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61)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61화(161/320)
“예? 무얼 말씀하시는지.”
고드릭은 유진이 화룡의 환영체를 부린다는 것에 의아함을 가지지 않았다.
애초에 초신성의 파티 당시, 유진은 왼손에 화룡검을 사용하며 고드릭을 상대했었으니.
그저 희귀한 아티팩트의 효과라고 생각한 것이다.
테오스는 무슨 속내인지는 몰라도, 입가에 뒤틀린 웃음기를 머금은 채였다.
“아니다, 고드릭. 더 말하라.”
“예! 이외에도…….”
고드릭은 자신이 교황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아는 것 모두를 교황에게 알렸다.
난장판이 된 서열식을 정리하던 유진의 활약과 더불어 펜첼의 회의실에서 듣고 보았던 그의 발언과 행동과 기개까지.
이야기를 모두 전해 들은 테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럽구나. 고드릭, 자넨 제 역할을 다했어. 수고하였다.”
“과찬이십니다……! 아, 그리고 유진 기경이 교황께 편지를 한 장 전해달라고 하였습니다.”
“편지?”
그가 안주머니에서 유진의 편지를 꺼내 공손히 건넨 뒤,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제게 늘 중역을 맡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황이시여.”
테오스는 편지에 눈을 고정한 채 대충 물었다.
“내 자네를 신임하니 그런 거지, 고드릭.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내가 도와줄 것이 있으면 말하고.”
“예!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저의 은인인 베드로 경에 대한 소식이 궁금합니다.”
테오스의 눈썹이 미약하게 꿈틀했다.
“……그때 말하지 않았느냐, 교지 서부에서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예! 하여 제가 서부의 태양신교 지부를 통해 베드로 경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려 했으나, 어찌 된 것인지 제 권한으로는 열람 자체가 불가능하여…….”
“열람이 불가능하다? 허, 이상하군.”
“송구하오나 이번의 경우에만 열람을 허가해주십사 하여 말씀드립니다!”
테오스는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드릭을 응시하다, 이내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아직까지도 은인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예……? 아, 과찬이십니다! 다만, 옛 생각이 요즘 따라 많이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태양신교의 뜻이 제게 더 깊이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베드로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앞으로도 그 따듯한 마음씨를 유지하도록 하라.”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황이시여……!”
고드릭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거듭했다.
그가 조용히 알현실의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참.
“고드릭.”
“예!”
“고생이 많았다.”
고드릭은 평소답지 않은 테오스의 따듯한 말 한마디에 잠시 머뭇거리다, 밝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도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고드릭이 알현실을 나서자, 테오스는 표정을 싹 바꾸고는 의자 옆 수정구슬에 손을 올렸다.
-부르셨습니까, 교황이시여.
“기술자에게 전하라. 고드릭의 신앙심이 더럽혀진 것 같다고.”
-개조 날짜는 언제로 하길 원하시는지요?
“오늘, 당장. 그리고 정신은 완전히 망가뜨려라. 회생할 필요 없으니.”
-받들겠습니다.
짧은 소통이 끝났다.
“고드릭도 쓸모를 다 했군.”
교황이 말한 ‘기술자’는 ‘인체 개조 기술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붉은 전갈의 수장이자 오스틴의 왕비로 있던 자도 이 개조술을 통해 전투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었다.
사실, 이미 고드릭은 일전에 ‘신앙심을 재건’한다는 목적으로 징벌방에 다녀와 정신 개조를 받았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효과를 다한 것인지, 고드릭은 서서히 태양신교의 정신세뇌에서 벗어나고 있었으니.
그가 과거 기억을 되찾아 태양신교에 앙심을 품기 전에, 미리 처리한 것이다.
그나저나, 유진은 어떻게 그 비밀의 방을 알아내서 화룡의 알을 습득해 화룡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
테오스의 머릿속이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녀석이 태양신교의 비밀의 방을 알고 있었고, 그 방의 열쇠가 고드릭의 목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밀의 방의 위치와 고드릭의 목걸이가 열쇠라는 사실은 테오스와 더불어 몇몇 초고위급 사제만 알고 있는 극비였다.
