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46)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46화(246/320)
펜첼, 적탑의 마법사들이 펜첼의 뒷산을 오르고 있다.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이른 아침부터 적탑의 마법사들은 리안을 선두로 하여 구보를 뛰고 있었다.
그들은 마법사치고는 심각하리만치 좋은 몸을 뽐냈다. 특히 리안은 누구보다도 완벽한 몸과 정신 상태를 이룬 상태.
“우리의! 목표!”
리안이 커다랗게 외치자 마법사들이 대답했다.
“유진! 경에게! 은혜를! 갚고! 충성을! 다한다!”
“목소리가 작다!”
“유진!! 경에게!! 은혜를!! 갚고!! 충성을!! 다 한다!!”
“제자리에-섯! 지금부터 5분간 휴식!”
적탑의 마법사들은 거친 숨을 헐떡이면서도 석 달 전과는 다르게 완전히 다른 표정이었다.
“후우, 우리, 몇 시간 뛰었지?”
“6시간 정도? 하하! 1시간만 뛰어도 헉헉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뭐, 껌인데?”
리안이 피식 웃으며 스피어 가문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이 정도로는 부족해. 지금도 유진 소가주님은 기사들과 잠도 안 자고 함께 뛰고 구르고 있을 거라고.”
그 말에 적탑 마법사들이 결의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게 다 유진 경 덕분이다……!”
“만족해서는 안 된다! 기대에 부응하려면 잠자는 시간도 아껴서 훈련해야 해! 보답해야 한다고!”
“잠은 사치다! 잠은 죽어서 잔다!!”
그들의 땀방울이 하늘을 찬란히 가르며 올라오는 태양에 비추어 반짝, 빛났다.
* * *
“드르렁.”
유진의 숙소.
잠시 졸던 유진을 발견한 창왕이 노발대발 난리 친 바람에 훈련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지난 17년간 몸을 고문하다시피 드센 훈련을 소화해온 유진이었지만…….
라울러와 엘도라, 그리고 인스 형제는 침대에 뻗은 유진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진도 사람이구나……. 하긴, 그동안 잠자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보긴 했어.”
유진은 디멘션 스퀘어에서 거의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싸우고, 또 수련해 왔다.
더불어 그곳에서 빠져나옴과 동시에 한숨도 자지 않고 곧바로 이곳, 스피어 가문으로 기사들을 훈련시키러 온 것이다.
몸에 피로가 쌓이다 못해 폭발할 지경일 터.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라울러 일행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래도 이번 수련만 마무리하면 유진도 쉬고, 우리도 쉴 수 있겠지.”
라울러가 창왕과의 싸움에서 부러진 갈비뼈를 어루만졌다.
만약 바로 근처에 신관이 없었다면 그는 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라울러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이다.
엘도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라울러에게 말했다.
“너도 좀 쉬어야 해. 정말로. 너 그렇게 무리하다가 죽기라도 하면, 나는…….”
“……미안해. 나도 내 몸 관리한다고 하지만, 너한테까지 걱정 끼칠 줄 몰랐어. 이번 훈련까지만 버티고 좀 쉬자. 우리도.”
“라울러…….”
“엘도라…….”
둘이 서로의 얼굴을 손가락 끝으로 아련히 쓰다듬는다. 그 광경을 인스 형제가 가늘게 뜬 눈으로 노려보았다.
“이 자식들이 지금 환자 앞에다 두고 뭐 하는 거지……?”
“……내버려 둬, 아인스. 너도 사랑에 빠지면 저렇게 될 거다.”
“더러운 세상…… 쇠질이나 하러 가야겠다.”
그때였다.
“이번 훈련까지만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한창 잘 자는 줄 알았던 유진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헉……!”
“유, 유진!”
“듣고 있었어……?”
엘도라 일행이 기겁했다.
유진은 눈을 번쩍, 뜨더니 고개를 돌려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이번 훈련까지만 하고 쉴 수 있다고 말 한 적은 없는데.”
