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50)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50화(50/320)
같은 시각.
맛있는 음식이 차려진 클라크의 저택 부엌 식탁에는 클라크와 유진, 그리고 엘도라가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래가지고, 엘도라랑 나랑은 훈련을 주로 외부로 나갔지. 지금도 이 녀석은 할 게 많이 있지만 말이야.”
“아빠, 그만…….”
“유진, 너한테 얘가 자극을 많이 받더라니까? 하긴, 그럴만도-”
“입 좀!”
엘도라는 유진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언급되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클라크를 퍽퍽 때렸다.
“그런 얘기 말고 그냥 좀 평범한 얘기 좀 해!”
“큼…… 그래, 유진, 너는 펜첼을 많이 돌아다녔느냐? 연무장 말고 말이야.”
“연무장 말고는, 숙소요. 아, 약제당이랑 응급실 정도?”
“……펜첼을 좀 더 즐기도록 해봐라. 의외로 펜첼에는 볼거리가 많아.”
“그런가요.”
클라크는 엘도라가 때린 팔이 꽤나 아픈지 맞은 곳을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예쁜 곳이 있지.”
“아빠, 또 그 얘기야.”
“아니, 이건 네 얘기가 아니라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알겠어요.”
클라크는 엘도라 앞에서는 장난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잔뜩 보여줬다.
“엘도라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본관 뒤편에 가운데에 있단다. 펜첼을 상징한다거나, 그런 나무는 아니지만, 사계절 내내 늘 변하지 않는 나무란다.”
엘도라는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묘하게 불편한 기색이었지만, 유진은 재미있게 들었다.
“나무의 종이 뭔가요?”
“나도 잘 모르는데, 메타세쿼이아? 라고 하더구나.”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메타세쿼이아는 침엽수 중 한 종류로 알고 있다.
엘도라도 검이나 전투가 아닌 다른 것에도 관심이 있다는 게 의외였다.
밥을 얼추 먹자 유진은 클라크에게 클라크가 모은 명검들을 한번 구경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 하하! 보고 싶다는데 어쩔 수 없이 보여줘야겠지?”
“말 안 해도 자랑할 거였잖아.”
킬킬거리며 웃던 클라크는 유진을 데리고 명검들이 놓인 진열장에 향했다.
그곳에는 정말로 척 봐도 귀해 보이는 검들이 수두룩하게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펜첼의 가주들이 썼다던 검 몇 자루.
남부의 유명한 검사가 썼던 검 한 자루.
클라크가 애용했지만 내구도가 약해져 쓸 수 없게 된 검 몇 자루 등, 다양한 검들이 즐비했다.
그중에 유진의 시선에 한 검이 눈에 띄었다. 손잡이는 은색으로 빛나는데, 검날은 빛조차 빨아들일 듯한 흑빛의 검이었다.
유진은 그 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클라크가 설명했다.
“원래는 손잡이와 똑같이 은색의 검날을 자랑했다고 하는데 어떤 사건 이후에 저렇게 변했다고 하더구나.”
그 순간 유진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가 반응했다.
우우웅.
“저거, 혹시…….”
“뮬 형님과 이야기를 했으니 알겠구나. 그래, 저게 쿠란 가주님의 검이다. 흑룡을 처치하신 그 가주님 말이다.”
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더 들은 유진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저 검을 보자 폭군의 반지가 반응했다. 아마 저 검에 서린 흑룡의 기운을 느낀 거겠지.’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간단했다.
‘저 검, 갖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유진이라고 하더라도 다짜고짜 삼촌의 진열대에 보관된 명검을 내놓으라 할 수는 없었다.
뭔가 구실이 있으면 몰라도 말이다.
우선 다음을 기약한 유진이 입맛을 다시며 다시 펜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정말로 용건이 없으셨네요.”
“내가 무엇 하러 거짓말을 하겠느냐? 밥 한 끼 하면서 친척끼리 우애도 다지고 하는 거지.”
“그거야 환영입니다.”
“엘도라도 인사하렴, 네 친척 동생에게.”
“잘 가. 난 며칠 이따 갈 거야.”
훈련생 신분임에도 외부에서 며칠간 머물 수 있다는 건 직계이기에 가능한 혜택이었다.
유진은 다시 한번 클라크가 참 괜찮은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편안해진 마음으로 집을 나서려던 참.
클라크가 유진에게 슬며시 귓속말을 했다.
-너는 옳은 일을 했으니 걱정할 것 없다. 그리고 엘도라와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
유진은 클라크의 말에 괜히 어색해져서는 귀가 살짝 붉어졌다.
친구라는 존재가 주는 고마움은 오히려 유진이 엘도라에게 말했어야 하는 건데, 묘하게 부끄러웠다.
