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85)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85화(185/320)
“으응……?”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에드뮬은 전투 내내 얼이 빠진 표정으로 무력대의 뒤를 쫓아다녔다.
물론 그녀의 고유 무기인 연검을 휘두르긴 했으나, 맥없이 휘청이는 공격은 별 도움도 되지 않았다.
‘에드뮬은 무력대에 도움이 안 된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아군으로 만들어야 하나, 없애버려야 하나.’
-사람 담글 생각을 아주 그냥 점심으로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처럼 별거 아니게 생각하는군. 네 녀석, 역시 전과 뭔가 달라졌어.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체첸이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물론 유진은 원래도 필요하다면 적의 목을 베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지만, 아직 아군인 녀석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죽여 없앨 생각을 했으니.
체첸이 보기에 유진의 잔혹성이 전과 다르게 심화된 것 같았다.
결정을 내린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툭, 말했다.
“너는 지원조이긴 하지만, 돌격조의 바로 근접해서 따라다니는 최전방 지원조로 활동해. 돌격조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서포트. 독단 임무야.”
“그럼 돌격조랑 지원조랑 중간 정도…… 포지션인 거야?”
“그래.”
“나 혼자?”
“응.”
에드뮬은 불만이 있는지 무어라 말을 하려 입술을 달싹이다 말았다.
홀로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으니 불만이 생길 법도 하다.
하지만 유진은 그걸 알면서도 그녀에게 독단 임무를 맡겼다.
-또 뭔 속셈인 거냐…… 제발 좀 알려줘, 궁금하니까…….
그때.
쯧…….
그는 에솔의 표정에 얕은 불만이 드리웠다가 이내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너, 에솔을 의심하고 있군.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지? 발타르를 맨 뒤쪽으로 배치한 것과 에드뮬을 돌격조 바로 뒤에 둔 것도 그와 연관이 있고.
뒤늦게 체첸이 알아채고는 물었다.
‘그래. 확신은 있는데, 뭐가 구린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네.’
「탐정이 시작되는 건가! 후후……!」
지크가 홍조를 띠며 잔뜩 흥미로워했다. 이런 수사극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때 라울러가 조용히 유진에게 다가와 이야기했다.
“유진, 나, 레나와 같은 조로 편성해줄 수 있을까.”
레나는 지원조, 라울러는 추격조였다. 갑자기 레나와 같은 조를 원하는 라울러에게 유진이 물었다.
“이유가 뭔데. 엘도라는 어떻게 하고. 마음이 식었나?”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레나 저 녀석도 창이고, 나도 창이고. 그래서.”
쉽게 말해 레나에게 한 수 배우고 싶다는 말이었다.
라울러의 의중을 눈치챈 유진은 흔쾌히 응했다.
‘라울러라면 레나에게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다.’
엘도라가 그랬던 것처럼, 라울러도 이번 기회에 큰 성장을 하길 바랐다.
짝!
“이제 출발하자고. 전원 제 위치로.”
* * *
심각한 열기가 살갗을 찌르고 부글거리는 마그마가 튀어 오르는 대지 위.
맨 후방에는 유진과 발타르를 포함한 대원들이 사주를 경계하며 천천히 움직였고.
그 앞을 따르는 추적조와 지원조에서는 라울러를 포함한 명문가의 인재들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작스레 나타날 수도 있는 마수를 처치해야 하는 돌격조가 저 멀찌감치 맨 선두에 섰다.
에솔과 함께 선별된 중소 가문 기사 대여섯이 지면을 박차고 달린다.
“에솔 경! 잘 부탁드립니다!”
“방금은 명문가 기사분들께서 대화하시기에 끼지를 못했는데, 리자드맨들을 도륙 내실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에솔의 양옆에 선 기사들이 그에게 잘 보이려 애를 썼다. 그들 모두 7성 중반에서 후반. 그래도 꽤 하는 녀석들이다.
녀석들은 평소에 펜첼에 적대적인 가문이었던 만큼, 아힌 가문과 친하게 지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하, 감사합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니 기쁩니다.”
“이 시대의 참 기사십니다! 흐하하!”
그에 에솔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충 받아주다가, 한 가지를 제안했다.
“속도 좀 높여볼까요? 빨리 도착해서 길을 뚫어 놔야 뒤쪽 인원들이 수월하게 올 수 있을 테니까요.”
“아, 그러죠! 그러면 정면으로 쭉-”
“음, 제 생각엔 저기, 언덕 아래쪽에 연기 자욱한 곳을 먼저 정리하죠.”
