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313)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313화(313/320)
“유진, 네가 분명 큰 힘을 지니게 되었다는 건 분명하지만…….”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연합군의 전력이 많이 소진되었다는 게 문제겠죠.”
“……그래.”
클라크의 지적은 정확했다.
제아무리 선두에 선 우두머리가 강하다고는 해도, 그 주변의 동료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한다면 전쟁은 어려워진다.
하다못해 라울러나 엘도라, 인스 형제 같은 녀석들이 인질로라도 잡힌다면 유진이라고 해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진이 지금까지 동료들을 그토록 모질게 훈련시키고, 피땀을 흘리게 만든 것이기도 했다.
“게다가 상대는 태양신교이니…… 놈들이 그 근원석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걸 꺼내면 무슨 이변이 있을지 몰라.”
결론적으로 전력의 증강이 필요하단 말이었다.
펜첼, 유니온, 적탑, 청탑, 기록의 탑까지 모두 뭉친 연합군들을 전부 합하면 삼백이 조금 넘는 숫자였다.
부상당한 이들을 치유하고, 또 훈련 기간을 마련해 전력을 보완하려면 적어도 서너 달은 걸릴 터.
“후우…….”
티 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연합군들 사이에서 새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들 역시 이번 전쟁에서 이미 많은 심력과 체력을 소모한 탓이었다.
이미 크로센과 라이언과 같은 가주급 인물들이 목숨을 잃은 데다 절반가량의 이들이 전사한 상황이었기에 사기가 꺾일 법도 했다.
……하지만.
“한, 5분 정도 걸리겠군요.”
“음? 뭐가 5분이 걸린단 말-”
“전력을 보강하는 데에 5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도 무슨 말인지 알아채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 유진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복잡한 생각 없이, 그저 ‘해결하면 된다’라는 얼굴이었다.
“방법이 이것 하나 뿐이기에, 여타 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유진은 그렇게 내뱉고는 돌연 제 왼쪽 가슴 위에 오른 주먹을 올려놓았다.
턱-
그와 동시에.
화아악!
그의 몸에서 짙은 아지랑이가 피어나며 새하얀 빛무리가 일대로 쫙 퍼져나갔다.
“읏……?”
“이거……!”
연합군 전원이 눈을 부릅떴다.
클라크, 뮬, 릴리안, 리처드.
엘도라, 라울러, 인스 형제.
감스탄, 에막스, 금검, 궁귀, 투귀.
카인, 발란트를 비롯한 펜첼 기사단 전원.
적탑주와 리안, 청탑주와 줄리아.
제롬, 라트비, 창왕, 발타르, 레나, 에솔, 루한, 에드뮬, 유니온 전원.
이레인과 듀란, 기록의 탑 일원들.
로베르 기사단장 마커슨.
그간 유진이 아주 어릴 적부터 알던 이들은 물론, 최근까지도 합을 맞추던 동료들까지.
“오러가……!”
“마력이 차오르고 있다……!”
“상처가 다 나았어……?”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일전에 받았던 신궐의 영향보다 훨씬 더 강한 버프였다.
모든 신체적, 정신적 상태이상과 상처 회복, 오러와 마력 강화, 체력 강화, 사기 회복까지.
유진의 신궐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모두 전력이 대폭 상승했고,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단, 5분 만에 말이다.
이들은 굳이 제힘을 테스트해보지 않아도 되었다.
주먹만 쥐었다 펴봐도, 몸에서 느껴지는 활기를 체감할 수 있었으니까.
“유진, 너는…… 대체.”
유진을 쳐다보는 모든 이들의 눈에서 경악과 존경의 감정이 뒤섞여 일렁였다.
* * *
연합군들이 모두 유진의 뿜어낸 신궐의 힘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사이.
“후우…….”
유진은 체첸과 함께 숙소에 돌아왔다.
앙신과의 전쟁부터 제이드의 죽음, 교지 탈출 등 힘든 일들을 연속적으로 겪다 보니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지친 상태였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힘들 때마다 마음속 위안이 되던 녀석이 하나 있었다.
