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06)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06화(106/320)
유진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각자 강한 부분은 더욱 날카롭게 갈고, 약한 부분은 보완해야 해.”
유진이 한 명씩 장단점을 짚었다.
“라울러 형은 멘탈, 엘도라는 신체의 단련, 인스 형들은 오러의 세분화야. 그 점을 인지하고 회복에 집중해.”
라울러가 유진의 말을 복기했다.
‘나는 멘탈이 약하다. 그러니 강인한 정신을 가져야 해.’
부모님의 죽음 이후 휘청이던 가문.
가주인 누나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선택한 펜첼행.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응원하는 여동생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그로 인한 정신적 유약함을 스스로 인지한다.
라울러의 머릿속이 황금빛의 기운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엘도라는 자신의 체골에 집중했다.
신체 특성상 몸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명확하게 인지한다.
또한 유진에게 역전검에 관한 조언을 들었음에도 ‘반발력’을 줄이지 못하고 또 한 번 당했다.
그녀의 몸 구석구석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마지막, 인스 형제들은 오러홀에 정신을 집중했다.
뭉텅이 진 오러들을 잘게 분해하고, 조금씩 꺼내 쓰는 감각을 되살린다.
두 형제는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오러홀의 밑바닥을 보면서 자신들의 유약함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아직 완벽하게 깨닫지는 못했지만, 두 형제는 유진의 말을 되짚고 또 되짚으면서 각자의 약점을 보완했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아이들의 몸에 마나가 쭉쭉 빨려 들어갔다.
회복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막바지에 다다르던 그때였다.
“계십니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룡 기사단 소속의 인물, 카인이었다.
카인은 유진이 훈련생이었던 시절 상급반의 리더로서 반을 이끌던 인물이었다.
후우.
모든 회복을 끝낸 아이들이 눈을 떴고, 유진이 일어나 연무장의 문을 열자 예상대로 카인이 있었다.
“카인? 기사님이 여기엔 어쩐 일이십니까.”
카인은 반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년 초에 있을 기사단 서열식에 대한 공지를 가져왔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가문의 하수인을 통해서도 전달해도 될 텐데. 그건 그렇고 웬 존댓말을.”
“엄연한 기사 신분인 유진 경에게 함부로 말을 놓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하하.”
유진은 태도를 바르게 하려는 카인이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하여튼, 소식도 전달할 겸 유진 기사도 보고 싶었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소식이 워낙 대단해서 말이죠.”
“저는 잘 있습니다만…….”
유진이 히죽 웃으며 뒤쪽을 보았다.
회복의 시간 덕분에 온몸에 새겨진 상처들은 아문 상태였지만.
땀 범벅에 옷이 죄다 찢긴 채로 가부좌를 틀고 있는 유진의 동기들이 카인의 눈에 들어왔다.
“아, 동기들과 수련 중이었군요. 수련을, 좀, 과하게 하는 것 같긴 한데…… 어, 저 친구도 있군요.”
“누구요?”
“옛날에 저희 상급반 때문에 고생했던 라울러 경 말입니다. 안 그래도 그때 상급반 녀석들도 마침 청룡으로 들어온 상황입니다.”
그 말을 들은 유진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라울러와 카인?’
카인을 보는 유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카인 경.”
“예?”
“요즘 성취에 대한 욕구가 들끓지 않습니까?”
“그야 늘 그랬죠. 특히 유진 경을 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하하.”
“그러면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라울러의 실력을 더욱 빠르게 향상시킬 좋은 라이벌이 나타난 순간이었다.
* * *
카인이 지나가자 마법 결계가 풀린다.
결계 안에는 유진의 동기들이 불과 10분 전보다 훨씬 밝은 얼굴로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풍부한 마나의 늪에 빠져 카인이 지나간 줄도 몰랐다.
‘몸상태가 금세 회복됐어. 아니, 그 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진 느낌인데……? 게다가 머리도 되게 가볍고.’
‘몸이 훨씬 튼튼해진 게 느껴져……!’
‘오러가 조금 더 세밀하게 느껴진다. 과연 유진의 조언대로 집중을 한 덕분인가?’
라울러, 엘도라, 인스 형제.
모두가 그라시안의 모래시계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만족감에 유진이 찬물을 끼얹었다.
“한 번으로는 부족해.”
“응?”
“이 과정을 최소 열두 번은 반복해야 더 확실한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바, 방금 그 짓을 또……?”
“약한 소리 하지 마. 갈수록 더 힘들어질 텐데 벌써 그러면 어떻게 해?”
인스 형제가 어색하게 웃는다.
“그래, 좋다. 그러면 내일 다시?”
“내일이라니?”
