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79)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79화(179/320)
유진은 부상이 회복되는 사이 많은 생각을 했다.
실린과 중소 가문 녀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편한 방법으로는 실린 가문을 아예 멸망시켜버리고, 중소 가문들은 경고만 준 채 유니온에서 탈퇴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남는 게 없다. 그러니 둘 다 끌고 가야 한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중소 가문을 책임지겠습니까.”
중소 가문의 가주들이 순간 아-! 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유진 경이…….’
‘정말로 우리 가문들을 위하고 있다…….’
유진이 리처드와 크로센을 보며 말을 이었다.
“중소 가문들은 경제적, 무력적으로도 유니온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죠.”
명문가는 물론 중소 가문의 사람들이 유진의 말에 점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모두 우리 잘못이니 지금부터라도 책임져야죠. 비록 잠시간의 분열이 있었지만, 유니온이 이렇게 허무하게 흩어질 정도로 부실했습니까? 우리 모두 교지를 대표하는 가문들 아닙니까?”
“마, 맞습니다!”
중소 가문 쪽에서 호응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쾅!
유진이 단상 위 교단을 강하게 내려치며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니온을 완전히 통합해야 합니다!”
대강당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단단한 음성.
오러를 쓰지 않았음에도 귀에 때려 박힐 정도로 쫀득한 성대 접촉은 20여 년간 극단 짬밥을 먹은 베테랑 배우와 다름없었다.
마무리는-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중저음으로 내리깐 목소리였다.
잠시간의 정적.
짝, 짝, 짝…….
그 사이를 깨고 나온 하나의 박수 소리가 신호탄이 되어.
“해봅시다! 해봐요!”
“그래, 이렇게 쪼개질 수는 없잖소!”
“유진 경만 믿고 가봅시다!”
짝짝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아주 그냥 배우라도 하시겠어? 어디 뭐 학원이라도 다니셨나, 그 사이에.
‘나쁘지 않았나.’
「역대급 공약…… 미쳤다…….」
물론 유진 입장에서는 솔직히 싹 다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자신과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 해야만 했던 선택이다.
그건 알지도 못한 채 녀석들이 주먹을 깨물었다.
“크흑…… 내 어찌 그런 우둔한 선택을 해서…….”
“크헝헝! 앞으로 다시는 펜첼을 등지지 않겠다!”
지크가 외쳤다.
「어? 신앙의 불빛이 커졌습니다! 이전보다 더 밝아졌어요!」
‘통한 것 같네.’
만약 유진이 저들을 공포정치로 이끌거나 무력을 행사했다면 이런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며칠 간의 고민 끝에 ‘포용’이라는 부드러운 방식을 택했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크로센이 툴툴거렸다.
“이럴 거면 미리 말 좀 해주지 그랬나, 유진 경.”
그가 미리 계약서의 내용을 상의하지 않은 까닭은 간단했다.
‘안 된다고 할 게 뻔하니까.’
지원의 내용이 너무 파격적인 만큼 명문가들과 아버지는 거절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미리 박수를 받아버리면 거절할 수가 없을 테니.
특히 크로센같은 경우는 중소 가문에 악감정을 품고 있었기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서 수긍시켜야 했다.
“하, 하하! 무, 물론이지! 물론이야! 우리가 네놈들…… 아니, 자네들을 돕겠네! 그렇고말고……!”
역시 크로센도 박수갈채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모양이었다.
유진이 미리 마련해둔 수십 장의 계약서를 중소 가문의 장들에게 뿌렸고, 모두가 서명을 마쳤다.
환호 소리가 잦아들자 유진이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제롬 경은 잠시 저와 따로 뵙죠. 라이언 경도 잠시.”
“……알겠네.”
제롬이 경계심을 머금은 표정으로 주위를 힐긋거렸다.
중소 가문들은 이제 실린이 아닌 유진의 편으로 돌아섰다. 그들은 실린의 무력행사, 혹은 경제적 지원이 끊기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블레어 경이 정신을 차릴 가능성이?”
“없네. 신관이 말하기로 제정신을 찾을 확률은 전혀 없다고 했어.”
