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40)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40화(140/320)
“가, 갑자기 무슨 수준 체크?”
저벅.
유진이 쿠란의 검을 든 채 한 발자국 내디디며 말했다.
“1대1에 나서게 되어 저도 굉장히 자랑스럽고, 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검은 좀 집어넣고 이야기 하자!”
저벅.
그가 한 발자국을 더 내디뎠다.
“보통 1대1은 기사단의 단장이나 부단장이 나서는 싸움인데, 가장 나중에 들어온 제가 이렇게 중요한 위치에 섰으니 기대에 부응해야겠죠.”
“아니, 근데 또 무슨 수준 체크를 하느냐고!”
스릉!
말을 잇는 유진의 눈에서 점점 형형한 살기가 드러나니 선배들과 동기들도 반사적으로 제 검을 뽑아 들었다.
본능적인 위협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유진이 뭔가에 홀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했으니까.
항상 파격적이고 예상치 못한 행동을 일삼던 유진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정말 저 진검으로 주작 단원들을 해칠 생각인 것 같았다.
“감스탄 경이 말씀하셨죠, 이번 서열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기회라고요.”
스스스!
유진의 살벌한 기세를 느낀 주작 단원들이 진형을 갖추고는 저들끼리 잠시 이야기했다.
“오늘 누구 하나는 죽을 수도 있겠어.”
“그래, 원래 펜첼에서는 훈련 중에 죽어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일이 없었지.”
그 말대로였다.
유진에게 훈련이란 것은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붙여서 한계치를 갱신하게 만드는 일을 말했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죽지는 않게끔 힘을 조절했는데, 지금 이 순간 유진은 모든 것을 다 꺼내 보일 생각인 것 같았다.
후우.
유진이 심호흡을 내쉬었다.
‘주작이 화속성의 검진으로 불처럼 타오르는 공격을 자랑한다면, 백호의 검진은 풍속성.’
불과 바람은 서로 상극이다.
불은 바람의 근원을 태워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바람은 불의 방향을 이리저리 휘청이게 할 수도 있다.
그 말은 즉.
「바람의 방향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주작은 상대방에게 공격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제 몸을 태워 자멸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 어떤 바람, 아니, 태풍이 몰아쳐도 올곧은 방향으로 타오를 수 있는 화염으로 만들어야 했다.
유진은 그러한 상성을 이해했기에, 주작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했다.
하나.
-또 저 주작 녀석들을 훈련시킬 셈이냐? 아주 그냥, 프로 자원봉사자가 따로 없구만.
체첸의 말대로, 유진은 서열식을 준비하는 내내 자신의 성장보단 다른 이들을 서포트하는 데에 신경을 쏟아 왔다.
‘아니, 이번에는 아니야.’
때문에 유진은 전과는 달리 이번 기회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로 했다.
‘지크, 부탁 하나만 하자.’
「잡귀 녀석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통찰안, 지금 쓸 수 있나?’
「가능합니다! 혹시 주작 단원들의 약점을 알고 싶으신 겁니까? 그거라면…….」
‘아니, 그 정도는 나도 알 수 있어. 그거 말고, 나의 약점이 어디지?’
「계약자님의 약점 말씀입니까……?」
‘그래. 빨리.’
유진에게는 약점이랄 게 딱히 없다.
그나마 있다면 아톰이 자리 잡은 단전, 그리고 심장이나 머리. 이 정도뿐.
이러한 약점이야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본능적으로 보호하려는 기재가 있기에 무의식에 맡겨도 되는 부분이었다.
하나, 유진이 알고 싶은 약점이라는 건 조금 특별했다.
단순한 신체의 특정 부위가 아닌, 특정한 환경과 시기가 갖춰진 때에만 드러나는 조건부 약점.
그는 그것을 알고자 했다.
잠시 무어라 중얼거리던 지크가 말을 쏟아냈다.
「검의 무게를 앞으로 실어 치고 나갈 때 왼발을 방심하는 특징이 있고, 검을 가로로 들어 올리는 방어에는 능숙하나 풍속성의 찌르기 공격에는 고전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유진은 지크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이 정도로 구체적일 줄이야.
심지어 완전무결한 것 같던 유진에게 지크는 그의 약점을 쉼 없이 쏟아냈다.
-……이거, 순 구라 아니야? 검룡한테 약점이 그렇게 많다니, 말이 안 되잖아.
「물은 답을 알고 있고, 불은 문제를 알고 있다 했습니다. 제 통찰안은 정확하니 이 100년 묵은 대머리귀신의 말은 무시하세요.」
-대, 대머리 귀신……? 선은 넘지 말거라! 그리고 난 대머리가 아니야!
유진은 둘을 무시하고 방금 지크에게 들은 제 약점을 소통 체계를 통해 주작 단원들 모두에게 전달했다.
-제 약점은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이를 들은 주작 단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 약점들을 노리고 너를 공격하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주작 단원들은 유진의 의도를 이해했다.
이미 유진은 압도적인 무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주작 단원들이 일제히 유진에게 덤빈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을 터.
