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6)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6화(16/320)
-제발 그만 좀 해! 제발! 부탁한다!
-아니, 아니지. 그런 반응은 곤란해.
-으아아!
유진이 왕복을 거듭해 사자의 정령을 5번째로 찾아온 순간이었다.
사자의 정령은 자신을 2번째로 꺾고 얼음동굴로 나아간 유진을 보았을 때, 울분이 치밀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거의 제이드의 어릴 적 수준까지 다다라있는 유진이었으니 이번 세대에서는 천재가 나타났구나 싶었다.
물론 엘도라 역시도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지만, 사자의 정령의 눈에는 유진이 더 뛰어난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이리 와. 더 강한 저주 없어? 응?
-싸이코 같은 꼬마 같으니라고……! 저주를 받고 싶다고 협박하는 미친놈이 어디 있나!
-전력을 다 하라구, 응? 어서! 에이, 재미없어.
유진이 사자의 정령이 들고 있던 대검을 뺏어버렸다.
펜첼에서 100년을 있었고 뭐고, 그런 건 묵광 2성과 유령보를 탑재한 유진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쉭! 쉬익!
유진이 그동안 터득한 유령보를 이용해 순식간에 정령의 공격들을 피해 코앞에 도달했다.
-체크메이트.
-그마아아아안!
사자의 정령이 괴로움에 차 울부짖었다.
* * *
사자의 시험 제한시간 6시간 중 남은 시간이 대략 2시간 정도 남았다.
탓-
유진이 얼음동굴 입구에 다시 섰다.
조금 더 들어가자 바닥에 튀긴 핏자국과 구르고 달리며 남겨진 흔적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모두 어떠한 규칙이나 질서가 없는 자국들이었다.
‘아마 라울러는 초중반, 인스 형제는 중반, 엘도라는 후반까지 갔겠지.’
저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공격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서 동굴 너머로 통과하기만 하면 사자의 시험은 통과다.’
뭐가 나오는지야 대략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는 못한 일이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었다.
저벅, 저벅.
유진이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입부에서 밝게 빛나던 발광석들은 하나씩 줄어들더니, 깊숙한 곳으로 다다를수록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중 하나를 들고 올까 싶었지만, 발광석은 바닥에 고정되어 떼어질 생각이 없었다.
‘으스스하군. 몸이 추우니 더 그런 것 같아.’
그렇게 앞이 깜깜하여 바로 앞의 형체만 보이는 지경에 다다랐다.
“후우…….”
내뱉은 날숨의 소리만이 들리던 와중.
“……!”
저 앞에서 6개의 붉은 점이 빛났다.
안광이었다.
유진을 발견하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들이-
돌연 유진에게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어둠 속에서부터 6개의 안광만이 휘영청 휘날리며 다가오니 그 모습은 가히 공포스러웠다.
‘도망쳐서 밝은 곳으로 이끌어 봐야 소용없다. 놈들은 빛이 있는 곳까지 오지 않아.’
유진이 시각 감각을 활짝 열었다.
아예 완전한 암흑 속이 아니었기에 유진은 굳이 청각에 완전히 의지할 이유는 없었다.
우우웅!
묵광이 발동, 아톰이 회전하자 안구에 오러가 몰리며 급격하게 시야가 밝아졌다.
그들의 모습은 바로.
‘얼음 동상이다. 완전 무장한 기사의 모습이야.’
체인 메일로 무장한 거구의 기사. 전생에서 들었던 모습 그대로였다.
반면에 유진의 손에는 대검 하나, 몸에는 속옷만을 걸친 상태였다.
쉽게 말해 단 한 번이라도 베인다면 치명상을 면치 못할 거고, 동상을 직접 공격하여 물리치는 것도 어렵다는 말이었다.
느껴지는 기세로 봐서 놈들의 수준은 2성 중반에서 후반.
그런 녀석이 어둠 속에서 셋이나 달려든다?
‘역시 상대하지 말고 피해야 한다. 빨리 두 갈래 길로 가야 해.’
붉은 안광이 가까워져 옴에 따라 유진이 자세를 취했다. 조금의 실수도 없어야 했다.
“크우우!”
그의 지척까지 다가온 선두의 얼음 동상이 커다란 철검을 내리쳤다.
파앗!
유진은 옆으로 재빨리 굴러 공격을 피해냈지만, 그곳에도 얼음 동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쾅! 쾅! 쾅!
유진은 연속으로 굴러 그를 반절로 쪼개려는 동상들 사이를 재빠르게 누볐다.
