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18)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18화(118/320)
“가주님, 주제넘은 질문이오나 어찌 직접 행차하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서부에 도착하는 이동 관문. 그 땅 위에 감스탄과 제이드가 걸음을 내디뎠다.
제이드가 입꼬리를 올렸다.
“걱정되지 않느냐?”
“예? 어떤.”
“내 손자놈이 9성의 기사와 대장전을 벌인다고 한다는데, 어떤 할애비가 걱정하지 않을까?”
감스탄은 그제야 제이드의 발걸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서부와의 외교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니면 에이츠 영지에 들러 진행 상황을 살펴보려 한 건 줄 알았는데.’
제이드의 목적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뜻이 아니었다.
그저 손자를 걱정하는 마음, 그것 하나였다.
‘가주님이 이런 성격이셨나? 누군가를 걱정한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먼 길을 오시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감스탄은 유진이 제이드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간접적으로나마 깨닫고 있었다.
그때였다.
번쩍!
저 멀리에서 거센 오러의 파동이 일어났다.
놀란 감스탄이 옆을 돌아보자 이미 제이드는 사라진 뒤였다.
“가주님? 가주님?”
홀로 남겨진 감스탄의 허망한 목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 * *
오러 블레이드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여 여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방금 전 배니커가 쏘아낸 월광계와 같은 필살기로 모습을 바꾸기도 하고.
넓게 퍼트려 전방위 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쏘아진 오러 블레이드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유진의 심장, 그 하나만을 노리고 쇄도한 오러 블레이드의 모습은 긴 장검의 모습을 띠었다.
쐐애액!
무섭도록 빠르게 날아든 오러 블레이드는 세상에 그 무엇도 뚫을 기세였다.
그에 반해 유진은 체력이 빠질 대로 모두 빠진 상태.
이미 쏘아진 오러 블레이드를 보며 배니커가 광소를 터뜨렸다.
아무리 문신화를 이용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월광계를 한 번 막아낸 직후 가해진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낼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막아낸다고 하더라도 매우 크게 다쳐 다시는 기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또한 피할 방법도 없었다. 이미 오러 블레이드는 지척까지 와 있었기 때문.
하나.
유진은 일말의 두려움도 없는 눈빛으로 오러 블레이드를 직시했다.
이어 두 눈동자가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
“뭣……?”
그 모습이 뜻하는 바는 배니커만이 알고 있었다.
바로, 분노의 권능을 사용한 것이었다.
일순간 유진의 단전에서 솟구친 분노의 기운이 유진의 두 검을 감싸더니, 유진이 자세를 잡자 아지랑이를 피우며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이후 유진은 자신의 마지막 비기인 ‘장미 검술’을 꺼내 들었다.
후두두두!
두 검에서 붉은 장미잎이 수천, 수만 개가 뿜어져 나와 뾰족한 송곳의 형태로 전환, 배니커가 쏘아낸 오러 블레이드를 향해 불같이 치달았다.
그것도 그냥 장미 검술이 아닌, 분노의 권능을 이루는 기운을 내포한 장미검이었다.
하나, 가장 중요한 건.
‘탐욕의 권능도 장미잎에 스며들어 있다는 거지.’
자세히 보면 어슴푸레한 묵색 기운도 장미잎 사이사이에 녹아들어 있었으니.
체첸이 크게 경악하며 소리 질렀다.
-네놈! 설마 이 순간에도 분노의 권능을 흡수하려고……?
유진은 대답 없이 그저 미소만 흘렸다.
물론 그의 몸 상태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힘겨웠다. 바닥에 바닥까지 있는 대로 오러와 마력을 긁어모아 반격한 것.
그 결과.
꽈아앙!
귀가 멍멍할 정도의 충격음이 전장에 파다히 퍼지고, 자욱한 먼지와 더불어 오러의 파편이 공중에 비산하며 눈을 어지럽혔다.
쿨럭, 쿨럭!
앞이 보이지 않았기에 아힌의 기사들이 그저 기침만 해대며 손을 젓고, 에이츠의 영지민들도 엉덩방아를 찍고는 질색한 표정을 지었다.
