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2화(12/320)
“……?”
뒤에서 아이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일등 집사가 의문을 띤 표정을 지었다.
“유진 로베르, 뭐 하는 거죠? 포기하는 겁니까?”
“아니요. 포기하는 거 아닙니다.”
유진이 왼쪽 벽에 귀를 대고 숨을 죽였다.
‘들린다.’
일등 집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유진이 얼음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마도 함정의 위치와 종류, 패턴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전생에 경험했던 마도 함정이 그대로인지, 패턴과 위치는 바뀌지 않았는지 체크해야 하니까.’
첨벙, 첨벙…….
아이들이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곧이어.
찰칵, 찰칵…….
어떠한 쇠로 된 장치가 장전되는 소리도 들리고.
푸슈우우!
무언가가 물속에서 쏘아지는 소리도 들린다.
그 작은 소리가 어떻게 들릴 수 있을까?
묵광 덕분이었다.
오감이 강화된 덕분에 유진은 물속에서의 일을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궁금증을 참고 참던 집사가 결국 물었다.
“아니, 도대체 뭐 하는…….”
“조용히 해보세요!”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되었다.
일등 집사가 무안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마 다른 아이들은 얼음물 속에서 직접 함정을 겪으며 알아나가겠지만.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절반 정도는 답을 알고 있는 셈이야.’
그리고 이 시험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특징.
‘함정 중에는 크라우드식 이도류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생에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당시 사자의 시험에 통과했던 이들의 경험담을 돌이켜 기억해낸 것이었다.
이는 태양신교의 총지휘관 직책에 있으면서 전달받은 극비였다.
시선을 저 멀리에 두니 녀석들이 잠깐씩 숨을 쉬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게 보였다.
“푸하!”
“으으! 추워!”
물론 그들은 추위에 떨 뿐 출발 선상에 서 있는 유진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거의 모든 함정의 특징들을 파악하던 참이었다.
“뭐야? 너?”
엘도라가 저 앞에서 물 밖으로 빠져나와 유진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가?”
“너 왜 그러고 있어? 포기한 거야?”
“신경 쓰지 말고 가던 길 가.”
“설마 거기서 함정들의 특징을 파악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
날카로운 예측이었다.
“그래봤자 뭐가 들릴까? 시간제한이 있는 데다가 시간은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데.”
엘도라의 말대로 이 시험에는 6시간 정도의 시간제한이 있었다.
그랬기에 유진의 선택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추워서 그런 거야? 몸 데우려고?”
“넌 나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냐? 그냥 가!”
“관심 같은 소리……!”
엘도라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그대로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 그녀의 오러 수준이라면 이 정도 추위는 감당해낼 수 있겠지.
유진도 비로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그러자마자.
‘후우, 다시 겪어도 정말 무지막지하군.’
뼛속까지 얼어버릴 듯한 추위가 엄습했다. 이가 덜덜 떨리는 듯하다.
또한 물속은 생각보다 훨씬 어둡고 깊었다.
이대로 1시간만 이 얼음 호수에 들락날락해도 저체온증에 걸려 움직임이 현저하게 느려질 터였다.
그리고 다른 녀석들은 아마 몸에 얇은 오러막을 둘러 추위를 물려낼 것이었다.
물론 유진도 그동안 세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이미 투귀와의 훈련에서 얼음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훈련은 수도 없이 해왔으니까.
정신력과 최소한의 오러만을 이용해 추위는 물리쳐낼 계획이었다.
첨벙!
“흡!”
숨을 들이켠 유진이 잠영을 시작했다.
그가 지난 수년간 해온 훈련 중에는 승마나 수영, 낙법과 같은 기술도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마치 물 밖에서 10분간 있었던 시간을 만회하겠다는 듯, 유진이 매우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로질렀다.
사무치게 춥고, 어두우며, 어떤 날카로운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을 물속을 헤엄친다는 건 어떤 이에게는 매우 두려운 일이겠지만.
