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35)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35화(35/320)
“이쪽입니다, 기사님!”
“……!”
유진은 기다리던 펜첼의 배신자가 비밀공간에 들어오자 암살자가 들으라는 듯이 크게 말했다.
“침입자입니다! 펜첼의 임무를 방해하기 위해 나온 자객 같습니다!”
“무, 무슨……!”
유진과 현무 기사단원 사이에 끼어서 당황한 암살자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 사이 유진은 능청스럽게 배신자에게 물었다.
“나머지 기사님들은 오고 있습니까?”
“으, 응?”
“기사님도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기에 여기로 오신 거 아닙니까! 이 자객을 상대하려면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 그렇지……?”
배신자는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판단할 수가 없었고.
암살자 역시도 이것이 함정인 건지, 아니면 유진이 기지를 발휘하는 상황인지 가늠하려 애를 썼다.
하지만 현재 가장 위험한 처지에 있는 건 암살자일 수밖에 없었다.
“제기랄!”
일순간 빛과 같은 속도로 현무 단원에게 다다라 단검을 휘둘렀다. 입구로 빠져나가려면 이 자부터 제쳐야 했다.
배신자도 갑작스러운 암살자의 공격에 대응을 해야 했다.
까아앙!
현무 단원답게 기본기가 탄탄한 배신자는 암살자의 공격을 물려냈다.
하지만 배신자도 이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암살자는 버럭 소리치며 말을 끊었다.
“네놈도 네 동료들이 오기까지 시간을 끌려는 거겠지, 비겁한 새끼들!”
“그게 아니-”
“닥쳐라!”
쉭! 쉬익! 쉬이익!
암살자는 본인의 주 무대인 어둠 속에서 현무 단원을 맹렬하게 몰아쳤다.
깡! 까앙!
“이……! 바보 같은 게!”
배신자도 암살자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방어에 주력했다.
한 번은 막아냈으나, 빛이 들질 않는 상황에서는 펜첼의 기사단원도 암살자에 대항하기가 쉽지 않았다.
피짓!
결국 배신자의 팔에 깊은 자상이 남았다.
“크윽!”
생각보다 암살자의 수준이 높은 걸 확인한 배신자는 어쩔 수 없이 입구 쪽으로 조금씩 후퇴했다.
“이 멍청한 자식아!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얘기를 해 봐야 한다고!”
“무슨 얘기를 한다는 거냐!”
암살자는 입구 쪽으로 향하는 틈이 보이자 배신자를 크게 밀쳐내려 그에게 와락 달려들었다.
그때였다.
쐐애액!
그들의 뒤쪽에서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비도 두 개가 쏜살같이 날아왔다.
유진이 투척한 것으로, 암살자가 유진에게 던졌던 그 두 개의 비도였다.
서로의 전투에 여념이 없었던 암살자와 배신자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몸을 비틀어 공격을 흘리긴 했지만,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궁귀에게 배운 투척술이 제대로 효용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피짓! 콱!
“이잇……!”
“큭!”
상처 하나는 암살자의 어깻죽지를 베고 지나갔고, 나머지 하나는 배신자의 다리를 크게 헤집었다.
배신자가 다리가 찢어지는 통증을 느끼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전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크악! 멈춰보라고, 이 머저리 같은 새끼야! 상황 파악이 아직도 안 되는 거냐!”
배신자가 암살자에게 버럭 소리쳤다.
유진이 갑자기 자신의 아군인 펜첼의 기사단원에게 공격을 한다?
그제야 상황이 이상함을 느낀 암살자가 유진과 배신자를 동시에 경계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얘기를 하자는 건지 빨리 말해라.”
프직!
배신자가 다리에 꽂힌 단검을 빼내며 씹어내 뱉듯 말했다.
“빌어먹을, 빨리도 눈치채는군. 나는 유진 로베르와 아군이 아니다.”
“……그럼?”
“저 꼬마 여자아이를 죽이러 왔단 말이다. 너는 아마 유진을 죽이러 온 것 같은데,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한다 이 말이다.”
“……제기랄.”
그제야 암살자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유진에게로 눈을 돌렸고, 배신자가 입을 열었다.
“영악한 꼬마 자식, 이게 다 계획한 거란 말이냐.”
