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05)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05화(105/320)
20분이 지났다.
고작 1시간 중 1/3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유진을 제외한 네 명은 이미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유진은 만족하지 않았다.
“허억, 허억…….”
“유진, 잠시만, 잠시만 쉬었다…….”
“쉬었다가 하자고?”
유진이 인상을 와락 구기며 벽에 등을 기댄 라울러에게 다가갔다.
“이제 형 대접, 누나 대접은 못 하겠네.”
“응……?”
“여기는 전장이라고 생각하라 했지. 당신들이 그러고도 기사야? 적 앞에서도 그렇게 쉬었다가 싸우자고 하면 ‘예, 그럽시다’ 할 거 같아?”
“그, 그건 아니지만.”
“있는 오러 없는 오러, 다 짜내. 아직 토 한 번도 안 했잖아. 그건 할만하다는 거야.”
“미친놈아! 아침부터 먹은 것도 없는데 토할 게 없는 건 당연한 거잖아…….”
“너희들은 지금까지 좋은 영약과 훌륭한 환경이 뒷받침됐기에 지금의 오러 수준을 갖추게 된 거야. 그러니 오러를 세분화해서 쓰는 요령이 없는 거지. 그건 나중에 오히려 독이 된다고.”
그러니.
“이제 영약에 기대서는 몸이 감당하질 못하니까.”
스릉!
유진이 검을 단단히 부여잡고 라울러의 앞에 섰다.
“죽을 각오로 신체를 단련시켜.”
라울러는 설마 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는데, 설마 유진이 나를 공격할까? 적어도 잠시 휴식할 시간은 주겠지.’
그런 생각은 오산이었다.
쐐애액!
유진이 라울러의 심장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명백한 살의가 담긴 진짜 공격이었다.
라울러는 기겁하여 몸을 비틀었다.
콰즉!
벽에 선명한 검흔이 생겼다. 라울러의 등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미친……!”
“한계를 건드려. 이 정도로 극한까지 내몰린 건 오늘이 처음이라서 힘들겠지. 하지만.”
유진이 단단한 눈빛을 빛냈다.
“성취를 이루고 나서는 이게 얼마나 값진 시간이었는지 깨닫게 될 거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쪽에서 공격이 날아온다. 유진은 반사적으로 피해내며 시선을 돌렸다. 엘도라였다.
“이대로는 안 돼! 유진에게 대항하려면…… 우리, 그걸 꺼내야겠어……!”
그 말을 들은 라울러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번뜩였다.
“주작검진! 아인스, 제인스, 주작검진 기억하지?!”
“기억한다. 결국 그걸……!”
주작검진이란 주작 기사단의 고유 진형을 말했다.
앞에는 방어형 기사, 중간에는 돌격형 기사, 맨 뒤에는 공격형 기사를 배치하여 상대를 파훼하는 전술이었다.
탓!
인스 형제가 앞서고, 엘도라가 중간, 라울러가 맨 뒤에 섰다.
주작검진을 알고 있는 유진으로서는 그 진형을 보고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엘도라가 아니라 라울러가 맨 뒤라고? 라울러가 일격을 날리겠다는 건가?’
엘도라 일행이 진형을 갖추자, 기묘한 기운의 붉은 아지랑이가 그들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주작의 환영이었다.
엘도라가 조용한 목소리로 지휘했다.
“인스, 너네는 합격술로 유진의 동선을 차단해. 그러면 내가 공격으로 유진이 뒷걸음질 치게 만들 테니까. 그 틈을 라울러가 노려.”
“알겠다!”
“좋아, 맡겨!”
엘도라 일행은 체력이 다 빠질 대로 빠진 상태였지만,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오러를 쥐어짜 냈다.
“가자.”
화아악!
인스 형제가 검을 세로로 세우고 양방향으로 달려든다.
적어도 두 방향은 인스 형제에 의해 막힌 상태.
유진이 검을 가로로 크게 휘둘러 인스 형제를 튕겨냈다. 그 틈을 노린 엘도라가 온 힘을 다해 유진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주작검진의 효과가 발휘되어 인스 형제도 크게 밀려나지 않았고, 엘도라의 공격도 가공할만했다.
오러가 거의 소진된 녀석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여기서 유진은 선택해야 했다.
막을 것인가? 피할 것인가?
하나.
둘 다 아니었다.
쐐애액!
공격에 당해도 상관없다는 듯, 유진은 내려치기보다 빠른 공격인 찌르기로 역습했다.
결국 엘도라는 선공을 취소하고 역전검을 사용해야 했다.
하나.
