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4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42화(242/320)
상징검술.
이는 자신의 마음속, 근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상향, 혹은 되고자 하는 모습이나 갖고 싶은 면모를 상징으로 표현하여 그리는 검술을 말했다.
현무기사단원들은 대부분이 현무의 모습을 상징으로 가지고 있고-
청룡기사단원들은 청룡의 모습을 상징검술로 가지고 있듯이, 자신이 속한 단체의 상징을 제 상징으로 삼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상징검술의 상징은 자신과 자신의 검술을 대표하는 말 그대로의 ‘상징’이다.
유진은 하늘 위를 떠다니는 꽃잎을 보고 제 상징검술을 떠올렸다.
‘절벽 위에 핀 장미.’
절벽상화.
겉으론 아름답지만, 쉽사리 만질 수도, 가질 수도, 꺾을 수도 없는 꽃, 절벽 위 장미.
유진은 이처럼 어떠한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자신을 빛내는 인물이 되리라 결심한 것이었다.
한데 자신과의 싸움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었으니, 자신의 근본이자 이상인 장미 검술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장미 검술의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지? 애초에 완성된 기술인데.’
전혀 그 방향을 모르겠단 것이었다.
지금껏 1900번에 가까운 전투를 벌이며 장미 검술을 수백 번도 넘게 사용했지만, 모두 완벽한 수준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
이는 도플갱어 유진을 관찰하면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녀석 역시도 더욱 발전된 장미 검술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체첸이 하품을 하며 물었다.
-음, 어떻게, 다 끝난 거냐? 결국 이겨냈어? 문제가 뭔지 알아냈어?
‘너는 주인이 1900번 동안 피를 쏟으면서 싸우는데, 자빠져 자고 있어?’
-아니, 1900번을 계속 지고만 있는데, 안 졸고 계속 기대하면서 보는 게 더 문제 있는 놈 아니…….
「이 자식이 말대꾸를?」
빡!
‘잘했어, 지크.’
-크아악! 아니, 맞는 말 아니냐고!
「한 대 더 때릴까요?」
-미안하다! 미안해!
유진은 고개를 털어버리고 다시 생각했다.
‘장미 검술이 문제라는 건 알겠지만, 지금 당장 고치거나 개선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일단 보류하고 빠져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련을 여기서 끝마칠 수는 없어. 더 강해져서 흑탑주를 쓰러트려야 하는데…….’
체첸과 옥신각신하던 지크가 고개를 돌리더니, 툭 말했다.
「계약자님에게는 저희가 있잖습니까! 저희에게 좀 더 투자하는 건 어떻습니까?」
‘……너희?’
「예, 원래 인생사는 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잖습니까? 동료가 있고, 조력자가 있어야…….」
‘조력자라, 역시 그렇군.’
지크의 말에서 단서를 잡은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답은 내 안에 있었어.’
「예? 그게 무슨 말씀.」
‘신앙의 불빛. 이게 답이었다.’
유진을 믿고 따르는 동료들에게서 힘을 전해 받을 수 있는 기능, 신앙.
이 신앙을 이용한다면, 지금의 가로막혀 있는 성취를 뚫어낼 수 있으리란 판단이 섰다.
「아, 아니, 제 말은, 저희에게 투자하면 그게 곧 계약자님의 무력이 될 테니…….」
‘라울러, 엘도라, 아인스, 제인스, 이 녀석들 말고도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장미 검술을 보완하는 것에 앞서 해야 할 일이야.’
「그, 그야 그렇긴 한데.」
다만.
그의 동료들은 이미 대부분 8성 이상으로, 수련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한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 어떤 동년배들보다도 강인하고 성숙한 모습이었으니까.
일반적인 오러 수련이나 극기 훈련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였다.
‘일반적이지 않은 훈련을 하면 되지.’
「저희는요? 저희도 강해지고 싶습니다!」
-나도 처맞는 것 좀 그만하고 이제 때리는 입장이고 싶다!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너희는 조금만 더 맞으면서 살자. 지금은 내 동료들이 먼저야.’
체첸과 지크는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
* * *
“때리면 돌아가는 인간 마력 발전소~! 글루토가 돌아간다, 돌아가! 아직도 3일이나 남았습니다, 선배님!”
“으아아! 으아아아!! 나 이러다 죽어!”
펜첼의 별관에서는 한창 적탑의 다섯 마법사가 이성을 잃고 글루토를 매질하던 참이었다.
슈우욱.
디멘션 스퀘어에서 빠져나온 유진이 그 모습을 마주했다.
“자, 이제 그만 하시고 다들-”
“유진 경께 충성한다면 어서 더 많은 마력을 집어넣으란 말이야~!”
“저 나왔습니다. 다들 그만-”
“백발 머리 글루토 선배는 매질을 너무 좋아해! 흐하하!”
“그만!!”
유진이 버럭 소리치고 나서야 녀석들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어? 유, 유진 경! 언제 나오셨습니까!”
“방금 나왔습니다. 어후, 여기 왜 이렇게 더워? 냄새는 왜 이렇게 나고. 푸으으…… 환기 좀 하지 그랬어요.”
유진이 다들 고생했다며 어깨를 토닥이자 적탑의 마법사들은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그러나 무려 열흘이 넘게 하루에 1시간씩 쪼개가며 잠을 자 온 글루토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는야…… 맞을수록…… 강해지는…… 마력 발전소…….”
그는 여전히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계속해서 디멘션 스퀘어에 9성급 마력을 불어넣었다.
“고생했어요, 글루토님. 글루토님?”
“나는…… 매질이…… 좋아요…… 으헤헤.”
“정신이 나갔네. 하여튼, 제가 다음에 또 필요하면 부를 테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훈련받고 계세요. 다들 아시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유진은 글루토의 어깨를 탁탁 두드리고는 문을 열었다.
