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188)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188화(188/320)
「계약자님의 몸속에 마력이 솟구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유진도 자신의 몸을 천천히 관조했다. 정말로 농밀한 마력이 손끝과 발끝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고독이 몸에 흡수된 거야.’
고독 안에 스며들어 있는 마력의 수준은 쉽게 말해 웬만한 최고급 마나 영약 서너 개 분량에 해당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너, 저번에 태양신교의 비밀 공간에 들어갈 때도 그랬잖느냐! 독이 오러로 치환됐었지!
그때는 그저 ‘나만의 노하우다’라며 얼렁뚱땅 넘어가긴 했지만, 이는 본래 만독불침의 효능 중 하나였다.
독에 담긴 성분이 오러나 마력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뭐야! 내가 모르는 얘기잖아! 나 빼고 이야기하지 말란 말입니다!」
-……그때 네놈을 가져오는 게 아니었는데, 빌어먹을.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유진이 미소를 지었다. 느껴지는바 아톰을 공전하는 서클이 6개까지 생긴 상태, 마력 6성에 이른 것 같았다.
-하여튼, 에솔이 너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구만. 배신자도 대신 죽여주고, 마력도 높여주고, 이건 뭐.
「체첸보다 나은데? 계약자님, 이참에 차라리 에솔을 죽여서 영혼의 형태로 들고 다니는 건 어떻습니까? 체첸은 어디 그냥 적당한 데에 유기하고요.」
-이 또라이 같은 놈이 뭐라는 거야?
유진의 시선이 에솔의 뒷모습을 향했다.
태양신교와 결탁한 저 비겁한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사실, 그를 배신자로 몰아 죽이는 건 너무도 쉬웠다. 아힌은 배니커에 이어 에솔까지 힘을 잃고 명문가의 반열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이제 갓 출범하여 명문육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유니온의 근간이 흔들릴 터.
더불어 유진은 에솔의 무력을 써먹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녀석을 구워삶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와중.
‘종아리에 상처가 있네.’
에솔의 종아리, 파이어 골렘을 상대하다가 생긴 상처에서 얕은 핏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저거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솔.”
유진이 에솔을 불러세웠다.
그러자 에솔이 걸리는 게 있는지 흠칫, 몸을 떨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보았다.
“왜, 왜? 물은 더 없다니까?”
“물은 필요 없고, 잠깐 이리로 와 봐.”
에솔은 유진이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그에게 다가왔다.
“뭔데.”
유진이 에솔의 어깨 위로 팔을 걸며 얕게 웃었다.
“나한테 숨기는 건 없나.”
에솔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렸으나, 이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뭘 숨겨?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찬물은 이제 진짜 없-”
“그놈의 빌어먹을 물 얘기 그만하고, 숨기는 거 없냐고 물었다. 딱 한 번 더 묻는다. 다음은 없어. 실토하면 내가 반성할 기회 줄게.”
에솔의 눈동자가 이번에는 크게 흔들렸다. 애초에 이미 들킨 거나 다름없었지만…….
녀석은 시치미 뗄 생각인가 보다.
“하아…… 그래, 사실.”
에솔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꿀물도 있다. 내가 찬물만 챙겨 왔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보군. 정확하다. 대장 아니랄까 봐 촉이 정확하군.”
“……꿀물.”
“진짜 나만 마시려고 아껴둔 건데, 대장이니까 반절 나눠줄게. 아으! 어쩌다 이걸 딱 들켜버렸지?”
에솔이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자신의 눈동자가 흔들린 까닭은 바로 이 꿀물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놈은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 잘 알겠다. 네 뜻.”
“그러니 어깨동무 좀 치워 줄- 억!”
유진의 손에서 붉은 실선 하나가 삐져나와 에솔의 종아리에 새겨진 상처로 파고들었다. 혈마법이었다.
에솔이 ‘억-’ 하는 소리를 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동무를 더욱 조인다.
9성의 오러 수준으로 격상된 유진의 힘은 제아무리 7성 후반 나부랭이가 인체 개조술을 받았다고 해도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으니, 에솔은 땅에 못 박힌 듯 저항하지 못했다.
“뭐, 뭣…… 나한테 무슨 짓을.”
“태양신교.”
이를 뿌득 갈던 유진이 에솔의 뒷머리를 콱 잡아채며 웃었다.
