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87)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87화(187/320)
마그노 던전의 지하.
쿵!
전신이 화염으로 이루어진 불의 거인, 파이어 골렘이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졌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넓은 통로가 강하게 울리며 귀를 때렸다.
적탑 3명, 흑탑 6명으로 이루어진 흑지의 마법사들이 먼지를 물려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호오, 무려 파이어 골렘에게 화속성 공격을 가해 쓰러트리다니. 힘 앞에서 상성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던가?”
“과연 압도적이군요. 특히 저 가운데, 리안이라는 자.”
“저 정도 수준의 마법사가 있었다니…….”
흑탑의 마법사 여섯이 적탑의 마법사 셋을 보며 수군거렸다.
파이어 골렘은 마수 중에서도 역사서에서도 언급되는 재앙급 몬스터였다.
녀석이 한 번 출현하면 중소마을 하나가 1시간 안에 불바다가 된다는 말이 있을 지경이었으니.
하나, 적탑의 마법사들은 녀석들을 무 썰 듯이 깔끔하고 쉽게 죽여버리고 있었다.
그것도 화염과 열내성이 아주 강력한 파이어 골렘을 되려 화속성 공격으로 휩쓸었으니, 그들의 화염 마법의 수준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하는 거 없이 감탄만 하고 있군. 버러지들.”
가장 화려한 망토를 두른 장신의 마법사, 리안 지플이 가장 강했다.
리안 지플의 플레임 애로우에 몸이 관통되어 죽은 파이어 골렘만 여태껏 30마리이었으니까.
“음? 잘 안 들렸소, 리안 경.”
“아닙니다.”
‘그라시안의 보물만 아니면 흑탑 놈들과 함께 올 일은 없는데.’
리안을 비롯한 적탑의 마법사들은 생명체의 생과 사를 마음대로 이용하여 부리는 흑탑의 마법사들을 혐오했다.
하지만 리안의 목표는 보물을 찾아 사형들에게 인정받고, 순혈 지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었으니.
뜻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은 흑탑 마법사들과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만 했다.
“계속 가죠.”
“좋습니다, 아주 그냥, 마음이 든든하군요. 호호호.”
누가 흑탑 마법사 아니랄까 봐 역겨운 웃음소리를 낸다.
끝도 없이 이어진 넓고 기다란 복도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차.
돌연, 지나온 뒤쪽 길 멀리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경계.”
리안이 완드를 꺼내 들었다.
* * *
마그노 던전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
쿠구구구!
유진 일행은 벌써 10마리째 등장한 파이어 골렘에 숨을 헐떡였다.
“이 거인 자식들은 도대체 몇 마리가 나오는 거야!”
발타르가 불평하며 파이어 골렘의 주먹을 막아냈다.
무력대 전원이 파이어 골렘을 상대하는 데에 투입되었는데, 그 중 발타르와 레나, 그리고 라울러가 가장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되려 가장 큰 활약을 보인 이는 두 명, 유진과 에솔이었다.
양옆에서 달려드는 집채만 한 골렘 둘을, 유진과 에솔이 일격으로 마무리했다. 골렘의 명치에 있는 핵을 타격한 것이다.
-에쓰홀 녀석이 꽤 하는데? 유진, 너보다 고작 1마리 덜 잡았다.
체첸이 클클 웃으며 유진의 승부욕을 자극했으나.
「지금 계약자님이 전력을 다하는 것 같냐? 이 바보 멍청아?」
-이잉……? 그, 그런가?
지크의 타박에 체첸이 머쓱했다.
실제로 유진은 에솔이 더 많은 골렘을 잡도록 힘 조절을 해가며 적절히 싸우고 있었다. 무언가를 관찰하기 위함 같았다.
쿵!
에솔의 검에 핵이 터진 골렘이 굉음을 일으키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유진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 강력한 검기를 뽑아내 파이어 골렘의 핵과 몸체를 산산조각냈다.
타앗-!
노면에 멋있는 자세로 착지한 에솔이 씨익 웃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강한 존재가 되는 기분이란, 그야말로 최고잖아? 크흐흐!’