배니커가 오러를 퍼뜨려 먼지를 싹 걷어냈다.
그리고 마주한 건-
“후우…… 두 번입니다.”
반쯤 풀린 문신화.
온통 상처 입은 몸.
하나, 눈빛만큼은 살아있는 얼굴로 히죽 웃고 있는 유진의 모습이었다.
“네, 네놈……! 어떻게, 방금, 그걸 사용한 거지?”
배니커가 말하는 건 바로 분노의 권능을 말하는 것이었다.
유진은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이고는 로스를 돌아보았다.
“이번 아힌 가문과 에이츠 가문의 대장전의 결과요. 유진 로베르 기사가 배니커 아힌의 일격을 막아내어 에이츠 가문의 승리이며.”
“말도 안 된다! 저, 저놈이 편법을 쓴 게 틀림 없……!”
“의논되지 않은 추가타를 가한바, 브리튼 연합국의 자치기구, 가디언의 수장으로서 아힌 가에 조만간 불이익을…….”
“로스 레한드로! 그 더러운 입 닥치지 못할까!!”
로스가 미간을 와락 찌푸리며 배니커를 돌아보았다.
“허, 이제는 나에게까지 공격을 할 셈이오?”
“내 두 눈으로 저 핏덩어리가 문신화를 사용하고, 또 나만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사용한 것을 보았는데! 네놈은 그걸 못 봤다고 잡아뗄 생각인 게냐!”
배니커는 제 권능이 유진에게 복사당했다는 걸 깨닫고는 길길이 날뛰었다.
“유진 로베르!! 이 쓰레기 같은 놈, 어떻게 나의 힘을 빼앗은 거야! 내가 그 힘을 얻으려 몇 년이나 개고생을 했는데! 어떻게 그걸 홀랑 가져가느냔 말이다!”
그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져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자 지반이 울리며 강한 오러의 파장이 퍼져 나가며 하늘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에 그의 주변에 있던 아힌의 기사들에게도 날카로운 오러가 쏘아져 피를 토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야말로 개죽음.
배니커는 지금 당장이라도 유진의 목을 노리고 달려나갈 듯 흥분한 모습이었다.
“네 두 눈! 그 시뻘건 눈이 뭘 말하는지 내가 모를 것 같으냐! 이……!”
“이미 말했지만, 배니커 아힌, 당신이 필살기를 쓴 것처럼 유진 로베르 기사도 어떠한 기술이든 써서 방어해내기만 하면 되오. 문제는 전혀 없다는 말이오!”
이제 로스도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배니커는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로스, 네놈도! 에이츠에게서 돈을 받아 처먹은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씹어 죽일 놈의 편만 드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자꾸-”
그때였다.
“아힌은 돈으로 영지전 비리를 저지른 적이 있는 모양입니다.”
유진이 일침을 넣었다.
“뭣?! 네, 네, 네놈이 뭐, 뭘 안다고!”
배니커는 이제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에 휩싸여 말까지 더듬거렸다.
이러다가 정말 배니커가 유진에게 또다시 추가타를 가한다면 유진은 정말 위험할 수 있었다.
척!
배니커가 말의 고삐를 당기려는 제스쳐를 보자마자 로스가 유진에게 소리쳤다.
“이제 자리를 떠나시오! 위험할 수 있소이다!”
“어딜 도망가려고 하는 게냐!”
기어코 배니커가 아예 유진을 직접 베려는 듯 유진에게로 와락 달려들었다.
그에 로스도 섬광 같은 속도로 말을 몰아 배니커의 앞을 가로막으려 했다.
하나.
유진은 무섭도록 덤덤한 표정으로 베니커를 응시하고 있었다.
‘로스, 날 지켜라. 내가 널 이 자리에 괜히 앉힌 게 아니니까.’
마치, 자신의 안위는 이미 보장되어 있다는 듯.
“죽어라!”
시퍼렇게 날이 선 검이 유진의 목을 치려 날아들던 순간.
프스슷!