“태, 태양신교?”
“이 상황에도 시치미를 떼네. 앞으로 너는 거짓말을 3번 이상 하는 순간 심장이 터져 죽는다.”
“마, 말도 안 되는-”
“네가 방금 나한테 고독을 먹이려고 한 것처럼, 나도 방금 네 몸에 독을 심어놨거든. 태양신교가 네게 지시한 내용을 말해.”
“나는 지금 네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 커억!”
유진이 에솔이 거짓말을 하는 순간에 혈마법을 발동,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한 듯 혈관 하나를 일시적으로 막아 혈류경화를 일으켰다.
그러자 에솔이 죽겠다고 발버둥 쳤다.
“컥! 커걱……!”
“거짓말 한 번 했네. 두 번만 더 하면 네 심장은 사방팔방으로 터져 죽는다.”
“나, 난 정말 모르는- 커어억!”
두 번째 혈류경화였다.
“두 번째로 거짓말했고, 너는 내가 구라 치는 것 같지?”
“그, 그게 아니라!”
“뭐, 사실 나는 네가 죽는다고 해도 큰 상관은 없어. 어차피 베우둠도 죽인 마당에 배신자 가문 전부 다 죽여버리면 나는 편하지. 오히려 마음 편해.”
“자, 잠깐만…….”
유진이 제 몸에 오러 방벽을 둘렀다. 에솔의 심장이 폭발할 것에 대비한 행동이었다.
“여기 좀 도, 도와줘억…… 읍읍!”
그가 에솔의 입을 틀어막고 귀 가까이에 대고 속삭였다.
“마지막 기회다. 앞으로 계속 이 좋은 세상에서 살아나갈지, 아니면 처참하게 죽어서 구천을 떠돌지는 네가 결정해.”
“으으읍! 읍읍!”
“말하겠다고?”
끄덕끄덕.
유진이 에솔의 입에서 손을 떼자 그제야 실토하기 시작했다.
“대장 선발식……!”
“천천히, 자세히 말해. 아는 거 전부 다.”
“대장 선발식 때 토마스가 내게 말했다……! 태양신교의 뜻에 따르라고, 그리고…….”
뒤이어진 에솔의 실토에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제롬이 이중 첩자 노릇을 하며 알아 온 대로 토마스는 여러 가문에 접촉하여 그들이 유니온을 배신하도록 조장했고.
특히 명문가의 자제인 에솔에게는 인체 개조술을 받게 해주는 대신, 유진에게 고독을 먹이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더불어 인체 개조술의 효과는 흡정공이 맞았다. 마수나 인간을 죽일수록 힘을 빼앗아 에솔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 언덕 아래 연기 속으로 돌격조를 이끌어서 세 명이나 베어 죽인 거고. 맞나? 에솔?”
에드뮬에게 확인한 정보였다.
“그래…….”
“더 말해. 네 심장 터진다.”
“크윽…….”
그렇게 에솔은 태양신교가 지시한 모든 내용을 토해냈고, 유진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래. 이렇게 서로 솔직해지면 얼마나 좋아? 너도 살고, 나도 살고. 그렇지?”
“미, 미안하다. 이제 거짓말은 절대로 하지 않을 테니까, 내 심장에 심은 이 이상한 독 좀 빼줘……! 해, 해독제 좀……!”
유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으응……?”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아, 아니, 이미 모든 걸 다 말했으니까!”
유진이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발타르와 라울러, 알리샤, 레나를 비롯한 중소가문 기사들 모두가 에솔과 유진이 어깨동무하고 나란히 서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유진이 싱긋 웃으며 손을 저었다.
“물 좀 더 달라고 하는 중이야. 신경 쓰지 말고 다들 좀 더 쉬어.”
녀석들이 그제야 이해했다.
“아~ 그런 거였군.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열심히 하나 했어.”
“난 또, 무슨 협박이라도 하나 했다.”
“응, 그런 거 아니니까 좀 더 쉬고 있어. 금방 갈게.”
유진이 다시 에솔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표정을 싹 바꿨다.
“나는 네가 물에 타서 준 고독 때문에 평생을 태양신교의 노예로 살 뻔했는데, 너는 꼴랑 그거 말하고 해독제를 달라고 징징거려?”
“제발…… 나의 실수다, 유진……! 이렇게 빌겠다!”