가주인 블레어가 바보가 되었고 중소 가문 모두가 돌아선 이상, 실린은 사실상 멸문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으니까.
모든 임명식이 끝나고, 유진과 제롬, 그리고 라이언이 따로 자리를 가지러 간 사이.
“한 명당 최소 1,000만 골드에서 최대 1억 골드이고, 중소 가문의 기사들을 다 합치면 1,000명이니까. 최소 100억에서 최대 1000억…… 이게 몇 년 주기로 된 거지?”
계약서 내용을 보니 기사들의 성취 측정은 1년 주기였다.
로베르에서는 1년에 최소 100억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게 생긴 것이다.
“아들아…… 아빠 파산하겠다…….”
그때, 계약서 뒷면을 보니 유진이 리처드만 보도록 조그만 글씨로 무어라 적어놓은 게 있었다.
아버지, 중소 가문에게 주는 보상금은 앞으로 제 금고에서 가져가 주세요. 1조 골드 정도는 곧 생길 테니 못해도 10년은 유니온을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1조 골드……? 난 용돈을 그렇게 많이 준 적이 없는데……?”
아니 잠깐.
1조 골드 정도가 ‘곧 생길 테니’?
이게 무슨 말이지.
* * *
따로 마련된 별실.
유진과 라이언은 제롬이 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군. 어째서 토마스 경이 마지막에 기권한 건지.”
토마스는 유진이 순백색의 결계를 깨고 나오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기권을 선언했다.
라이언으로서는 태양신교가 유니온을 통째로 집어삼킬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기권을 하니 납득하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토마스는 나에게 보랏빛 기운이 있다는 걸 눈치챈 것 같다. 그러니 이곳에 온 목적을 이미 이뤘다는 얘기고, 그냥 기권한 거야. 나와 싸우라는 지시는 없었겠지.’
어떻게 알아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고서는 맥락상 맞는 추론이 없었다.
하나, 그는 라이언에게 정답을 함부로 알려줄 수 없었다. 굳이 태양신교가 유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걸 알릴 필요는 없으니까.
“선발식에 온 목적이 따로 있나 보죠.”
“그 목적이 뭔지 알 수가 없군.”
토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는 대충 넘어갔다.
그 밖에 순백색의 결계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블레어가 무슨 개수작을 부렸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
라이언이 넌지시 물었다.
“설마, 정말로 그걸 행할 생각인가?”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 않을 이유도, 못할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제롬이 납득할 수 있을지.”
“그가 납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정은 우리가 하고, 그들은 통보받는 것이죠.”
칼로 자르듯 단호한 말투에 라이언이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17살짜리 녀석이 50도 더 된 백전노장보다 경험이 더 많은 듯 보였으니까.
‘제이드 경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펜첼은 괴물 소굴이야…….’
그때였다.
똑똑똑.
공손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라고 하자 제롬이 바싹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유진이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예상은 하셨겠지만, 가문 재판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라이언이 말한 ‘그걸’은 바로 가문 재판이었다.
“……가문 재판?”
제롬의 미간이 와락 찌푸려졌다.
“한 가문의 가주를 완전히 병신으로 만들어놓고, 이제는 가문 재판까지 하겠다니요?”
제롬은 본래 침착한 성정으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다소 흥분한 모습이었다.
“물론 블레어 전 가주께서 잠깐 실수하신 바람에 대장 선발식을 어지럽게 만들긴 했으나, 그 대가로 가문 재판까지 받아야 한다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죠.”
더 할 말은 없다며 제롬이 벌떡 일어서 나가려던 차.
유진이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였다.
“나가도 된다고 한 적 없습니다만.”
아랫사람에게나 할 법한 위압적인 말투에 제롬이 이를 뿌득 갈았다.
“……꼬박꼬박 존댓말 써주니 내가 우습게 보이나?”
“우습게 안 보게끔 처신을 잘하시면 상호 간에 좋지 않겠습니까? 제롬 경은 무시 안 당하고, 저는 제 의무를 다하고 말입니다.”
“의무? 네게 가문 재판을 하고 말고를 정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냐? 아니, 그럴 권리는 있고?”
제롬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의 경지는 8성 후반.
