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00)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00화(200/320)
“왜 리안이 나의 보물을 모으려 하는지 알고 있나?”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모래시계, 팔찌, 두루마리까지. 나의 세 가지 보물을 모으면 <멸살암천화염옥>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지.”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화염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적탑주의 수제자인 리안 지플이 그렇게 애를 써가며 사각뿔을 오른 거군.’
그때 유진은 호기심이 일었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점인데, 모래시계도 그렇고 그 아티팩트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든 겁니까?”
“오랜 세월을 바쳤지……. 아주 긴 시간을.”
멸살암천화염옥은 역대 최강의 지플인 리올 지플이 만든 마법.
그는 과거 그림자의 신 솔□□과 계약하여 특수한 힘인 ‘영기’를 쓸 수 있었다.
그 힘을 바탕으로 창안한 마법이 멸살암천화염옥이었고, 이 마법엔 영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200년 전 지플 가문과 룬□□ 가문은 멸망했고, 모든 신은 사라졌다. 때문에 영기를 구할 방도가 없었다.
하여 그라시안은 이 영기를 대체할 수단을 찾아 멸살암천화염옥을 복구하는 데에 평생을 바쳤고-
결국 영기 대신 오러의 기운을 빌려 멸살암천화염옥을 구현하는 방식을 만든 것이다.
“다만 한계가 있었다면, 멸살암천화염옥은 리올 지플 경과 같이 영기를 사용할 수 있거나, 혹은 마검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되어버렸지.”
진퇴양난이었다.
리올 지플만큼의 대마법사 혹은 마검사. 둘 다 대륙에 존재할 확률이 극히 낮은 것이었다.
“그때, 과거 가문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어. 과거 룬□□ 가문에 마검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축복받은 육체를 가진 그들이 이 멸살암천화염옥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룬□□ 가문은 멸망한 상태였으니…….
고민을 거듭하던 그라시안은 룬□□ 가문의 특징인 축복받은 육체를 인공적으로 구현하기로 결정했다.
또다시 긴 연구 끝에 룬□□의 육체를 구현할 삼신기(三神技)를 만들었다.
모래시계는 오러의 강화.
팔찌는 신체의 강화.
두루마리는 정신의 강화를 돕는 아티팩트.
바로 이 세 가지였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기엔 이미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어. 그래서 이를 후대를 위해 남겨 놓았다네.”
그라시안은 이야기를 꺼내며 추억에 잠긴 듯한 표정이었다.
유진은 그제야 모든 이야기가 이해되었다.
“하면, 이곳에 저를 데려온 이유는.”
그의 표정이 진중하게 변모했다.
“이 위대한 마법, <멸살암천화염옥>을 전수해 주기 위해서일세.”
“……!”
유진은 잠시 믿을 수 없어 가만히 그라시안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말한 그 멸살암천화염옥 말입니까? 화염시의 위 단계에 있는, 그 마법?”
“그래.”
분명 기쁜 일이었다.
대륙을 지배할 만큼 강한 힘을 지녔던 전설적인 마법사, 리올 지플의 마법을 배울 기회였으니까.
그러나 유진은 쉽사리 이 상황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저는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걸 압니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저는 경의 보물을 두 가지밖에 모으지 못했습니다. 제가 자격이 됩니까?”
“자네는 세 가지 모두를 가졌어. 자격을 갖추었지. 내 눈엔 보이는데, 자네는 느껴지지 않나?”
유진이 잠시 그라시안의 말을 반추했다.
세 가지를 모두 가졌다는 말은, 오러, 신체, 정신적 능력을 유진은 모두 가졌다는 말이었다.
모래시계와 팔찌가 오러와 신체를 담당했으니, 유진에게 비어있는 능력은 정신적 능력인데.
‘설마.’
유진이 번뜩 떠올려 고개를 들었다.
“명경지수가 저의 정신적 능력을 담당하는 거군요.”
“하하! 역시 이해가 빠르다니까.”
광마의 기억에서 배운 명경지수가 그라시안의 두루마리 역할을 대신 한 것이었다.
“자네는 내 팔찌의 효과인 ‘체골 개조’의 효과를 맨몸으로 감당해냈지.”
“어떻게든 견디긴 했습니다.”