아직 고드릭조차도 비밀의 방의 존재는 알지 못했다. 녀석의 수준이 올라간 뒤에야 그 방의 출입을 명령하려 했다.
테오스가 다른 인물도 아닌 굳이 고드릭이 맨 목걸이를 열쇠로 삼은 이유는, 그가 태양신교에서 가장 신실하면서도 정신세뇌인 절대복종이 가장 강하게 걸린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도 충직한 개였단 말이다.
오히려 더 강하고 높은 위치의 사제에게 열쇠를 쥐여 주었다가, 녀석이 배신이라도 한다면 테오스의 입장은 매우 곤란해질 테니.
적당히 강하면서 명령에도 잘 따르는 고드릭이 적자였던 것이다.
‘만약 유진이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비밀의 방문을 열었다고 친다 하더라도.’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엄청난 맹독은 도대체 어떻게 헤쳐나갔으며, 태양신교를 늘 정찰하고 있는 ‘태양신의 수색자’의 눈은 어떻게 피한 것인가?
“후…… 유진. 과연 ‘그것’을 품은 자인가.”
도통 풀리지 않는 의문에 테오스가 추측을 거듭하다, 결국 알현실의 한편, 성수가 담겨 있는 신비한 기운의 크리스탈 대접에 다가갔다.
맑게 찰랑이던 성수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흑색 로브를 입은 쌍둥이 교황이 나타났다.
“상황은 모두 보고받았나? 테오스.”
“교지의 버러지들이 나름 애쓰고 있더군. 연합군을 만들겠다는 것 같던데, 다 쓸모없는 짓거리 아니겠나? 벌레가 뭉쳐 봐야 벌레지.”
입꼬리를 비틀며 웃던 흑색의 교황이 진짜 궁금하던 점을 물었다.
“그래서, 유진은? 중요한 건 바로 그건데.”
“다 좋은데, 문제가 있어.”
테오가 유진과 비밀의 방에 관련된 의문을 꺼내놓자, 흑색의 교황도 미간을 강하게 찌푸렸다.
“네 말대로 말이 안 되는 점이 너무 많다. 고드릭이 배신을 해서 비밀의 방에 유진을 안내한 것일까.”
“당시 고드릭의 절대복종이 잠시 옅어진 상태이긴 했다. 하지만 그도 비밀의 방의 존재는 모르는 상태였어.”
“방의 존재를 알고 있는 녀석과 고드릭이 내통하고 있었다면?”
“만약 그렇다고 해도 고드릭이 난생처음 본 유진에게 그 비밀의 방의 존재를 알려줄 이유도 없고, 애초에 징벌방에서도 녀석의 정신세계에 비밀의 방과 관련된 존재는 없었다.”
“그러면 일단 고드릭은 범인이 아니군.”
“그래. 그러면 유진이 단신으로 이 모든 걸 알아내고, 비밀의 방의 맹독을 헤쳐 보물을 훔쳐 간 것이 되는데.”
“그건 그것대로 말이 안 되는군.”
전례가 없는 막강한 힘으로 교지 전체를 다스리며 가질 수 있는 것은 죄다 가진 자가 테오스와 흑색 교황이었다.
그랬기에 지금껏 무슨 문제가 있었어도 둘은 쉽게 해결하고, 원하는 걸 얻어왔다.
그런데 지금, 오로지 유진이라는 인물 하나 때문에 이토록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흑색 교황이 내뱉었다.
“설마. ‘그것’이……?”
“그럴 수도 있지.”
“‘그것’이 힘을 발휘해서 유진에게 모종의 능력을 줬을 수도 있다. 아니, 능력이 아니라면 어떤 지식이나, 미래를 보는 눈이 될 수도 있어.”
“……그럴 수 있지.”
“그걸 토대로 보물을 훔쳐 간 거야…… 감히, 그 빌어먹을 놈이.”