‘나이를 30살 먹어도 이런 감정은 느낄 수 있군.’
클라크가 멋쩍게 웃는 유진을 보며 이제야 좀 제 나이대 같다며 쿡쿡 웃었다.
그가 대뜸 물었다.
“유진, 너 말이다. 나중에 현무 기사단에 들어오겠느냐?”
유진은 잠시 상황을 파악하다 툭, 대답했다.
“아니요.”
“하, 그렇게 바로 대답이 나온다고? 이건 기사단장이 직접 묻는 제안이기도 한데? 수습기사 기간을 대폭 줄여주고, 바로 정식 기사단으로 임명 해줄게. 어떠냐?”
클라크가 이 정도면 파격적인 조건 아니냐는 표정을 지었으나 유진은 더욱 단호하게 대답했다.
“저는 생각해둔 곳이 있어서요. 제안은 감사드립니다.”
클라크가 유진을 가만히 응시했다.
“내 동생의 아들답구나.”
하하!
너털웃음을 내뱉은 클라크가 유진에게 삐진 척 말했다.
“에이, 식사도 대접했는데 이런 대답이나 듣고, 얼른 가기나 해라.”
유진도 피식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곧 다시 뵙겠습니다.”
“그래, 이동 관문 닫힐라, 얼른 가라.”
유진이 밖으로 나선 뒤, 클라크가 엘도라와 함께 집에 들어가던 참이었다.
“딸.”
“나도 하고 싶은 말 있어. 왜 나한테는 그런 제안 안 했어?”
엘도라는 방금 유진에게 했던 말을 반추하듯 미간을 가볍게 찌푸리고 있었다.
클라크가 하려던 말을 집어넣고 잠시 엘도라의 눈높이에 맞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네 표정이 요즘 많이 복잡하단 거 아빠도 알아.”
“그걸 물어본 건 아닌데…….”
“유진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다는 것도 알아.”
“……응.”
클라크가 엘도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덧붙였다.
“일주일 뒤, 안식의 날이 있지? 그날 우리 나무 보러 가자. 엘도라 양이 좋아하는 그 나무 말이야.”
“갑자기 나무는 왜……?”
의아하다는 표정의 엘도라에 클라크가 빙긋 웃었다.
“그 나무에 네 고민에 대한 모든 해답이 있거든.”
* * *
엘도라와 밥을 먹은 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탕! 탕!
“정확한 힘으로, 정확한 부위를, 정확한 오러를 넣어 때린다면 이 부동목은 쪼개질 것이다! 집중해!”
에막스 교관의 목소리가 연무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라울러를 비롯한 기초반 훈련생들은 각자 목검을 들고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부동목(不動木)’을 때리고 있었다.
에막스의 말대로 이 나무토막은 특수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였기에, 힘의 조절과 관련된 훈련을 하기에 적합했다.
에막스는 훈련생 모두를 골고루 둘러보고 있었으나, 그의 시선이 가장 마지막으로 닿는 곳에는 항상 유진이 있었다.
탕! 탕! 탕!
유진이 땀을 뻘뻘 흘리며 부동목을 가격했다.
“쉽지 않지? 하하.”
에막스 교관이 쿡쿡 웃었다.
유진이 어려워할 정도로 쉽지 않은 훈련을 고안해 냈다는 게 뿌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유진 못지않게 기초반 훈련생 모두가 부동목을 쪼개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탕! 탕!
타당!
부동목과 목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2시간 내내 끊임없이 울리니 귀가 먹먹할 법도 했지만, 엘도라는 개의치 않았다.
‘라울러도, 다른 아이들도, 그리고 나마저도 유진에게 자극을 받아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거야.’
공식적인 선언이나 임명식은 없었지만, 유진은 그들의 맘속 실질적인 리더였다.
그랬으니 유진이 포기하지 않으면 그들도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모두가 유진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유진은 거만해지지도 않았어.’
꽤 높아진 명성에도 불구하고 유진은 매일 누구보다 빠르게 연무장에 오며 누구보다 늦게 연무장을 나갔다.
엘도라는 잠시 의문을 가졌다.
‘분명 나의 고민은 유진에게서 출발했다. 그런데 왜 아버지는 해답이 유진이 아닌 본관 뒤편 그 나무에 있다고 말하는 걸까?’
고민을 해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털어버린 엘도라가 에막스에게로 잠시 시선을 던졌다.
에막스는 유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
‘기초반 대부분이 상급반과 1대1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이길 수 있겠어.’
그 정도로 기초반 훈련생들은 강해졌고, 에막스도 그걸 인정할 수준이 되었다.
가슴 한편에 유진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날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었다.
