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07)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07화(207/320)
다만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녀석들의 얼굴에 하얀 가면이 씌워져 있다는 것이었다.
유진은 이들이 진짜 유니온 대원들이 아니라고 단박에 판단했다.
‘복장은 똑같지만, 기세부터가 진짜 우리 유니온 대원들과 달라. 오러가 아니라 마력이 느껴져.’
그리고.
‘애초부터 유니온이 여기까지 올 방법도, 이유도 없어.’
그렇다면 저놈들은 누구인가.
쐐애액!
날아오는 단검의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유진은 손바닥에 강력한 마력을 뭉쳐 단검을 강하게 쳐냈다.
‘흑탑 놈들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를 공격할 이유가 있는 녀석들이 없으니까.’
단검에서 느껴지는 마력도 마그노 던전에서 감지했을 때와 똑같았다. 적어도 8성급 수준.
흑탑의 마법사들이 유니온의 복장을 한 이유는 너무도 간단히 추측되었다.
‘흑탑 놈들은 일을 저질러 놓고선 자기들이 안 했다고 시치미를 떼려는 거야. 교지에서 유니온이 침투하여 일을 벌인 거라고 하겠지.’
쉽게 말해 유니온 대원의 탈을 쓰고 유진 일행을 처치하려는 것이다.
쿠구구구!
지진이라도 났을 때처럼 코젝이 미친 듯이 흔들리는 사이.
줄리아가 입술을 짓씹으며 눈을 부릅떴다.
“어떤 자식들이, 감히 진을……!”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화가 난 모습이었다.
리안도 상황 파악을 끝냈는지 침착하게 마법사들과 유진 일행 사이에 보호 방벽을 설치했다.
날카로운 마력이 잔뜩 뒤섞인 단검과 비수들이 쏟아진다.
“꺄아악!”
“뭔, 뭐야!”
비행선이 흔들려 화들짝 잠을 깬 승객들은 웬 괴한들의 습격에 두 번 놀란 모습.
그러거나 말거나, 유니온으로 변장한 흑탑의 마법사들은 유진 일행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쏟아부었다.
다행히 리안이 널따란 보호 방벽을 펼쳐 대부분 공격을 방어하긴 했으나.
“으아아…… 커헉!”
그 와중에 방벽 밖에 있던 무고한 사람들 몇도 죽어 나갔다. 하나 흑마법사들은 누가 얼마나 죽어 나가든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미친놈들이……!”
유진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흑탑의 잔혹함을 다시 한번 느끼자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전으로 마탑 대부분이 멸망했을 때도 흑탑만큼은 일부 살아남아 태양신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만큼 놈들의 수법은 간교하고도 잔학했다.
콰과과광!
“빌어먹을! 어서 역습해야 해! 이것도 얼마 못 간다!”
리안은 있는 힘을 전부 다 보호 방벽을 유지하는 데에 쏟아부었다. 죄 없는 시민을 지키고 유진이 역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눈 한 번도 마음 편히 깜빡일 수 없는 수라장 사이.
유진이 머리를 재빨리 굴렸다.
‘함부로 녀석들에게 큰 마법으로 공격했다가는 비행선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해야 놈들만 죽일 수 있지?’
-그냥 오러를 써라! 쿠란의 검은 없지만 화룡검이 있지 않으냐!
물론 유진은 오러를 쓸 수 있었으나, 그건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
「아니야, 여기에서는 오러를 쓰면 안 돼! 지혜의 눈이 있잖아……!」
-마탑 지역 내에서 오러를 쓰면 ‘지혜의 눈’이 오러를 감지하고 모든 마탑에 네 위치를 전송할 거다. 그러니 오러는 절대로 쓰면 안 돼!
리안이 했던 말이었다.
줄리아가 머리를 들고 이를 갈았다.
“내가 저 개자식들을 전부……!”
“기다려 봐 줄리아. 머리 숙여.”
“끄윽.”
유진이 줄리아의 머리를 꾹 눌렀다.
리안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빨리 뭐라도 해보아라! 저놈들 수준이 무시할 정도가 아니란 말이다! 크윽……!”
리안의 보호 방벽이 서서히 깨지고 있었다.
보호 방벽 하나만으로 흑탑의 마법사들이 퍼붓는 공격을 감당하기엔 무리인 것이다.
‘그저 평범한 마력 칼날 공격으로는 안 된다. 저들에게 먹힐 리가 없어. 그리고 화속성 마법도 안 돼. 비행선이 죄다 타버리면 전부 죽어버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딱 원하는 놈들만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마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아!’