줄리아가 유진의 뒤에 꼭 붙어있고, 유진은 피식 웃었다.
“한창 재밌었는데 아쉽네. 욕심이 어디까지 가나 점쳐봤더니 정말로 걸려들어 주니 고마운데.”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에 암살자는 분이 치밀어 올랐고, 배신자도 이제 편이 확실하게 갈렸다는 생각에 이를 뿌득 갈았다.
영락없는 펜첼의 기사답게 항상 우직하고 차분한 표정이던 그의 인상이 비열하고 소름 끼치는 얼굴로 변했다.
배신자와 암살자가 유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처음부터 거슬렸던 꼬마였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되니 아쉽군. 어차피 임무 중에 참관인이 죽는 일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니…… 하하.”
배신자는 비록 상처를 많이 입어 전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태였지만, 저 꼬마 하나쯤은 씹어 삼키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유진이 어떻게 눈치를 챈 건지.
옆에 단검을 든 암살자는 왜 유진을 노리는지.
이러한 상황이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목격자만 죽여 없애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암살자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이 펜첼의 기사와 내가 같은 목적인 것은 맞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 기사놈을 어떻게 믿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믿을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암살자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은 무리다. 계획이 틀어졌어. 다음을 노리는 게 맞아.’
유진과 배신자를 번갈아 쳐다보던 암살자, 헤르켈은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는 얼굴을 하다 그림자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만의 비전, 은신기술을 써서 도망친 것이다.
남은 인물은 유진과 줄리아, 그리고 배신자였다.
줄리아는 물안개 마법진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마력을 불어넣던 와중.
상황을 이끌어가고 있는 유진을 응시했다.
‘곧 암살자가 올 거라고 했는데 정말이었고, 펜첼의 기사도 올 거라고 했는데 그것도 정말이었어.’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유진은 배신자의 매서운 표정을 감내하며 검을 앞세웠다.
배신자의 몸 상태는 척 봐도 말이 아니었다.
팔과 다리 곳곳에는 암살자가 낸 자상이 가득했고, 다리에는 유진이 투척한 단검으로 인한 상처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정도로 전력을 약화시켰다면, 정면 승부가 가능할 것이다.’
유진은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판단, 일언반구도 없이 배신자에게 튀어 나갔다.
그 방식은, 유령곡예보였다.
“……!”
유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던 배신자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는 펜첼의 현무 기시단에 정식 단원으로 들어간 인물.
그런 만큼 유령보나 펜첼의 기초 검술을 물론이고, 클라크를 통해 상징검술까지도 전수받은 자다.
그런 만큼 유령보의 사용은 그의 영역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타닷, 타다닷!
분명 발걸음과 이동 경로는 유령보의 정석적인 루트를 밟고 있는데, 때때로 허공을 밟아 쏘아지는 듯한 유진의 기묘한 궤도에 눈이 현혹되었다.
쉽게 말해,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보법이었다.
“잇……!”
순간 유진의 움직임을 놓친 배신자가 현무 기사단 특유의 ‘완전 방어’ 자세를 취했다.
배신자의 코앞에 당도한 유진이 배신자의 목 끝으로 검을 깊게 찔러넣었으나.
까아앙!
과연 현무의 방어였을까, 예리하기 그지없던 유진의 공격은 막히고 말았다.
배신자는 비죽 웃으며 유진을 뒤로 물려내며 내뱉었다.
“개밥마냥 기술에 뭔가가 많이 섞여 있군. 기발한 점으로 칭찬해주마.”
“개만도 못한 녀석이 희한하게 입은 잘 놀리는구나.”
“건방진 꼬마 새끼.”
본전도 못 건진 배신자가 검을 세우는 사이, 유진이 피식 웃었다.
“넌 날 못 이긴다.”
“꼬마야, 목이 잘리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지 두고 보자꾸나.”
“검술 훈련이라고는 내 훈련량의 절반도 하지 않는 녀석이 어떻게 나를 이기나?”
“그래, 그렇다고 치마.”
“임무에 나와서도 근력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던 기사가 있던데, 그에 반해 너는 본가에서도 훈련하는 꼴을 못 봤다.”
“웬 훈계를.”
배신자는 어린 꼬마의 난데없는 훈계질을 무시하려 했지만, 묘하게 부아가 치밀었다.
