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25)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25화(225/320)
추가로 무어라 의문을 내뱉으려는 지크였지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일단 나중에 말해줄 테니까, 다시 시작하자. 써클들은 타원형이라고 했지. 장축과 단축의 길이가 몇 cm 정도 돼 보여?’
「큰 차이는 없지만, 장축은…….」
체첸은 유진의 오른쪽 어깨 위에 앉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장축은 뭐고, 단축은 뭐야…….
그렇게 유진은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수학적 지식, 공학적 지식, 마법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아톰의 모양새와 움직임의 속도, 방향, 원리 등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두었다.
대략 또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하아, 이제 끝난 건가요……?」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끝나긴. 이제 변수들을 넣어야지. 지금까지 전부 다 고정값이었잖아.’
「변수라니요? 무슨 변수가 있다고?」
‘내가 오러를 사용하면 오러홀의 크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마력을 사용하면 써클의 회전 속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장축과 단축의 길이에 변화가 생기는지 안 생기는지, 그리고 오러와 마력을 동시에 사용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런 걸 다 기록해야지.’
「벼, 변수가 그걸 말하는 거였구나…….」
‘거기다가 내 체력이 어떤지에 따라 혈류량도 변할 것이고, 아톰은 내 몸에 있는 기관이니 당연히 체력과 혈류량, 산소량 등에도 영향을 미치겠지. 그 변수도 있어.’
「아니 그러면 변수가 도대체 몇 개입니까?」
-이거, 구현이 가능하긴 한 물체가 맞느냐? 이 밖에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변수가 또 있을 텐데?
유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렵지. 어려울 거 아는데…….’
이렇게 무언가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유진의 전문 분야였다.
전생에서 20년 가까이를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래도 해 봐야지. 재밌잖아?’
유진이 지크과 체첸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딴 게 뭐가 재밌다는 거야…….
「이게 재밌다고……? 미친 건가……?」
광기에 가까운 유진의 의지에 녀석들은 몸서리쳤다.
* * *
약 36시간 뒤.
유진은 숙소와 마도공학실을 왔다 갔다 하며 한숨도 자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다.
조용한 숙소에서 아톰의 모양새, 그리고 회전 주기 등을 살펴보다가 이를 실제로 구현해보기 위해 마도공학실에 들러 재료를 조합해보는 과정을 수백 번은 반복했다.
덕분에 조금 피곤했지만, 유진은 여전히 생생한 얼굴로 지크에게 물었다.
‘이제 마지막이네. 내 호흡에 따라 오러홀의 크기와 써클의 모양에 변화가 있어?’
「예…… 변화는, 그러니까, 아 잠깐만 너무 졸린 데 조금만 자고 하면 안 될까요……?」
‘마지막이라고 했잖아. 빨리.’
「한 번 작게 내쉬었을 때, 두 번 작게 내쉬었을 때, 세 번 작게 내쉬었을 때, 그리고 한 번 중간 크기로 내쉬었을 때, 두 번 중간 크기로 내쉬었을 때…… 각각 아톰의 모양새는 어떻게 달라지냐면…….」
체첸은 여전히 유진이 마실 물을 떠다 주는 중.
지크의 마지막 보고를 들은 유진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후우. 이제 다 끝난 것 같아.”
「드디어……!」
유진이 지크와 체첸 앞에 내놓은 물체는, 말 그대로 놀라웠다.
-오오……?
「오…….」
-이게…….
「이건…….」
-대체 뭐지?
「뭘 만드신 겁니까?」
유진이 만든 ‘모조 아톰’은 한눈에 봐도 형편없는 모양새였다.
거칠거칠한 표면, 어디 한 군데는 찌그러지고, 어디 한 군데는 휘고, 어디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심지어 오러홀은 완벽한 구체가 아닌 납작한 원판 같은 모형인 데다가 마력 써클은 오히려 원형이었다. 유진이 그린 그림과는 전혀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유진은 뭐가 어떻냐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왜? 잘 만들지 않았나?’
-도대체 어디가……?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죠? 예? 지난 36시간을 헛수고로 만들 셈은 아닐 거잖아요?!」
그가 피식 웃으며 말없이 모조 아톰에게로 손을 가져다 대더니,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마력이 모조 아톰의 표면을 타고 흐르더니, 이내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으드드드득!
