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83)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83화(283/320)
유진이 뒤돌아본 곳에는 이레인이 서 있었다.
“연합원들을 더 훈련시키면 되지 않나?”
그녀가 물었다. 어째서 다그치기만 하고 밖으로 나가버린 건지, 그 이유를 묻는 것이었다.
그녀가 보았을 때, 이런 태도는 유진답지 않았다.
“시간이 없잖아. 한 달을 굴렀는데도 아직 이러고 있으니.”
“그래도, 그사이에 어떻게든 급성장을 시킨다면……!”
“……급성장.”
유진도 이들이 비약적으로 강해졌으면 했다. 10시간이 아니라, 20시간, 30시간도 전력을 다해 싸울 수 있는 전사가 되었으면 했다.
하지만 그런 괴물로 만들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유진 자신이라면 가능한 일이겠으나, 그는 그 스스로가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는 체첸도 마찬가지였다.
-네 기준과 녀석들의 기준은 다르다. 너만큼 하려면 회귀 정도는 해 줘야 하겠지.
‘그래, 맞는 말이다.’
그랬기에 유진은 연합원들을 훈련시키는 데에 약간의 회의감을 느꼈다.
“급성장할 방법이 뭐가 있지.”
그가 진심으로 궁금하여 물었다.
라울러 같은 경우는 2성에서 8성까지 오르는 데에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유진이 참모로 있을 적 알아낸 노하우와 비결, 그리고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은 덕분이었다.
라울러도 힘들었겠지만, 유진에게도 만만치 않게 고된 시간이었다. 굳이 입 밖으로 티를 내진 않았지만 말이다.
“그건…….”
“이제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유진은 약간 체념한 얼굴로 말했다.
기록의 탑 일원들이 섞여 들어가면 이들이 시너지를 내어 빠르게 성장할 거란 사실은 물론 알고 있었으나, 생각보다 시원치 않았다.
심지어는.
[태양신교에 서신을 보냈다. 네 계획대로 한 달을 질질 끌었으니, 바로 답신이 올 거다.]‘알겠습니다.’
제이드에게서 온 전음이었다.
기간만 두어 달 더 주어진다면 이들을 모두 9성까지도 올려놓을 자신이 있었으나, 시간상으로 여유가 없었다.
그때였다.
“……모방하면 되지 않을까.”
“모방?”
“모두가 너처럼 10성에 다다를 수는 없겠지만, 너와 비슷해지려고 애쓴다면 9성까지는 가능할 것 같은데.”
“……비슷해진다.”
유진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어떤 단어들을 발견했다.
모방. 비슷하게.
제로 스테이트. 창의력. 자기 제한.
인스 형제. 심마의 벽…….
펜첼 연합에는 9성에 이미 올라있는 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이 8성 수준이었다.
인스 형제의 경우야 조금 특수했기에 하룻밤 사이에 9성에 오른 것이지만, 다른 이들까지 9성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했다.
한데.
이 생각은 일종의 자기 제한이었다.
‘해보자. 초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리려면 모방이 최고의 방법이 맞다.’
다만.
‘내가 전생까지 포함하여 십수 년을 갈고 닦은 기술들과 체력을 이들이 모방할 수 있을까.’
그것도 하루 이틀 사이에 말이다.
여기서 유진은 제로 스테이트의 혜택인 창의력을 발휘했다.
‘……잠시만. 굳이 내 기술을 모방하려고 하기보다, 상대방의 수준보다 뒤떨어지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앞으로 맞붙을 흑탑의 군대는 최소 9성급의 힘을 가진 존재들.
시간적인 제약을 고려해 보았을 때, 10성인 유진을 모방하게 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모방하는 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게다가.
‘영구적으로 9성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전쟁 때 9성의 전력을 발휘하면 문제없다.’
굳이 심마의 벽을 넘지 않아도, 일시적인 수준 향상은 가능할 터였다.
“이레인. 잠시 이리로 들어와 봐.”
“……응?”
유진은 여타 불필요한 말 없이 다른 곳에 위치한 연무장 안으로 이레인을 이끌었다.
탁…….
아무도 없는 연무장 한가운데, 유진과 얼떨떨한 표정의 이레인이 섰다.
“이제부터 나를 공격해 봐. 이레인.”
“……뭐라고?”
“공격해 보라고. 나는 방어만 할 테니.”
“지금 뭐 하는 건데?”
이레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혼자 뭔 생각을 잠깐 하더니 다짜고짜 공격을 요구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우선 나부터 상대의 기술을 모방하는 방법을 만들어 낼 거야. 그리고 연합원들한테 그 모든 비법을 전수할 거고, 이틀 만에 9성급까지 실력을 끌어올릴 거다.”
“내가 너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그 기술들을 모방하고 특징을 잡아내는 연습을 하려는 거군.”
“정확해.”
“그런데, 왜 굳이 나였지? 듀란이나 리안도 있을 텐데.”
“네가 내 수준에 맞는 유일한 녀석이니까.”
유진이 빠르게 설명하고 나서야 이레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 내 말을 허투루 들은 게 아니었구나.”
“좋은 지적이었어. 다만 시간이 없으니 빨리 시작하자.”
이레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감돌았다.
유진이라는 녀석은 어떤 면에서는 백전노장처럼 노련하면서도, 동시에 어린아이와 같은 흡수력과 말랑말랑한 두뇌가 장점이었다.
스릉!
이레인이 검을 꺼내며 물었다.
“전력을 다하면 되나?”
유진이 10성에 제로 스테이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이레인 역시 오래전에 10성에 다다라 있었다.
