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31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312화(312/320)
‘……신들의 말대로, 탐욕의 권능 하나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왼손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어마어마한 수준의 기운이 온 신체를 태우듯 자극했다.
아니, 정말로 투명한 불꽃이 그의 몸에 달라붙어 아지랑이를 비추기 시작했다.
끄드득……!
유진이 이를 악물었다.
아직 권능의 1할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면, 곧 신체 전체가 불살라 없어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는다.
“자, 자네…….”
“지금이라도 멈춰야 해!”
유진이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계속, 하십시오……!”
유진의 눈에서 서슬 퍼런 안광이 솟구쳤다. 분명 신들은 그가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았음에도, 순간 몸을 움찔 떨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가 권능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는 강렬했다.
우우웅!
창성의 오러가 유진의 몸을 강렬하게 회전하며 권능을 받아들이되, 고통을 덜어냈다.
유진은 어떻게든 버티기만 하면 되는 상황.
2할.
3할.
4할…….
“이게…… 가능한 일인가?”
“……단순한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탐욕의 신과 분노의 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권능을 하나만 흡수하는 것도 필멸자인 인간에게는 목숨을 건 도박인데, 무려 7개나 독차지하고자 하다니.
가히 경이롭다 표현해야 했다.
한데, 유진의 몸을 휘감은 투명한 불꽃이 돌연 눈에 띄게 잦아들기 시작했다.
화륵…….
“……?!”
유진은 순간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그를 지켜보던 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4할 정도까지 흡수하던 권능이, 더 이상 흡수되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탐욕의 권능으로 다른 권능을 흡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공간이 권능으로 이미 가득 차버렸어.’
-에……? 그러면 지금이라도 흡수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중단하면 그냥 안 하느니만 못한 게 돼버려. 어떻게든 모든 권능을 완전히 흡수해야만 한다.’
방법은 단 하나였다.
‘더 이상 탐욕의 권능을 이용하면 안 돼.’
-그러면 뭘 이용해서 흡수하겠다는 거냐? 다른 권능들을 이용할 수라도 있나……?
‘……내 몸으로 직접 흡수한다.’
-뭐라고? 그냥 여기서 죽겠다는 말이잖아!
체첸이 기겁했으나 유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차피 탐욕의 권능으로 다른 권능을 흡수해 봤자 진정한 권능을 얻을 수는 없어. 애초에 탐욕의 권능이라는 게 타인의 능력 일부만을 가져오는 능력이니까.’
이 정도로는 태양신교의 교황과 더불어 놈들이 이용할 그 근원석이란 것에 맞서 싸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유진이 아무 말도 없이 왼손을 거두어들이며 몸으로 일곱 빛줄기를 받아냈다.
스윽.
그러자마자 일곱 신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뭐, 뭐 하는 거냐?! 탐욕의 권능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잖느냐!”
“당장 다시 탐욕을 이용해라……! 유진!!”
“네 몸이 찢겨 죽을 수도 있다! 권능들이 네 몸 안에서 직접 부딪히면…… 끝장이란 말이다!”
유진은 단전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격통을 무시하며 애써 피식 웃어 보였다.
“크흐, 죽어도, 내가, 죽습니다! 계속하세요……!”
신들의 말대로, 탐욕의 권능이 아닌 순수한 인간의 신체 자체로 순수한 권능을 받아들이니 그 여파가 상당했다.
기이한 신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끄드드득!
유진의 팔과 다리가 서너 개 더 생성되었다가 다시 사라지고, 목이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들고, 배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심지어는-
스스스……!
유진은 신들의 힘이 넘실거리는 이 미지의 공간 속 기운을 몽땅 흡수했다가 다시 내뱉고, 또 흡수했다 내뱉으며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폭주 직전이다.”
“인간이 권능을 두 개 이상 흡수한 전례가 없는 이유가 있었어…….”
폭주.
말이 어려워 폭주지, 간단히 말해 터져 죽을 거란 뜻이었다.
“왜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게냐! 아무리 네 몸은 네 것이라지만, 굳이 이렇게-”
하지만.
“닥치고……! 계속!”
유진은 제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사력을 다해 창성의 오러를 신체에 회전시키며 권능의 충돌을 가라앉혔다.
신들이 뭐라고 조언하든 간에, 그는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고수했다.
그러던 와중.
팅-
유진의 의식 하나가 끊어지는 감각이 온몸에 전율했다.
고통을 억제하고, 체내에 오러를 둘러 상해를 막았지만-
근본적으로 일곱 권능의 합은 인간의 몸이 버틸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몸과 머리 자체가 이 권능들의 흡수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 힘들을…… 한 번에…… 휘어잡으려면…… 힘이 더…… 필요…….’
-너, 괜찮은 거 맞느냐! 눈이 풀리고 있는데……?
‘신의 힘을 빌려야 한다…….’
유진은 무의식중에 그렇게 외쳤다.
이제부터는, 오러가 아닌 신성을 이용해야 했다.
그리고 돌연, 거짓말처럼 우연히 한 가지 아티팩트가 의식 위로 떠올랐다.
‘나막스탈스의 눈물’이었다.
몇 년 전, 오스틴 왕국의 지하실에서 만났던 신수, 나막스탈스가 건넨 선물로-
이는 복용자의 사용 의도에 따라 영약이나 독으로 변할 수 있는 궁극의 아티팩트였다.
지금까지는 사용할 틈이 보이지 않아 아껴두었지만, 지금이야말로 이 눈물을 이용할 때가 왔다고 유진은 생각했다.
