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36)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36화(136/320)
-왜 그랬느냐? 왜 나를 버렸어?
‘아니, 진짜로 그것 때문에 이러는 거였어?’
-그렇게 가차 없이 버려버리고 저 용놈과 잘도 붙어먹겠다는 거냐!
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질투도 아니고…… 도대체 뭐야. 내가 널 왜 버려. 싸우다 보면 이도류도 쓰고, 검 하나만 쓰고 하는 거지. 그래서 잠시 내려 둔 거야.’
-……그런 거냐? 일도류를 위해 버린 것일 뿐인 거지?
‘그렇다니까.’
아마도 체첸은 유진에게서 버려지면 영원히 쿠란의 검 속에서 혼자 살아야 했기에 질겁한 모양이었다.
그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지크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엣헴. 가만 듣자 하니 용놈, 용놈 하는데, 너는 무엇이지? 말을 조심히 해야 하지 않겠…….」
-나? 용 따위는 일검으로 썰어버리는 유진의 수호 정령이다. 신참이 감히 선배한테 못 하는 말이 없구나. 앙?
「신참이라니! 아무리 네놈이 나의 계약자를 보필하던 자라 하더라도, 내가 화룡의 알로서 지내온 세월이 몇 년인데!」
‘몇 년인데?’
「그게…… 음…… 하여튼 오래됐습니다.」
유진은 지크의 기억이 부분적으로 빈틈이 있는, 온전치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궁금증이 동한 유진이 지크에게 물었다.
“근데, 화룡의 알로서 살았다고? 화룡으로서가 아니라?”
「그렇습니다. 비록 심상 세계가 아닌 이 세상 밖에 나온 건 조금 전에 불과하지만, 알로서 존재하며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고 있고, 필요한 지식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식은 있지만, 지혜는 없다, 이런 말이네. 똑똑한 꼬맹이라고 봐도 되겠어.’
「또, 똑똑한 꼬맹이라니…… 끄응, 뭐, 따지고 보면 그렇지요…….」
‘그러면 그 역사와 지식은 어떻게 습득하게 된 거지?’
화룡이 얼버무렸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웬 흑색의 로브를 입은 존재가 알의 상태로 있는 저에게 그러한 지식들을 주입한 것만 알 뿐.」
‘그게 누굴까…….’
유진이 잠시 추측했다.
화룡알은 태양신교의 비밀공간에서 발견했다.
그런데 흑색의 로브를 입은 존재가 화룡의 알에 무언가 처리를 해놓았다니?
태양신교에 흑색의 로브를 입은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백색의 로브를 입은 자가 있다면 바로 교황 테오스였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교황 정도 되는 위치의 인물이 화룡의 알과 관련이 있을 거다.’
우선 거기까지만 추측할 수 있었다.
「그래도 화룡은 화룡인 법! 이 몸에게 저런 미개한 정령 따위가 함부로 할 수는 없단 말입니다!」
-그래봤자 너도 내 처지랑 똑같다! 어디 말대꾸를 따박, 따박!
빡!
「아아악! 이 미친 정령이……!」
지크와 체첸은 한 공간 안에 있는 건지 체첸이 지크를 꿀밤 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유진! 내가 이 용놈의 선배로서 이 정도 군기는 잡아도 되는 거 맞지? 그렇잖은가?!
「계약자님! 이게 맞는 건가요? 그대의 수호룡이 이따위 정령 놈한테 얻어맞고 있는 걸 보고만 있을 셈인가요?!」
지크와 체첸이 유진의 대답을 기다렸다.
유진이 툭 내뱉었다.
‘지크.’
「예! 역시 수호룡인 내가 이 자식을 두들겨 패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지요? 그렇지요?」
‘너는 체첸의 후배로서 체첸에게 복종해. 안 그러면 나한테 혼날 줄 알아.’
「에에……?」
-크하하하! 역시, 검룡은 검룡답구나! 판단력이 수준급이야! 하하하! 잡룡, 지크! 까불면 처맞을 줄 알아라! 알겠느냐!
「마, 말도 안 돼…….」
* * *
흑지에 위치한 청탑.
줄리아는 기록마법을 시전하는 데에 열중이었다.
자그마치 수개월에 걸쳐 기록마법을 실행하고 다듬었다.
하나, 대륙에서 내로라하는 마법 천재인 줄리아조차도 기록마법의 시전은 쉽지 않았다.
“이게 맞는데…… 아버지가 알려주신 대로, 이게 맞는데…….”
마법진을 제대로 그렸는지와 더불어 필요한 재료를 올바로 사용했는지 적어도 100번은 확인했었다.
그런데도 기록마법은 도통 시전되지 않았다.
청탑주의 말이 떠올랐다.