“예? 하지만, 굳이 쭉 뻗은 길을 놔두고…….”
에솔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냥 제 말 믿고 오시면 될 것 같은데요? 보셨잖습니까, 리자드맨 놈들 머리통이 죄다 떨어지는 거. 절 못 믿으십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면 따라오세요. 제가 돌격조의 중앙에 서 있지 않습니까.”
“아, 예…… 그러죠.”
저 멀리에 마그마 던전의 중심이 보였다. 그곳의 하늘은 유난히 붉고 불길한 기운이 모여들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중앙에 다가갈수록 마그노 던전은 기이한 현상과 강성한 마수들이 들끓는, 말 그대로의 던전이 된다.
그리고 에솔은 직선으로 가지 않고 굳이 돌격조를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 자욱한 연기 속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가 잠시 저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는 에드뮬이 신경 쓰이는지 힐긋 쳐다보았다.
‘에드뮬 정도는 신경 쓸 필요 없겠지.’
* * *
에드뮬은 미간을 좁혔다.
“젠장.”
그녀는 제 아버지인 블레어 실린이 병실 신세를 진 이후로 급격히 자신감이 줄었다.
제롬 실린이 가주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는 하나, 그에게 유진의 악행(?)을 이미 들은 상황.
실린 전체가 유진의 손아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에드뮬은 유진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옛날처럼 적의를 드러냈다가 괜히 가문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저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독단 임무라니, 발타르 그 자식은 작전조에서 꿀이나 빨고 있- 뭐, 뭐야?”
에솔의 등만 보고 쫓아가던 그녀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그가 갑자기 방향을 튼 것이다.
“어디 가는…… 저기에 왜 들어가는 거야?”
그 이기적이고 멍청하던 에솔이 유니온 무력대의 돌격조 조장인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이젠 아예 제 맘대로 움직이다니.
에드뮬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돌격조를 쫓았다.
유진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는 싫지만, 제 삼촌인 제롬의 처지를 아는 이상 그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뭐지, 이 쎄한 기분은.’
좋지 못한 기분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 * *
유진과 발타르가 포함된 작전조에서도 의문이 일었다.
“뭐야? 쟤네 어디 가?”
추격조와 지원조도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의견을 내놓았다.
“아마 저쪽에 마수가 많으리라고 생각하고 먼저 파훼하러 간 거 아닐까?”
라울러가 말하자 루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 미리 넓게 길을 뚫어 놓으려는 요량일 수도.”
발타르도 이해한 척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흠, 알리샤 경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진 좀 그만 훔쳐보시고요…… 악!”
알리샤가 발타르에게 딱밤을 때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뭔가 이상합니다.”
유진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알리샤가 통찰력이 있다는 점은 깨달았다.
-저 여자도 보는 눈이 있군.
「근데 진짜 저자가 계약자님을 계속 훔쳐보던데요.」
-혹시?
「설마?」
유진은 두 녀석을 무시하고 돌격조가 들어간 언덕 너머, 연기 속에 시선을 두었다.
‘만약, 내가 예상한 대로 일이 벌어지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놈을 죽여야 한다.’
사실, 유진은 제롬에게서 한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태양신교 측에 물어봤습니다. 우리 말고 또 유니온에서 내통한 자가 있는지.
-뭐라고 해?
-……여러 군데가 있긴 하지만, 그게 어딘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 가문들도 누가 태양신교와 접선했는지 모른다고 하고요.
교황이 정확하게 누가 첩자인지 제롬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모르게 숨긴 까닭은, 아마 교황이 그들을 100%까지는 믿지 않기 때문일 터.
하여 유진은 여태껏 그 가문이 어딘지 찾은 것이다. 그리고 가장 의심하고 있는 가문이 바로 아힌이었다.
그러니 아힌 가의 핵심 인물인 에솔의 행보를 눈여겨본 것이고 말이다.
다만.
‘나머지 네 군데는 돌격조에 포함된 녀석들일 확률이 높다. 아니, 확신해도 돼.’
그 근거는 지크의 통찰안에 있었다.
「놈들이 돌격조에 배정됐을 때, 부정적인 기운이 급격하게 솟구쳤습니다.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었어요.」
“일단정지, 돌격조가 나올 때까지 대기한다. 지원조도 따라 들어가지 말고 대기해.”
유진이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전원이 멈추어 섰다.
“돌격조가 위험할 수도 있다. 지원조라도 보내야 하지 않겠나?”
“그러면 지원조도 위험해질 수 있어.”