‘어쩌면, 가주님의 어린 시절이 저렇지 않았을까? 아니, 가주님은…… 조금 더 자유로웠다고 들었다.’
적어도 유진은 행실이 막돼먹진 않았다.
알아서 잘하리란 믿음이 있었기에 에막스는 유진을 딱히 걱정하지도 않았다.
다만, 정말 걱정스러운 부분은 따로 있었다.
‘엘도라, 저 녀석은 한 달 전보다 훈련에 몰입하는 정도가 더 좋아진 건 맞는데, 쉬는 시간마다 왜 저러는지…….’
에막스는 눈과 귀가 매우 밝고, 펜첼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다 꿰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일등 집사이니 당연할 수밖에.
그런데 그런 에막스의 탐지망에 잡힌 건, 바로 엘도라의 기행이었다.
‘훈련 끝나고 유진을 미행하질 않나, 금검한테 가서 무언갈 열심히 질문하다가 실망해서 돌아오질 않나…… 왜 저러는 걸까.’
그렇다면 나올 수 있는 답은?
‘뭔가 협박을 당하고 있나?’
그럴 리가 없는데…….
에막스의 머릿속에 여러 망상이 스쳐 지나갈 즈음, 쉬는 시간이 되었다.
“모두 5분간 휴식이다.”
에막스의 말에 아이들이 녹초가 되듯 자리에 쓰러졌다.
하지만 유진은 쉬지 못했다.
“안녕하시오, 에막스 교관. 훈련생 유진 로베르를 찾고 있소만.”
“음? 유진 말입니까.”
어느샌가 연무장의 문을 열고 들어온 청룡 기사단의 부단장이 유진을 찾고 있었다.
그냥 기사단원도 아니고, 부단장이 말이다.
그러자 자리에서 쉬고 있던 훈련생들은 자세를 똑바로 갖추고 빛나는 눈빛으로 부단장을 응시했다.
“처, 청룡 기사단 부단장님이래.”
“유진을 찾는다는데……?”
백호 단원의 방문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었다.
그만큼 청룡 기사단의 부단장은 위치가 굉장히 높은 인물이면서도 무력도 매우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흑지에 있는 전사의 요람의 상급투사들을 혼자서 90명이나 해치웠다고 들었어.”
“상급투사들이 몇 성급 정도지……?”
“6성급 초반. 그 말은 부단장님이 7성 후반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지.”
몸이 허약한 청룡기사단장, 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기사단을 무사히 이끌고 수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
“그러면 사실상 기사단장님인 거 맞지? 유클레이 부단장님 말이야.”
“내가 알기론 그래.”
“나도 청룡에 들어가고 싶다…….”
특히 청룡 기사단은 직계와 방계를 구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한다는 소식이 있기에 더욱 훈련생들에게서 꼭 들어가고 싶은 기사단으로 손꼽히고 있었다.
유진이 드러누워 호흡을 고르다가 에막스의 부름에 일어섰다.
“유진! 청룡 기사단의 부단장, 유클레이 경이시다. 인사드리거라.”
“아, 예, 안녕하세요.”
유진은 꿀 같은 쉬는 시간에 쉬지 못하게 된 게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최대한 인사는 성의있게 했다.
하지만 유클레이는 유진이 짜증이 나 있다는 걸 눈치챘다.
그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유진을 응시했다.
“유진 로베르, 감히.”
“예?”
“감히…….”
유클레이가 말을 이었다.
“펜첼을 빛낼 훈련생들의 쉬는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다. 에막스 교관에게도 사과를 드리겠소.”
유진은 유클레이 부단장이 생각보다 괜찮은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사람이란 건 오래 두고 봐야 하는 법이지만 말이다.
“괜찮습니다, 뭐…….”
“아닙니다, 부단장님. 유진에게 용건이 있으시면 유진만 조퇴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에막스가 눈치껏 이야기하자 유클레이 부단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진에게 청했다.
“뮬님이 너를 찾으신다. 걸으면서 얘기할까?”
“예, 그러죠.”
* * *
유클레이는 펜첼의 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옆에서 함께 걷는 유진을 힐긋 쳐다봤다.
‘사자의 시험에서 가주님의 어린 시절을 깨부수고, 글람푸스탄 사건부터 시작해서 뮬님을 월말 회의에 참석하게 만든 녀석. 궁금했는데 잘 됐어.’
그가 입을 열었다.
“뮬님과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느냐? 뭐, 친척 간이니 자연스레 만나긴 했겠지만, 꽤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친해진 것 같아서 묻는 말이다.”
“음…… 그냥, 서로 도움이 돼서 친해진 것 같아요.”
“도움? 음, 어떤 도움인지 궁금한데, 왠지 네 성격에는 쉽게 말해줄 것 같지는 않군.”