표면이 매끈해졌다. 찌그러진 곳은 펴지고, 휜 곳은 올바르게 자리 잡았으며, 구멍이 난 곳은 메워졌다.
원판처럼 납작했던 오러홀은 완벽한 구체로 돌아가고, 동그란 원형이던 마력 써클은 정확한 장축과 단축 길이를 가진 타원형으로 모습을 갖추었다.
써클은 적절한 속도로 일정하게 돌아갔고, 유진이 추가로 오러를 불어넣자 오러홀도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싸구려 철골로 만들어진 괴상한 장식품 같던 물건이, 완전한 아톰 그 자체로 변모한 것이다.
「아니, 뭐야……! 뭐냐고! 무슨 마법을 부린 겁니까!」
-도대체 뭐가 어떻게, 아……? 혹시?
체첸이 고개를 들어 유진에게 추측한 바를 물었다.
-그거냐? 마력의 성질을 이용한 거! 응집성과 확산성, 그리고 일방향성을 이용한 거!
유진이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집성과 확산성, 그리고 일방향성은 쉽게 말해 마도공학의 정수이자 기본 원리였다.
마력은 모이려 하는 성질과 퍼지려 하는 성질이 공존한다. 그때 외부에서 힘을 가해주면 관성을 갖고 무한히 뻗어 나가려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을 이용, 유진은 일부러 표면을 거칠거칠하게 만들었고.
특정한 부분을 찌그러트리고 휘게 만들어 마력의 방향성을 미세하게 조절한 뒤 구멍을 뚫어 그곳에 마력이 공전하도록 만든 것이다.
만약 아톰의 모양 그대로, 정상적인 모양으로 만들었다면 마력이 헛돌며 오히려 모양을 망가트렸을지도 몰랐다.
「이 부분들이 일부러? 계산하고 찌그러트린 거라고?」
-그래, 인마! 네 계약자를 너는 뭘로 보는 거냐!
또한 마력을 불어넣은 다음 오러를 넣는, 이 순서 또한 매우 중요했다.
오러는 마력과는 다르게 검기라는 날카로운 기운과 맞닿아있는 에너지.
그에 따라 조금 더 가벼우며 형태의 변환이 자유롭다. 마력이 돌멩이라면, 오러는 모래라 비유할 수 있다.
하여 유진은 모조 아톰이라는 작은 그릇 안에 마력이라는 돌멩이를 먼저 넣고 오러라는 모래를 나머지 빈 곳에 채워 넣어 그릇을 완벽하게 채워 넣은 것이다.
순서를 반대로 했다가는 모조 아톰이라는 그릇을 다시 만들어야 했을 터.
「그러면 만약에, 오러를 먼저 넣은 뒤에 마력을 넣으려 했다면…….」
-모조 아톰은 오러 때문에 형체가 으스러져 네 말대로 지금까지의 36시간이 허사가 됐겠지.
「하, 하하!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계약자님! 정말 당신은 미친놈입니다!」
-동의한다! 미친놈이야!
‘욕이야 칭찬이야…….’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을 탑재하고 태어난 지크도, 백 년 이상을 살면서 지식이 줄 수 없는 지혜를 갖춘 체첸도 유진의 천재성에 경탄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너희들이 도와줘서 나름 잘 만든 것 같다. 이제 이 모조 아톰을 마법사들의 단전에 집어넣기만 하면 되는데.’
그 말에 체첸과 지크가 식겁했다.
「뭐? 어떻게? 단전을 째서 집어넣을 겁니까? 방법이 있습니까?」
-이것도 알 것 같군. 마법을 이용하려는 게지?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적탑주의 힘을 빌려야 해. 체첸, 요즘 감 좋은데?’
-크하하핫! 이 모지리 지크 따위와는 다르지!
「웃기는 소리 마라! 크윽…….」
한창 귀뚜라미가 울어대는 늦은 밤.
유진이 모조 아톰을 들고 적탑주의 숙소를 찾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진행시켜야 했다.
* * *
적탑주는 꿈을 꿨다.