“정신을 잃지 않고 그 과정을 견뎌내는 데에 명경지수의 마음이 쓰인 것 같더군.”
“예. 그리하려 했습니다.”
그라시안이 덧붙였다.
“자네의 그 침착하고 고요한 마음, 그 근본이 광마에게서 비롯된 것은 알고 있겠지. 그리고 광마는 룬□□가문의 일원이고.”
“그렇습니다. 한데, 이 체골 개조의 효과가 무엇입니까? 육체를 강화한다는 건 알겠는데, 정확한 효과가 뭔지.”
그라시안이 싱긋 웃었다.
“바로 룬□□의 축복받은 육체를 갖게 해주지. 우리 지플을 상대로 끝까지 대립을 유지했던 명문가, 광마의 가문이던 룬□□말이야.”
유진이 뭔가를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혹시 멸살옥을 만들기 위해서는 룬□□의 육체를 재현해야 하는 겁니까? 육체도, 정신도 룬□□과 연관된 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답이다.”
그라시안이 어깨를 으쓱였다.
“지플 가의 멸살암천화염옥을 감당해낼 수 있으려면 강인한 육체, 그리고 정신이 필요했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룬□□의 오러도 필요했고.”
“그렇다면 모래시계 역시 룬□□의 오러를 계발해주는 거였겠군요.”
그라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좋아서 아주 대화할 맛 나는군.”
“그러면, 제가 광마의 무위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그런 셈이지. 웬만한 충격이나 칼질에는 상처도 나지 않는 철인이 됐을 거야.”
10성의 대마법사인 그라시안마저 흉내 내려 한 것이 룬□□의 육체였다.
전생의 광마, 메피스토만 보아도 궤를 달리하는 무위를 보여준 이력이 있으니.
‘과거 존재했다던 룬□□ 가문의 일원들이 뭉친다면 도대체 얼마나 강할까.’
궁금증이 들던 차, 그라시안이 물었다.
“멸살옥을 배우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조건이지. 게다가 자네는 마검사이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역시나 알아보셨군요.”
“마력이 오러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아쉽지만, 마력 수준이 늘어날수록 멸살암천화염옥의 위력도 늘어날 거야.”
짝!
“자! 이제 시작해볼까?”
그가 손뼉을 한 번 치고는 말을 잇던 참.
“근데, 그라시안 경. 이게 혹시 도움이 되겠습니까?”
유진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뭐냐, 그 불길한 물건은?”
“손거울입니다. 흑지의 적과 싸워서 얻은 전리품이요.”
제트의 손거울이었다.
마력이 부족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떠올린 물건이었다.
그라시안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 판단했군. 불길하다기보다는 아주 유용한 물건이야. 엄청난 마력이 이 안에 담겨있다네! 다만…….”
그라시안이 입술을 깨물며 고민에 잠겼다.
“손거울이 깨져있어서, 이대로 거울의 능력을 이용했다가는 아무런 효과도 볼 수 없을 거야. 이 거울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면 좋겠는데.”
“그 거울을 비춰보면 마력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겁니까?”
“그래. 느껴지는바, 자네는 지금 7성의 수준이나 8성까지 격상할 수 있네.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자네로 알고 있지?”
물론이었다.
본래 대륙에는 마법사 자체가 흔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마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부터 극소수일 뿐만 아니라.
마력을 함양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마탑과 몇몇 귀인들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허, 자네가 비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귀한 아티팩트까지 가지고 있을 줄이야.”
“깨진 손거울만 잘 고쳐서 오면 되는 겁니까?”
“그래. 일단 멸살옥을 배우면서 저 손거울이 고쳐지길 기다려보지. 앞으로 매일 밤 꿈에서 이 늙은이를 보게 될 걸세. 괜찮나?”
“물론입니다.”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을 걸세. 그래도 괜찮나?”
유진이 결의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유진이 눈을 떴다.
-유진! 아이고, 정신 좀 차려보아라! 이게 다 너 때문이잖느냐!
「제가 다시는 안 대들겠습니다, 계약자님……. 그러니 제발 일어나주십시오!」
체첸과 지크는 유진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줄 알고 통곡하고 있었다.
“일어났다.”
-헉!
「아앗!」
“진정해. 나 괜찮으니까.”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옷이 온통 축축했다.