유진이 9성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그가 블레어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섣불리 오러를 드러내 힘 싸움을 하려 들진 않았지만, 유진이 감히 ‘가문 재판’이란 말을 입에 담는 게 너무나 보기 거슬렸다.
“왜 말이 없느냐. 지금 무력대 대장 자리에 앉았다고 권력이라도 휘두르겠다는 심산이냐? 대장에게 무슨 권력이 있는지조차도 정해진 바가 없는데?”
“잠깐 기다려 보세요. 꺼내고 있잖습니까.”
“뭘 꺼내-”
탁-!
<유니온 운영을 위한 필수 조항>
책상 위에 올려진 두꺼운 책 한 권에 제롬의 시선이 내리꽂혔다.
“……이게 뭐지?”
“눈이 있으면 보세요. 뭘 자꾸 물어댑니까. 손이 있으면 펼쳐보고요. 거 참…….”
제롬이 유진을 매섭게 쏘아보며 책을 잡아채 펼쳐보았다.
이는 유니온 설립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안에는 여러 규정과 지시 사항, 규정을 위반했을 시에 받는 처벌에 관한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는지 이해가 어려웠다.
“304페이지 한번 보세요.”
“감히, 이딴 걸 우리 동의도 없이…… 라이언, 당신도 알고 있었습니까?”
“아 일단 보라고요. 다 설명할 테니까.”
유진이 짜증스럽다는 듯 쏘아붙였다. 어찌 된 게 실린 놈들은 ‘감히’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게 거슬렸다.
“4번 항목.”
304p.
<유니온 무력대와 관련한 조항>
[유니온 대장의 권한]……
4. 전시 상황인 경우, 유니온을 이루는 가문 중 유니온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판단되는 가문이 있을 시 ‘가문 재판’을 통해 즉결 심판한다. 판단은 무력대의 대장이 임의로 하고, 다수결 투표로 판단의 정당성을 결정한다.
“하, 이, 이게. 말이나 되는 규정…… 하하! 미친 규정이군. 이 규정대로라면 유니온은 무력대 대장 입맛대로 움직이는 오합지졸이 되겠군. 지금이 딱 그 꼴이고!”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당신네 전 가주인 블레어 실린 경이 만든 겁니다. 당신들이 직접 만든 거라고요.”
제롬의 표정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우, 우리 가문에서? 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감히 술수를 써서 이딴 짓을!”
“아마 블레어가 자신이 대장이 될 거라 생각하고 추가해 놓은 조항이겠죠.”
“…….”
“뭐, 나름 형평성을 맞춘다고 전시 상황이라고 한계도 달아놓았네요. 다수결로 판단이 정확한지 거르는 정제 절차도 있고요.”
“고작 그것만으로……!”
“자꾸 무작정 따지려고만 들지 말고 두뇌를 이용해서 찬찬히 읽어 봅시다. 블레어 경하고는 다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러실까?”
“지금은 전시 상황이 아니잖느냐! 애초에 지금은 이 조항을 적용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제롬이 버럭 소리 질렀다.
하지만 그간 짜증스럽던 유진이 돌연 진한 미소를 지었다.
“전시 상황이 아니라고요?”
그의 눈이 제롬의 눈동자를 칼로 후비듯 날카롭게 직시했다.
“바로 얼마 전에 마그노 던전에 흑지 놈들이 쳐들어올 것이란 소식이 있었고, 그 맥락에서 무력대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대장 선출을 하자는 게 지난 회의 내용 아니었습니까?”
“그, 그건.”
“흑지가 쳐들어오는 게 전시 상황이 아니라면 뭐가 전시 상황이란 말이죠? 대륙은 교지와 흑지, 두 갈래로 나뉘어 있고 전쟁이라면 이 둘이 맞붙는 것밖에 없는데.”
“…….”
제롬은 뒤늦게 뭔가를 숨기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섣불리 입을 열지 않기 위해 묵비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유진이 제롬의 뒷목을 잡아끌어 얼굴을 지척까지 가져왔다.
“나한테는 전시 상황인데, 당신한테는 전시 상황이 아니다…… 위기의식이 아예 다르네요.”
“…….”
“태양신교랑 내통하고 있지, 너?”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