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314)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314화(314/320)
“놈들은 이미 태양신의 부활에 가까워져 있다. 그러니…….”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결국.
“교황이 있는 태양신교의 본관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작전을 짜야 했다.
“육지를 이용해 접경지를 넘어, 그대로 전면전에 나설지.”
“그게 아니라면…… 전력을 나누어 한쪽은 시선을 끌고, 한쪽은 침투하여 본관을 타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바다를 건너 아예 뒤쪽에서부터 본관을 치는 수도 있는데…….”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그 짧은 전쟁 사이에 연합군 일원들은 전략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올라간 듯했다.
“…….”
하나, 유진은 이들의 의견을 가만히 들으면서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 많은 전략 중에서 현 상황에 맞는 적합한 전략이 없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유진의 신궐을 통해 전력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연합군은 고작 삼백이 조금 넘는 소규모 군대.
뮬과 클라크, 그리고 청탑주와 이레인이 피드백을 내놓았다.
“지금 상황에서 전면전은 절대 불가다. 지형이 우리에게 말도 안 되게 유리하지 않은 이상, 전면전은 가장 피해야 할 전술이야. 놈들이 얼마나 더 많은 군대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고.”
“침투조를 이용하는 건 괜찮으나, 역시 발각되면 전력의 절반이 날아가게 되고, 이는 곧 패배를 뜻한다.”
“그래서 발각되지 않기 위해 바다를 이용하는 건…… 좋은 방법이지만, 만약에라도 수중 전투를 하게 되면.”
뒷말은 잇지 않아도 되었다. 수중 전투도 너무 위험했다.
요점은 하나였다.
“……우리 연합군은 워낙 소규모이기 때문에, 앙신과 벌였던 전쟁과 비슷하게 가야 한다. 절대로 발각되지 않고 지휘관과 수뇌부를 정밀타격한 뒤, 혼란을 일으켜 빠르게 군대를 잠식해야 해.”
“하지만 그러려면…….”
들어맞아야 하는 조건이 너무 많았다.
어느 누구도 발각되지 않아야 하고-
지휘관과 수뇌부를 정밀타격할 수 있어야 할 것.
그렇다고 바다를 이용하지는 않아야 했다.
“……방법이.”
“……어렵군.”
텔레포트를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태양신교가 이미 모든 대륙 전역에 텔레포트를 방해하는 마법을 걸어놓았기에 이는 불가능했다.
회의실 내부가 침울한 침묵으로 잠겨있던 와중, 엘도라가 의견을 꺼내놨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발각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맞나요?”
뮬과 클라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다…… 그 방법만 찾아낸다면-”
“수가 있습니다.”
엘도라의 눈동자에 확신의 기색이 차올랐다.
그와 동시에, 유진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멸지를 통해 가자는 건가.”
“맞습니다.”
엘도라와 유진은 이미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이미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피땀을 흘리며 함께 보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에 대해 사람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멸지를 통해서 가자니, 그건 차라리 여기 있으니만 못할 것 같은데요……?”
“멸지는 단 하루만 있어도 모든 생명체가 타들어 가는 곳입니다. 태양신교놈들은 설마 우리가 멸지를 횡단할 거라 의심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만큼 위험이 너무 큽니다……!”
멸지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이미 적탑주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멸지는…… 극도로 위험하다. 당시 멸지에 들어섰을 때도 초입부까지만 들어갔었기에 큰 부상이 없었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갔다가는 무사하지 못했을 거야.”
멸지에 직접 들어갔었던 적탑주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더 들어볼 것도 없었다.
10성의 대마법사도 버티지 못하리라 예측할 수준이니 말이다.
하나.
“멸지로 가겠습니다.”
유진이 내뱉었다.
“유, 유진 경……!”
“어째서입니까!”
그가 담담하게 설명했다.
반드시 멸지로 가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를…….
* * *
태양신교의 대회의실.
교황과 마르틴 추기경, 그리고 태양신교의 수뇌부들이 전부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전쟁이 될 것 같군.”