“아, 아니…… 그러면, 뭐가 또 남았어……?”
“명문오가, 전부 다 돌아야지. 스피어 가문에서만 배우고 땡 칠 거야? 더 높게 올라갈 생각 없나?”
엘도라와 라울러가 절망하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 성장에 대한 욕구는 충분하지만, 우리도, 우리의 여가 시간을…….”
“죽어서도 너희가 좋아하는 그 ‘여가 시간’이 있을까? 정말 그렇게 생각해?”
“……!”
엘도라와 라울러가 고개를 확 들었다.
“곧 전쟁이라도 날 게 아니라면, 지금 우리가 죽을 일은 없……!”
“전쟁 나면 갑자기 너희만 10성급 기사가 돼서 무적의 존재가 되나? 그리고 왜 지금 당장은 전쟁이 없으리라 생각하지.”
“아니, 그건 아니지만-”
“내 시간 다 써가면서 이렇게 숨이 벅차고 힘겨운 훈련을 시키는 이유가 뭘까. 너희들은 내 아래에 있는 부하니까, 당연히 훈련 시켜야 해서? 아니면 순전히 내 친구이자 동료니, 선의의 마음에서?”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전부 아니야. 너희가 강해져야 내가 강해지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래야 다시 너희도 강해질 수 있어. 너희도 알잖아, 내 능력이 뭔지.”
엘도라 일행은 일전에 ‘신앙’의 힘을 빌려 받은 적이 있기에 유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응.”
“……알고 있어.”
유진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동시에 너희를 지키기 위해서, 여유가 있을 때 갈고 닦아놓아야 한다는 말이야. 알 만한 녀석들이 왜 그러지?”
라울러와 엘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잠시 해이해졌던 것 같아. 이해해주라, 유진.”
유진은 가볍게 혀를 차며 손을 휘휘 저었다.
“알았으면 다들 나가. 솔직히 오늘은 좀 실망스럽다.”
“……알겠어.”
인스 형제가 ‘너희 때문에 우리까지 혼났잖아-’하고 불만을 토로하며 일어났고, 다 같이 방을 나서던 차였다.
“전쟁은 곧 일어날 거야.”
유진이 등을 돌린 채 한마디 했다.
“응……?”
“전쟁이, 곧 일어날 거라고?”
유진의 폭탄 발언에 모두 당황하여 굳어 있는 차, 그가 한 마디를 더했다.
“나는 아무래도 좋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으려면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봐. 엘도라, 라울러.”
엘도라 일행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리고 텅 빈 유진의 방 안.
-오늘따라 좀 예민해 보이는데, 펜첼의 소가주님께서.
「혹시 남이 연애하는 거 보고 있으니 배알이 꼴리는 건가, 싶습니다. 흐하하~ 농담인 거 아시죠?」
-어? 그것도 가능성 있다. 하긴, 이 녀석 외모에 경력이면…… 쯧. 갑자기 나도 짜증 나는군.
「사실 나도 확신 반 의심 반이었다.」
유진은 생각이 많은 얼굴로 툭 내뱉었다.
‘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칠 거다.’
-응? 그게 무슨 소릴, 무섭게 왜 그러냐?
「납량특집입니까……? 아직 날씨는 추운데!」
그가 최근 이토록 훈련에 매진하는 이유가 있어 보였다.
* * *
3일 뒤.
창왕은 72시간 동안 이어진 무수면 지도 대련을 마치고 침실에 누웠다.
“이제…… 잠을…… 좀, 자야겠군…….”
제아무리 9성 극후반에 들어서 있는 초고수라 하더라도,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은 채 광기에 물든 30명의 기사들과 연이어 대련을 펼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새로 들어온 수호 기사들의 관리와 훈련을 맡다가 온 레나가 앉아있었다.
그녀 역시도 눈 밑이 퀭했다.
“하아…… 그래도 유진이 우리 가문에 좋은 기사님들을 소개해 줘서 좋긴 한데, 잠잘 시간이 없네요…….”