“그때 말했지. 반발력을 줄이라고. 아직 연습이 덜 됐네.”
유진은 엘도라의 역전검을 다시 역전검으로 되돌려주어 그녀를 튕겨냈다.
“크윽……! 어떻게!”
공중에 뜬 엘도라가 잠시 유진의 오러를 가늠했다.
‘지금 수준은 5성!’
그렇다면.
엘도라가 뒤쪽으로 슬쩍 시선을 던졌다.
라울러가 유진에게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고 있었다.
‘라울러, 이제 너 밖에 안 남았어!’
라울러가 창대를 거세게 움켜쥐었다.
여기서.
지금껏 한 번도 당황하지 않았던 유진은 순간 헛숨을 들이켜야 했다.
본래 주작검진의 마무리는 ‘일섬 찌르기’로, 강력하긴 하지만 다소 예상이 쉬운 공격이었다.
하지만, 라울러가 그 방식을 뒤틀었다.
두두두두두!
라울러의 팔천무극창 7식이 폭발했다.
찌르기는 같은 찌르기이나, 엄청난 횟수에 대단히 빠른 속도의 창격이 유진의 눈을 어지럽혔다.
“음!”
유진이 감탄을 내뱉었다.
물론 그뿐이었다.
꽈아앙!
그는 그대로 오러 6성을 꺼내 방어벽을 형성, 라울러의 공격을 죄다 방어해낸 후 멱살을 잡아 바닥에 집어 던졌다.
“커으윽…….”
주작검진을 펼쳤음에도.
유진의 공격은 파훼되지 않았다.
하나, 그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 된 점이 있었다.
‘모두가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할 거야.’
왜냐하면.
‘각자가 제 한계치의 무위를 드러냈거든.’
* * *
55분가량이 흐른 상황.
유진도 약간 숨이 가쁜 상태로 녀석들의 면면을 천천히 둘러봤다.
“유진! 아직 안 끝났어……!”
“더 해보자고……! 빌어먹을!”
녀석들의 팔과 다리, 몸에는 얕은 자상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 있었는데, 전부 유진이 벤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도라와 인스 형제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각자 창과 검을 손에 쥐고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있었다.
특히.
라울러는 아예 독기를 잔뜩 품은 눈으로 유진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유진은 그들의 매서운 시선을 감당해내며 씨익 웃었다.
분명 20분 정도만 지났을 때도 녀석들은 죽기 직전까지 가면서 헐떡거렸다.
심지어는 주작검진조차도 통하지 않았으니 사기가 꺾일 법도 한테, 녀석들은 비틀거리며 어떻게든 유진에게 대항했다.
물론 녀석들이 50분까지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모래시계를 개조한 효과가 있군.’
바로 유진이 모래시계의 성능을 한 단계 상승시킨 덕분이었다.
체첸이 질릴 대로 질렸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체력이 떨어져 다 죽어갈 때가 되면 쥐 발톱만 한 오러를 다시 공급해서 살려낸다라…… 이건 고대에 대역죄인들을 다루는 데에나 사용하던 방법인데. 정말, 너는…….
‘어, 맞아. 그 역사에서 착안한 방법이야. 똑똑한데? 체첸.’
-내가 나이가 100살이 넘어간다! 이 꼬맹아.
체첸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악독한 방법이었으니 아이들이 독기를 품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유진이 인스 형제와 엘도라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저 녀석들은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군. 한 일주일 요양을 해야겠어.
‘일주일은 너무 길어. 하루면 돼.’
-어떻게 하루만으로 다 회복이 되나? 말도 안 된다.
‘그라시안의 모래시계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그 말마따나.
풀썩.
부들부들 떨면서 자리에 간신히 서 있던 인스 형제가 자리에 쓰러지며 기절했다.
녀석들은 정신력이고, 체력이고, 오러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제는 유진도 인스 형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아인스, 제인스……! 일어나! 일어나라고!”
이어.
털썩!
엘도라도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엘도라……!”
라울러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유진의 공격에 대한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엘도라에게 손을 뻗었으나.
“괜찮아, 나, 할 수 있어.”
엘도라는 기어코 검을 바닥에 찍고 부들거리며 홀로 일어섰다.
유진이 속으로 씨익 웃었다.
‘엘도라는 역시 독기가 있어. 조금만 더 건드려주면 잘 클 것 같아.’
그가 라울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라울러의 약점은 멘탈과 과감함이 부족한 거였어.’
그런데.
‘고작 1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이 좋아졌다.’
애초에 오늘 이 훈련이 있기도 전에 라울러는 걱정거리를 한아름 품고서 집중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전투를 하는 와중에도 과감하게 공격과 방어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진이 라울러를 사지로 내몰면서 녀석은 정신적으로 각성을 한 상태였다.