유진이 입꼬리가 주욱 찢어졌다.
“이제 2차전 시작해 볼까?”
모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 *
주작 단원들도 다 사라진 새벽, 연무장.
유진이 그라시안의 모래시계를 화룡검의 아공간에 넣었다.
“……헤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야.”
“나는 누구지? 여긴 어디…….”
인스 형제, 엘도라, 라울러.
모두가 5시간 동안 이어진 죽음의 수련 덕분에 반송장이 된 상태였다.
아인스는 정신이 나갔는지 헛웃음을 흘리고 있다.
“죽을 것 같아. 근데 힘은 넘쳐. 이게 뭐지.”
“극한까지 쥐어 짜내고 다시 일으켜서 싸우고, 또 주저앉으면 다시 일으켜서 싸우고.”
“흑마법사도 자기 좀비를 이렇게 부리진 않을 거야.”
어지간한 훈련에도 불평이 없던 엘도라마저 질색하고 있다.
후우.
유진도 지친 기색으로 심호흡을 내뱉었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밤이 늦었으니 일단 푹 자도록 해.”
“드디어……!”
“그리고 5시간 뒤에 다시 여기로 모여. 안 일어나고 계속 자면 개인 훈련 1시간 추가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아인스와 제인스가 소리쳤다.
“이제 그만……! 나는 할 만큼 했다!”
유진은 표정 없는 얼굴로 형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툭, 내뱉었다.
“정신 못 차렸네.”
“어……? 아, 아니.”
“각자 약한 점만 골라서 보완하고, 장점은 살리는 정도로 훈련 마치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그러면 뭘 더 하겠다는 말-”
“병기술까지도 가르쳐 줄게. 그렇게 원한다면 말이야.”
청천벽력같은 말에 모두가 실신하거나 넋이 나가버렸다.
털썩.
“아인스! 아인스! 일어나라!”
“죽여줘…….”
“헤헤. 젠장.”
아인스가 또다시 기절하자 제인스가 절규하고, 나머지 동기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했다.
유진은 싱긋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 * *
유진이 숙소로 돌아가자 금검이 그를 맞이했다.
“유진 공자! 왜 이렇게 늦…… 아니, 꼴이 왜 그러시오? 누구랑 한판 붙은 거요?”
유진의 옷이 군데군데 찢어지고, 땀으로 전 모습에 금검이 의문을 표했다.
“잠깐 애들이랑 훈련 좀 하느라고.”
“무슨 훈련을 하면 공자가 다 지친 기색을 보일 정도요?”
피곤하단 듯 손을 휘휘 젓던 유진이 번뜩 무언가를 떠올렸다.
“아, 금검. 혹시 라울러 형 관련해서 아는 소식 있어?”
“라울러 경? 흠…… 안 그래도 요즘 표정이 어두워 보여 걱정이 되더이다. 예상가는 바가 있긴 하오.”
“뭔데?”
“서부 상단들의 통폐합이 시작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소.”
그 말을 듣자마자 유진은 감을 잡았다.
라울러의 본가인 에이츠 가문은 교지의 서부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최근 서부를 중심으로 북부로 가는 상단들이 통폐합이 시작되었고, 물자의 거래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라울러의 여동생과 누나가 있는 서부 본가에도 물자와 더불어 경제적 이익을 꾀할 틈이 없어지는 것이고.
그 덕분에 라울러는 마음에 큰 짐을 얹게 된 것이다.
사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동부로 가는 물자에는 말도 안 되는 세금을 붙이고 있다고 하오. 공자의 가문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리처드 경에게 안부를 여쭤봐야 하는 것 아니오?”
이 영향은 서부만이 아니라 로베르 가문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었다.
유진이 추측을 끝내고는 확인차 물었다.
“아힌 가문이 주축이라지?”
“적나라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러리란 예측이 다수요.”
“하, 이 자식들.”
유진이 코웃음을 쳤다.
‘아힌 쪽에서 이번에는 더 빠르게 움직였나 보네. 전생보다 좀 빨라.’
유진의 머릿속에 라울러의 고민도 해결해주되, 로베르에 가는 피해도 없앨 계획이 착착 정립되었다.
‘한꺼번에 처리해야겠어.’
* * *
교지의 서부 지역을 꽉 잡고 있는 브리튼 연합국은 며칠 전 유진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에솔 아힌의 가문인 아힌 공작가와 더불어 라울러의 가문인 에이츠 자작가가 소속된 나라였다.
그리고 에이츠의 가주를 맡고 있는 라울러의 누이, 로렐리아 에이츠의 집무실에는 손님이 와 있었다.
아힌 가문 가주의 동생이자, 그림자 무사란 이명으로 불리는 라트비 아힌. 그리고 에솔 아힌이었다.