맞는 말과 더불어 끝도 없이 나올 것 같은 유진의 입놀림에 약이 오른다.
하지만 배신자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척!
검끝을 앞으로 내세운 배신자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경험이란 걸 무시하는 건 꼬마 아이이니 이해하마.”
쾅!
바닥을 거세게 찬 배신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유진의 코앞에 있었다.
유진은 자신이 방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검을 들어 올렸으나, 역부족이었다.
프직!
가슴 부근을 찔린 유진이 고통에 찬 신음을 삼켰다. 역시 펜첼의 기사라는 걸까, 빨라도 너무나 빨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진은 가만히 당하지 않고 주먹을 내질렀다.
배신자는 이 공격까지도 예상했는지 왼팔을 들어 올려 급소인 간을 보호했으나.
유진이 노린 곳은 간이 아니었다.
파직!
유진이 던진 비도로 인해 배신자의 상처 난 다리였다.
“으윽……!”
배신자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상처가 깊기도 했거니와, 유진의 주먹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기 때문이다.
유진이 검에 찔린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배신자의 품으로 검을 찔렀다.
배신자는 괴로운 와중에도 유진의 찌르기를 방어했다.
그런데, 묘하게 방어의 타이밍이 밀려난 듯했다. 쉽게 말해 움직임이 느려진 것 같았다.
배신자의 머릿속에 일종의 잡념이 생겼다.
현무 기사단으로서 무수한 경험을 한 결과, 뭔가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그 의심을 잇지 못하게 하려는 듯, 유진이 쾌검을 펼치기 시작했다.
쉭! 쉭! 쉭!
간과 상처 난 다리, 목, 그리고 눈알을 향한 찌르기가 연달아 치달았다.
배신자는 그 검들을 쳐내며 얼결에 유진의 눈빛을 보았다. 그 눈은, 진정 살기로 가득 메워진 짐승의 눈이었다.
반드시 죽여없애겠다는 일념.
배신자는 코웃음을 치며 반격을 준비했으나, 일순 실이 끊어진 듯 오러의 통로 하나가 꽉 막혀버렸다.
동시에 직감했다.
‘젠장, 독이다!’
그런데.
‘내가 목구멍으로 넘긴 건, 자신의 핏물과 침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왠지, 안개가 짙더라니……!’
온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이 물안개가 원인임을 알아챈 배신자가 유진을 검의 옆면으로 강하게 후려쳐 물려냈다.
쾅!
그와 동시에 안주머니에서 범용 해독제를 꺼냈다.
“네 머리가 좋은 건 인정하겠다. 독안개라니, 왠지 기분이 더럽더라니.”
작전이 간파되었으니 당황할 법도 한데, 유진은 오히려 묘한 웃음을 지었다.
“여유로운 척인가?”
“마음대로 생각해.”
“정말, 지긋지긋하게 짜증나는 녀석이군.”
유진도 상대가 현무 단원인 만큼, 이 독안개가 완벽하게 먹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6성을 상회하는 놈의 전력을 5성까지나마 끌어내리면 충분하다는 계획이었다.
물론, 이 독은 궁귀가 특별 제작한 것이기에 웬만한 해독제가 아닌 이상 완벽히 해독할 수도 없었다.
배신자가 어차피 유진은 죽을 거라고 확신했는지 유진에게 툭, 물었다.
“마지막이 될 것 같으니 뭐 하나만 물어보자, 꼬마야. 너, 저 여자아이가 흑지의 사람인 것은 알고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냐?”
유진은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지.”
“……그렇다면 펜첼에서 흑지의 사람을 구해줬다, 그것도 청탑주의 딸을 보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네가 무사할까?”
유진이 검을 꽉 움켜쥐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흑지라는 이유로 살해당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하…… 머리가 완전히 꽃밭이군.”
배신자의 말대로, 유진의 판단은 어떤 이의 눈에는 지나치게 순진해 보일 수 있었다.
물론 줄리아를 돕는 이유가 앞서 말한 것처럼, 완전한 호의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용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줄리아와의 대화를 통해 이 어린아이는 정말, 아무런 잘못도 없는 녀석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유진의 마음은 조금 달라졌다.
“머리가 꽃밭인 게 네 머리처럼 똥밭인 것보단 낫지 않겠나?”
“대가리를 으깨주마.”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