비록 베우둠과 더불어 세 가문의 기사를 죽이긴 했지만, 그건 에솔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차피 그의 임무는 딱 하나였고, 완수에 거의 가까워져 있었으니까.
“허억, 허억…….”
“후우……!”
유진이 앞으로 나아가던 중,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골렘들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질 대로 빠진 모양이었다.
“쉬었다 가지.”
“아니다! 괜찮아. 후우, 한시가 아까운 시기니까-”
“숨찬 상태로 흑지 놈들을 만나면 어떡하게. 그대로 목숨 내 주고 끝내게? 그냥 쉬었다 가.”
그제야 대원들이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제아무리 7성, 8성의 기사라 해도 연이어 소환되는 파이어 골렘에 쉬지 않고 대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굳이 흑지 놈들을 만나려 이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나? 그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발타르가 그답지 않게 예리한 지적을 꺼냈다.
애초에 유니온 무력대가 이곳에 온 이유는 흑지의 세력이 교지에 침투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마그노의 맨 중심에 그라시안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은 유진과 창왕, 그리고 레나만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구태여 무력대원 전체가 마그노 던전의 중심부까지 들어가고 있었으니 의아한 것이다.
녀석들의 고개가 유진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네, 왜 굳이 이 지하까지 가야 하는 거야?”
유진이 가볍게 답했다.
“이 지하 맨 끝에는 마그노의 성전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성전으로 가는 입구는 네 개다. 우리는 그중 하나를 통과해 들어온 거야.”
그러자 또 발타르가 그답지 않게 눈치챘다.
“아……! 입구가 네 개니 흑지 놈들이 어디로 빠져나갈지 모르기 때문이군?!”
“잘했어, 발타르.”
“흐헤헤!”
좋다고 웃는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너희들이 싸우면서 강해져야 내가 강해지니까.’
신앙의 불빛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작업인 것이다.
「치밀하기 짝이 없군요. 어쩌면 그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이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대원들한테 뭐라고 설명해. 신앙의 불빛이 뭔지, 그 기원과 역사부터 설명하리?’
「아, 그것도 그렇군요.」
-빙신, 킥킥!
「……이 토끼 새끼가.」
유진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와중.
두근!
다시 한번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광마, 당신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나를 회귀시킨 겁니까. 그리고 이 보랏빛 기운은 도대체 왜 나를 이곳으로 이끄는 겁니까.’
유진은 계속해서 이 심장이 저 지하 아래쪽, 무언가와 조우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마치 서로 다른 극의 자석이 이끌리듯 말이다.
‘나와 같은 보랏빛 기운을 가진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 의문이 풀리겠지.’
그가 에솔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녀석은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마 전 대장 선발식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리고 유진은 방금 파이어 골렘과 싸우던 에솔을 관찰하다 그 이유를 알아냈다.
‘태양신교에게 인체 개조술을 받은 것 같아. 흡정공을 놈의 오러홀에 심어놨어.’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에솔이 마수를 쓰러트릴 때마다 놈의 수준이 미약하게나마 상승하는 것이 기감에 감지된 것이다.
「혹시, 에솔이 그 연기 속에 들어가서 중소 가문 놈들을 죽인 이유도……?」
‘그래, 흡정공으로 기운을 빨아들이기 위함이었겠지. 아마 토마스가 대장 선발식에 참여한 날, 에솔을 포함한 다른 다섯 가문에 접촉한 것 같아.’
-그래서 에솔이 시간이 갈수록 저렇게 강해지는 거로군!
특히 에솔에게는 어떤 것을 요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전 보상으로 그에게 흡정공의 기능이 포함된 인체 개조를 해준 모양이었다.
‘전생이나 현생이나 배신자네. 저 자식은.’
그때.
에솔이 어딘가에서 찬물이 든 수통을 꺼내더니, 대원들에게 한 병씩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자자, 이거 마시면서 하라고, 앞으로 갈 길이 머니까.”
“엇? 아, 아니, 이 뜨거운 데에서 어떻게 이 찬물이 있을 수 있나? 내가 가져온 물은 다 미지근해졌는데!”
발타르의 눈이 동그래졌다.
“하하,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서 왔거든. 비싸게 주고 샀으니 눈으로 보기만 하라고.”