“레나 너도 이제 좀 쉬거라……. 그리고, 웬만하면 유진 경에게 앞으로 다시 도움받을 일은 없게 하고…….”
유진에게서 거절할 수 없는 커다란 지원을 받아버렸기에, 창왕은 성심성의껏 보답을 해줘야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거친 지도 훈련으로써 말이다.
그러던 차였다.
달칵.
“가주님, 잠시 이야기 좀 가능하십니까.”
유진이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밀자 창왕과 레나가 기겁하며 창을 잡아들었다.
“오, 오늘은 돌아가거라! 나도 좀 쉬면서 하고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 ”
“유진, 잠시만! 딱 3시간만 자고 일어날게! 제발! 우리 아버지 이러다가 돌아가셔……!”
유진이 목덜미를 긁적거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제 저희도 가보려고 합니다. 인사드리러 온 건데…….”
“아! 그런 거였어? 하하……! 드디어 그날이 왔군! 그래, 조심히 가고! 도와준 건 정말 고맙네! 우리 가문이 안전해진 건 다 자네 덕분이야!”
“예, 그렇게 고마우시면 한 일주일만 더 머물다 가도 되겠……?”
“그건 좀.”
“농담입니다. 하여튼, 다음에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 아니, 그건 그렇고, 이제 어디로 가는 건가? 펜첼로 돌아가는 건가?”
비록 유진 덕분에 수면 부족으로 사경을 헤맬 처지였지만, 창왕은 끝까지 기사들의 성장을 염려했다.
그들은 창왕에게 찢기고 부러지면서 성장의 단초를 잡았지만, 아직 완전히 깨달음을 얻기엔 무리였다.
하여 창왕은 교육자의 태도로서 그들을 보살피고자 했다.
“아니요. 펜첼은 아니고요, 제국 중앙으로 갑니다.”
“……제국 중앙? 어디? 혹시, 슬릭 가문……?”
유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맞습니다. 다음 수련 장소로 슬릭 가문을 택했습니다. 창왕 님께서 문제점을 많이 짚어주셨으니, 보완할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 말에 창왕이 저도 모르게 비틀린 함박웃음을 머금었다.
“유진 경. 내 하나만 묻겠네.”
“예, 어떤.”
“라이언 슬릭은 알고 있나?”
“무얼 말입니까?”
“곧 있으면 자네와 더불어 서른 명의 기사들이 가문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잠도 자지 않고 며칠 밤을 싸우며 지도 대련을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야.”
유진이 가만히 창왕을 응시하다, 입꼬리를 스윽 말아 올렸다.
“……말씀하실 겁니까?”
창왕은 똑같이 악귀처럼 웃었다.
“이 고통, 나만 당할 수는 없잖나?”
“크흐흐, 역시 저와 비슷한 분이십니다.”
크하하하하!
유진과 창왕이 광소를 터뜨리는 동안, 레나는 그 둘을 미친놈 보듯이 흘겨보았다.
* * *
제국 중앙부.
“으아…… 으아아! 안 돼!”
벌떡!
슬릭 가문의 가주, 라이언 슬릭은 늦은 밤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무슨 일이십니까! 가주님!”
문밖을 지키고 있던 슬릭가의 기사단장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후우우, 아닐세, 악몽을 꿨어.”
“무슨 악몽이었기에 그렇게 발작을…….”
“일주일 내내 잠도 자지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앉지도 못한 채 어떤, 흉측한 악마들과 싸우는 꿈이었어.”
기사단장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가주님께서도 기력 보충이 필요하신가 봅니다. 약을 좀 달여오라 할까요?”
“아니, 그게 아닐세. 진짜 미친 악마 놈들이었어. 나를 마치 싸우는 기계라도 되듯이 돌아가면서 나를 일으켜 세웠다니까. 그것도 죽지 않을 만큼만 찌르고 베면서!”
“개꿈이군요. 그런 미친 악마들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하하.”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