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294)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294화(294/320)
라울러는 유진의 자신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안 알려 줄 거지?]도대체 무슨 대책을 어떻게 세워 놓았는지 유진은 곧바로 말해준 적이 드물었으니 물어본 것이다.
[굳이 지금 알려줘 봤자 머리만 복잡할 거야. 그냥 지금 눈앞에 놓인 임무부터 처리하면 돼. 겁먹을 필요도 없고, 무슨 일 나면 내가 책임질 거니까.]라울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이 호언장담하면, 그냥 믿고 따르면 되었다. 마음이 놓였다.
정말 운이 나쁘다면 이번 타격대 작전은 라울러의 마지막 전투로 끝날 수도 있었다. 죽는다는 말이었다.
[믿지. 당연히.]하지만 라울러는 그저 평온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궁금한 점이 있었다.
[근데, 타격대가 앙신한테는 어떻게 접근하는 거야?]타격대와 유인대가 어떻게 전장을 움직일 것인지에 관한 물음이었다.
그저 앙신이 숨어 있을 요새로 곧장 돌진한다면 타격대를 굳이 모집한 이유가 없다.
어떠한 경로든 좋으니, 네 권속들의 눈에 띄지 않고 앙신의 뒤를 쳐야 했다.
만약에라도 네 권속 중 한 녀석에게라도 발각된다면 타격대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는 말이었다.
[잠시 기다려 봐.]이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유진이 모든 장비 점검을 마친 뒤 타격대의 정면에 곧게 섰다.
“마지막으로, 우리 타격대가 앙신에게 접근할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예!”
백염의 기사들과 유니온 무력대원들 역시 궁금했던 바였는지 귀를 쫑긋 세웠다.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다.
“나오십시오.”
유진이 누군가를 불렀고, 곧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백염의 기사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콜른……?”
“너……!”
일전에 엘드리치에게 죽기 직전까지 몰렸다가 유진 덕에 목숨을 건진 광휘 기사단의 단장, 콜른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엘드리치와의 전투에서 얻은 진한 화상자국이 남아 보기 흉했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꾸벅.
그가 백염의 고위 기사들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백염은 광휘보다 두 단계나 위에 있는 기사단이었기에 예를 표하는 것이었다.
“콜른이 이 타격대의 진행을 전적으로 도울 것입니다.”
물론 콜른은 광휘의 기사 중에서도 최상단의 위치에 있긴 했지만, 백염보다는 아랫급이었다.
더군다나 무력과 통솔력이 강할 뿐, 특별한 마법이나 재주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한데 그 콜른이 어떻게 타격대의 진행 경로를 책임진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앙신의 요새로 침투할 것인지는 가면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응……? 어째서입니까?!”
타격대원들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가장 중요한 이동 경로를 숙지해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는데, 그걸 지금 모두 알려주지 않는다니?
그의 선언에 마르틴 역시도 반발심을 표했다.
“지금 공유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까? 가면서 이야기하기엔 너무도 중요한 사안이잖습니까!”
유진의 입장에선 당연히도 수긍해야만 하는 주장이었다.
하나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동 경로가 유출될 위험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이곳에서 콜른의 작전을 공유했다가 자칫 흑탑에 이 정보가 흘러 들어간다면, 정말 모든 게 끝장날 거고요.”
“이 안에 앙신의 찌라시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놈은 전설 속에 존재하던 괴물도 만들어내고, 죽은 생명도 살리는 놈입니다. 이 넓은 땅 어딘가에 귀 달린 쥐새끼 한 마리 없으리란 보장은 없죠.”
“…….”
마르틴과 더불어 대부분의 타격대원들과 유인대가 수긍했다. 유진의 주장 역시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하나, 이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라울러는 언뜻 눈치챘다.
‘……유진이 작전을 상세히 알리지 않는 이유는 앙신을 경계하기 때문이 아니야. 오히려-’
라울러가 고개를 살짝 돌려 태양신교의 본관 꼭대기로 올라갔다.
‘교황, 테오스.’
그는 타격대가 출진하는 당일임에도 모습 한 번 드러내지 않았다. 라울러가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처럼, 유진 역시 그를 의식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거의 10년이 가깝게 유진과 지낸 라울러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결정적인 근거 또한 있었다.
‘유진은 예전부터 태양신교에 호의적인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교황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눈동자에 배어든 그 살의는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 사이, 유진이 덤덤한 얼굴로 포탈 하나를 소환했다.
“이 포탈을 이동하여 제 2 캠프로 이동한 뒤에 작전을 설명하죠. 들어갑시다.”
그는 여타 불필요한 말은 죄다 생략하고 가장 먼저 포탈로 몸을 집어넣었다.
슈우욱!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길래.”
“가도 되는 거 맞겠지?”
“어쩌겠나. 믿고 따라가야지.”
백염의 기사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포탈 안으로 들어갔고, 유니온 대원들 역시 공간을 이동했다.
* * *
탓…….
타격대가 도착한 곳은 웬 흙바닥 위였다.
휘이잉-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높은 토산(土山)이 사방을 잔뜩 둘러싸 바깥에서는 타격대를 발견할 수 없는 위치였다.
언뜻 느껴지기에, 형체가 보이지 않는 기묘한 기파(氣波)가 온 주변 부유하는 것이 특징.
“……여기가 어딥니까?”
“무슨, 난생처음 보는…….”
