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33)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33화(133/320)
‘별걸 다 줄이네. 내 뒤에 뭐가 있다고.’
-무려 펜첼의 가주님, 뮬, 클라크, 릴리안님부터 해서 오스틴과 로베르까지. 이거면 세상 다 가진 게 아니냐?
‘……그런가.’
인스 형제가 이를 빠득 갈았다.
“하여튼, 그 자식, 뭔가 수상하다.”
“일단 알겠어. 근데 나보다 감스탄 부단장님께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감스탄 부단장님? 왜?”
유진이 턱으로 인스 형제의 뒤쪽을 가리켰다.
어느새 감스탄이 인스 형제에게로 비척비척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서열식에서 워낙 무리했기에 원래는 움직이면 안 되었지만,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로 훈련을 참관하고 있었다.
체첸이 피식 웃었다.
-무슨, 흑지쪽 사막 지역에서나 볼 수 있다던 자이언트 좀비와 행색이 똑같구나. 그 와중에 참관을 하다니, 감스탄도 참 열정이 넘쳐.
감스탄이 어기적대며 인스 형제에게 말했다.
“아인스, 제인스. 훈련을 안 하니 몸이 근질근질했던 모양이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유진이랑 할 말이 있어서요.”
“말은 다 끝났나?”
“어…… 대충, 네.”
“그러면 구염참을 알려주마.”
다짜고짜 열정에 가득 찬 얼굴로 인스 형제에게 구염참을 알려주겠다니.
유진은 그런 감스탄을 보며 피식 웃었다.
‘모래시계를 가져온 이후로 옛날에 그 악귀로 명성을 떨치던 성격이 부활한 모양이네. 훈련시키는 데에는 아주 그냥 도사야.’
-그러게 말이다.
“아, 아니, 오늘까지만 쉬면 안 되나요? 4대4 대전 보상으로 휴식 시간 주신 거였잖습니까.”
“아니? 여기 들어온 이상 특훈이다! 네 녀석들이라면 구염참을 펼쳐낼 수 있을 것이야! 유진, 너도 함께하겠느냐?!”
감스탄은 이제 유진까지 끌어들여 훈련시킬 생각이었다.
“전 오늘 어머니가 와서 이제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스 형들 잘 훈련시켜 주세요. 죽기 직전까지.”
“뭣……? 죽기 직전?”
“릴리안님이 온다고? 음, 그러면 마중 나가야지. 인스 형제는 내가 좀 데려가마.”
“그러세요.”
유진은 알아서 잘할 것을 알기에 감스탄은 고개만 끄덕이곤 인스 형제를 끌고 모래시계 안으로 들어갔다.
‘오히려 전보다 더 열정이 넘치시는데.’
“죽기 직전까지 하라는 말 취소해! 유진! 유진 로베르!”
“너 그 말 왜 했어. 왜 했냐고!”
인스 형제는 감스탄에게 질질 끌려가며 두려움에 울부짖었다.
* * *
시간이 흘러 밤이 찾아온 펜첼.
이동 관문을 타고 펜첼에 도착한 릴리안을 유진이 반갑게 맞이했다.
“어머니.”
“내 새끼!”
릴리안은 유진을 보며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밥은 먹었니? 아픈 데는 없고? 서열식은 다 문제없었어? 뮬 오빠를 상대로 이긴 소식은 듣긴 했다만.”
“네, 다 괜찮아요. 애초에 직접 싸우지도 않았는데요, 뭐.”
“아이구, 이뻐라, 내 아들.”
릴리안이 유진을 꼭 껴안는다.
자랑스럽다며 연신 외쳐대는 릴리안에 유진은 머쓱한 듯 머리만 긁적였다.
실제 나이로 치면 40대 중반이 다 넘어가는 나이였으니 그럴 수밖에.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기사단 1위를 차지하겠다는 거, 꼭 안 지켜도 된단 말이야.”
유진은 조용히 웃었다.
그가 기사단의 순위를 끌어 올리려는 이유는 자신의 군대를 양성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제이드와 릴리안의 관계를 되돌려 놓으려는 의도도 있었으니까.
물론 릴리안은 그걸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버지와 나의 관계는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릴리안은 유진의 속내를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가주님께만 말씀드린 건데.”
“그 정도 의도도 못 알아채겠니, 내가. 호호.”