우지끈!
“이거 문은 왜 이래? 어째 멀쩡한 게 없네, 멀쩡한 게…….”
* * *
연무장.
라울러를 비롯한 엘도라, 인스 형제, 카인, 발란트까지.
지난 석 달간 적탑의 마법사들과 훈련받은 펜첼의 기사들이 각자 대련하고 있었다.
특히, 라울러는 그 누구보다 큰 발전을 이룬 상태였다.
쩌어엉!
발란트와 카인이 한 조를 이뤄 라울러에게 합공하며 난 굉음이었다.
지난 잔혹한 훈련을 겪은 녀석들은 이제 목검도 아닌 진검으로 진심을 다해 라울러를 공격했다.
“이 정도 했으면 좀 쓰러져라!”
“선배 위신 좀 지켜주지 그러냐!”
화염과 마력의 마찰로 인한 연기가 솟구쳐 연무장 한편을 뿌옇게 메울 만큼 커다란 공격이었으나.
“아니.”
라울러가 연기 사이를 헤치고 나오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부족합니다, 선배님들.”
라울러의 창이 쏘아졌다.
팔천무극창 8초식, 팔천섬광멸(八天閃光滅)
우당탕!
단 하나의 기술만으로 발란트와 카인이 연무장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의 팔천무극창은 지난 훈련 기간 동안 단련된 근력과 민첩, 그리고 스피어 가문 특유의 볼텍스까지 담겨 있었기에 매우 위협적이었다.
“크으윽…… 이게 도대체 무슨.”
“라울러……! 너만 독주하기 있냐!”
발란트와 카인이 이를 깨물며 항의했다. 어떻게 라울러만 이토록 빠른 성취가 가능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정작 라울러는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나도 부족해. 내겐 아직 상징창술도 없고, 엘도라를 넘어서지도 못했어.’
다른 이들은 못해도 7성에 이르면 상징검술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니, 라울러는 아직도 자신이 제자리걸음이라 느껴졌다.
팔천무극창에 볼텍스까지 가미한 창술은 가히 절세라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 상징창술이란 기술에 대해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젠장!”
라울러는 제 선배 둘을 무참하게 쓰러트려 놓고도 낙심한 얼굴로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발란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한 채 물었다.
“왜? 뭐가 아직도 불만족인데? 너 정도면 잘한 거야, 인마! 네가 그러면 우리가 뭐가 되냐!”
라울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선배.”
“왜! 인마. 아오, 아파 죽겠네.”
“저도 유진처럼 될 수 있을까요.”
“……소가주님?”
“예. 소가주님처럼, 단신으로 흑지에 가서 적과 공조를 맺고, 다시 집으로 데려와 훈련까지 시켜서 키워낼 발상을 하는…….”
“라울러, 그거는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없는-”
“이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되는, 흑탑주와의 싸움에서도 빼지 않고 맞붙어 이겨내는…….”
“아니, 그건-”
“그런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
발란트와 카인이 바닥에 앉아 라울러를 응시했다.
그는 진심으로 유진을 동경하고 있었다.
‘내 친구이자, 스승인 유진. 나도 너처럼 되고 싶다. 아니, 너의 절반에 절반이라도 닮고 싶어.’
그는 유진의 지시로 적탑의 마법사들을 훈련시키다 보니, 유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온 건지 깨달았다.
“남을 가르치고, 변화시키고,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어요.”
그러던 참.
연무장 천장만 보이던 라울러의 시야에 갑자기 유진의 얼굴이 한가득 들어왔다.
“헉!”
“뭐가 힘들어, 힘들긴. 그냥 하는 거지.”
라울러가 벌떡 일어나 앉아 유진을 올려다보았다.
“유, 유진! 아니, 소가주님!”
유진은 뒷짐을 지고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툭, 말했다.
“훈련하는 거, 그냥 한 거야. 지금 이 사람들이 무기를 휘두르고, 찌르고, 베는 것처럼. 그냥 묵묵히 한 거라고.”
“그 말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고,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유진은 작게 웃으며 유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다만.”
“……이제부터가 진짜 핵심이군요.”
“그냥 하기만 해서 달라질 수 있는 범위가 있고, 조금 특별하게 해야만 달라질 수 있는 범위가 있겠지.”
라울러가 한숨을 쏟아냈다.
“지금까지 소가주님한테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알면 잘해. 더 성장해서 든든한 뒷배가 되어 달란 말이야.”
“그러고 싶은데, 그게 안 됩니다. 아무리 볼텍스를 넣고, 스피어 가문의 창술을 접목시키고, 팔천무극창을 극한까지 발전시켜도, 뭔가…… 보이지 않는 천장에 막히는 기분이에요.”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라울러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알겠으니까 이리로 와 봐.”
“무, 뭔데. 뭐 하는 건데.”
짝!
유진은 연무장 가운데에서 손뼉을 한차례 치더니,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 기사분들을 모집하겠습니다.”
“……?”
“……?”
보통 유진이 이렇게 시선을 모을 때는 뭔가, 대형 폭탄이 하나 떨어지는 듯한 큰 소식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호기심 반, 걱정 반의 표정으로 유진의 말에 귀 기울였다.
“지난 석 달간 신체 훈련은 모두 마쳤습니다. 다들 몸 상태는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복근은 다들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아주 좋습니다.”
“예!”
“하지만 부족합니다. 마지막 한 가지 과정이 더 필요해요.”
유진의 입꼬리가 악귀처럼 비틀려 올라갔다.
“왜, 왜…… 그렇게 웃으세요…….”
“또 무슨 짓, 아니, 일을 벌이시길래…….”
그에 따라 기사들은 엄습하는 불안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