처음에는 솔직히 그다지 어려울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그리고 특히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다면.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
맨발로 얼음 바닥에서 뛰어다니는 건 다른 의미로 힘들었다. 실행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아예 구르고 몸을 던지는 전략을 택한 것이었다.
그저 세 움직이는 동상만 요리조리 피해서 앞으로 쭉 직진하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한 놈을 제치면 한 놈이 기다리고 있고, 또 한 놈을 제치면 뒤에 또 한 놈이 철검을 휘둘러 젖히고 있었다.
다만 녀석들이 오러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 근력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행인 점이었다.
분명 이 시험의 의도는 누가 봐도 회피력과 민첩성, 어둠 속에서의 기감 확장을 시험하기 위해서로 보였다.
하지만, 유진은 알고 있었다.
‘다음 단계에서 얼음동굴 시험의 진가가 서서히 보일 거야.’
유진이 슬슬 시동을 걸었다.
초반에는 바닥이 매끈매끈하여 움직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십여 분 사이에 바닥에는 수많은 홈이 생겼고, 걷고 뛰기가 그나마 용이한 지면 상태가 되었다.
‘이 정도면, 궁귀와 훈련하던 기름 바닥 결투보다 훨씬 낫지.’
어느새 얼음 동상들은 벌써 자리를 되찾아 유진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진이 놈들의 철검으로 인해 깊게 파인 곳에 발을 디뎠고, 다리에 오러를 집중하여 앞으로 튀어 나갔다.
지난 훈련을 떠올려 보면 이보다 더한 짓도 훨씬 많이 했었기에 유진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짙어지고 있었다.
“쿠어어어!”
이번에는 세 동상이 유진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궁귀가 전수해준 곡예운.
금검이 알려준 움직임을 예측하는 법.
투귀와 훈련한 체력훈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탓, 쉭! 타앗, 쉬익!
동상이 휘두르는 철검을 절묘하게 피한 뒤, 다리 사이로 몸을 던진 유진이 순식간에 그들을 제쳤다.
다만, 이번에는 그 방식을 좀 달리해 보았다.
‘곡예운과 유령보를 섞어 보자. 서로의 장점만을 합친, 나만의 보법을 만들 수도 있어.’
상체를 유연히 움직이며 회피에 특화된 보법이 곡예운이라면.
하체를 활발히 하여 신속도를 강화한 보법이 유령보라고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 둘을 합친다면?
타다닷……!
약간은 어색하지만, 효과는 놀라웠다.
“크어엉……!”
마치 흐르는 물줄기가 바위 사이를 흘러나가듯, 얼음 동상 사이를 재빨리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숙련도가 더 쌓인다면 훨씬 더 발전할 여지가 보였다.
저 앞쪽을 내다보니 발광석 몇 개가 놓여 주위를 밝히고 있었다. 그대로 달렸다.
얼음 동상들은 유진을 뒤쫓았지만, 발광석에 가까워지자 분한 듯 울음소리를 내다가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후우, 후우…….”
유진의 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앞선 물속에서의 사투가 쉽지 않았으나, 묵광의 성취는 유진의 전력을 상상 이상으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두 갈래 길.’
그의 앞쪽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향하는 두 갈래 동굴이 나와 있었다.
왼쪽 동굴의 바닥에는 흐릿한 검정 글씨로 ‘도전’이라 적혀있고.
오른쪽 동굴의 바닥에는 ‘통과’라 적혀있었다.
‘도전하지 않으면 쟁취하지 못하리라.’
펜첼가의 가훈이었다.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유진이 왼쪽 동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허…… 정말이었네요.”
“…….”
수정 구슬을 보던 클라크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유진이 계속해서 얼음물과 마도 함정이 득실거리는 마도 함정을 왕복했던 이유.
그것은 바로 유령보 때문이었다.
펜첼의 선조들은 호수의 마도 함정을 피하면서 유령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것이었다.
물론 유진은 전생의 기억을 통해 이 점을 알아내어 의도적으로 유령보를 습득하기 위해 호수를 왕복한 것이지만.
“대단한 관찰력입니다. 물속에서 보법을 발견한다는 건 솔직히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세 사람의 눈에는 유진이 스스로 마도 함정에 뭔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보였다.
물론 마도 함정 사이에 녹아 있는 유령보의 진로와 동작은 본인이 직접 알아내고 배운 것이 맞으니 반은 맞은 셈이었다.
“게다가 얼음 동상들도 빠르게 돌파했습니다. 바닥에 파이는 홈을 잘 이용하더군요.”
클라크가 연신 놀라며 유진을 높이자 시리우스의 표정이 약간 불편해졌다.
“……하하.”