-기록마법은 웬만한 마법사라고 해도 사용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마법진의 구현이 어렵거나 필요한 재료가 희귀하다는 것보다는 고귀한 혈통과 시전자의 간절함,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가가 가장 중요해.
줄리아가 이를 뿌득 깨물었다.
‘고귀한 혈통? 이건 문제가 아니야. 유진을 보고 싶어 하는 내 간절함이 부족한 건가? 아니면 유진에 대해서 내가 잘 모르는 건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유진을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데, 잠도 못 잘 정도로! 게다가 유진에 대한 정보?”
줄리아가 고개를 돌려 벽면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온통 유진에 대한 기사와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무슨 업적을 이루었는지.
그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까지!
유진에 관한 웬만한 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음, 다만 모르는 게 한 가지 있다면, 어떤 여자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유진은 여자관계가 너무 깨끗했다.
아무리 15살, 어린 나이라고는 하지만 이맘때 혼인을 맺는 사내들은 차고 넘쳤다.
그랬기에 줄리아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유진을 일찍부터 흠모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하아. 유진이 여자에 관심은 전혀 없고 오로지 성장만을 위한 미친 훈련 성애자 같은 사람이 아닌 이상 이건 말이 안 되는데…… 어떻게 여자에 관심이 없지.”
그저 기록마법을 이용해서 나중에 있을 펜첼의 서열식이나 한 번 생중계로 보고 싶은 거였는데, 그것조차도 어려울 모양이었다.
그렇게 중얼거리던 차였다.
우웅!
갑자기 마법진이 번쩍 빛나며 진동하더니 기록마법이 시전되기 시작했다.
“어? 어어? 뭐지?”
둥그런 마법진이 미친 듯이 빠르게 회전하더니, 줄리아의 마력을 쑤욱 뽑아가 사용하면서 허공에 화면 하나를 띄웠다.
펜첼의 커다란 성의 모습이 잠시 허공에 드리웠다.
“어……? 나 성공했나 봐!”
이어 펜첼의 성이 화면을 스쳐 지나가고는 화면이 펜첼의 영지 중 한 장소를 확대했다.
바로 주작 연무장, 남관이었다.
불이 켜진 남관에서는 기묘한 오러의 에너지가 몰아치고 있었다.
“이 이른 시간부터 훈련을 하고 있는 건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을 때쯤, 기록마법이 중단되었다.
“허억, 허억…….”
줄리아에게서 어마어마한 마력을 앗아간 기록마법의 마법진은 금세 사라졌다.
덕분에 줄리아는 숨을 크게 헐떡이며 제 몸을 힘겹게 가눠야 했다.
심지어 거울을 보니, 그녀의 머리카락이 붉게 물든 상태였다.
이런 현상은 그녀가 마력과 정신력을 극한으로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힘겨운 몸이나 지친 정신은 아무래도 좋았다. 유진의 그림자라도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았으니까.
덜컥!
그러던 와중, 청탑주가 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왔다.
“줄리아! 너, 설마……!”
“아빠! 저 성공했어요!”
“역시 내 딸이야!”
하하하!
청탑주는 크게 웃으며 줄리아를 껴안았다.
“이렇게만 계속하면 대륙의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대마법사가 될 거다. 내 딸, 장하다!”
마법진의 구현은 이미 누구보다 능숙하게 행할 수 있었으니, 이제 줄리아의 앞길은 비단길이라 봐도 무방했다.
“예로부터 기록마법을 펼치는 자만이 진정한 탑주가 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과연 내 딸이 적임자였구나!”
어찌 된 게 당사자인 줄리아보다 아버지인 청탑주가 더 기뻐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그때, 줄리아가 설핏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빠.”
“그래, 뭐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말하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대령하마. 오늘은 성대한 파티를 벌여야……!”
“대마법사도 좋고, 탑주도 좋지만, 사실 제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닌데…… 괜찮을까요?”
청탑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응? 그러면, 딸이 원하는 게 뭘까? 뭐든 말해주려무…….”
“사랑.”
줄리아가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벽면 한가운데, 대문짝만한 유진의 전신사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유진의 사랑이에요…….”
청탑주가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딸 다 키워놨더니…… 웬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이 내 딸을 빼앗으려 들어……? 크흑……!”
그가 질투를 담아 유진의 사진을 잠시 노려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 * *
같은 시각.
오싹!
유진은 남관을 나서려다가 어디선가 불현듯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홱 돌렸다.
“뭐지?”
왠지 모르게 싸하면서도, 동시에 살벌한 기운을 직면한 느낌이었다.
심지어는 오한이 들 지경.
-무슨 일이냐. 갑자기.
‘뭔가 시선을 느꼈는데. 누구지?’
-내가 탐지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착각인가.’
유진의 감각은 묵광을 연공한 이후로부터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그랬기에 지금처럼 묘한 기운을 느꼈다는 건,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들어맞는 게 보통이었다.