로스의 검은 유진의 앞을 이미 막아섰지만,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비어있어 보이던 옆쪽 언덕에서 무언가 날카로운 기운이 치닫더니, 배니커의 옆구리를 강타하여 낙마시킨 것이다.
“크윽……! 어떤, 쳐죽일…… 헙!”
배니커는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헛숨을 들이켰다.
언덕 위에서 등장한 한 남자 때문이었다.
고오오……!
그 남자는 마치 신이라도 강림한 게 아닐까 싶은 수준의 웅혼한 기운을 퍼뜨리며 말을 타고 다가오고 있었다.
그에 수천, 수만에 달하는 아힌 가문의 용병과 기사들이 일제히 낙마하고 무릎을 휘청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놈들을 태우고 있던 전투마들은 제 주인을 밟고 도망가고, 누군가는 기절을 한 채 오줌을 지리며 덜덜 떨었다.
분명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평온했으나, 단 한 사람의 등장이 낳은 파장이 대군을 기겁게 만든 것이다.
그나마 배니커가 두 발로 땅을 지탱하고 기운을 버텨내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남자는 어느새 유진의 바로 앞을 등지고 서서 배니커를 내려다보았다.
“배니커 아힌.”
“다, 당신이 어째서……!”
유진은 자신의 앞에 기마해 있는 남자의 커다란 등을 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의 정체는-
-가, 가주님이 어떻게 여기를……?
북벽(北壁), 제이드였다.
* * *
제이드 펜첼은 등장과 동시에 아힌 가문 모두를 굴복시켜버렸다.
유일하게 제이드의 기운을 버티는 이는 배니커 아힌뿐.
배니커가 이를 뿌득 깨물며 항의했다.
“신성한 대장전에 끼어들다니……! 이게 무슨 파렴치한 짓이오!”
로스와 더불어 배니커를 지켜본 모두가 코웃음 칠 적반하장의 발언이었다.
그에 제이드가 헛웃음을 흘렸다.
“대장전의 규칙이 바뀌었던가? 두 번, 세 번 공격해도 용인되는 걸로 말이야.”
유진이 배니커의 월광계를 버텨낸 순간 이미 대장전은 끝난 거였으나, 배니커는 끝까지 이를 잡아뗐다.
“당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잖소! 게다가 이 자식이 먼저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내가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니오?!”
이런 인물에 대항하는 방법은 제이드가 잘 알고 있었다.
그저, 할 말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배니커 아힌. 당신은 3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무, 무슨……!”
“첫째, 수많은 비리를 저질러 명문육가의 명예를 떨어뜨린 죄.”
“명예를 떨어트리다니, 내가-”
“둘째, 대장전이라는 신성한 결투에서 약조를 어긴 죄.”
“당신이 뭔데 나의 잘못을 운운-”
“셋째, 내 딸 릴리안의 아들, 검룡 유진 로베르를 다치게 한 죄.”
제이드는 말을 끝내자마자 강기로 이루어진 검을 소환해 냈다.
그러자 하늘에 드리웠던 구름이 소용돌이를 치며 제이드의 위에 몰려들고, 주위에 있던 기사들이 눈을 크게 떴다.
“고, 고작 검격 한 번에 하늘이 움직이고 있어……?”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건가?”
위기감을 감지한 배니커도 본능적으로 오러 블레이드를 활짝 펼쳐 그 공격에 대항했다.
꽈아앙!
제이드의 강기.
배니커의 오러 블레이드.
두 검격이 맞부딪히자 공간이 깨어지듯 폭음이 일었다.
땅거죽이 뒤집히며 대지에 커다란 구덩이가 패이며 주위에 있던 아힌의 용병들이 튕겨 날아가고, 대지의 파편을 막기 위해 로스도 오러 방벽을 잔뜩 둘러야만 했다.
‘어쩐지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기에 예상은 했지만, 어떻게 제이드가 여기에 온 거지?’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유진은 이내 고개를 털었다. 이 후폭풍으로 기력이 다한 유진도 위험에 처할 상황이었으니까.
