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39)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39화(139/320)
파앗!
어느샌가 제이드의 뒤쪽에 도착한 흑색의 괴인이 제이드를 향해 쇄도했다.
“어찌……?!”
그 와중에도 제이드는 무언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의문에 물든 탄성을 내뱉으며 순백의 색깔로 물든 오러 블레이드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제이드는 수천 마리의 괴인들을 물리치기 위해 일반적인 신검합일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반드시 달라야만 했다.
신검합일 광(光).
빛과 같은 속도로 내뿜어진 새하얀 오러가 대지를 쪼개며 괴인에게 치달았다.
치이잉!
그 누구도 제이드의 신검합일을 버텨낸 자는 없었다.
심지어 그냥 신검합일도 아닌, 한 단계 상위 격의 공격인 ‘광’이었다.
애초에 에막스는 제이드가 신검합일 광을 꺼내는 장면은 처음 마주했다.
그가 이 정도의 기술을 꺼내야 할 만큼 저 흑색 괴인이 강력한 놈이란 말인가?
하지만.
흑색의 괴인은 단순히 한쪽 팔을 빠르게 쳐들어 보였다.
방어 행동을 취한 것이었다.
꽈아앙!
귀가 얼얼할 정도로 커다란 충격음이 대지를 때렸다.
누가 본다면 코웃음을 칠 정도로 허술한 방어였으나.
“크르륵…….”
가루가 되다 못해 무(無)의 영역으로 돌아가야 했을 흑색 괴인은 단지 팔 한쪽만이 잘린 상태였다.
“마, 말도 안……!”
에막스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진 사이.
흑색의 괴인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제이드를 죽일 듯이 노려보다 자리를 벗어났다.
아마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팟!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처음부터 없었던 게 아닐까 싶은 정도였다.
“놈을……!”
뒤늦게 놈을 쫓으려는 에막스를 제이드가 곧바로 막아섰다.
“위험하다.”
“……!”
가주님조차 경계하는 존재라니, 정녕 누가 제이드를 긴장케 할 수 있는가?
하나, 지금은 그 궁금증을 해결할 타이밍이 아니었다. 제이드의 표정이 너무나 심각했으니까.
주르륵!
제이드가 검날에 잔뜩 묻은 괴인의 핏물을 거칠게 털어냈다.
에막스가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이드를 중심으로 펼쳐진 광경은 말 그대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하나로 형성되어 있던 산맥은 두 개, 세 개로 갈라졌고, 평평한 모습으로 하늘을 마주 보던 대지는 온통 깊이 깨어지고 부서져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산천초목은 가루가 된 지 오래고, 괴인과 마수의 피로 웅덩이진 곳에는 또 다른 피가 맺혀 첨벙거렸다.
그 웅덩이에는 물론 이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피도 다량 섞여 있었다.
이전에 에이츠에서 배니커 아힌과 싸웠을 때보다도 더 황폐한 모습…….
폐허.
누군가가 목도한다면, 전설의 마법사라 불리는 자가 메테오라도 소환했다 착각할 지경이었다.
이는 모두 제이드가 셀 수 없이 많은 괴인들을 처치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이었다.
에막스는 북부의 한 중소마을이 산산조각 나는 광경을 생생히 목격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가주님께서 이 정도로 힘을 크게 드러냈던 적은 없었는데, 이 자식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놈들이지?’
제이드도 제이드지만, 그를 노리고 달려드는 수많은 괴인들의 기세도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에막스의 눈동자에 제이드의 표정이 비쳤다.
‘염려하고 계시다. 어떤 일이 있던 항상 무던하고 고요한 가주님이었는데, 이토록 가라앉은 표정이라니.’
특히.
‘방금 도망친 그 흑색의 괴인은 도대체 뭐지?’
그때였다.
꿈틀!
제이드의 발 옆에 떨어진 팔 한쪽이 움직였다. 바로 방금 도망친 괴인의 팔이었다.
팔뚝부터 손가락까지 이어진 팔은 분명 제 주인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듯 움직이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 질기군.”