딱!
유진이 무언가 생각난 듯 손가락을 튕겼다.
‘밤마다 꿈속에서 그라시안에게 배운 마력의 개념. 그리고 이 무거운 함선이 공중에 뜰 수 있는 이유.’
그라시안은 유진에게 멸살암천화염옥을 가르치기에 앞서 본인이 알고 있는 여러 유용한 마법도 다수 알려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떠올랐다.
-멸살암천화염옥을 배우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마력을 ‘실처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실처럼’이라면?
-아주 정밀하게, 소량의 마력도 조심스럽게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지. 자, 마력에는 무게가 있는데…….
그라시안의 조언이었다.
그리고 방금까지 생각하던 ‘코젝이 공중에 뜨는 원리’.
‘마력에는 기본적으로 무게가 있다. 하지만 성질을 거꾸로 뒤집어서 무게를 마이너스로 만들면 공중으로 뜨게 되어 있어.’
그러니.
‘코젝의 윗부분에는 성질이 마이너스가 된 마력이 가득 차 있을 거야. 그게 이 무거운 코젝을 위로 떠 올린 거고.’
그 두 원리를 엮으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바로, ‘마력의 실’이었다.
마력의 실이란, 물체에 마력으로 구성된 실을 연결하여 끌어오거나 공중에 뜨게 할 수 있는 일종의 염동력(念動力)이었다.
염동력은 일전에 그라시안이 만든 제3의 공간에서 보여주었던 그 힘.
10성에 달하는 전설적인 마법사였던 그라시안 정도는 되어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력의 실’ 역시 염동력의 원리를 끌어다가 쓴 것이었으니, 이 역시 대단한 수준의 마법이었다.
단순히 물체를 띄우는 것만으로도 많은 양의 마력이 들어가니 말이다.
그라시안의 가르침을 받는 와중에도 유진은 마력의 실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만큼 마력의 성질을 뒤집어 무게를 마이너스로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유진은 이를 가능케 해야 했다.
그가 잠시 머리를 들어 올려 흑마법사들의 정체를 가늠했다.
‘느껴지는바, 놈들은 전부 8성 후반 수준이다. 리안이 버티기 힘들만 해…… 혹시, 흑살대인가.’
흑살대.
흑탑에서 가장 더럽고 추악한 일만을 도맡아서 처리하는 정예 부대로, 흑탑주가 애용하는 이들이었다.
일을 벌이는 방식이나 잔혹한 손속을 보아하니, 저 흑마법사들은 흑살대가 틀림없었다.
본래 유진이 전생에 겪었던 흑살대는 9성 중반에 이르는 괴물들뿐이었으나, 그나마 현생에서는 시간이 아직 많이 흐르지 않아 성장이 덜 된 모양이었다.
‘아마 흑탑주가 보냈겠지. 검문소에 첩자를 숨겨놓은 모양이야.’
어쨌든.
‘평범한 공격으로는 안 된다. 놈들을 한 방에 제압하려면 마력의 실밖에 없어. 두 원리를 섞어서 마력의 실을 시전해야 해.’
그때였다.
덜커덩, 덜컹! 쾅……!
비행선의 한쪽 벽체가 떨어져 나가더니, 엄청나게 많은 공기가 선체 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휘유우우우웅!!
“으아아아악……!”
덕분에 떨어진 벽에 붙어 있던 시민 한 명이 선체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삐삐삐삐삐삐삐!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객실 내부를 울려대고, 바닥은 흔들리는 데다가, 바람이 몰아쳐 들어오는 최악의 상황.
이대로라면 비행선이 제대로 착륙할 수 없을 터.
물론 일반 시민들은 착륙을 걱정할 게 아니었다.
“커억, 안…… 돼…….”
“아빠! 아빠아! 흐아아앙!”
흑살대원들의 무차별적인 마력 폭격에 몸이 찢어지며 죽어 나가고 있었으니까. 착륙이고 뭐고 일단 살아남아야 했다.
유진이 이를 악물었다.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라면 다 죽어버릴 수도 있어.’
아무리 흑지의 사람들이라고는 하나, 그들은 마법도 익히지 않은 일반 시민. 최대한 보호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때,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선체에서 떨어져 나와 객실을 날아다니는 하얀색 철판 조각이었다.
‘저거라면 충분해.’
유진이 하얀색 철판 조각을 향해 검지를 뻗었다.
‘시전돼라……!’
피잉.
별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유진은 손끝에서 잠깐 반짝이던 마력의 기운을 보고는 희망을 품었다.