백염의 기사들은 물론, 유니온 결사대원들마저도 아리송한 얼굴로 유진을 보았다.
유진이 짜 놓은 계획을 들은 이가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아는 이가 있다면 아마 콜른 뿐일 것이었다.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괴토지(壞土地)에 왔으니 웬만한 통신은 연결될 일이 없겠죠.”
괴토지란 무너진 흙의 땅을 말했다.
이곳은 전생에 유진이 수많은 전쟁을 지휘하며 발견한 특수지대로, 기묘한 기를 흘리는 흙으로 주변이 둘러싸여 외부와의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다만, 교지에서 이 지역의 존재를 아는 이는 극소수로 백염 기사들조차도 생소한 표정이었다.
“괴토지……? 무슨 뜻입-”
“중요한 건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콜른 경, 이제 남서쪽, 직선 방향으로 터널을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터널……?”
타격대원들이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는 사이, 콜른이 곧바로 오른손을 노면에 대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단단한 흙으로 이루어진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더니, 순식간에 기다란 지하 통로가 뚫리기 시작했다.
“어……?”
“저 통로로 들어가 앙신에게 접근한다는 거구만……!”
유진의 전술을 이해한 타격대원들이 손가락을 튕겼다. 이런 지형으로 타격대원들을 소환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때, 한 백염의 기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콜른, 자네……? 기사가 아니라 마법사였던가?”
콜른은 고개를 저으며 왼손 검지로 오른손에 끼워진 반지 하나를 가리켰다.
“흙의 신께서 내린 축복입니다.”
“저건……!”
그가 낀 반지는 광휘의 마법병 중 마법단장이 끼던 고유 아티팩트로, 흙의 신이 내린 권능 일부가 담긴 반지였다.
광휘가 엘드리치를 상대할 당시, 위기의 순간에 마법병사들은 흙의 신이 가진 힘을 빌려 두꺼운 방벽으로 멸살옥을 방어하려 했다.
물론 불운하게도 콜른을 제외한 모든 광휘의 병사들은 절명했지만, 그 반지 하나만큼은 여전히 효과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유진은 콜른을 구하기 직전, 그 전투 광경을 멀리서 발견하고는 생각했다.
‘저 마법을 활용한다면, 나중에 비장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그 결과 유진은 콜른을 설득해 해당 반지를 습득했고, 반지의 효과를 숙지하여 콜론과 작전을 짠 것이다.
본래 반지를 사용하려면 마력이 필요했지만, 유진이 개량한 덕분에 기사 출신인 콜른은 오러로 흙 마법을 구현할 수 있었다.
“대체 어떻게?”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설명하죠.”
불필요한 의문을 채비친 유진이 콜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콜른 경. 동료들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사실 콜른은 유진이 전생에서도 잘 알고 지내던 삼촌이자 선임이었다.
비록 유진이 아랫급 사제부터 시작하여 참모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했지만, 그 와중에도 콜른은 유진의 절친한 형님으로서 정신적으로 큰 버팀목이 되어준 인물이기도 했다.
현생의 콜른과 유진은 단 하나의 접점도 없는 남이 되었지만, 유진은 그가 얼마나 선하고 은혜를 아는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콜른, 저자는 너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확신하는 거구나.
‘……그래.’
체첸이 옅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유진이 태양신교 본관에서 세세한 작전까지 모두 설명하지 않고, 어떠한 통신도 되지 않는 곳까지 포탈로 계속 이동한 이유.
그제서야 앙신에게 접근할 방법을 공개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교황이 너를 노리고 백염 놈들 중 하나와 연락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놈이 나를 처리하려는 때가 지금일지 나중일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맞는 말이다. 하, 철두철미하군.
그 사이.
파바바바박!
단 몇 초도 되지 않아 노면에는 집채만 한 통로가 생겨 앙신이 있는 요새로 향하고 있었다.
“이 통로로 들어가면 됩니다. 앙신이 있는 요새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권속들의 존재감이 최대한 멀어지고 나면 앙신을 습격할 거고요.”
“과연……!”
“기발한 방법이다. 땅굴은 생각도 못 했어.”
태양신교와 유니온을 포함한 거의 모든 타격대원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에도-
유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백염의 기사들을 훑고 있었다.
-교황의 사주를 받은 놈이 과연 누굴까.
‘……아직은 알 수 없어. 다만, 얼마든지 대응할 수는 있다.’
* * *
뚜- 뚜- 뚜-
테오스는 반짝거리던 수정구슬이 흑색으로 물드는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게냐, 유진.”
이 수정구슬은 타격대로 배치된 기사 중 한 명과 시야와 음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아티팩트였다.
거리가 아무리 멀고, 심지어는 산 중턱에 있어도 연결이 끊길 일은 없을 정도로 정교한 아티팩트.
한데, 유진과 타격대원들이 포탈을 타고 들어가더니 거짓말처럼 연결이 끊어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것인지, 타격대에 심어놓은 간자가 죽기라도 한 것인지 알 턱이 없었다.
“자꾸, 귀찮게 군단 말이지…….”
교황이 얼굴을 찌푸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에는 크로센을 필두로 한 유인대원들이 도열하여 출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 어디 한 번 마음껏 날뛰어 봐라.”
어차피.
“승리하여 돌아온다고 해도 네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테니까.”
그의 망막에 침을 튀기며 무어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크로센의 모습이 들어왔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