-도끼병이라도 걸린 게냐? 화룡과 계약하니 기세가 하늘을 찌르느냐? 헹!
유진이 지크에게 말했다.
‘지크, 너한테 행동 강령 하나 추가해야겠다.’
「다른 계약자가 수호룡에게 설설 기는 게 대부분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행동 강령을 따르라니…… 크흑, 내 신세가 이리 기구해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 기구한 신세, 한풀이해야지. 체첸이 나한테 까불면 꿀밤 한 대씩 먹여. 알겠지? 그게 지크, 너의 첫 번째 행동 강령이야.’
「저, 정말입니까?!」
체첸이 기겁했다.
-아니! 분명 10분 전에는 이 화룡 놈이 나에게 복종하는 게 규칙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꿀밤이라니! 가당치 않은 소릴……!
‘지크, 당장 실행해.’
「이행하겠습니다!」
빠악!
지크가 체첸의 머리통을 세게 갈기는 소리가 울렸다.
-아악! 이 미친 잡룡 놈이 처돌아가지고……!
‘잘했어, 지크. 또 까불면 두 대 때려도 돼.’
「알겠습니다! 크하하! 어디 감히 미개한 정령 따위가 고귀한 용에게 대들어? 어디 또 까불어봐라, 엣헴!」
-크으윽……! 저, 저, 유진만 믿고 충성심 과도해진 꼴이 아주 가관이구나, 가관……!
빡!
-크아악!
「행동 강령을 성실히 이행 중입니다, 계약자님!」
‘잘했어.’
지크는 유진이 말했던 대로, 머리는 똑똑하지만 성숙하지는 못한 꼬맹이와 비슷했다.
체첸은 분에 차 부들거리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런데, 이제 그 신비한 연공법도 6성에 다다를 때가 되지 않았느냐? 네 수준 정도면 그 시선이 괜히 느껴진 게 아닐 텐데.
묵광을 말하는 것이었다.
유진과 체첸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꽤 많은 것들을 공유했고, 체첸도 유진이 가진 힘의 원천이 묵광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유진이 대답했다.
‘모르겠어.’
-응?
‘모르겠다고. 이건 애초에 내가 가문의 서고에서 우연히 집은 고문서로 대충 짜 만든 거라 자세하게 알 수가 없거든.’
물론 거짓말이었다.
-대충 짜 만든 걸로 15살에 8성에 올랐다라…….
다만 체첸은 유진을 칭찬하기 싫어 말을 삼켰지만, 그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매번 느끼는 바였다.
체첸의 물음에 유진도 잠시 고민에 잠겼다.
‘사실, 묵광을 만들 때 참고했던 서적이야 무수히 많지만, 가장 근본이 되는 건 태양신교의 황금고에 있던 희귀한 고성서.’
신화서(神化書).
자그마치 신이 되려는 자가 읽는 책이란 뜻을 가진 만큼, 방대한 양의 내용이 담긴 서적이었다.
물론 신이 된다는 것은 허황된 일이었지만, 덕분에 유진은 분명 대륙 유일의 마검사로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체첸도 그 점을 알고 있었고, 그런 유진의 아래에서 제 역할을 할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묵광 6성에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이냐?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깨달음이지. 뭐.’
-너무 두루뭉술하다! 그걸 구체적으로 알아야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할 터인데?
‘내 생각에는 속성에 대한 친화력이지 않을까 싶어.’
그 추측의 근거는 간단했다.
묵광 1성의 효과, 무술을 위한 강건한 육체.
묵광 2성의 효과, 정신 방벽.
묵광 3성의 효과, 마법 구조에 대한 이해.
묵광 4성의 효과, 기척 제거.
묵광 5성의 효과, 만독불침까지.
크게 맥락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쯤에서 추가될 효과로서 가능성이 높은 건 속성에 대한 숙련도일 터였다.
애초에 묵광이라는 게 신이 되고자 하는 이가 읽어야 하는, 다시 말해 완벽한 마검사를 만들기 위해 쓰인 책이었으니까.
실제로 신화서에서는 크게 4대 속성으로 수화지풍(水火地風)을 언급하고.
그 안에서 뇌전이나 얼음, 빛, 어둠 등 다양한 속성을 익히라 되어 있었다.
‘아니면 내 예상과 다르게 전혀 다른 효과를 얻을 수도 있어. 어찌 됐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묵광 6성부터는 전혀 예상이 어려웠기에,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이라면 불에 대한 속성을 깨닫는 게 제일 빠르겠지.’
더군다나 백호에서는 바람의 속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특히나 불이 효과적일 터였다.
숙소에 도착한 유진이 나머지 작업을 시작했다.
탁.
화룡알에 왼손을 올려놓고, 불의 기운을 뽑아낸다.
‘백호는 불로 잡는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