팔을 집어 들어보던 제이드가 나지막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가 집어 든 팔의 중앙에는 무딘 쇠붙이로 그어놓은 듯, 불규칙하게 찢어진 검흔이 기다랗게 새겨져 있었다.
이는, 유진이 태어나기도 전인 20년 전 제이드가 새긴 흉터였다.
그가 조용히 숨을 몰아쉬었다.
“크락탄, 정말 끝까지 거슬리는 녀석이구나.”
크락탄.
그는 흑지 전사의 요람의 현 수장인 불칸의 스승이었다.
한때 ‘지배자’라는 이명으로 이름을 날리던 존재였으나, 제이드는 어느새 괴인으로 변해버린 크락탄을 방금 마주한 것이었다.
“정말, 가주님과 호적수로 있던 그 크락탄이…….”
“그래, 맞군. 팔의 상처를 보니 확신이 드네.”
제이드가 이를 뿌득 갈았다.
‘도대체 어떤 자가 이런 모략을 꾸민 거지? 그것도 크락탄을 괴인으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제이드가 경계하는 존재, 크락탄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자라면 도대체 얼마나 강한 자가 배후에 있다는 것인가?
그때였다.
콰악!
크락탄의 오른팔이 돌연 제이드의 손목을 붙들었다.
제이드가 그 팔을 털어내기도 전, 팔의 절단면에서 검은 오러가 피어오르더니 제이드의 목을 노리고 솟구쳐 나왔다.
제이드는 그 팔을 재빨리 손목에서 뜯어내며 고개를 뒤로 젖혀 공격을 피했다.
이어 어마어마한 양의 오러를 일으켰고.
크드드득!
크락탄의 오른팔을 오러의 칼날을 형성해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제이드가 미간을 찌푸린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크락탄은 인외의 경지에 오른 자. 10성에 이른 제이드마저도 긴장케 만들었다.
하물며 이러한 수준의 괴인들이 언제, 어디서 또 나타날지도 미지수였으니.
‘이런 수준의 괴물이 북부 마수의 숲을 넘어 교지로 접어든다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가 생긴다.’
제이드가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이 괴인의 무리를 처치하기란 불가능했다.
“에막스.”
에막스가 그늘진 제이드의 표정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예, 가주님…….”
“지금부터는 매우 위험하니 조심하도록 해라.”
“알겠…….”
팟!
제이드가 도망친 흑색 괴인을 뒤쫓았다.
* * *
백호와의 서열식이 며칠 정도 남은 시간, 남관.
유진은 묵광 6성의 성취를 위해 깊은 명상에 빠져든 상태였다.
「화속성을 흡수해야 그, 계약자님의 연공법이 발전하는 거 아닙니까? 왜 계속 명상을…….」
-원래 발전을 하려면 마음의 안정이 필수인 법이다. 이거 뭐, 수백 년을 학습했다더니 아는 게 없네?
「더 빠른 방법을 두고 왜 돌아가느냔 말이었잖아, 이 멍청아.」
-어? 유진! 얘가 너 욕한다! 너보고 멍청이래!
본래 화룡의 신분인 지크가 만약 본체를 형성할 수 있었더라면 체첸을 찍어누를 수 있었겠지만.
아직 지크가 알의 상태로 있기에 둘의 싸움은 그저 애들 싸움이었다.
「네 말은 듣지도 않으시는데? 하긴, 개소리를 듣고 같이 짖어줘야 할 이유는 없지.」
-좋다. 말빨도 꽤나 학습했나 본데, 이렇게 정하자.
「뭘?」
-누가 유진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 따져서, 도움이 안 되는 놈은 닥치고 있는 걸로 말이다.
「좋아, 말 돌리기 없기다?」
저들끼리 그러거나 말거나.
유진은 둘이 투덕거리는 걸 대번에 무시하고 무의식의 파도에 몸을 맡겼다.
명경지수.