하여 유진은 일종의 핸디캡을 안고 싸우기로 한 것이다.
이 대련을 통해 유진은 주작의 실력을 높이면서 스스로의 약점도 보완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럼, 시작하죠.”
유진과 주작 단원들의 오러가 서로 강하게 부딪혔다.
꽈앙!
* * *
전투의 끝은 유진이 쓰러질 때까지였다.
그라시안의 모래시계도, 감감운무진도 없는 환경이었기에 주작 단원들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진을 상대했다.
때문에 주작 기사단이 펼친 주작 검진은 분명 견고하고, 빈틈이 없었다.
그간 유진에게 훈련을 받고, 청룡과의 전투를 벌이면서 이미 많은 숙련도를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콰과과과과!
유진이 휘두른 크라우드식 이도류가 주작 검진의 반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으아악!”
“커헉……!”
주작 검진의 왼쪽 날개를 이루고 있던 주작 단원들이 연무장의 벽에 죄다 처박혔다.
그와 동시에 주작의 환영도 반절이 사라지고, 짙붉던 빛깔 또한 옅어졌다.
유진 대 주작 기사단 전체.
그 일 대 다의 싸움에서 유진은 기어코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물론, 그 역시도 아주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후우, 후우…….”
유진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에는 깊은 자상이 남았다. 그 덕분에 균형이 무너져 빈틈을 보인 결과 왼팔과 어깻죽지에도 심각한 검흔이 새겨졌다.
유진이 제 선배들과 동기들에게 살벌한 기세로 공격을 하는 만큼, 그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운 것이다.
이미 유진의 약점을 당사자에게 전해 들었으니 그 점을 집요하게 노리고 달려든 결과였다.
‘약점은 확실히 약점이구나. 보완해야 할 점이 확실해졌어. 지크, 고맙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크윽, 분하다……!
이 대련이 끝나고 난 뒤, 제 약점을 보완한 유진은 한 층 더 완벽한 무인이 될 터였다.
“유진……! 원망하지 않겠지? 이게 네가 바라던 거 맞지……?!”
핏물이 연무장 바닥에 잔뜩 흩어지고, 쓰러진 주작 단원 대여섯이 바닥을 기며 물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여전히 형형히 살아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핏물을 털어낸 유진이 히죽 웃었다.
“맞습니다. 저를 정말로 죽일 각오로 싸웠으면 했는데, 그 바람대로 되고 있는 것 같네요.”
“크흐, 크하하하!”
돌연 주작 단원들이 광소를 터뜨리고.
“하하하!”
유진도 따라 웃었다.
유진의 잔혹한 훈련을 견디던 주작 단원들은 결국 머리가 회까닥 돈 것 마냥 전투에 미친 작자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누가 보면 정말 미친놈들이 아닌가 싶은 장면.
“근데.”
카앙!
유진이 화룡검과 쿠란의 검을 튕기며 한 발자국 걸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닌데, 웃어제낄 여유가 있습니까?”
“흐흐, 너만 웃으란 법 없지 않으냐!”
“패기가 늘었네요. 마음에 듭니다.”
싸움에 미쳐버린 주작 단원들이 유진의 말에 맞받아쳤다.
그들 역시도 신체와 정신, 검술과 검진의 형성까지, 모든 면에서 성장을 이뤘다.
그런 그들의 의식 깊은 곳에서는 유진의 검술과 움직임에 대한 각기 다른 감상이 일렁였다.
‘크라우드식 이도류는 정말, 더러우면서도 막기 까다롭다. 백호의 검술을 감당해내려면 반드시 파훼해야 하는데!’
백호의 검술은 크라우드식 이도류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한 검술이었다.
그랬기에 유진은 전투 내내 크라우드식 이도류를 계속해서 사용했고, 주작은 그에 대항해야 했다.
이어.
‘도대체 유진은 저 두 검을 쓰면서도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보이는 거지?’
유령곡예보와 더불어 이제는 축지법이라도 쓰는 게 아닐까 싶은 유진의 움직임에 주작 단원들은 의문을 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스탄의 다음으로 가장 나이가 많은 대선배 격인 한 단원이 소리쳤다.
“진형!”
그에 따라 절반 정도 남은 주작 단원들이 다시 주작 검진을 갖추었다.
유진이 체첸을 불렀다.
‘체첸, 거기 있냐?’
-오오! 드디어 내 차례구만! 어떻게, 놈들의 정신에 마귀라도 심어서 정신 못 차리게 해 줄까? 어떻게 해줄까? 명령만 내려다오!
‘네가 지크 어깨 좀 주물러 줘. 곧 지크가 힘 좀 써야 하니까.’
-……뭐라고?
유진이 피식 웃으며 화룡검을 높이 쳐들었다.
‘지크! 아공간 주머니 속에 네 알이 있을 거다. 거기에서 화기를 뽑아내. 그리고 이 검에 불어넣어.’
「받들겠습니다!」
지크가 히죽 웃으며 체첸을 힐긋 쳐다보고는 명령을 이행했다.
화르르륵!