-모두가 너의 힘에 감탄하고, 너를 우러러보고 있다. 하하! 자랑스러운 나의 계약자…… 녀석도 이 모습을 봤으면 좋았을 텐데…….
체첸이 입 밖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녀석은 지크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나 작은 뿔 하나만을 남기고 간 녀석.
체첸과 지크가 투닥거리는 소음이 때로는 귀찮기도 했지만, 대부분 우습고 재밌었다.
-……녀석도 우리를 기억할까?
“…….”
물론 체첸은 유진이 ‘지크를 다시 볼 수 있을 거다’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고 기억했지만, 굳이 보채진 않았다.
지금도 유진은 너무나 많은 이들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의무에 어깨가 무거운 걸 뻔히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좀 쉬어라. 창성의 기사도 쉬는 시간은 가져야…….
“이제야 지크를 볼 수 있겠네.”
유진이 툭 내뱉으며 아공간 포켓에서 지크의 뿔을 꺼내 들었다.
-어……? 무, 무슨.
“나도 늘 기억했어. 너만큼이나.”
유진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오른손에 든 지크의 뿔에 왼손을 가져갔다.
자세히 보니, 왼손에서는 유진이 일곱 신에게 흡수했던 일곱 권능 중, ‘악성의 권능’이 새카맣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는 무한 분열 특성을 머금은 권능으로, 일정 범위까지는 무한으로 무엇이든 복사해낼 수 있었다.
“지크의 뿔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온기는 곧, 화룡의 생명력이니까…….
“지크는 지금까지 늘 우리와 함께했던 거다. 엄밀히 말해 죽은 적이 없는 거지.”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왼손에서 일렁이는 악성의 권능을 지크의 뿔에 발현했다.
스스스……!
순간, 엄청난 열기가 유진의 양손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크읏……! 유진, 조심해라!
“응. 조심할게.”
그러나 유진은 한치의 표정 변화도 없이, 창성의 오러를 이용해 열기를 반사하여 오히려 다시 지크의 뿔에 집어넣었다.
그 과정을 조금 더 거치자.
-어……? 어어……! 지크가!
하얀빛의 구체가 새끼 화룡의 형태로 서서히 갖춰져 나갔다.
이윽고.
「음냐…… 내가…… 화룡 지크이니라…….」
빙긋.
유진이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지크의 잠꼬대를 지켜보았다.
-지크……!
「커흡……? 어, 어어……?! 체첸! 계약자님! 이게 어떻게 된…….」
-이 나쁜 놈아, 너 혼자 그렇게 가면 어떡하느냐…… 나는 어떡하라고…….
「체, 체첸…….」
이날, 지크와 체첸은 서로 껴안고 한참을 엉엉 울었다.
유진은 두 녀석을 보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반드시 태양신교를 없애야 한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어야 해.’
그러려면.
슥-
유진이 아공간 포켓에서 사특한 기운을 머금은 아티팩트 하나를 꺼냈다.
사람 얼굴 모양으로 조각된, 보랏빛 돌.
‘가주님에게도 치명상을 입혔던 돌…… 마신석.’
일곱 신에게 권능을 얻은 것도 좋았지만, 혹시 비장의 한 수가 필요할지도 몰랐다.
‘……이걸 이용할 수 있다면.’
* * *
“지금쯤이면 놈들이 있을 만한 위치…… 음?”
테오스가 흑교황과 대화를 하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주머니에 있던 황금빛 나침반 하나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
‘계약의 나침반’이라 불리는 이것은 이 대륙에서 ‘신’이라 불리는 자들과 더불어, 신과 계약한 계약자들의 위치를 찾는 아티팩트였다.
지금껏 계약의 나침반은 움직일 일이 없었다.
이미 옛날에 신들의 계약자들을 태양신교 측에서 모두 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곱 신은 그 틈을 타 어디론가 숨어버렸는지 나침반도 더 이상 그들을 가리키지 않았다.
한데, 지금 계약의 나침반에 붉은 불빛이 들어오며 한쪽을 강렬하게 향하고 있었으니.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테오스가 미간을 와락 찌푸리며 계약의 나침반을 내려다보았다.
