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86)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86화(186/320)
크억…….
미미하지만, 얕은 비명이 들렸다.
“뭐, 뭐지? 잘못 들었나?”
“나도 들렸네, 찰스! 자네 괜찮나?!”
중소 가문의 기사 중 하나, 올레이가 불러도 찰스는 대답이 없었다.
올레이의 옆에 있던 제이크가 이를 뿌득 깨물었다.
“무언가에 당한 것 같아, 쿨럭!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
에솔이 단호하게 말했다.
“안 됩니다.”
“아니, 도대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게 뭡니까! 찰스도 방금 당했잖습니까!”
“위험 요소의 제거라 말씀드렸습니다.”
“위험 요소고 뭐고, 난 모르겠고! 일단 나가겠소. 제이크, 자네도 따라 나오게! 가, 감히 태양신교의 명을 받은 나를…… 억.”
올레이는 그 후로 말이 없었다.
“올레이? 올레이!”
제이크가 애타게 불러보아도 답이 없다.
이상함을 감지한 제이크가 옆에 함께 있던 베우둠에게 조용히 말했다.
“베우둠, 어서 빠져나가세……! 여기 뭔가 이상-”
제이크도 말을 잃었다.
남은 가문은, 아힌 가문과 베우둠의 가문뿐이었다.
유니온 중에서도 뛰어난 기사들로만 추려진 돌격조의 다섯 중 셋이 소리소문없이 절명했다.
그때였다.
“베우둠.”
에솔의 목소리가 진한 연기를 타고 베우둠의 귓가를 때렸다. 서늘한 칼날이 공기를 가르고 베우둠의 목덜미에 얹어졌다.
“자, 잠시만! 에솔 경, 저도 태양신교의 명을 받았습니다! 혹시 같은 입장이라면 저와 함께 하시죠……!”
“……그렇군.”
베우둠이 자신도 죽는 건가 싶어 진땀을 흘리다,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살려만 주신다면 태양신교에게 받기로 한 보상을 모두 드리겠습니다!”
그제야 에솔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 좋아. 그런데 방금 그 세 가문도 태양신교의 개들이냐?”
“그건 저도 모릅니다! 다만, 세 녀석은 펜첼에 늘 반대하는 입장이었죠. 얼마 전 실린한테도 가장 크게 협조한 세 가문이고요.”
“그러면 놈들도 태양신교의 편이었을 수도 있겠군.”
“하, 한데, 그러면 왜 녀석들을 베신 겁니까……?”
“그건 알 것 없다. 너는 네가 말한 것만 지키면 돼.”
그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뭐, 태양신교의 개들인 건 몰랐지만 상관없지.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니까.’
베우둠은 에솔의 야비함에 속으로 치를 떨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 * *
돌격조가 연기 사이로 몸을 내던진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유진 일행은 연기가 고여있는 언덕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위쪽에서 대기하던 중, 돌격조의 일부 조원들이 빠져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하아, 하아……!”
“빌어먹을!”
에솔과 베우둠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에솔. 다른 조원들은 어떻게 됐지.”
유진이 놈에게 다가가 물었다.
“나와 베우둠 빼고…… 모두 죽었다.”
베우둠이 거들었다.
“저 안에 미친 괴물들이 있습니다. 연기 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껏 본 놈들 중 가장 강했습니다……!”
“그렇군.”
유진이 생각보다 덤덤하자 두 녀석이 잠깐 당황하다 말을 이었다.
“그, 그러니 이쪽에는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말을 가만히 듣던 그가 베우둠의 정면으로 다가갔다.
“베우둠, 올해 몇 살이지?”
“나이 말씀입니까?”
“그래.”
“28살입니다.”
“나와 10살도 넘게 차이 나는군. 한데 말이야.”
유진이 베우둠의 풀어진 윗도리 단추를 정리해주며 말을 이었다.
“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사리 분별을 못 할까.”
“어떤 사리 분별을 말씀-”
스릉!
그가 돌연 검을 꺼내더니, 베우둠의 목 언저리에 겨누었다.
이를 지켜보던 기사들이 헛숨을 삼키고, 에솔은 일순 다리가 휘청였다.
“뭐, 뭐 하는……?”
“네 옷의 군데군데 묻은 잿가루, 그것들은 이상하게도 네 손에도 묻어있구나. 마치 치열한 전투를 했다는 걸 티 내려 네 옷에 퍼 바르기라도 한 것 같아.”
“손에 재가 묻어 닦은 것일 뿐입니다!”
“그건 넘어간다 쳐도, 네 검에서 나는 이 비릿한 혈향은 마수의 피가 아닌 것 같은데, 이건 어찌 된 일이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네가 조원들을 벤 것 아니냐고.