‘조금만 더 시도하면 될 수도 있어.’
다시.
척!
공중을 덧없이 퍼덕거리는 하얀색 철판 조각에 검지를 뻗는다.
그러자 이전보다 조금 더 짙은 마력이 검지 끝에 모였다.
“뭐 하는 거냐, 유진! 저게 뭔데 자꾸 가리키는 거야!”
“기다려 봐!”
다시 검지에 마력을 모아 철판에 쏘아 보내자.
쑤우욱, 척!
마력의 실이 쭉 뻗어져 나와 철판에 달라붙었다.
철판이 엄청나게 빠른 바람에 맞으면서도 저항하며 흔들리지 않고 공중에 멀쩡히 떠 있었다. 마력의 실의 효과였다.
“어……?”
리안이 어리둥절한 의문사를 뱉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진은 더욱 집중하여 그라시안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아직 마력의 실을 사용할 수준이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조금 더 가르쳐 주지. 이른바 ‘반발 변형법’이다.
반발 변형법.
변형의 형식이 ‘반발력의 생성’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마법 성질의 변화를 말했다.
반발 변형법을 사용하면, 단순한 마법이라고 하더라도 그 효과나 기능이 발전 혹은 강화되면서 궤를 달리하는 기능을 보인다.
다만 일부 한정된 마법에만 사용할 수 있는 변형법.
유진의 검지에서 마력이 폭포 쏟아지듯 뿜어져 나왔다.
지금, 유진은 마력의 실을 사용하려 하고 있되…….
‘단순히 물체를 공중으로 띄우는 게 아니라, 마력의 실에 반발 변형법을 사용해 공격 마법으로 변형해야 한다……!’
쉽게 말해 유진은 마력의 실을 더욱 강력한 마법으로 ‘변형’해야 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해야 했다.
몸이 휘청거리고 발이 붕 뜰 정도로 격렬하게 흔들리는 선체.
수준 높은 적의 맹공격.
아군은 죽어 나가는 상태에다가, 공중에서 추락하고 있는 상황…….
당장이라도 비행선이 땅에 떨어져 머리통이 으깨지며 죽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침착해야 했다.
‘명경지수의 마음이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그때였다.
지잉!
묵광 3성의 효과, ‘마법 구조의 이해’ 능력이 발동되었다.
그러자.
마력의 실을 따라 조그마한 원형 마법진 수천 개가 그려지더니, 번쩍번쩍 빛나며 유진의 시선을 끌었다.
“……!”
명경지수 덕분인 것 같았다.
유진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마법 구조의 이해가 이런 기능도 한다니. 아마도 마법에 따라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유진은 당황하지 않고 두 눈에 술식을 똑똑히 새겼다.
‘마력의 실이란 마법의 원리는 언뜻 보기엔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알고 보니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원리로 구성되어 있구나.’
실이란 것 자체가 그저 한 가닥으로 구성된 얇은 줄기로 되어 있는 것 같으나-
알고 보면 실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짜임이 얽히고설켜 이루어진 것처럼.
마력의 실이란 마법 또한 수많은 술식이 연결되고 고리가 엮인 모양새였다.
이를 유진은 묵광 3성 덕분에 ‘눈’으로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었으니 한결 빠르게 마력의 실을 이용하고 변형할 수 있었다.
‘홀수 번에 걸린 술식은 반대로 뒤집고, 짝수 번에 걸린 술식은 그대로 놔둔다. 그렇게 하면 술식끼리 서로 미는 힘이 생겨 마력의 실에 힘과 탄력을 더할 수 있어.’
이것은 그라시안이 알려준 ‘반발 변형법’의 여러 방법 중 한 가지였다.
유진이 왼손을 뻗자.
휘리리릭!
홀수 번에 걸린 술식들이 일제 뒤집히며-
콰아악!
마력의 실은 하얀색 철판을 잔뜩 우그러뜨릴 듯이 휘감아 유진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형에 성공한 것이다.
“크윽……! 더는 안돼…… 머리를 숙여라……!”
흑살대의 맹공격을 어떻게든 버텨내던 리안이 결국 보호 방벽을 유지하지 못하고 해제하던 차.
쐐애애액!
유진의 검지를 따라 하얀색 철판 조각이 흑살대원들에게 쏜살같이 날아가더니-
“흐읍……?!”
콰과과과과과광!
스무 명 중 열다섯 명가량이 철판에 강하게 부딪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무, 무슨……! 저깟 철판 조각이?”
리안이 믿을 수 없단 듯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