“……숨어있던 계약자가 나타난 건가, 그게 아니면-”
“새로 계약을 맺은 건가.”
테오스가 어금니를 꽉 물었다.
“설마, 도망친 칠죄종이 개수작을 부린 건가.”
테오스의 직감은 정확했다. 흑교황 역시 테오스의 감각을 믿었기에 눈을 날카롭게 떴다.
“그때, 그 많던 신들이 모두 죽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신들이 몸을 감춰오다가 지금에서야 나타난 거 같군.”
“그 이유는 당연히 유진이겠지.”
굳이 복잡한 추측이 없더라도 예상 가능했다. 시기가 딱 맞아떨어지니까.
그렇게 말하는 교황의 표정엔 어딘지 모르게 기쁨이 담겨 있었다.
“신과 계약을 했다손 쳐도, 결과는 뻔할 텐데……? 크흐흐, 크하하!”
원래 이번 전쟁에서는 유진을 잡아 혼돈을 빼앗은 뒤 근원석을 더 완벽하게 만들려 했었다.
한데, 유진이 일곱 신을 알아서 찾아온다면…….
“유진과 그 악신(惡神)들까지, 전부 근원석에 잡아넣을 수 있겠어.”
흑교황도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 근원석은 마무리가 안 됐지만…….”
“애초에 그 많은 신들을 죽일 때도, 근원석 같은 건 없었다.”
테오스가 창밖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넓은 태양신교의 광장에, 수없이 많은 인퀴지터와 묘지 거인들이 도열해 있었다.
“우리의 ‘대업’을 위해.”
* * *
다음날, 백탑의 대회의실.
유진을 비롯한 모든 연합군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의 혈색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 극한으로 강화된 신궐의 영향을 받아 연합군의 수준은 이미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였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었다. 적이 태양신교이기 때문이었다.
곧 맞이할 마지막 전쟁에 앞서, 유진이 결의를 다지는 자리를 만들었다.
“태양신교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단순히 대륙을 통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연합군들의 눈이 오로지 유진에게만 향했다.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를 향한 신뢰가 높았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전쟁을 앞둔 상황.
그의 말과 지시 한마디 한마디를 잘 들어놔야 전쟁에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
“태양신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상의 모든 신을 소멸시키고 자신들의 왕, 즉 테오스 교황을 세상의 유일한 왕으로 만드는 것이며.”
유진이 말하면서도 놈들의 목적이 역겨운지 헛웃음을 흘렸다.
“’대업’이라 칭해지는 ‘태양신의 부활’을 이뤄 모든 불확실, 불완전 요소가 없는 절대 확정적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불확실, 불완전……?”
그러한 세계가 뭘 뜻하는지는 아직 이해되지 않았지만, 유진은 계속 설명을 이었다.
“그들은 이를 위해 두 가지 일을 벌였습니다. 첫 번째는 교지의 통일, 두 번째는 태양신의 부활입니다.”
첫 번째 목표는 이미 이뤘고, 현재는 두 번째, 태양신의 부활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놈들이 태양신을 부활시킨다면, 상황이 너무 어려워질 겁니다.”
태양신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니온 일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잊힌 과거를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흑지의 몇몇 이들은 표정을 가라앉혔다.
분위기를 살피던 라울러가 질문을 던졌다.
“근데…… 태양신이 부활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이 질문에는 청탑주가 대신 답했다.
“태양신이 부활하면, 세상은 오로지 하나의 정해진 운명대로만 흘러가게 된다. 그 운명의 방향이 평화라면 좋겠지만, 파멸이라고 해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지.”
“그래서, 이름이 태양신…….”
“그래.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듯이, 놈이 부활하면 지구의 운명은 일방적으로 가게 되는 거야. 누군가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방향을 바꿀 수는 없게 된다.”
라울러가 이를 으득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러면 사람이 뭣 하러 사는 거지.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야만 하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그냥 인형이잖아.”
이제야 태양신교의 목적이 변태 같고도 해악스러운 이유를 알게 되었다.
라울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면, 놈들을 저지할 방법은…….”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