기묘하게 뇌까리던 흑색 교황이 돌연 버럭 소리쳤다.
“그래서 내가 일찍부터 놈을 죽이자고 했잖아! ‘그것’을 가진 녀석은 어떤 존재가 될지 모른다고! 내 말을 들었어야지!”
크리스탈 대접으로부터 어마어마한 힘이 요동쳤다. 알현실이 강하게 진동하며 테오스의 피부에 상처가 났다.
무려, 태양신의 힘을 지닌 테오스의 거죽이었는데도 말이다.
하나, 그도 순순히 굴지는 않았다.
“……네 머리에서 나온 그 암살 계획은 무려 3번을 실패했다. 그 덕분에 유진의 그릇은 더욱 커졌고, 너도 나에게 일을 맡긴 거 아닌가?”
“그야 그렇지만, 벌써 놈이 종잡을 수 없이 행동하지 않나! 지금이라도 놈을 다시 죽여야……!”
“아니, 아니, 아니야. 잘 생각해보게.”
테오스가 흑색 교황의 눈을 직시했다.
“외려 잘 된 거 아닌가?”
“도대체 뭐가? 태양신교의 보물이 찬탈당한 게?”
“네가 말했었지, ‘그것’의 힘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기 전, 미리 없애버려야 한다고.”
“그래!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그러니 당장 직접 살수를 보내야……!”
“감당할 수 있다면?”
“……뭐?”
“‘그것’의 힘을 감당해내고, 되려 우리가 그 힘을 먹어 치워 버리면 되는 거 아닌가?”
뚝.
기운을 내뿜어내던 흑색 교황이 되물었다.
“솔직하게 말해라. 놈이 어디까지 가기를 원하지?”
테오스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더니, 유진에게서 받은 편지를 꺼내 보였다.
“녀석이 기록의 탑을 찾아내, 모든 비밀을 파헤칠 때까지.”
흑색 교황도 스산한 미소를 흘렸다.
“……그건 괜찮은 생각이군.”
“유진이 ‘그것’을 가지고 아무리 설쳐봐야, 결국 우리의 손아귀 아래다. 녀석이 화룡을 부리던, 흑룡을 부리던, 9성이 되던 어쨌든, 우리에게는 이익이라는 말이다.”
“유진의 그릇이 커질수록, ‘그것’의 크기도 동시에 커질 테니.”
“태양신의 뜻에 더욱 가까워지는 거지.”
하하하!
방금까지 노기를 드러내던 흑색 교황이 광소를 터뜨렸다.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잘 한번 키워보라고. 아주 비싼 열매를 품은 나무니까.”
이내 흑색 교황이 모습을 감췄다.
‘그깟 화룡의 알, 가져가라고 하지. 유진, 네가 무럭무럭 자라 나의 목적을 대신 이뤄주면, 그때 네 몸의 그것을 가져갈 거니까.’
테오스가 수정구슬에다 대고 말했다.
“토마스를 알현실로 보내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토마스’라 불린 사내가 나타났다.
“태양신교의 위대하신 교황을 뵙습니다.”
척-
테오스가 인자한 미소로 토마스를 맞이했다.
아주 단정한 인상에, 짙은 눈썹을 가진 사내는 척 봐도 대단한 강자임이 틀림없었다.
언뜻 느껴지는 기세로는 고드릭의 세 배, 네 배 정도 되는 듯했다.
테오스는 일언반구도 없이 토마스의 지척까지 다가가더니, 녀석의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에서 기묘한 기운이 흘러나와 토마스의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고통을 수반하는 정신세뇌였다.
하나, 그는 눈동자의 초점을 잃었을 뿐, 어떠한 표정 변화도 없이 테오스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네가 사는 이유가 무엇이지?”
무섭도록 차분한 그의 질문에 토마스가 잔잔히 답했다.
“태양신교의 번영과, 교황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끄덕.
확인을 마친 테오스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앞으로 네가 고드릭의 자리를 대신한다. 그리고 네 임무는-”
유진의 그릇이 커지도록 도와라.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