에솔이 눈물을 흘리며 손을 싹싹 빌자 유진도 덩달아 손을 싹싹 빌었다.
“제발, 에솔, 나도 이렇게 빌게. 개소리하지 말고 앞으로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흑흑.”
“너 지금부터 나랑 일 같이하는 거야.”
* * *
무력대전체가 유진의 명령에 따라 다시 지하 계단을 내려갔다.
에솔은 끝도 없는 어둠 아래로 향하는 이 계단을 보며 제 인생을 겹쳐보았다.
‘시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에솔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찢어질 듯 좋았다.
다시 태양신교로 돌아가면 비급을 전수받을 터였고, 웬만한 8성급 기사보다 곱절은 강한 기사로서 떵떵거리며 살 생각에 세상이 핑크빛으로 보였다.
하나, 지금은 완전히 흙빛이 되었다.
그가 토마스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에솔 경, 제가 제안 하나 하겠습니다. 저희 태양신교에서는 아힌을 밀어주고 싶습니다.
-……저희 가문은 갑자기 왜.
-유진 로베르 경이 유니온 무력대의 선두에 서면서 펜첼의 힘이 더 커지고 있고, 이는 태양신교와의 균형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요?
-펜첼의 기세를 잠시 꺾고, 아힌이 다시 정상에 서십시오. 배니커 아힌 경의 뜻을 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로베르 가문에게 당한 것도 모자라, 배니커가 제이드에게 죽은 이후 아힌 가문은 지금 낭떠러지에 서 있었다.
제아무리 라트비가 애를 써도 아힌의 재건은 쉽지 않았기에 에솔은 그간 술이나 퍼마시면서 현실을 회피한 것이었다.
결국 그는 토마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유진에게 이 고독을 먹이십시오.
물론 이 작전은 실패했고, 에솔은 유진의 노예이자 이중 첩자가 되었다. 제롬과 거의 유사한 원리로 유진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넋 나간 얼굴로 터덜터덜 내려가다가 어깨 위에 올라오는 팔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일 안 하고?”
“으응……?”
“너 돌격조 아니야? 앞으로 치고 나가서 파이어 골렘들 다 죽여놔야지? 뭐해?”
“아, 아아, 맞다.”
“심장 터져 죽을래? 아니면 나한테 맞아 죽을래?”
“지금 당장 이행하겠다!”
에솔이 검을 빼 들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쾅! 콰광!
파이어 골렘들이 쓰러져 나간다.
발타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 에솔이 미쳐 날뛴다! 대장! 저거 왜 저러나?”
“아, 공지 안 한 게 있는데, 무력 수준을 고려해서 에솔은 이 시각 이후로 유니온 무력대의 행동대장이다. 그에 걸맞게 잘 대우해주고, 칭찬도 많이 섞어 줘.”
“행동대장? 크으윽, 내가 그걸 맡았어야 했는데!”
유진이 에솔을 행동대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단순했다.
‘좋은 일을 하면 사람들의 찬사가 있다는 걸 너도 좀 느껴봐. 그리고 진짜 개과천선하면 너도 좋고, 나도 좋겠지.’
물론 말을 안 들으면 그냥 죽여버리면 된다.
그 사이, 유진을 보며 지크와 체첸이 혀를 내둘렀다.
-근데, 정말로 거짓말 3번 하면 심장이 터져 죽는 혈마법을 쓴 거냐? 정말로 독을 넣었어?
유진이 피식 웃었다.
‘아니. 그런 혈마법은 없어.’
-으응? 그러면?
‘그냥 에솔이 거짓말할 때 심장에 좀 충격을 준 것뿐이야.’
「어어? 그러면 녀석의 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말입니까?」
‘그런 셈이지.’
크하하!
체첸과 지크가 동시에 폭소하며 하이파이브한다. 즐겁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오랜만에 합이 맞는 모양.
-혼자만 노예 양산하기 게임 하고 있군. 제롬, 에솔, 그다음은 누구냐?
「음, 그다음은 체첸? 노예가 셋이나 되는군요.」
-……제롬, 에솔, 지크, 이렇게 셋 아닌가?
다시 한번 두 녀석은 평생 적으로 살 모양이다.
그때였다.
스스스!
유진의 기감에 불길한 마력의 기운이 걸려들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