유진의 화룡검에서 무시무시한 화염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뭐, 뭣……?”
“저게 뭐야……?”
주작 단원들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크라우드식 이도류가 끝이 아니었다고?”
난생처음 겪는 엄청난 열기에 단원들이 긴장감을 잔뜩 머금었다.
물론, 뒤이어 펼쳐진 유진의 공격은 긴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죽으면 산재 처리될 겁니다.”
“……!”
유진이 섬뜩한 말을 내뱉으며 발을 강하게 굴렀다.
파앙!
앞으로 폭발하듯 튀어 나가며 보여준 것은-
감스탄의 비기, 구염참의 구멸이었다.
연무장 전체에 어마어마한 양의 화염이 가득 피어오르며, 주작 단원들에게 쏟아졌다.
감스탄이 유클레이에게 선보일 뻔했던 그 규모보다도 2배, 3배는 더 큰 화력이었다.
“아니……!”
감스탄이 헛숨을 들이켰다.
구염참은 유진에게 알려준 적도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유진은 이미 제 것 마냥 구염참의 구멸을 한 번에 사용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화염의 폭포를 바로 정면에서 마주하던 두 남자, 인스 형제는 시뻘건 화염과 녹아내릴 듯한 열기를 온몸으로 음미했다.
“형.”
“응.”
“나 알 것 같아.”
“나도.”
그들은 구염참의 깨달음을 얻은 참이었다.
콰아아아아아!
그렇게, 주작 검진은 지크의 힘을 빌린 유진의 구멸로 완전히 바스라졌다.
매캐한 연기와 고통에 찬 신음만이 가득 찬 연무장 내부.
유진이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제 끝인가.”
생각보다 주작은 유진을 상대로 잘 싸웠다. 유진의 몸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는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하기엔 충분했다.
유진이 검을 거두려던 차.
“아직.”
한 미성이 자욱한 연기 사이를 뚫고 유진의 귓가를 울렸다.
“……엘도라?”
“너라면.”
“……?”
“너라면 이걸 테스트해 봐도 되겠지.”
워낙 연기가 짙었기에 엘도라의 모습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유진은 그녀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단박에 알아챘다.
“홍익을 벌써 익혔다니.”
“릴리안 단장님은 좋은 스승님이니까. 아마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유진의 입가에 미소가 크게 떠올랐다. 엘도라, 그녀는 유진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한 상태였다.
펄럭!
엘도라의 등 뒤에서 솟아난 거대한 붉은 날개가 연무장 속 매캐한 연기들을 죄다 비켜냈다.
홍익.
붉은 광망을 토해내는 두 개의 날개가 펼쳐졌다.
저 날개가 한 번 펄럭일 때마다, 불꽃으로 이루어진 무수한 개수의 칼날이 유진에게 쏟아질 것이었다.
유진도 화답을 해야 했다.
척!
신검합일을 펼치기 위한 자세를 잡는다.
가늠도 하기 힘든 양의 오러가 쿠란의 검을 타고 일렁였다. 9성의 무인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오러 블레이드가 형성되기 직전 단계의 모습이었다.
원래 그는 지금껏 반쪽짜리 신검합일만을 구현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10할 중 9할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였다.
신검합일과 홍익.
감스탄은 두 사람을 보며 감동에 찬 탄성을 흘렸다.
‘유진이 기어코 심마의 벽을 두드리는 위치까지 갔구나.’
심마(心魔)의 벽이란 8성에서 9성을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경계였다.
심마의 벽을 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은 세 가지였다.
기어코 9성이 되거나, 퇴보하거나, 폭주하여 광인이 되거나.
감스탄은 결국 심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 결과 그의 경지는 퇴보하였으나, 폭주하여 광인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랬기에 지금, 심마의 벽을 두들기고 있는 유진의 모습을 감격스레 마주하는 것이었다.
이어, 그가 엘도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사이에 홍익을 구현할 수 있게 되다니, 정말일까? 시전까지 가능할까?’
펜첼에서 릴리안이 역대급 수재로 꼽혔던 만큼, 엘도라도 그에 필적하는 천재였다.
하나, 홍익을 펼친다는 것은 재능과 노력, 그리고 체질적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일이었다.
감스탄이 호기심과 걱정에 찬 얼굴로 엘도라를 응시하는 와중.
척!
타앗!
유진이 신검합일을 내질렀고, 엘도라도 홍익을 펼쳤다.
하나의 거대한 칼날과, 무수한 불꽃의 향연이 부딪힌다.
쿠구구구구!
연무장의 바닥이 쩌억 갈라지고, 2층, 3층은 지붕을 뚫고 처참하게 파괴되기 시작했다.
차라리 대지진이 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커다란 굉음과 진동이 공간을 집어삼켰다.
앞으로 펜첼의 역사를 새로 쓸 두 인물의 충돌.
감스탄은 그 역사적인 순간 가운데에서 엘도라를 보았다.
‘전 단장인 릴리안님의 비기인 홍익을 펼치는 엘도라.’
어쩌면.
‘이게 세대교체인가?’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