“그건, 그러니까…….”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에솔, 너는 진위를 알고 있나? 바른대로 말해라.”
에솔에게 있어서 지금은 아주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사실 베우둠의 행적이 조금 수상했다고 진술하느냐. 아니면 전혀 모르겠다고 시치미를 떼느냐.
전자대로 말하면 베우둠만 죽고 끝날 것이나, 후자대로 말하면 둘 다 위험하다. 분명 같이 있었는데 모른다고 하는 것 자체가 거짓말인 게 티 나니까.
“대답해라.”
유진의 시퍼런 눈동자가 에솔의 미간을 향한다. 에솔은 분명 그사이에 엄청나게 강해졌기에 겁먹을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유진은 9성급의 기사. 존재만으로도 웬만한 기사들에게 위압감을 심을 수 있었다.
결국 에솔이 입을 열었다.
“사실…… 나는 따로 앞서나가 괴물의 관심을 제일 먼저 끌어왔다. 그 사이에 베우둠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뭐? 에솔 경!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내가 뭘 어쨌-”
“맞지 않느냐! 분명 내가 맨 선두에 나가 있는 동안 너를 제외한 모든 기사가 다 사라진 상태였지!”
유진이 피식 웃었다.
‘에솔이 배신자 가문 셋을 처리했군. 내가 해야 할 일을 녀석이 대신해줬어.’
「이거야말로 개꿀, 아니, 엄청난 이득 아닙니까?! 놈들을 없애려면 명분이 필요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왜지? 같은 태양신교의 첩자라면 에솔은 녀석들을 왜 죽인 거냐?
‘에솔의 성격이라면 혼자 보상을 독차지하려고 했거나, 아니면…….’
한 가지 추측을 잇던 차, 베우둠이 내뱉었다.
“이, 이 개 같은……! 그러면 나도 말하겠소, 사실-”
푸욱-!
하나 유진은 잔말 않고 베우둠의 심장에 검을 쑤셔 넣었다.
“에솔…… 네놈…….”
쿵.
베우둠이 바닥에 쓰러졌다.
에솔은 큰 심호흡을 내쉬고.
“유, 유진……!”
“이게 무슨, 뭐 하는 거냐! 좀 더 얘기를 들어봐야지!”
레나와 루한을 비롯한 이들이 기겁했다.
첩자를 찾으려는 의도는 알아챘으나, 베우둠을 정말로 죽여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것도 모든 걸 털어놓으려던 와중에 말이다.
-허어! 유진, 어째서?
「아무래도 이번 판단은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체첸과 지크마저 유진의 판단에 고개를 저었다. 더 많은 비밀을 알아낼 기회였건만, 유진은 기회를 발로 걷어차 버린 모양새였으니까.
하지만.
되려 유진은 쓰러진 베우둠의 목에 검을 내리쳐 머리통과 몸통을 구분 지었다.
“아…….”
유진을 지켜보던 기사들이 참담한 탄성을 흘렸다.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기회가 깔끔하게 사라졌다.
에솔이 침을 꼴깍 삼켰다.
“나, 나는 진실만을 말했다.”
유진은 피가 튀겨 보기 흉측한 얼굴을 에솔의 코앞에 가져다 놓고는 말했다.
“고맙다, 에솔. 하마터면 네 덕에 첩자에게 당할 뻔했어.”
“그, 그래…….”
그러던 유진은 베우둠의 머리통을 길 중간에 부글거리던 용암 한가운데를 향해 뻥 걷어차 버렸다.
머리통이 용암에 들어가자마자.
꽈아아앙!
베우둠의 머리통이 폭발하며 커다란 굉음을 토해냈다. 용암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시뻘건 열기를 흩뿌렸다.
그제야 체첸과 지크도 알아챘다.
-아……! 유진, 너에게 진실을 실토하면 폭발하는 저주가 걸려 있었구나!
「그런 거였어?! 그래서 베우둠 이 자식이 모두 실토하기 전에 죽인 거였어?」
유진은 이미 태양신교의 술수를 알고 있었다. 전생을 그 교단 안에서 참모로 지냈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
유진 일행 역시도 유진이 어째서 베우둠을 빠르게 죽여버렸는지 깨닫고는 몸을 흠칫 떨었다.
“우, 우리 죽을 뻔한 거냐?”
“유진은 저걸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
“도, 돌격조에 내가 들어갔다면-”
특히 발타르는 자신이 작전조에 투입됐다는 것에 불평한 일이 떠올랐다. 만약 그가 돌격조에 들어갔다면?
‘정말 죽었을 수도 있다…….’
이제야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일행에게 알렸다.
“지금껏 우리 중에 숨어있던 첩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를 이상하게 짜고, 루한의 의견을 묵살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거였군…….”