“어째서지? 애초에 지원조의 역할이 돌격조의 서포트 아니었나?”
“서포트의 범위를 지정하는 게 내 역할이다, 루한.”
유진이 담담하게 대답했으나 루한은 여전히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알겠는데, 발타르를 작전조에 넣은 것도 이해가 안 된다. 뭔가 지시할 때는 이유를 제시해주면 더 이해가 쉽지 않겠나?”
그때, 유진이 피식 웃었다.
‘옛날 생각나네.’
전생에 태양신교의 참모로서 유진은 수없이 많은 전투의 작전을 진두지휘했었다.
그 과정에서, 유진은 귀가 닳도록 여러 불만을 들어왔다.
-저 사람은 뭔데 이래라저래라하기만 하고 싸우지는 않는 거지?
-작전의 목적이 뭔지, 어째서 이렇게 세운 건지, 왜 이유를 설명 안 하는 거야?
-몸도 병신이라는데, 이거 이대로 움직여도 되는 거 맞아? 이러다 다 죽는 거 아니야?
당시에는 교황이 부여한 권한을 빌려 이들을 강제로 움직였으나.
지금은 보다 더 효율적으로 그들의 주둥이를 다물게 할 수 있었다.
“작전을 왜 이렇게 세웠는지, 내 판단의 기준이 뭔지, 근거는 뭔지를 설명해 달란 말, 맞나?”
유진이 루한의 정면을 마주하며 똑바로 물었다.
“그래. 그 말이다.”
“좋아.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2시간 동안 널 붙잡고 설명해 줄 테니, 다른 인원들은 네가 원하는 대로 돌격조를 쫓아가라.”
“으응……?”
“어쩌면 3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 사이에 모두 시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설명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군.”
“잠깐, 내 말은.”
“작전 하나하나에 모두 설명을 원하고, 근거를 찾고, 아주 그냥 과외를 해 달라는 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 짧게만 이라도 설명을 해 달라는 말…….”
에솔 아힌이 첩자 같으니 놈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위험하다- 따위의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만약 아닐 시에 내분이 생길 수 있기 때문.
발타르를 비롯한 명문가의 초신성과 중소 가문 기사들이 침만 삼키며 루한과 유진의 대립을 지켜보았다.
그때, 유진이 검을 꺼냈다.
스릉!
“뭣……!”
루한도 깜짝 놀라 뒤로 빠지며 검과 방패를 쳐들었으나.
서걱!
유진의 검에 무언가가 단칼에 썰려 나갔다.
“어, 언제 나타났……?”
“크기가 무슨……! 저거 그거 아니야?”
쿵!
유진에게 당한 것은 바로 루한의 뒤쪽에서 튀어나온 초대형 곤충형 마수, 헬 웜(Hell worm)이었다.
루한이 당황한 표정으로 유진과 잔으로 갈린 헬 웜을 번갈아 보았다.
“고, 고맙다.”
“방금도 내가 왜 이 벌레를 죽였는지 설명해야 했나? 그랬다면 너는 살아 있었을까?”
헬 웜은 화산지대 혹은 용암지대에서 주로 서식한다는 지네처럼 생긴 외양의 7성급 마수.
녀석들이 수십을 이루어 단체로 몰려들면 8성급 기사 몇은 단숨에 가루가 된다.
“……미안하다.”
루한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유진이 가볍게 혀를 차며 기사들에게 선포하듯 말했다.
“이제부터 헬 웜을 상대해야 한다. 더불어, 앞서 말했다시피 마그노 던전에서는 알 수 없는 괴현상이 잇달아 일어나니 무리에서 벗어나지 말고 잘 붙어 다녀라.”
이 이후부터 모든 무력대원들은 유진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 간에 군말하지 않고 행했다.
그 와중에도 유진의 눈동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첩자를 찾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 * *
에솔과 함께 돌격조에 포함된 중소 가문의 기사 다섯이 연기 속을 거닐었다.
새카맣고 뜨거운 연기가 눈과 코를 찔러대 숨쉬기조차도 힘들 지경.
이곳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마수를 잡으러 오긴 했다만, 이러다가 대원들이 먼저 질식할 위기였다.
“쿨럭! 쿨럭, 에솔 경, 계십니까?”
“여기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기사들이 외쳤다.
“오러를 아무리 흩뿌려도 연기가 사라지질 않네요! 쿨럭!”
“자칫 용암에라도 빠지면 골치 아플 것 같은데, 일단 나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환경이 너무 안 좋습니다!”
그때였다.
크직!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