릴리안과 유진은 숙소로 걸어가며 대화를 마저 나눴다.
“서열식이 되면 네 아빠도 올 거야. 웬만하면 안 오는 양반이 이번에는 어지간히 네가 보고 싶나 봐.”
“무조건 이겨야겠네요.”
“부담 주려고 한 말은 아닌데…… 이기면 좋기야 하겠지? 그렇다고 다치진 말고.”
“기사가 원래 뭐 맨날 다치고 구르고 하는 거죠.”
옛날의 자신이 떠오른 것인지, 잠시 유진을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릴리안이 손가락을 튕겼다.
“아, 우리 갈 데가 있어.”
“갈 데요?”
바로 현무기사단장인 클라크의 집이었다.
릴리안이 클라크의 집을 두드리자 나오는 엘도라가 문을 열고 맞이했다.
* * *
“들어오세요.”
클라크의 집에 들어온 유진과 릴리안은 엘도라의 안내로 부엌 의자에 앉았다.
엘도라는 유진과 릴리안이 왜 여기에 왔는지 궁금할 법도 했으나, 의외로 별 말을 않았다.
아마 클라크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전에 임명식에서 봤었지? 엘도라?”
“네, 그때 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오다가다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자리에 앉아 마주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그간 몰라보게 컸구나. 딱 느껴지는데?”
“네? 아, 하하. 다 유진 덕분이죠.”
엘도라가 유진을 한 번 응시했다.
그녀의 말대로 유진이 동기들은 물론 주작 전체를 그토록이나 모질게 굴려댄 결과였다.
물론 엘도라는 그런 유진에게 고마운 마음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두려운 감정도 들었다.
‘이 녀석의 이면에 악마가 든 게 아닐까.’
그 정도로 유진의 훈련 방식은 거칠고 살벌했다.
피를 흘리던 살갗이 찢어지던 훈련은 계속해서 이어졌으니까.
유진이 어깨를 으쓱여 보이자 엘도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릴리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버지 보러 오신 거죠?”
“응, 현무기사단장님…… 아니, 클라크 오라버니는 쉬고 계시지?”
릴리안은 클라크를 본 것도 꽤 오래되었기에 오라버니라 부르는 것도 익숙지 않았다.
“네, 계속 주무시고 계세요. 부상이 워낙 커서…….”
엘도라가 이렇게 말을 할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다친 걸까.
릴리안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도대체 백호와의 싸움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때, 침실에 누워있던 클라크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유진 왔느냐? 녀석, 안 와도 된다니까 굳이 굳이 왔구만.”
어기적어기적 부엌으로 걸어 나온 클라크는 릴리안을 발견하고 화색을 띄웠다.
“엇? 릴리안, 언제 왔느냐! 로베르에 있어야 한 녀석이 왜 여기에?”
“오라버니 보려고 왔죠. 근데 몰골이……!”
릴리안이 인상을 구기며 클라크에게로 다가갔다.
클라크는 팔다리의 깁스는 물론이고 가슴이나 몸에도 붕대를 두르고 있었다.
분명 펜첼의 치료사에게 치료를 받았을 텐데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그거야, 뭐, 기사들이 다치는 일이야 종종 있는…….”
“아니, 하필 백호한테 그 지경이 되냐구요! 정말…….”
릴리안이 못 살겠다는 듯 속상한 마음을 있는 대로 표현했다.
“시리우스, 그 양반은 흑지에 다녀오더니 진짜 정신이 나가버렸나? 서열식이 언제부터 막 때려눕히고 스트레스 푸는 자리가 됐죠?”
릴리안이 얼굴까지 빨개져 가며 시리우스를 험담했다.
클라크도 그런 릴리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니 그저 어색한 미소만 짓다가 유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다, 유진.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줘서.”
“저한테 미안할 게 뭐 있어요. 아쉬운 건 삼촌일 텐데요.”
“그래도 1위 결정전에서 만나길 바랐는데, 그게 어렵게 됐으니…….”
“정 미안하시면 아시는 것 좀 다 말해주세요.”
유진이 화두를 뗐다.
“저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됩니다. 클라크 삼촌이 시리우스 삼촌에게 그 정도로 당했다는 게요.”
클라크가 말을 아끼려는 듯 침묵을 지키자, 유진이 덧붙였다.