‘일단 제이드가 어떻게 싸우는지부터 관찰해야 해. 지금은 기회다.’
단 일 합에 일어난 거대한 여파. 이것이 바로 9성과 10성 기사의 충돌이라는 듯했다.
유진도 순간 휘청거리며 눈앞을 손으로 가렸다.
쿠구구구!
집채만 한 대지의 파편이 튀어 오르며 유진을 덮치려던-
그 순간이었다.
펄럭!
유진의 앞으로 익숙한 주작 기사단의 문양이 그려진 망토가 대지의 파편을 깨부수며 가루로 만들었다.
“……부단장님.”
“이렇게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는 신입은 네가 유일하다. 릴리안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후우.”
감스탄 부단장이었다.
“자리를 피해야겠구나. 가주님께서 뒤처리는 하실 테니.”
감스탄은 유진을 부축하려 했으나,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안됩니다. 이 전투는 가까이서 꼭 지켜봐야 합니다.”
“뭐? 네 몸이 위험하다니까!”
“괜찮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을 눈에 담아야 해요.”
감스탄은 유진이 어느새 제 몸에 오러를 둘러 보호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독한 놈.”
동시에 이렇게 위험한 순간에서도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유진을 대견한 눈빛으로 보았다.
‘8성임은 분명하다. 하나 어떻게 배니커 아힌의 공격을 막아낸 거지? 아직 8성인데도 이 정도라면, 유진이 9성에 올랐을 때는…….’
감스탄이 판단한바, 유진의 전투력은 단순히 오러의 수준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준만 따지자면 이미 9성 기사 언저리까지는 닿아있는 셈이었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감스탄과 유진이 제이드와 배니커를 응시했다.
“이게 뭣 하는 짓이오!! 지금 이 공격은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 있소이다!”
온 힘을 다해 가까스로 제이드의 공격을 막아낸 배니커가 악을 지르다시피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제이드는 배니커가 뭐라고 소리치던 신경 쓰지 않았다.
“저 떨거지들을 모두 데리고 오든, 아니면 대륙에 있는 모든 기사들을 데리고 오든, 마음대로 하게.”
제이드가 배니커를 향해 검격을 한 번 더 휘둘렀다.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실은 공격이었다.
꽈아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이번에는 땅이 쩌억 갈라졌다.
그 덕분에 그 절벽 사이에 아힌의 병사 수십이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배니커는 이번에도 사력을 다해 방어해냈지만, 이미 손은 덜덜 떨리고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두려움이 그를 휩싸고 있었다.
지금껏 10성 기사와는 합을 나눠본 적이 없었기에, 배니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무기력하게 밀리기만 하고 있었으니.
“감히! 감히이!”
결국 배니커도 마음먹고 저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이잉!
그가 유진에게 날렸던 오러 블레이드보다 곱절은 강한 수준의 오러를 끌어모아 월광계를 구성했다.
이 월광계의 이름은, 진(眞) 월광계.
분노의 권능은 물론이고, 9성에 다다르면서 환골탈태의 원리를 차용한 배니커만의 필살기였다.
특징이 있다면, 제 몸의 생명력을 일부 끌어다 쓰는 기술이었기에 수년에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위험한 기술이라는 점.
그랬기에 40대의 외양이던 배니커는 순식간에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하나, 배니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검에서 만들어진 수백 수천의 월광참이 모여 하나의 달을 형성했다.
‘제이드도 이 검은 막지 못할 터!’
배니커는 비록 유진을 쓰러트리지 못하긴 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진 월광계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펜첼이 최강이라고 생각하느냐! 오늘 펜첼 위에 아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마!”
쿠과과과과!
결국, 진 월광계가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제이드에게 쏘아졌다.
그에.
제이드는 강기로 이루어진 검을 하나 더 만들어 이도류를 구성하더니.
채앵!
크라우드식 이도류 특유의 자세를 잡았다.
이어 그가 조용히 대답했다.
“펜첼은 누구의 위에 오르려 한 적이 없다. 우리는 언제나 같은 곳에 있었지만, 모두가 두려워했을 뿐.”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