“하, 내가 이런 시골 영지까지 직접 발걸음을 해야 하나? 어이가 없군. 신이 노할 일이야.”
에솔은 로렐리아 에이츠가 들으란 듯이 중얼거렸다.
그는 가주의 명에 따라 이곳까지 오긴 왔지만, 심기가 영 불편한 모양이었다.
‘후우, 성격 같으면 잡아서 얼굴을 피떡으로 만들고 싶지만…… 참아야겠지.’
로렐리아는 모욕감을 간신히 참아가며 애써 웃는 얼굴로 사과했다.
“저희 가문이 소규모다 보니, 아무래도 가주인 제가 자리를 비울 수가 없-”
“아아, 알겠고, 빨리 서명이나 합시다. 이거 하려고 온 거니까.”
탁탁.
아무리 아힌 공작가를 뒤로 두고 있다 하더라도 자작인 로렐리아에게 반존대를 하는 에솔은 행동은 로렐리아의 눈에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에솔의 옆에 있던 라트비도 로렐리아의 의중을 대충 예상했다.
‘로렐리아 에이츠. 서부에서는 여장부로서 이름을 날리던 자인데, 에솔이 이렇게 버릇없게 행동하니 화가 좀 나겠군.’
로렐리아가 입을 꾹 다물고 에솔이 두드린 책상 위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문서의 상단에는 서부 상단 독점계약이란 제목이 보였다.
그녀가 입술을 짓씹었다.
‘이 체결에 서명하면 동부와의 거래는 물 건너간 셈이다. 그러면 우리 가문의 밥줄이 거의 끊기는 셈이야.’
로렐리아의 가문은 특산품을 중부나 동부로 옮기는 수익으로 살아왔기에 동부와의 거래는 곧 가문의 존폐와 직결되는 문제였다.
그나마 서부와의 거래도 있긴 했지만, 동부와 비교하면 수익률의 차이가 극심했다.
그렇다면 단호히 거절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로렐리아는 그럴 수 없었다.
“자, 잠시만…….”
“서명하지 않으면 당신네 가문과 우리 서부와의 거래마저도 없던 일로 하겠소. 우리도 그럴 일은 부디 없었으면 좋겠군.”
그나마 있는 숨통마저도 끊겠다고 달려드는 꼴이니.
게다가 이미 수많은 서부 가문들이 아힌 가문의 정책을 반강제적으로 따르고 있었다.
로렐리아는 아힌 가문이 왜 갑자기 이 난리를 피우는지 어렴풋이 추측해보았다.
‘고대에 유성이 떨어져 생긴 암석층을 최근에 아힌 가문이 발견했다는 소식이 있었지. 아마 그 암석이 엄청나게 값진 암석일 거야.’
해당 유성은 바로 유진이 오스틴 왕국에서 획득한 ‘신살비’의 재료가 되는 금속을 품은 암석, ‘태신석(太神石)’이었다.
거대한 신의 암석이라는 뜻으로, 신을 죽이는 비도라는 뜻의 신살비에 버금가는 정도로 거창한 이름이었다.
대륙이 아닌 바깥세상에서 떨어진 만큼 태신석은 아직 정확한 특징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밝혀진 점이 있었다면.
‘어떤 충격에도 절대로 깨지지 않고, 가공 방법에 따라 항마력이 깃들어 마법사들을 무력화시키며 오러에 영향을 받지 않아 모든 오러를 다 뚫어버릴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오러나 마력이 아닌 어떤 미지의 기운이 따로 깃들어 있다. 그 힘은 어떤 수준의 오러나 마력도 방해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기운이다.’
이러한 여러 특성이 있었기에 태신석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에 매우 극소량만이 거래되곤 했다.
그런데 아힌 가문이 그런 태신석을 무더기로 찾았다고 하니 이러한 행패를 놓으면서도 오만할 수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로렐리아의 가문에 피해가 막심할 위기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그때, 로렐리아의 얼굴을 지그시 쳐다보던 에솔 아힌이 입을 열었다.
“아, 뭐,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만.”
로렐리아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어떤 방법인가요……?”
에솔이 히죽 웃으며 로렐리아의 몸을 뱀처럼 훑어 내려갔다.
“이상하게 나는 연상이 그렇게 좋더라고.”
“……예?”
“요령 있는 연상은 특히 더 좋고 말이야. 아무래도 경험이 많아서 그런가? 하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한 번 데이트 할 때마다 무역 수익률의 5%를 보장하겠다. 뭐, 쉽게 말해서 스무 번이면 깔끔하게 끝나는 거지! 하하! 어떻습니까?”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