“시리우스 삼촌, 클라크 삼촌,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8성이었습니다. 아무리 8성의 사이에도 격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로 다쳐서 오신 걸 보면 뭔가 술수를 썼다는 건데…….”
유진이 이제 대답을 원한다는 듯 클라크를 응시했다.
“그래, 맞다. 솔직히 나도 시리우스 형님이 이 정도로 세게 나올 줄도 몰랐고, 수준이 이 정도일 줄도 몰랐다.”
“싸울 때 좀 어땠어요?”
“9성을 앞두고 있었다. 확실해.”
그 말에 유진의 눈이 크게 뜨였다.
“9성이라니, 8성에서 9성으로 가는 게 얼마나 큰일인데…… 그 사이에 시리우스 삼촌이 9성이 됐다고요?”
“아, 아니, 오라버니, 정말로 확신해요?”
유진은 물론 릴리안도 놀란 눈치였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유진이 클라크에게 재차 물었다.
“싸울 때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거나, 못 맡던 냄새가 났다거나 하는 건 없었어요? 작은 거라도 좋으니 말해주세요.”
“말하면 네가 따로 할 수 있는 게 있는 거냐?”
“1, 2위전은 앞두고 있는 입장인데, 정보가 있어야 대비를 하겠죠. 없었나요?”
클라크는 솔직히 주저되었다.
자신이 감지한 것들을 외부에 발설해도 되는 사안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하고 있단 걸 눈치챈 유진이 첨언했다.
“시리우스 삼촌이 적법한 인물이 아니라는 건 이미 펜첼의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주님도요.”
“…….”
“현무의 신념을 지켜주세요.”
현무의 신념은 간단했다.
옳은 일을 하는 것.
유진이 그 점을 꼬집자 클라크의 마음도 동했다.
“……죽은 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진은 거기까지만 듣고도 모든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죽은 자의 목소리? 그렇다면……!
‘응, 혈석을 이용한 것 같아. 시리우스가 전사의 요람과 내통하고 있다는 건 이제 확실하네.’
추가로.
‘전사의 요람에서 만든 최초의 혈석은 내가 가져갔지만 연구자료는 남아있었겠지. 그걸로 보급형이라도 만든 것 같은데.’
여기까지 추측을 이을 수 있었다.
이제 의심에서 확신으로 심증을 굳힌 유진이 확인차 질문했다.
“그리고 혹시 연초 냄새가 나지는 않았나요.”
“마, 맞다. 시리우스 형님은 파이프를 피우지 않는데, 연초 냄새가 좀 났었어. 가까이에서 싸울 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그 연초 냄새, 어디서 맡았는지 기억나지 않으세요?”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 같기는 했는데…… 어딘지는.”
“글람푸스탄 사건이 끝나고, 주검이 돼서 돌아온 현무 단원들에게서 났었죠.”
“……!”
이쯤 되자 클라크도 가닥이 잡히는지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당시 현무 단원들의 죽음에는 전사의 요람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게 확실했으니.
클라크도 바보가 아니니 시리우스가 전사의 요람과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걸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흑룡의 피 사건을 통해 시리우스라는 인물은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저지르는 작자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릴리안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가주님께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직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 저번처럼 유진이 미스릴을 이용해서 확실한 물증을 잡지 않는 한 정보를 흘려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그래도, 우선 가주님께 의심 가는 정황이 있다는 건 미리 언질을 줘야……!”
“그것도 그렇지만.”
클라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결정적으로, 가주님께서는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이시다.”
그가 이어 설명한 내용은 다소 미스테리했다.
북부 외곽에 있던 펜첼 소속의 중소 영지 하나가 초토화되었는데, 그 영토에 남은 오러의 잔재를 조사해보니 9성, 혹은 그 이상의 수준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때문에 제이드가 직접 호위기사를 이끌고 사건 발생 장소로 파견을 나간 상태였다.
즉, 제이드가 펜첼을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듣던 유진의 눈매가 깊게 가라앉았다.
‘이것도 전사의 요람과 시리우스가 모략한 게 뻔하다.’
금월단에 조사를 요청해 놓은 바가 있긴 했지만, 이런 사건으로 제이드가 자리를 비울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나, 단 한 가지는 확실했다.
‘시리우스, 당신은 선을 넘었어. 죽여 없애야 한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