그 깊은 수준의 몰입 상태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단번에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여태까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은 실전에 있었어. 실전에 부딪혀야 비로소 묵광 6성에 도달할 수 있다.’
경험에 의한바, 묵광은 언제나 죽을 고비를 넘기는 순간 함께 성장했다.
-유진. 네가 정해라.
‘뭘.’
-이 위대한 체첸님과 아직 부화도 안 한 잡룡 지크. 누가 더 너에게 도움이 되지?
그 질문에 유진이 무신경하게 대답했다.
‘좀 더 지켜보고.’
-아, 아니, 당연히 내가 아니더냐! 어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네게는 의리란 게 없는 거냐?
‘그 말을 들으니 지크가 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크흑…… 주둥이 묵념하면 되는 거냐?
「푸하하! 딱 어울리네! 어디 나의 계약자를 물로 보고 말이야.」
‘둘 다 조용히 해. 그럼 이렇게 정하자.’
-어떻게? 어떻게 말이냐?
‘다음 서열식에서 누가 더 도움이 되는지 따져서 판결을 내린다. 끝.’
지크과 체첸이 머리를 싸매고 중얼중얼했다.
-유진에게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 녀석의 부족한 점을 메워야 하는데…… 뭐, 물론 저 잡룡, 아니, 도마뱀보다는 내가 낫지.
「지금부터 충성심을 보여주면 돼. 아니, 어디 출신인지도 모를 거지 같은 정령을 제쳐야 비로소 화룡으로서의 위엄이 살 거야. 그러기 위해선…….」
‘다 들린다, 다 들려! 조용히 좀 생각해, 이놈의 자식들.’
체첸과 지크가 불꽃 튀기는 눈싸움을 하는 와중, 남관의 문이 열렸다.
드르륵!
“유진, 정말 와 있었구나.”
“예, 일단 잠깐 모여보시겠습니까.”
감스탄과 발란트, 그리고 선배들.
그에 더해 유진의 동기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엘도라는 아직도 릴리안에게 홍익을 배우기 위한 특훈을 받는 중인지, 온몸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에 더해 고된 기색이 만연하지만, 눈빛만큼은 살아있다.
“유진, 엘도라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좀 쉬게 해주면 어때?”
엘도라를 흠모하는 라울러가 그녀를 걱정하는 기색을 내비친다.
물론 씨알도 먹힐 리가 없다.
“지금 엘도라는 인생의 전환점에 놓여 있어. 그걸 방해하면 안 되지 않을까.”
“으응……? 아…….”
엘도라도 라울러를 툭 치며 고개를 저었다.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라울러. 릴리안님께 배우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니까.”
라울러도 엘도라가 릴리안에게서 ‘홍익’이라는 고급 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걸 아는 상태였다.
다만 그녀가 거의 죽어가다시피 하기에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 옆에서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럽다…….”
“으응?”
라울러가 홱 돌아본 곳에는 발란트가 있었다.
“선배님, 뭐가 부럽다는.”
“너는 안 부러워? 단장님에게 개인 교습 받는 게 흔한 일이 아니야. 물론 나도 유진한테 배우긴 배웠지만, 릴리안 단장님에게는 못 배워봤는데…….”
엘도라가 작게 웃었다.
“발란트 선배도 단장님께 훈련받고 싶어 하신다고 전해드릴게요. 혹시 알아요? 응해주실지.”
“저, 정말이냐? 약속이다, 응?”
“네, 약속할게요.”
엘도라는 발란트가 퍽 우스웠는지 새끼손가락까지 걸어 보이던 와중이었다.
“아, 안돼!!”
척!
라울러가 엘도라와 발란트 사이를 막아서며 내뱉었다.
“엘도라가 지금 새끼손가락이 아파서요……!”
“으응?”
발란트가 눈을 휘둥그레 뜨거나 말거나, 라울러가 무슨 이상한 소리를 줄줄 읊었다.
“응……? 나 새끼손가락 안 아픈데? 완전 멀쩡해.”