「그런데 이게 다 뭡니까? 뭔가, 좋은 것 같진 않은데.」
-몸이 바뀌면서, 뭔가가 나온 것 같은데.
살펴보니 검은 진물이 온몸에서 삐져나와 옷을 적신 것이었다.
‘룬□□의 육체를 갖추게 되었다. 체골이 바뀌면서 온갖 노폐물과 필요 없는 것들이 빠져나온 거군.’
그렇게 이해한 유진이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그러자 검은 진물들이 깔끔하게 불에 타 사라졌다. 유진의 옷은 하나도 훼손하지 않은 채.
-크으, 마법 실력까지 아주 출중하군. 이런 인재와 계약한 어떤 놈은 제 분수도 모르고 대들기나 하고 말이야. 그치?
「크흠, 누가 그런 몰상식한 짓을.」
녀석들이 투닥거리는 사이, 유진은 헛웃음을 흘렸다.
그라시안과의 만남에서 유진이 한 생각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던 태양신교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한 놈들이야.’
놈들에게 대항하고, 나아가 복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오러 10성의 기사가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마법들을 지금껏 너무 사용하지 않았어. 멸살암천화염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법이란 것 자체에 익숙해져 있어야 해.’
그라시안이 유진에게 마법에 능통하라- 라는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유진은 스스로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최종적인 목표는 태양신교에 대한 복수였으니…….
‘놈들이 예측할 수 없는 무기도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게 좋겠지.’
유진이 마검사라는 사실은 아는 이가 아직 몇 되지 않았다. 기껏 해봐야 라울러와 제이드, 투귀 정도.
그러니 마검사라는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검과 마법 모두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했다.
‘이제부터 마법을 익혀야겠어. 다만 혼자 하는 것보단 뛰어난 사람에게 배우는 게 더 좋을 텐데.’
이전에는 줄리아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가 곁에 없다.
그나마 마법에 능통한 사람이라면.
‘리안 지플.’
유니온 병실에서 자고 있을 적탑의 마법사뿐이었다.
그때였다.
“유진……!”
인스 형제가 문을 열어젖혔다.
“리안 지플, 이 자식이 널 찾는다.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가자.”
유진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던 차.
한 가지를 떠올린 유진이 제인스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제트의 손거울이었다.
“이게 뭐야?”
“아이칸님한테 가져다줘. 깨진 부분 좀 어떻게 말끔히 수리할 수 있는지 부탁하더라고 말하면 돼.”
“알겠다!”
아인스가 얼른 아이칸의 숙소로 달려간 사이, 유진은 제인스와 함께 리안이 있는 병실에 도착했다.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
리안이 다짜고짜 말했다.
그의 양옆에는 이미 적탑의 마법사 둘도 깨어나 부은 얼굴로 유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경계심 어린 눈빛.
면상을 보니 녀석들은 발타르에게 맞은 뺨이 아직도 얼얼한 모양이다.
유진이 입을 열었다.
“알고 있어.”
“……?”
리안은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
“흑탑주는 아마 리안 지플, 네가 죽었다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너를 죽인 건 우리, 유니온이라고 떠들어댈 테고. 그러면 너희 스승, 적탑주가 길길이 날뛰며 전쟁을 일으키려 하겠지. 너는 적탑주가 아끼는 녀석이니까.”
“어떻게…… 알았지.”
전에 유진이 유니온 대원들에게 설명했던 대로였다.
유진은 리안이 걱정하는 상황을 이미 모두 간파한 뒤였다.
“그리고 실제로 적탑주가 이곳으로 쳐들어올 수도 있어.”
리안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서 안 된다! 스승께서는 정말로 그럴 수도 있단 말이다! 아무리 스승님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흑탑주가 퍼트린 헛된 소식에 조종당하게 둘 수는 없어!”
“그러니까,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그게 무엇이냐? 하나, 허튼수작을 부렸다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내 반드시…….”
빡!
듣던 제인스가 리안의 뒤통수를 후렸다.
“마법도 못 쓰는 놈들이 대장한테 감히 협박이야.”
“이, 이 미천한 기사놈이……!”
“한 대 더 맞을래?”
“크윽……!”
유진이 제인스를 말리고는 리안에게 차분히 말했다.
“일단 이것만 알아둬.”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