 진짜 이런 거에 관심 없구나? 신하율이잖아. 한국의 천재이자, 세계 최연소 5서클 유저.”
“헐. 최연소라고? 난 왜 몰랐지?”
“네가 그렇지 뭐. 어휴.”
여성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경기장을 바라봤다.
앞으로 30분 뒤에 펼쳐질 눈이 휘둥그레질 쇼를 떠올리자 절로 가슴이 뛰었다.
“올해는 청색 마탑이 엔지니어로 붙었던데. 어떤 아티팩트를 선보여 줄까? 아티팩트 최강자 중 하나니까……. 임페리얼 링 같은 거 또 만든 거 아니야?”
“허얼. 청색 마탑까지 붙었어? 대박이네.”
“……넌 진짜 아는 게 뭐야.”
개막식 퍼포먼스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사제 아티팩트의 사용이 허가된다.
그렇기에 각 팀에 붙은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아티팩트 홍보를 목적으로 퍼포먼스를 공동으로 준비하기도 한다.
청색 마탑 정도의 클라스라면 분명 엄청난 아티팩트를 준비했을 것이리라.
“아, 빨리 시작됐으면 좋겠다. 30분 빨리 안 지나가려나.”
객석 곳곳에서 이러한 대화들이 오고가고 있었다.
관객 모두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가슴을 졸이며 개막식 시작을 기다렸다.
“……아직도 연락 안 돼?”
그리고 여기.
관객들과는 다른 의미로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안 돼요. 아직도 먹통이에요.”
한국팀 대기실.
멤버, 엔지니어, 교관들 할 것 없이 모두가 가슴을 졸이고 있다. 설렘이나 긴장 같은 이유가 아닌 불안감으로 인한 가슴 졸임이었다.
“신하율 이 새끼는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야……!”
그도 그럴 것이 개막식 당일 날 돌연 신하율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불안할 수밖에.
“순찬아. 방에는 가 본 거지?”
“네. 가 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뭔가 묘한 고서만 펼쳐져 있고…….”
지순찬은 오늘 아침 신하율의 방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렸다.
고이 정돈되어 있는 낡은 로브.
펼쳐져 있는 고서.
그 방에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CCTV는 확인해 봤고?”
진희윤의 짜증 어린 말에 답한 건 아델라였다.
“그건 제가 확인해 봤어요. 어젯밤에 방에 들어간 후부터 아침까지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가거나 나오지 않았어요. 창문 쪽으로 나갔나 해서 그쪽 CCTV도 확인해 봤지만…….”
CCTV에 찍힌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 뭐야? 뭐 순간이동이라도 했다는 거야?”
“모르겠어요.”
“……미쳐 버리겠네 진짜.”
진희윤이 답답함에 머리를 마구 흐트렸다.
“납치라도 당한 거 아냐?”
불안도 불안이었지만, 걱정도 그에 비할 바 없이 컸다.
신하율의 성격은 익히 알고 있다. 개막식 전에 이렇게 모습을 감출 사람이 아니다.
뭔가 일이 생긴 건 분명하다.
“일단, 김강인 님이랑 신인혁 가주님께서 움직이고 계시니, 소식을 기다려 보죠.”
지순찬이 일단 진정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보내며 말했다.
일단 모두를 진정시켜야 한다.
“후. 그래. 이럴 때가 아니지.”
진희윤이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일단, 퍼포먼스 어떻게 할래? 누가 대신 나갈…….”
그렇게 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우우웅-!
지순찬이 손에 쥐고 있던 폰이 떨렸다. 지순찬이 다급하게 폰을 확인했다.
[신하율]지순찬이 눈을 부릅뜨고 전화를 받았다.
“야! 이 새끼야!”
―미안. 너무 늦어졌네.
수화기 너머로 신하율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긴장의 끈이 탁 풀려 버렸다.
“……시발. 다행히 납치당하거나 한 건 아닌가보네.”
지순찬이 완전히 진이 빠진 얼굴로 말했다.
―어. 그런 건 아니야.
“그럼 대체 뭘…….”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 줄게.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으니까.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그 말에 지순찬이 정신을 차렸다.
“아, 그래! 너 지금 어디야? 시간 내에 올 수 있어?”
신하율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던, 지금 중요한 건 신하율이 시간 내에 경기장에 올 수 있느냐다.
―나 지금 숙소야. 일단, 김강인 님이 이 근처에 있다고 하시니까. 김강인 님의 도움을 받으면 어떻게든 갈 수 있을 것 같아.
“……후. 그래. 다행이네.”
지순찬과 동료들이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지?”
―어. 김강인 님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 내에 데려다 주신다고 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 마침 우리 차례도 맨 마지막이고.
“그래. 진짜 천만다행이네.”
다시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아, 그리고 내 사계(四界). 네가 가지고 갔어?
“어. 혹시 몰라서 내가 챙겼어.”
―역시 그렇구나. 오케이. 그럼 김강인 님이 도착하시는 즉시 바로 출발할게.
신하율의 태연한 목소리에 순간 욕이 턱 끝까지 치솟았다.
여기는 거의 초상집 수준이었는데, 쟤는 왜 저렇게 태연한지.
‘아. 화난다.’
그래도 일단 욕은 참아냈다.
욕을 하는 건 사정을 들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신하율에게 사정을 듣고, 대수롭지 않은 이유라면 그때 쌍욕을 박아도 늦지 않으리라.
지순찬은 그렇게 생각했다.
“……신 리더 오면 죽었어.”
물론 진희윤은 신하율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도착하자마자 쌍욕을 박을 생각이었다.
3시간 동안 마음 고생한 걸 생각하면 쌍욕정돈 해야 분이 풀릴 것 같다.
―아, 그리고 하나만 더 부탁해도 돼?
그런 동료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하율은 태연하게 말했다.
“……뭔데?”
―피아노 하나만 준비해 주라.
지순찬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었다.
“피아노? 갑자기?”
―어. 퍼포먼스 때 좀 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