‘나에겐 묵광과 전생의 기억이 있다.’
한창 물속을 뻗어 나가던 때였다.
찰칵…….
왼쪽 밑에서 쇠붙이가 젖히는 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들렸다.
물론 유진은 저게 뭔지 알고 있었다.
쐐애액!
쏘아진 것은 커다란 작살.
유진이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작살을 피했다.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이미 물 밖에서 작살이 쏘아지는 위치와 속도, 방향 등을 파악해놓았기 때문이다.
찰칵, 쐐애액!
찰칵, 슈우욱!
오른쪽 위, 왼쪽 위, 정면, 후방.
작동음과 함께 쏘아지는 대여섯 발의 작살을 죄다 피해냈다.
하나는 몸을 비틀고, 하나는 고개를 숙여서, 하나는 몸을 굽혀서 피해내며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나아갈수록 호수의 물이 차가워져 가고 더욱더 어두워졌지만, 유진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헤엄쳤다.
그리고 곧 무리에서 뒤처진 녀석들을 따라잡았고, 그들의 뒷모습이 어슴푸레 보였다.
세 명 정도 되었다.
앞서나가던 세 녀석이 뒤쪽에서 유진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유진의 속도가 너무 빨랐으니까.
“……!”
‘비켜.’
유진이 손등을 튕기며 그들에게 앞길을 비키라고 신호를 주었다.
물론 그들은 이내 코웃음 치며 유진을 무시했으나, 유진은 피식 웃으며 그들을 보란 듯이 추월했다.
그리고 곧.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여기부터군, 연발 작살.’
일정 영역에 들어서자 작살의 발동 음들이 연속해서 들려오더니.
쐐액! 쐐액! 쐐액! 쐐애액!
이 얼음 호수에서 가장 커다랗고 날카로운 작살들이 발동되는 순간이 왔다.
연발된 작살들은 매섭게 유진을 몰아쳤다.
그가 곧바로 회피 동작을 취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노리는 작살들을 그림과 같은 몸놀림으로 비켜낸다.
몇 개는 아예 피해내고, 몇 개는 작살 대를 팔로 튕겨내서 방향을 틀어버렸다.
연발 작살에는 규칙과 패턴, 정해진 속도와 방향이 있었다.
그것들을 이미 알고 있는 유진은 보다 수월하게 작살들을 피해낸 것이다.
‘궁귀가 가르쳐준 곡예운이 여기서 유용하게 쓰이는군.’
곡예운(曲藝運).
화살과 같은 공격을 피할 때 사용하는 곡예와 같은 움직임을 나타낸 동작이었다.
그림과 같은 움직임이 특징.
‘물속에서 곡예운을 사용하니 숙련도가 급격하게 느는 느낌이야.’
뒤에서 유진의 뒤꽁무니를 보고 있던 녀석들이 입을 떡 벌리고 멈춰 섰다.
‘아니……!’
‘미친……! 무슨, 어디서 뭐가 날아올지 이미 다 알고 있는 건가!?’
‘저걸 다 피했다고……!’
십여 초간 폭우처럼 쏟아지던 작살들을 한 대도 맞지 않고 스쳐낸 유진이 유유히 멀어졌다.
세 녀석은 가만히 굳어 있다가, 결심을 내렸다.
‘크윽…… 나, 난 못하겠어!’
한 녀석은 지레 겁을 먹고 출발점을 향해 되돌아갔고.
‘해보자……!’
‘여기까지 왔는데!’
두 녀석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방금 유진이 지나친 그 연발 작살의 영역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내.
피짓!
‘커억……! 아, 안돼, 못해!’
한 녀석은 다리에 작살이 깊게 베여 곧바로 영역을 벗어나 수면 밖을 향해 다급히 올라갔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쉭, 쉬익……!