교황은 뒷짐을 진 채 창밖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대체로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물론 태양신교가 겪은 피해는 만만치 않았지만, 유니온을 흑지로 몰아낸 데다 제이드를 참살하는 데 성공했다.
유진이 신과 계약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솔직히 우스웠다.
“일곱 신이 전부 그 녀석에게 힘을 몰아줬다고 하더라도, 우리 태양신교가 패배할 리는 없지요.”
“늘 그랬던 것처럼, 역사가 말하고 있습니다. 크하하!”
이제 염원이 거의 다 이루어졌다며 추기경들과 수뇌부들은 희희낙락했다.
“결국 태양신을 부활시키고, 이 세상을 완전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군요!”
“교황님께 만세를-!”
이미 세상이 제 것이 된 양, 놈들이 소란을 떨어댔다.
하지만.
“방비는?”
교황이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그의 여유로운 웃음 뒤에는, 항상 철두철미한 계획과 대책이 숨어 있었다. 그랬기에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척……!
교황의 심기가 살짝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챈 수뇌부들이 자세를 바로잡았다.
“놈들은 분명 선제공격을 가할 겁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방비로 인퀴지터 군대와 묘지 거인들을 준비해 놓았으며-”
“놈들이 본관 근처로 오게 되거나 본관 근처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곧바로 저희가 상황 파악 후 처치할 예정입니다.”
교황이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구체적으로 놈들의 동선을 예측한 자는 없느냐? 무슨, 말만 들으면 이미 놈들을 잡아 오기라도 한 것처럼 확신하는데 말이야. 더 구체적으로 말하라.”
“예……!”
마르틴 추기경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하얀 종이 위에 대륙의 지도를 띄웠다.
“흑지에 있는 놈들에게는 우리 태양신교로 접근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하를 포함한 육지 횡단.
두 번째는 텔레포트.
세 번째는 바다 횡단.
“모두 상관없습니다. 절대로 우리 태양신교를 건드릴 방법이 없게 처리해 뒀습니다.”
육지에는 인퀴지터와 움직임 감지 마법을 곳곳에 설치해 두고,
텔레포트 차단 마법도 대륙 전역에 걸어 두었다.
바다에는 묘지 거인들이 떼를 이루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군.”
교황은 가만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면으로 보나 빈틈없는 방비책이었다.
하나.
그의 눈빛이 순간 섬뜩하게 번뜩였다.
“놓친 경로는 없나?”
단순한 물음이었으나, 마르틴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엄벌을 받으리라 직감했다.
“그, 그건…… 놓친, 경로라 함은…….”
교황이 심유한 눈동자를 한 채 마르틴을 응시했다.
“놈들이 멸지를 횡단할 확률은 없냐 이 말이다.”
마르틴을 포함한 모든 수뇌부가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지금껏 교황의 예측은 단 한 번도 빗나가거나 틀린 적이 없었지만, 이번 언급은 너무도 터무니없었다.
아무리 유진 일행이 몸을 숨기고자 한다 해도, 멸지를 횡단하는 방법은 몸을 데우겠다며 지옥불에 들어가는 꼴이었으니까.
물론 혹시 몰라 마르틴은 대략 1백여 명의 마법사와 기사를 멸지 근처에 배치해놓긴 했으나, 녀석들에게서 이상 보고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단 병력을 배치해놓긴 하였으나, 그럴…… 확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르틴이 수뇌부를 대표하여 발언했다. 어쨌든 의견을 말해야 했다.
하지만.
“확실한가.”
교황이 다시 한번 물었다.
늘 그랬다. 의심에 의심으로 모자라 또 한 번 의심을 거듭하는 인물이 바로 교황 테오스였다.
“그……렇다면, 저희 전력의 1할 정도를 멸지에 배치해놓겠습니다. 만약 놈들이 멸지를 횡단하려 한다면, 곧바로 병력을 보내게-”
“8할을 보내라. 반론은 허하지 않겠다.”