라울러가 입술을 짓씹었다.
인스 형제도 기절해버린 상황이니.
‘이쯤 하면 유진도 그만하지 않을까?’
그러한 생각이 들던 차, 라울러는 발작적으로 고개를 세차게 털었다.
‘약속된 시간은 1시간이었다. 이대로 여기서 포기하면, 지금껏 나를 도와준 유진에 대한 모욕이야……!’
마침 그 점을 유진이 짚어냈다.
“형의 약점은 멘탈이야. 글람푸스탄에서 유리를 상대할 때 기억나?”
“……기억나지.”
“그때, 내가 죽었고, 형 혼자서 유리를 상대해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라울러는 이 질문이 유진의 테스트라는 걸 눈치챘다.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을 원하는 게 아닌, 라울러의 태도를 보고자 하는 것.
그가 씹어 내뱉듯 소리쳤다.
“어떻게 되든 간에, 나는 유리에 정면으로 맞섰을 거다. 죽어도 도망은 안 쳤을 거야.”
유진이 그 답변을 듣고 잠시 눈을 크게 떴다.
‘음, 생각보다 더 강해졌잖아. 역시 전생에서도 대성할 인물은 현생에서도 싹이 보이는군.’
주작검진에서도 검이 아닌 창을 활용한 일섬 찌르기를 보고 놀랐는데, 한 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생은 그보다 더 키워줄게.
유진은 다짐하면서 녀석들에게 다시 다가갔다.
그 역시도 숨이 거칠었다.
체첸은 잠시 의아했다.
유진이 힘들어할 정도라니, 분명 녀석은 힘 조절을 하는 것 같았는데? 어째서지?
그러나 이내 체첸이 유진의 전략을 짐작했다.
-네놈, 설마.
‘뭐가.’
-오러를 일부러 낭비하고 있는 거냐? 모래시계에 마나를 불어 넣기 위해서?
유진은 피식 웃었다. 그렇다는 뜻이었다.
-허, 저 녀석들을 정말로 깊게 생각하는 모양이군.
묵광으로 만들어진 아톰의 특성이 있었다.
바로 오러홀이 빌수록 마나홀에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오러가 너무 많으면 마나가 차지할 공간이 없어진다는 뜻.
물론 육체의 그릇이 확장되고 묵광의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이는 개선되는 문제였지만.
유진은 그 점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오러를 바닥에 쏟아버리고 있었다.
덕분일까, 녀석들은 2배는 더 힘들게 수련에 임할 수 있었다.
챱챱!
라울러는 인스 형제의 뺨을 두들겨 깨워냈다.
인스 형제가 비몽사몽 비틀거리며 중얼거렸다.
“아버지한테 흑룡의 피를 받아마시던 때보다 더 고통스럽다…….”
라울러와 엘도라가 심호흡을 내쉬며 쌍심지를 켰다.
“난 그냥 오늘 여기서 죽을련다. 덤벼, 유진.”
“나도 마찬가지야.”
체첸이 움찔했다.
-네 친구 놈들도 제정신은 아니군.
‘오히려 저런 독기가 있어야 해. 내가 원하던 대로 됐네.’
그 순간.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흘러내렸다.
스스스!
곧 마나가 결계 안을 가득 채운다.
그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밖에서 본다면 파란 안개가 꼈다고 보일 정도.
이어, 마나가 범위 안에 있던 모든 인물들의 몸속으로 들어가자 황금빛으로 변하며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회복’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졌다.
“오! 몸이 괜찮아지는 것 같은데……?”
“상처가 아물고 있어!”
기뻐할 때는 기뻐하는 게 맞다.
하지만 유진은 동기들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상처가 아물어야 또 상처를 낼 수 있지. 그리고 그 상처도 아물면 또 다른 상처를 낼 거야.’
상처뿐만이 아니었다.
‘지쳐서 쓰러지면 회복시켜서 다시 일으키고, 또 지쳐서 쓰러지면 다시 회복시켜서 또 싸우게 해야지.’
그래야.
‘너희들이 성장할 테니까.’
-사자의 시험 때가 생각나는군…… 네놈은 성장이라는 걸 빌미로 애들을 고문하는 걸 즐기고 있는 게 확실하다.
‘닥쳐. 너도 밖으로 꺼내서 똑같이 훈련시키기 전에.’
-…….
유진의 스산한 시선을 느낀 라울러가 움찔하면서 물었다.
“유, 유진. 왜 눈을 그렇게 떠……?”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