어떻게든 유진의 몸놀림을 따라 해 작살들을 피해내긴 했으나.
‘허억, 허억…… 사, 산소가 필요해. 숨이……!’
순식간에 호흡이 모자라게 되어 움직임이 급격하게 느려졌다. 체력 안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어떻게 그 유진이란 녀석은 이 작살들을 피하고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나아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수면 밖으로 최대한 빨리 나가야 했다.
하지만.
‘이, 이게 뭐야! 수면이 얼음으로……!’
숨을 쉴 틈이 전혀 없었다.
‘끄윽…….’
녀석의 의식이 서서히 흐려졌다.
* * *
같은 시각.
-형! 상처는 괜찮아?
-할만해. 아직까진.
물속에서 아인스와 제인스가 헤엄을 치며 입 모양과 몸짓으로 의사를 주고받았다.
그들은 12명 중 맨 앞, 선두였다.
유진보다 훨씬 앞서있는 인스 형제는 초반에는 자신들이 1등이라는 사실에 도취해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가문에서부터 이러한 상황을 모의로 꾸민 환경에서의 훈련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시리우스가 설계한 훈련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왜 이런 훈련을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사자의 시험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뿐, 시리우스는 일종의 시험 유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스 형제는 위기였다.
-크윽…….
제인스가 연발 작살 영역에서 왼쪽 다리를 베인 것이다.
다행히 아인스는 그것을 간신히 피했지만, 형이 다친 것이 계속 신경 쓰였다.
하지만 희망이 있었다.
-형! 저기! 저기!
-얼음 동굴……! 저기만 지나면 돼!
얼음 동굴이 저 앞쪽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 잠깐 위에 올라가서 숨 좀 쉬고 가자……!
-그래……!
인스 형제가 고개를 동시에 끄덕이고 수면 위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안녕, 친구들?
분명 물속인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귀여운 목소리가 그들의 머릿속으로 전해졌다.
깜짝 놀란 인스 형제가 주변을 휙휙 둘러보다가 발견했다.
맑은 눈망울을 가진 흰색 물개가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
유진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뒤로 두 명 정도의 아이들을 제쳤다. 아마 유진의 앞쪽에는 라울러와 인스형제, 그리고 엘도라 정도가 있을 터였다.
연발 작살 영역을 통과하고 난 뒤에는 인내력과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한기에 맞서 싸울 수 있는가, 그리고 숨을 참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솔직히 쉽지 않았다.
물론 그 이유가 ‘정신력이 약해서’는 아니었다.
다만 얼음 동굴에 들어섰을 때 유진이 계획했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오러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진은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차가운 물 속, 숨을 참아야 하는 상태, 눈앞도 어둡다는 극한상황에 놓이니 오히려 성장이 빨라지는 느낌이야.’
무술 스승들에게 익힌 기술들을 사용하면서 숙련도는 물론 근력, 집중력, 정신력, 체력이 빠르게 늘었다.
사자의 시험을 통해 매 순간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음?’
그러던 참, 눈앞에 붉은색의 물이 옅게 흩어져 보인다.
유진은 곧바로 알아챘다.
‘피다. 누군가 다쳤어. 아마 그 빌어먹을 사자의 정령 때문이겠지.’
그리고 곧.
유진에게도 정령이 나타났다.
-안녕, 친구야?
어느새 그의 뒤쪽에서 있는 무언가.
하얀 물개였다.
놈이 앞다리를 흔들며 해맑게 웃었다.
-너, 얼음 동굴로 가는 길이지? 나는 사자의 시험에서 길 안내를 맡은 정령이야.
물속에서도 목소리가 들리다니, 아마 마법 같았다.
-의심은 하지 않아도 돼. 나는 애초에 제이드님이 고용하시고, 가명까지 받은 몸…….
-빌어먹을 자식.
유진이 입 모양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자, 정령이 고개를 갸웃했다.
-……?
이가 뿌득 갈린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