“아냐, 새끼손가락에 중요한 혈자리가 있는데, 지금처럼 몸이 안 좋은 때에는 아무나랑 손가락 걸고, 막 약속하고 그러면 안 된단 말이야…….”
엘도라는 라울러의 헛소리를 멍하니 지켜보다 귀엽다는 듯 설핏 웃었다.
“어쨌든, 릴리안 단장님께 말씀은 전해드릴게요, 발란트 선배님.”
“그, 그래. 고맙다.”
유진은 라울러를 다시 보았다.
‘은근히 질투쟁이였네. 손가락 하나 거는 게 뭐라고.’
짝!
감스탄이 손뼉을 마주쳤다.
“자, 나와 유진은 이미 이야기가 끝났지만, 전달할 게 있다.”
라울러를 보며 흐뭇하게 웃음 짓던 주작 단원들도 감스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알고 있겠지. 이번 서열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기회라는 걸.”
“예!”
“아무리 서열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놓았다 하지만, 이는 전쟁이자 결투다.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건 명백해.”
“예! 맞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1대1 대결이다.”
단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1대1 대결은 서열식의 첫 승부인 만큼 기세를 잡기 좋은 기회였으니까.
물론 감스탄은 청룡의 유클레이와의 전투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구염참이라는 엄청난 기술을 선보이며 주작의 사기를 되레 상승시켰다.
게다가.
“역대 서열식의 기록을 보면 첫 승부를 이긴 기사단이 그대로 서열 1위에 오른 기록이 많다. 이건 그냥 우연이 아닌 통계야.”
그 말에 모두의 눈빛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1대1을 반드시 이겨야……!”
“다만, 나는 이번 1대1 대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아, 아…….”
그 말은 대부분의 단원들이 납득했다.
감스탄은 지난 대결로 인해 얻은 부상이 완벽히 나은 상태가 아니기때문이었다.
하여 다른 이를 내보낼 계획이라는 소문이 퍼진 상황.
“1대1에 나갈 사람이라면.”
“가장 강한 사람이 나가야 하는데.”
단원들은 의견을 나누며 자연스레 한 쪽으로 시선을 모았다.
유진.
감스탄도 쐐기를 박았다.
“이번 1대1 대결에 나설 기사는 유진이다.”
망설임 없는 선언에 선배들과 동기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견이 일어날 이유가 없었다.
15살의 나이에 8성에 올랐다는 건 상징하는 바가 매우 컸다.
시리우스, 클라크, 릴리안이 8성의 위치에 있는데, 고작 15살의 소년이 엇비슷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니까.
“유진, 잘 부탁한다.”
“너는 우리가 진짜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선배들이 유진에게 다가가 결의와 신뢰로 가득 찬 눈빛을 비추었다.
그라시안의 모래시계.
감감운무진.
그들은 유진에게 이러한 특훈을 받으며 그의 무력과 통솔력, 판단력, 정신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격의 차이를 느꼈다.
때문에 그들은 모두 따듯한 말로 유진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그 모습을 보던 체첸과 지크도 낮은 탄성을 흘렸다.
「크…… 나의 계약자가 이런 위치였구나. 하긴, 나 정도 되는 용과 계약하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또, 또, 또 옘병한다.
「옘병? 옘병? 이 못생긴 잡귀 놈이!」
유진이 그 격려에 은은한 미소로 화답했다.
“저와 함께하시느라 지금껏 고생하신 걸 압니다. 그간 고통스러우셨을 겁니다.”
주작 단원들의 눈가에 습기가 차올랐다.
“그래……! 너도 알긴 아는구나. 우린 또, 네가 감정이라곤 없는 미치광이 사이코패스 냉혈한인 줄 알았는데…….”
“크흑, 그때 감감운무진 속에서 얻어맞은 사타구니가 아직도 아려오지만, 유진, 네 덕분에 내구력이 상승했다고 믿는다……! 남자로서 더 강해졌어!”
하나, 유진은 뻔한 말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수준 체크 좀 들어가 볼까요?”
“으응……?”
스릉!
유진이 쿠란의 검을 꺼내 들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