그러나 클라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진을 계속 칭찬했다.
“게다가 보아하니 유령보와 자신만의 보법을 조금씩 섞는 것 같은데, 유령보를 벌써 체득한 모양입니다. 이건…… 정말. 하하!”
그는 그저 엘도라의 적수가 생겼다는 사실이 기뻤고, 되려 유진을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시리우스는 이때 결심했다.
‘어쩔 수 없다. 아직 시험단계지만 흑룡의 피를 먹여야겠어…….’
지금 이대로 시험을 치러서는 제이드의 눈에 들 리가 만무했으니까.
* * *
유진은 왼쪽 동굴을 택한 뒤 쭉쭉 뻗어 나갔다. 공간의 형태는 처음에는 좁은 길이다가 나중에 서서히 넓어지는 형태였다.
뛰어다닐 여지가 많다는 뜻이었다.
분명 체력적으로 힘들 법했지만, 유진의 입가에는 오히려 미소가 감돌았다.
‘스승들과 훈련했던 것들을 직접 써먹으면서 감각을 익히고, 유령보를 습득했다. 심지어는 유령보와 내가 배운 기술들을 합쳐보는 경험도 했어. 시험이 끝날 때쯤이면 더 숙련되어있겠지.’
아직 시험을 다 보지도 않았는데 벌써 얻은 것들이 많았다.
물론 광마의 기억을 우연히 엿보게 되어 머릿속이 약간 복잡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유진은 고민을 많이 하기보다 실행을 빨리해버리는 편이었다.
상황에 맞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을 분간할 줄도 알았다.
그때, 저 멀리 앞쪽에서 불꽃들이 번쩍였다.
앞서나간 참가자들 중 한 명이 싸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2단계라면, 라울러겠지.’
유진이 대략 예측을 하면서 속도를 높였다. 라울러가 어떻게 싸우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좁은 너비의 길에서 공간이 확 넓어지는 지점에 다다랐을 참.
유진은 웬 토끼 한 마리가 발광석을 옆에 두고 두 귀를 쫑긋 세운 채 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멈춰! 2단계 시험을 보러 온 거냐? 왼쪽 공간은 이미 사용 중이니, 오른쪽으로 가라. 그리고 그 전에 원하는 무기 딱 하나만 말해라. 지급해줄 테니.”
동굴의 길 한가운데에 앉은 토끼를 뒤로하여 투명한 마법 경계막이 설치되어 한 공간을 두 개로 분리한 상태였다.
아마 한 번에 여러 응시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 같았다.
그런데.
‘왠지 말투가 익숙한데?’
유진이 토끼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툭 내뱉었다.
“너 사자의 정령이지.”
토끼가 다급히 시선을 피하며 오른쪽 길을 거듭 가리켰다.
“아, 아니다. 무기 말하고 어서 오른쪽으로 가래도! 모든 시험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이번에는 토끼 모습이군. 아주 다재다능해. 복사체가 있으니 한 번에 여러 군데에 상주할 수 있구나.”
“아니라니까! 이 싸이코……흡!”
자그마한 토끼가 말실수했다는 듯 입을 가린 그때였다.
쾅!
왼쪽 공간에서 커다한 충격음이 들리고, 곧이어.
“으아아……!”
누군가가 악을 지르는 소리도 들렸다.
입구 쪽으로 조금 더 다가가 보니, 2단계부터는 시야를 밝히고 싸울 수 있도록 했는지 발광석이 여러 개 놓여 시야를 밝히고 있었다.
‘라울러군. 거의 죽기 직전인 모양인데.’
시각을 확 상승시켜서 보니, 라울러의 검이 두 동강이 나서 얼음 동상을 마주하고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얼음 동상들의 수는 대략 10마리.
놈들의 수가 3마리에서 세 배도 넘게 불어난 것이다. 그래서 2단계겠지.
아무리 오러를 쓰지 않는 녀석들이라고는 해도, 1대 다수의 싸움은 언제 어디서나 힘든 법이었다.
특히.
‘창, 검, 도, 메이스, 봉, 단검…… 다양하게도 들고 있네.’
녀석들의 무기 종류가 많아 생각해야 할 변수가 많을 때는 더더욱 곤란하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던 토끼…… 아니, 사자의 정령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도전 실패군. 그냥 통과를 선택했으면 사자의 시험은 넘어가는 셈인데, 멍청한 선택을 했어. 쯧.”
그러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수정 구슬에 대고 말했다.
“라울러 펜첼, 라울러 펜첼은 도전 실패로 간주하고 구조해 오겠습…….”
그때 유진이 소리쳤다.
“잠깐!”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