“잘 아시네요. 별 건 아니고, 그냥 어쩌다가요.”
유진은 지금의 분위기를 판단해 보았다.
‘무슨 용건인지는 말 안 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있다. 그렇다는 건 관계의 무게 추가 나에게 더 크게 실려있다는 것이니 나도 질문을 던져도 되겠지.’
고작 훈련생의 신분이 펜첼의 정식 기사단, 부단장에게 질문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당돌한 모습일 수 있었으니 이런 계산을 해야만 했다.
“저도 궁금한 게 있습니다, 유클레이 경.”
“음?”
역질문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유클레이가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유클레이 경은 청룡 기사단에 들어간 이유가 따로 있으십니까?”
“이유라…….”
“아시다시피 뮬 삼촌은 몸이 건강하질 못하셔서 가주의 경쟁 구도에 끼기 어려우십니다. 그렇다는 건 줄이 위태위태하다는 것인데, 굳이 청룡을 택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요.”
“하하!”
유클레이가 잠시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유진이 뮬의 조카라지만, 이토록이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가감 없이 말하는 유진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기 때문이었다.
처음 연무장에 방문했을 때도 느꼈지만, 이 녀석은 참 당돌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뮬님에게 많은 은혜를 입었다. 그래서 들어간 거란다. 은혜가 어떤 은혜인지는 이야기가 길어서 다음에 이야기하면 될 것 같고.”
“그렇군요.”
유진은 유클레이가 괜찮은 인물 같다는 인상을 한 번 더 받았다.
그가 자꾸 이렇게 인물의 인품에 대해 가늠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그런데 유진, 너는 후에 어떤 기사단에 들어가고 싶으냐?”
이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유진의 성장세나 업적으로 봤을 때, 유진은 신체적인 그릇과 오러의 수준만 조금 더 좋아지면 당장이라도 기사단에 들어가도 되었다.
그 가능성을 알아본 유클레이가 가장 먼저 유진에게 접선한 것이었고 말이다.
유진은 고민하는 척을 하다 입을 열었다.
“음……. 이미 생각해둔 곳은 있습니다.”
“그래?”
유클레이도 당연히 제 속내가 유진에게 드러났다는 걸 알았지만, 굳이 무언가를 더 묻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펜첼의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엔, 뮬과 사복을 입은 청룡기사단원 몇, 그리고 마차 한 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유진, 추운데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고생 많았다. 유클레이 경도 들어가시지요.”
“충.”
임무에 나가기 직전인 게 뻔해 보였다.
‘뮬 삼촌은 날이 갈수록 안색이 좋아지네.’
본래라면 뮬은 오러홀의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몇 년 뒤에 숨을 거두게 될 터였다.
잘못된 치료 방법을 계속 고수해서 생긴 결과였다.
하지만 유진이 뮬에게 간단한 조언을 건넸고, 용케도 그 조언을 받아들인 뮬이 자신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유진은 뮬의 환해진 얼굴을 보며 작게 미소지었다.
‘삼촌, 이 정도면 은혜 갚았다고 볼 수 있죠?’
“하하, 이젠 이 삼촌만 보면 웃음이 나오느냐?”
“그러네요, 왜 이러지. 하하.”
“마차에 들어가 보아라. 인사는 해야지.”
유진은 저 마차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도 알 것 같았다.
뮬이 쿡쿡 웃으며 자리를 권했고 유진이 마차의 문을 열어보았다.
“줄리아.”
“유진, 나 이제…… 갈게.”
줄리아는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그 사이에 유진에게 정이 든 건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울지 말고, 씩씩하게 가. 마음 아프다, 야.”
“유진.”
줄리아가 눈물을 닦아내며 물었다.
“나중에 청탑에 올래?”
청탑은 흑지 중앙에 있는 만큼 유진이 그곳까지 오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러니 고민이 될 법도 했지만.
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꼭 갈게.”
“저, 정말……?”
“응. 가야지.”
‘아직도 빼먹을 게 많이 남았는데. 마탑에 간다면 얼마나 많이 빼먹을지 기대되네.’
줄리아가 감동을 잔뜩 받은 듯한 표정으로 유진을 지그시 응시했다.
‘나를 보기 위해서 목숨까지 건다고? 역시, 유진도 나를…….’
그때, 뮬이 마차의 문을 두드렸다.
“자, 이제 가야 한다. 유진도 다시 돌아가 봐야 하지 않느냐?”
“예, 갈게요. 줄리아, 잘 가고, 나중에는 기쁜 날에 보자.”
“녀석…….”
뮬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유진은 머리를 긁적였다.
‘클라크 삼촌도 그렇고 왜 이렇게 삼촌들은 나만 보며 저런 표정을 짓는지 원…….’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