“아공간…….”
서서히 의식이 흐려져 갔지만, 그는 어떻게든 아공간 포켓을 열어 나막스탈스의 눈물이 담긴 작은 유리병을 꺼내 입으로 가져갔다.
‘오러는 소용없으니…… 신성을…… 강화한다…….’
창성에 다다른 오러로도 권능을 완전히 포용할 수 없으니 유진은 신성을 강화하겠다 마음먹었고.
꿀꺽-
나막스탈스의 눈물이 식도를 타고 흘러 들어가자마자.
화아악!
유진의 심장에 자리잡혀 있던 신성이 이 공간 전체를 가득 메울 만큼 커다랗게 퍼져나갔다.
“이, 이게……!”
“신성을 이용해서 충돌을 막겠다는 거구나!”
“나막스탈스의 독을 이용해서 말이다! 크하하! 인간 치곤 머리가 상당히 괜찮다니까! 내가 말했지? 응? 하하하!”
노심초사하며 유진을 지켜보던 일곱 신이 그제야 무릎을 쳤다.
유진의 밀도 높은 신성이 칠죄종의 권능들을 안전하게 감싸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그는 거의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무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물론 아예 통제를 포기하진 않았다.
신성이 권능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내면과 체내를 동시에 관찰하며 권능 간의 거리 통제를 거듭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풀린 눈동자에 초점이 잡히고, 정신이 또렷해졌을 때쯤.
“해냈다고……?”
“저, 정말로…… 인간이, 권능을 일곱 개나…….”
일곱 신들은 경악한 얼굴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의 몸에서, 일곱 개의 순수한 권능이 각양각색의 빛깔을 내뿜고 있었다.
물론 이는 오로지 신들에게만 보이는 것으로, 태양신교 녀석들이라 하더라도 유진의 일곱 권능은 눈치채지 못할 터였다.
-너…… 유진, 유진 맞으냐?
체첸이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하기에 유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까지 네 몸에서 느껴지던 그 특유의 기운들이 있었는데……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전혀 생소한 기운이 널 뒤덮었어.
유진은 창성에 다다르면서 이미 인간의 범주를 벗어났지만, 신이라는 존재가 되지는 못했다.
하나, 지금의 유진은 신의 권능을 한 개도 아닌 일곱 개를 건네받으며 거의 신과 비슷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 권능들, 잘 이용해 보겠습니다.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진은 신들에게 가볍게 목례했다.
그는 비록 이들에게서 부탁받은 입장이지만, 어쨌든 자신들의 힘을 건네주며 계약까지 치러준 이들이니까.
“……자네라면, 정말 가능할 것 같군. 그의 부활을…… 막아설 수 있겠어.”
갈란이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에 궁금증이 생긴 유진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의 부활이라니, 누굴 말하는 겁니까.”
태양신교의 목적이 단순히 ‘근원석의 복구’를 통해 대륙을 쥐락펴락하려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어차피 알게 될 사실이니 지금 말하는 것도 상관없겠군.”
갈란이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가 상대했던 놈들의 이름은 태양신교이다.”
그 한마디만으로도 유진은 ‘그’가 누구인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태양신의 부활을 원하는 거군요. 태양신을 부활시키려면 근원석이 필요한 거고요.”
“정확하다. 여기서 조금 더 말하자면…….”
태양신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상의 모든 신과 왕을 멸하는 것에 있고-
“그럼으로써 자신들의 왕, 즉 교황을 세상의 유일한 왕으로 만들고, ‘대업’이라 칭해지는 ‘태양신의 부활’을 이루려 한다.”
분노의 신이 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모든 불확실과 불완전 요소가 없는 절대 확정적 세계를 만드는…… 그런 변태 같은 목표가 있지. 병신같은 놈들, 자기들이 뭘 하려는지는 자각하고 있을까? 후.”
유진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불확실과 불완전 요소가 없는 절대 확정적 세계라니, 교황은 대체 어디까지 욕망을 드러낼 참인지 알 수 없었다.
하나, 사실 그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쨌든, 죽어 없어져야 하는 놈들이라는 건 똑같군요.”
“그렇다.”
자신들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능을 건네준 일곱 신에게, 유진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고맙습니다.”
* * *
백탑주는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유진을 바라보았다.
“후후…… 역시 나의 안목은, 쿠후후!”
사람들은 일곱 신과 계약을 마쳤다는 유진의 말을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역사서에서나 전설에서도 여러 신과 동시에 계약한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달라…….”
이레인이 중얼거렸다.
유진이 창성에 이르렀을 때도 그에게서만 나오는 특유의 기운이 있었건만.
지금은 신격을 머금어서일까, 인간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존재감이나 기운이 보이질 않았다.
“그럼…… 정말로 유진이 신이 된 건가?”
“인간이 아니라, 신…….”
아인스와 제인스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럴법했다. 애초에 신이라는 존재는 인간으로 비유하기에도 어색하고, 어떠한 기운으로 비유하기에도 적절치 못했으니까.
그림이 잘 그려지질 않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태양신교에 대적해서 이겨야 한다는 건 똑같으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담담함이 스며있었다.
권능을 얻었다고 해서 태양신교를 무조건 쓰러트릴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지도 않았다.
그저…….
“이기면 되는 거야.”
갈 길을 가는 것일 뿐이었다.
그때였다.
“……문제가 하나 있다.”
클라크가 입을 열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