제힘의 크기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
그랬기에 그녀가 전력을 다한다면 유진이 정말로 다칠 수도 있었다.
하나.
유진은 한순간도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 * *
“더러운 흑지 놈들이 감히 우리 교지를 넘본다는 거지?”
“우리 태양신의 축복받은 자들을 너무 얕게 본 것 같던데.”
“모두 제물로 바치면 되겠군.”
태양신교의 붉은 교도대 소속 군사들이 저들끼리 중얼거렸다.
태양신교는 여러 개의 군대를 보유했지만, 그중에서도 세 개의 군대가 가장 잘 알려져 있었다.
붉은 교도대, 백염, 흑염.
붉은 교도대는 10만에 달하는 대규모 병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개인의 수준은 높지 않지만, 그 숫자 자체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백염은 101인의 초고성급 기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흑염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괴이한 소문이 돌 정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최정예 집단이었다.
그 중, 태양신교는 붉은 교도대를 우선적으로 투입했고-
붉은 교도대의 후발 대원들은 한 커다란 언덕에서 진을 치고 혹시 모를 흑탑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었다.
쾅! 콰광……!
연달아 퍼지는 이 굉음은 앞서 출전한 선발대가 저 언덕 아래에서 흑탑의 키메라들을 도륙 내는 소리가 분명했다.
이윽고 소음이 잦아들었다.
“쯧. 벌써 끝났나 보군. 주제도 모르고 감히 우리 태양신을 모욕했으니, 죽음으로…….”
“……잠시만.”
두두두두두…….
이상하게도, 그들의 귓가에 어떤 커다란 존재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설마, 우리 교도단이-”
“저, 저거……!”
언덕 너머에서, 새카만 생명체들의 대가리가 한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일견에도 어마어마한 기세를 내뿜는 놈들이…….
“수는 백 정도 되나……?”
“아니, 이백이 넘을 것…….”
“아니다. 오백은……!”
“아니다.”
붉은 교도 후발대는 알아채 버렸다. 선발대가 전멸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삼천은 넘어……!”
이들의 망막에, 삼천이 넘는 흑탑의 군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일전에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분명히 천 남짓 정도의 규모라고 하였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그사이에 증원이라도 온 것일까.
“근데…… 저거.”
“똑같이 생긴 놈들이 쌍으로 지어 다니는 것 같은데……?”
그들은 무한 분열로 복제된 최정예 키메라 군대를 상대해야 했다.
숫자만 무지막지하게 많은 이전의 키메라 군대가 아닌, 하나하나가 일당 천을 하는 최정예 키메라 군대였다.
* * *
-빌어먹을 유니온 놈들은 답장이 왜 없는 거야! 벌써 협조 요청을 한 지가 한 달이 됐는데!
“……빌어먹을.”
교황 테오스는 태양신교 본관에서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앙신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벌써 붉은 교도대의 절반이 궤멸했고, 전선이 서서히 밀리고 있었다.
-강제 징병이라도 해서 유니온 놈들을 끌어와야……!
“그럴 여유가 없다.”
흑탑주는 단 1,000마리도 되지 않는 최정예 키메라를 대동해 태양신교의 군대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정말 무서운 점은, 아직 흑탑주가 그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
만약 그가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태양신교의 본진까지 오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터였다.
-‘그것’만 완성된다면 저 벌레들은 한순간에 없애버릴 수 있을 텐데……!
“그게 완성되려면 아직 시간 더 필요하다. 정말 네 말대로 유니온 놈들을 어떻게든 데려오기라도 해야 하는 건가.”
-버러지 같은 놈들, 지금까지 교지가 누구 덕에 이렇게 부흥했는데!
그때, 전음이 들려왔다.
[교황이시여. 유니온에서 드디어 서신을 전해왔습니다.]“서신? 잔말 말고 군대부터 보낼 것이지, 무슨 서신을 보냈더냐? 뭐, 금화라도 요구했을 수도 있겠군.”
[그게…… ‘신성한 불꽃’을 일부 떼어준다면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합니다.]“……뭐?”
테오스는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금화나 양식, 가축 혹은 보석을 요구했다면 얼마든지 줄 용의가 있었다. 그깟 것들이야 태양신교의 재산으로 썩어 넘치게 많은 것들이었으니까.
하지만 한 달 동안 답이 없다가 해오는 말이 ‘신성한 불꽃’을 달라니,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요구였다.
“……유진, 그 꼬맹이가 그렇게 전하라더냐?”
[유니온 전체를 대표로 오긴 했으나, 아마 유니온 무력대의 대장이 유진 로베르이니 놈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일 수 있습니다.]“이…… 앙큼한 것이. 하하.”
교황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유진은 전부터 그랬지만, 태양신교와 교황에 대해서 너무 잘 아는 느낌이었다.
화룡의 알을 훔쳐 간 일도 그랬고, 한 달간 시간을 끌며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는 것도 그랬고-
신성한 불꽃이 태양신교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미 알기에 일부러 그것을 집어 요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를 봐 가면서 교섭을 해야지…… 감히 간을 보려 한단 말이지.”
-뭐? 신성한 불꽃을 달라고 했다고? 입에 올릴 게 따로 있는 법이다. 감히 찢어 죽일 놈이……!
후환이 두렵다면 당연히 협조하리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봐라.”
테오스가 치밀어오르는 화를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했다.
‘우리의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최대한 감추려고 했는데, 이미 녀석은 전황이 어떤지 알아챈 모양이군.’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도발적인 요구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사이 또 다른 비보가 들려왔다.
[교, 교황이시여……! 지금 흑탑주로 추정되는 존재가 나타났다고 합니다……!]앙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