루한이 경탄 어린 표정으로 유진을 응시하고, 레나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알리샤도 은근히 상기된 얼굴이다.
유진이 에솔의 볼을 챱챱 두드렸다.
“에솔, 그 안에서 용케 죽지 않고 돌아와 고생했다.”
“그, 그래…….”
“이제 다시 출발하자.”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유진은 에솔에게는 일말의 질문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물론 에솔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운이 더럽게 좋았어. 이제 딱 한 단계만 더 밟으면 된다……! 그러면 태양신교에게서 비전 기술을 받고 유진을 제낄 수 있다!’
그때, 에드뮬이 뒤늦게 연기 속에서 빠져나왔다.
“허억, 허억, 유진!”
“에드뮬 너는 날 따라와. 에솔은 지원조와 합세해서 앞으로 치고 나가라. 우리는 뒤따라가겠다.”
“으응? 자, 잠시만.”
에드뮬은 영문도 모른 채 유진의 손에 대롱대롱 매달려 후방으로 빠졌다.
* * *
유진은 에드뮬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에 그녀를 원래 포지션으로 돌려보냈다.
레나가 유진에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 어떻게 너희 가문의 지도와 아버지가 찾은 지도가 똑같을 수 있지?”
유진은 간단하게 답했다.
“보물을 만든 사람이 꼭 이 보물을 누군가가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겠지. 그래서 여러 장을 만들어놓은 거 아니겠어?”
“아……!”
물론 그라시안을 만나본 적이 없기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은 이 정도만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는 와중, 저 먼 하늘에 붉은 열기둥이 솟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어……? 방금까지 저런 거 없었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유진이 간단하게 답변했다.
“지금부터는 마그노의 중앙지에 밀접한 지역이다. 따라서 마력이 과응집되어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현상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거야. 그냥 묵묵히 걸어.”
과연 마그노 던전은 험지가 맞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일행은 많은 환청과 환각을 보았으나 유진의 저지로 기어이 마그노의 중앙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솔! 괜찮나? 힘든 데는 없고?”
“으응……? 응, 괜찮아.”
물론 유진은 에솔도 지극정성으로 살폈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크으! 오늘도 신앙의 불빛이 더 커졌고!」
-이 녀석들이 속으로는 너를 엄청 믿고 있는 모양이다! 크하하!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세 시간여를 걸어 불기둥의 바로 지척까지 도착한 참이었다.
“어? 어어?”
레나가 놀란 얼굴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공기마저 들끓을 정도로 뜨거운 불기둥 옆,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스피어 가의 기사 다섯이 계단 입구의 한쪽에 불에 타 시체가 되어 있었다.
척 봐도 화염에 그슬려 죽은 것이었고, 단 한 방에 절명한 것이었다.
누군가의 소행인가가 중요했다.
“크윽…… 라이너스 아저씨가…….”
레나가 눈물을 흘렸다. 아마도 자신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람인 모양이었다.
‘마수인가? 헬 웜? 리자드 맨?’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깊은 중앙부까지 들어온 스피어 가의 기사들이 헬 웜과 리자드맨에게 굴복했을 리가 없다. 엄청나게 많은 수였다면 모를까.
하지만 이내 유진이 판단을 마쳤다.
‘마법사들이 이미 와 있는 거다. 지하에는 그 녀석들이 벌써 내려가 있겠지.’
추측을 잇던 유진은 칼에 찔린 듯 떠올렸다.
‘적탑.’
7~8성급 기사 다섯 정도는 한 방으로 정리할 수 있는 화속성 마법사는 적탑의 마법사뿐이었다. 확실했다.
‘한데, 전생에도 적탑은 마그노 던전에 온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적탑 놈들이 온 거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애초에 흑지 놈들이 여기에 오고 있다 했으니, 흑탑이든 적탑이든 누가 와도 이상하진 않겠지.’
다만 적탑의 마법은 매우 강대하고 매섭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유진은 긴장감을 머금고 지시했다.
“마법사의 짓이다. 모두 사주 경계를 강화하고 오러를 최대한으로 이용할 준비 해. 이제 아래로 내려갈 테니.”
“예!”
“후우! 이제 마법사 놈들과 붙는 건가!”
무력대원들이 무기를 강하기 움켜쥐었다.
마법사와의 전투는 흔한 일이 아니다. 애초에 마법사는 흑지에 주로 분포된 이들이고, 마력 자체가 희귀한 힘이었으니까.
그때였다.
두근!
유진의 심장이 한번 거세게 박동했다.
‘뭐지? 무슨…….’
처음에는 흑룡의 심장이 반응하는 건가 싶었으나, 아니었다.
‘보랏빛 기운이 튀어나올 때 느껴지던 그 감각이다.’
이어, 순간 광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와 비슷한 녀석이 있군.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