“오오……!”
유진이 헛웃음을 흘렸다.
‘일단 태양신교에게 받은 거 하나는 아공간 주머니, 저거고.’
에솔은 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마지막으로 유진에게도 찬물이 가득 들어 찰랑이는 수통을 건넸다.
보기만 해도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 아주 시원한 물이었다.
“대장도 받아. 그리고 날 믿고 베우둠을 정리해줘서 고맙다. 진심이야.”
에솔이 평소와 다르게 자연스럽게 웃었다.
-이 자식 왜 이러는 거지? 원래 엄청나게 허세 가득한 부자연스러운 미소만 지을 줄 아는 녀석 아니었나?
「내 말이! 뭔가 꿍꿍이가……!」
물론 유진은 이미 녀석의 술수를 알고 있었다.
“고맙다, 에솔. 물이 아주 차갑네.”
“특별히 지금 같은 때를 위해서 아껴둔 거다. 사양하지 않아도 돼.”
수통을 건네받은 유진은 곧바로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아주 시원하니 좋았다.
-남이 주는 물을 그렇게 함부로 마시면 어떡하나! 유진!
「안에 뭐가 들었을 줄 어떻게 알고……!」
‘응. 독 들어있네. 그것도 엄청나게 비싸고 치명적인 독.’
에솔이 유진의 수통에 탄 독은 ‘고독(蠱毒)’이란 것으로, 태양신교에서 수십 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독이자, 일종의 생물이었다.
고독은 피시전자의 몸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피시전자의 위치, 오러양, 경지 등을 몰래 알아내 시전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
대단히 뛰어난 기능을 하는 만큼 고독의 제작에는 거의 소국 하나의 일 년 예산이 넘게 들어가곤 했다.
유진의 짧은 설명을 들은 지크가 입을 떡 하고 벌렸다.
「뭐라고요……? 근데 그걸 왜 마십니까?」
실제로 유진의 식도를 타고 흘러 들어간 액체는 그의 위장에 녹아들자마자 조그만 애벌레가 하나 생겨났다. 고독이었다.
그때, 체첸이 두 토끼 귀를 번쩍 세웠다.
-아니 근데! 네놈한테는 만독불침이 있잖아!
체첸의 말대로 유진에게는 만독불침이 있었기에 이 고독마저도 해독할 수 있었다.
퍽…….
유진의 위장에 나타난 애벌레가 터지면서 마력의 가루 형태로 사라졌다.
“어때? 시원~하지? 아주 그냥?”
에솔이 유진의 목 넘김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더 마시라고 부추겼다.
“크으, 좋네. 더 없나? 에솔?”
그에 유진은 사양하지 않고 수통을 죄다 비워버렸다. 그러자 에솔은 이제 볼 일 다 끝났는지 피식 웃으며 홱 뒤돌아섰다.
“없어. 이제 일어나는 게 좋겠는데? 대장.”
「저 자식, 혼쭐이 나야 정신을 차리겠습니다!」
유진이 헛웃음을 흘렸다.
‘에솔, 진짜 넌 안 되겠구나.’
-한데, 고독 같은 게 있는 줄은 어떻게 안 거냐?
‘이모저모 얻어들었지.’
고독은 절대자라고 말할 수 있는 10성급의 기사들이나 마법사들에게는 먹히지 않았고.
어떤 수를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흑지의 인물들 또한 고독에서 자유로웠다.
태양신교는 전생에 대륙 통일 전, 교지에서 자신들에게 해가 될 만한 이들에게 이 고독을 먹여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온 전력이 있었다.
결국 10성에 이른 제이드를 제외한 명문육가의 가주들 대부분에게 고독을 먹였었다. 바로 배신자 에솔 아힌과 아힌 가문을 이용해 말이다.
‘이번 생도 아힌은 여전히 배신자 놈들만 가득하군. 에솔이 나에게 이 물을 먹이려고 지금까지 착한 척, 사람 된 척을 한 거였어.’
한데.
「어? 어어?」
지크가 놀란 눈으로 유진의 단전을 응시했다.
-왜, 왜! 또 관심받으려고 개수작이냐?! 뭔데!
유진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