“……!”
추기경과 수뇌부들이 경악했다.
지금 전력의 8할을 멸지에 배치한다면, 태양신교의 본부에 배치한 대부분의 병력이 비게 된다.
하지만 교황은 간단하게 그 염려를 일축했다.
“어차피 태양신이 완성되는 곳에 잡다한 기운이 섞이면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 그리고 나 또한 여기에 있을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
“그러…….”
“신께서 완성되는 데에는 얼마나 남았지?”
“……사흘 정도 남았습니다.”
마르틴이 입을 다물었다.
교황이 이토록 확신하는 데에는 반드시 근거가 있다.
‘아마 교황께선 유진의 앞을 내다본 거겠지. 완전히 확신하고 계신다.’
이럴 때 굳이 토를 달아 봐야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따르겠습니다.”
마르틴과 더불어 수뇌부들이 고개를 숙이던 차.
지잉, 지잉, 지잉!
회의실 바깥쪽에서 긴급 상황임을 알리는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음……?”
“무슨…….”
교황과 더불어 고위급 인사들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무슨 일인가.
그와 동시에.
벌컥-!
태양신교 전체의 보안을 총괄하는 교도가 회의실 문을 열어젖히고는 소리쳤다.
“교, 교황이시여……!”
“무슨 일이냐. 왜 호들갑을 떨고-”
“놈들의 습격입니다!”
“……!”
마르틴은 물론, 모든 고위 인사들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교황은 침착한 표정으로 수정구슬을 들어 마르틴이 배치해놓은 병력에게 통신을 걸었다.
-예, 교황이시여!
“아무 일 없는가.”
-예, 그렇습니다! 연합군 녀석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
뚝.
교황은 애써 침착한 얼굴이었지만, 사실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바다도, 지하도, 육지도, 멸지도 아니고-
놈들은 어떻게 이곳까지 소리소문없이 당도했는가?
“……일단 모든 병력을 복귀시키고, 잔존병력으로 놈들을 막아라.”
“예……! 하지만 병력을 끌어모으는 데는 대략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간이 모자라군. 어쩔 수 없다. ‘그곳’의 문을 열어라.”
마르틴이 질겁했다.
“하, 하지만, 아직 신의 부활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근원석부터 지켜야 신의 부활이고 뭐가 될 것 아니더냐!”
콰앙-!
참다못한 교황이 소리치자 마르틴이 회의실 벽으로 강하게 튕겨 나갔다.
“꺼흡…… 바, 받들겠습니다…….”
모든 고위 인사들이 나가고, 교황과 어느새 나타난 흑교황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도대체 어떤 수를 쓴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 마지막 승자는 나다. 유진…….”
한데, 다시 보니.
그의 손안에는 무언가 빛나는 것이 손에 들려 있었다.
* * *
“……결국 여기에 다시 왔네.”
유진과 일행이 눈앞에 드리운 커다란 성당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동시에 다시는 보고 싶지 않던 건축물.
태양신교의 본관, ‘킨젤로 대성당’의 정문이었다.
‘전생에는 여기가 나의 전부였는데, 현생에는 여기를 전부 불사르려 목숨을 걸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기도 했고 굉장히 불쾌하기도 했다.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계약자님이 회귀자라는 사실은 아직도 믿기질 않습니다.」
-뭐, 사실, 회귀자가 아니고선 설명 못 할 일이 너무 많긴 해.
킨젤로 대성당은 태양신교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지점이었다.
매일 밤낮을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온종일 주어지는 업무와 교도인 관리, 기사단 지휘 덕에 이곳은 전생에 유진의 집과 다름없었다.
태양신교의 전도에 넘어간 20살부터 참모에 오르고, 결국 교황에게 죽임을 당한 30살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재능이 없단 이유로 늘 천대받던 나를, 유일하게 인정해주고 받아줬던 곳이었지.’
하지만 이젠 진실을 안다.
이 모든 건 유진이 태어날 적부터 교황이 짜놓은 판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