“아, 안돼…… 내 단전을 째겠다니…… 그게 정녕 유일한 방법인가? 으응……? 안돼……!”
그때였다.
똑똑똑.
적탑주의 숙소에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
“헉!”
방금까지 끔찍한 꿈을 꿔서 그런지 몰라도, 묘하게 불길한 기분이 들어 적탑주는 경계심을 머금고 완드를 들었다.
“……누구요?”
“접니다. 유진.”
“후우, 누군가 했군.”
적탑주가 깊은 심호흡을 내쉬며 유진을 안으로 들였다.
“무슨 일인가? 혹시 멸살옥의 전수에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닙니다.”
“혹여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네를 원망하지는 않겠네. 애초에 마법사에게 오러를 훈련시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해.”
유진이 고개를 저으며 아공간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환하게 빛나는 구체를 돌고 있는 푸른색의 고리 하나.
보기만 해도 영롱하고도 신비로운 물건이었다.
“오오…… 이게 자네가 지금까지 만든 물건인가? 이게 우리 마법사들이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건가?”
“예. 다만.”
“다만?”
“이걸 마법사들의 몸속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정확히는 단전에요.”
“으응?!”
의문사를 내뱉던 적탑주가 이내 유진의 뜻을 알아차렸다.
“‘이식 마법’이 필요한 게냐?”
“그렇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어려워서요.”
이식(移植) 마법이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옮겨심는 마법을 의미한다.
이는 원래 치료 마법을 주로 이용하는 힐러들, 그중에서도 8성급 이상의 고성급 힐러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고난도의 마법이었다.
추가로 엄청난 마력의 소모가 특징이었다.
남의 장기를 가져다 심거나, 남의 팔을 가져다 붙이는 역할.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대마법사인 나에게도 이식 마법은 없다네. 그건 이미 죽거나 배신한 옛적의 적탑 마법사 중에나 있겠지.”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고 있습니다.”
“응……? 알고 있다니?”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 건 이식 마법이 없다는 게 아니라, 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은, 이식 마법을 이미 가지고 있단 말인-”
적탑주가 불현듯 떠올렸다.
“자네, 현미경 보기 전에 식물 이식기에 눈독을 들이더니…… 설마. 거기에서 이식 마법을 알아낸 건가?”
체첸과 지크도 유진을 돌아보았다.
-그거 하나 보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정답이었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적탑의 마법사들을 모두 모아주십시오.”
* * *
모조 아톰의 이식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열댓 명 정도 되는 적탑의 마법사들 모두에게 모조 아톰을 이식하려면 열댓 개의 모조 아톰이 필요했고.
딱 하나밖에 없는 모조 아톰을, 유진은 일전에 보았던 입체 프린터기로 복사하여 여러 개로 만들었고.
유진은 적탑주의 마력을 전해 받아 이식 마법을 발현, 마법사들의 단전에 모조 아톰을 하나씩 이식했다.
그리고 훈련실.
“이게 진짜 되는 건가?”
“모르겠군. 적탑주님이 믿는 저 친구 말에 따르면 된다는데. 믿어야지 어쩌겠나.”
마법사들은 반신반의하며 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모든 이식을 마친 유진이 진땀을 흘리며 마법사들에게 공지했다.
“다들 믿고 따라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마지막 절차가 남았습니다.”
“이제 오러를 쓸 수 있는 겁니까? 멸살옥은 언제-”
“아니요. 그렇게 쉽게 멸살옥을 전수할 수 있으면 이 고생을 할 필요도 없겠지요. 적탑주님?”
적탑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사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주었다.
“이, 이건…….”
“마력 봉인구와 진검입니다. 모두 봉인구를 착용하고 진검을 드세요.”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일단 제 손목과 발목에 봉인구를 채웠을 때였다.
“모두 단단히 장착했습니까? 마력이 나오지 않는 것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대로 착용했네. 마력이라고는 병아리 눈물만큼도 안 나와.”
“좋습니다. 그러면…….”
스릉-!
유진이 쿠란의 검을 빼 들더니.
“헉!”
“뭐, 뭐 하는……!”
그들 사이로 달려들었다.
“이제 살아남으세요.”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