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5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52화(52/320)
훈련생들 전원이 대연무장에 모였다.
‘벌써 카인의 지명식이 됐군. 이 녀석도 그동안 나름 열심히 한 모양이야. 꽤 어린 나이에 기사단에 들어가게 됐으니.’
세월이 흘러 카인도 그동안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에 유진의 감회가 남달랐다.
연무장의 앞쪽에는 각 기사단의 단장들은 물론이고, 부단장과 상급 기사단원들 몇몇이 일렬로 서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오로지 카인만을 위한 자리로.
정식 기사단원이 될 자격을 갖춘 그가 네 개의 기사단 중 어느 곳으로 들어갈지 정해지는 날이었다.
일전에 네 개의 기사단 중 카인에게 스카웃 제안을 한 기사단이 카인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카인은 모든 기사단의 제안을 받은 상황이었다.
‘나도 나중에 네 기사단의 제안을 받고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고 싶군.’
유진이 카인을 인정하는 사이.
“유진 공자, 자리는 이쪽이올시다.”
금검의 안내에 유진이 자리에 앉을 때였다.
쇽! 쇽!
유진의 양옆에 웬 덩치 좋은 사내 둘이 자리를 차지했다.
인스 형제였다.
“오늘은 양보 못 합니다, 금검 나으리.”
두 형제가 동시에 금검을 향해 내뱉었다.
“또, 또, 또 이러네! 비키시오, 당장! 유진의 호위 역할은 나란 말이오!”
“나으리는 한 번에 바에 원판을 몇 개 끼울 수 있습니까?”
“그게 무슨 헛소리-”
“우리는 둘이기에 한 번에 양옆, 두 개를 끼울 수 있습니다. 유진의 근력 훈련 보조는 항상 우리가 한 거 아시죠?”
“그, 그거야 하도 공자들이 유진 공자를 돕고 싶다길래 이 몸이 허락한 거고!”
인스 형제는 그 몇 개월 사이에 유진의 근력 운동 전문 보조자가 되어 있었다.
은혜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유진을 돕겠다며 나서는 것이었다.
흑룡의 피 사건 이후로 둘은 유진에게 아주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고마움을 표했다.
“비키래도! 둘 중 한 명이라도 일어나시오. 어른의 손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소?”
“하아, 진짜. 이번에만 봐 드립니다.”
“봐주긴? 당연히 내가 유진 공자의 옆자리인데, 어디서 말이야. 쯧.”
인스 형제는 가볍게 혀를 차며 유진의 앞자리를 선점했다.
유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나한테 은혜를 갚는 건 좋은데, 좀 징그럽긴 하군. 웬 시커먼 근육쟁이들이 내 옆자리를 자꾸 선점하려 하니…….’
그렇다고 해서 아예 질색하며 내치기엔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하니 유진은 허허 웃어넘겼다.
“형들, 뒤에 앉아. 나 앞에 안 보이니까.”
“그럴까?”
“그러자고.”
인스 형제가 곧바로 유진의 뒷자리에 착석했다.
“나 참, 감히 공자의 호위 자리를 탐내다니, 내 명성이 아무리 떨어졌다고 한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구시렁대지 좀 마, 금검. 어째 어른이 애를 이기려고 그러냐.”
“공자, 나 좀 서운하려고 하오. 명예에는 애, 어른이 없는 법이오.”
“내 호위기사 자리가 무슨 명예라고…….”
그냥 금검도 인스 형제도 둘 다 좀 애착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진은 툴툴거리는 금검을 무시하고 주변을 슥 둘러보았다.
두 칸 옆 왼편에는 엘도라가 앉아 기사단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다.
몇 개월 전 같았으면 그녀는 유진에게 시선을 던지며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눈을 마주치면 황급히 딴 데를 보곤 했을 텐데.
‘그날, 클라크 삼촌과 밥을 먹고 난 후 며칠 안 지나 애가 완전히 달라졌어. 눈동자가 총명해졌달까.’
유진은 엘도라의 변화를 눈치챘다.
분명히 뭔가 다른, 격이 높은 기운이 엘도라의 몸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그게 오러인지, 아니면 원래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인지는 모르겠다.
아니, 그냥 둘 다인 것 같았다.
‘상징검술을 깨우친 건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엘도라가 저토록 많은 성장을 이룬 걸까.
그런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유진, 나 여기 앉는다?”
와중에 라울러가 유진의 왼쪽 자리에 와 앉았다.
“지금은 묻고 답할 시간 없으니까 참고해. 그래도 중요한 자리니까.”
“아, 그래? 안돼? 에잉…….”
라울러 역시도 근 몇 개월간 근력은 물론이고, 검술과 더불어 특히 창술에 대단히 큰 성장을 이룬 상태였다.
유진이 알려준 팔천무극창의 팔초식 중 3초식까지는 거의 섭렵한 게 아닐까 싶은 정도였으니.
그 사이에는 라울러의 유진을 향한 끈질긴 질문과 배움의 태도가 있었다.
“딱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이것도 안 돼? 아니, 이제 4초식 들어가는데, 너가 알려준 대로 하려니 왼발 균형이…….”
“이따 해, 이따. 혼자 시도는 해 보고 물어보는 거야?”
“당연하지! 내가 인스 놈들처럼 그냥 들이박기만 하는 놈인 줄 아냐.”
라울러는 아주 수련을 못해 안달 난 모습이었다. 어쩌면 곧 그가 상징창술을 깨우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인스 형제가 찌릿하고 라울러를 노려보았지만 라울러는 혀를 쏙 내밀어 보였다.
“라울러, 우리 형제가 아무리 관대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닌가? 아주 그냥.”
“어유, 내가 잘못했네. 미안합니다!”
인스 형제가 주먹을 흔들어 보였지만, 라울러는 히죽 웃으며 약을 올렸다.
그만큼 라울러의 위치가 높아졌다는 말이었다.
결국.
유진을 포위하듯이 양옆에는 금검과 라울러가, 뒤에는 인스 형제가 둘러싼 모양새로 자리가 잡혔다.
유진은 이들이 약간 피곤하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비록 나의 이득을 위해서이긴 해도, 적어도 이들에게 내가 해를 주고 있지는 않으니까. 아니,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그거야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때 기사단원 지명식이 시작되었다.
“지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주십시오.”
라울러와 인스 형제가 소곤거린다.
“크으……! 살다살다 펜첼의 기사단원 지명식을 결국 보는구나! 이게 몇 년 만이라더라?”
훈련생 중 기사단에 들어갈 인재를 매년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게 아니다 보니 기사단원 지명식은 드문 행사였다.
“오오…… 공자, 후에 내가 못 이룬 꿈을 꼭 이뤄주시게.”
“알겠으니까 팔 좀 그만 흔들어.”
금검 또한 펜첼의 기사단 지명식을 보는 게 설레는지 들뜬 표정이다.
“어디에 가고 싶으냐? 라울러.”
“나? 나는…….”
인스 형제의 질문에 라울러는 고민하는 눈치를 보이다 이내 가볍게 대답했다.
“아직 생각 중이야.”
“뭐야, 싱겁군.”
“너희들은?”
인스 형제는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야 당연히.”
“아무래도…… 백호인가?”
인스 형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펜첼에 돌아왔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라울러가 추측하자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는 유진을 따른다.”
“유진이 가는 곳에 우리가 있다.”
결연한 표정을 짓는 인스 형제의 모습에 유진이 지긋지긋하다는 듯 마른세수를 했다.
“그만해라, 좀. 이거 스토킹이야. 알아?”
“믿을 인물은 너밖에 없는데 어떡하나?”
“엘도라, 너는?”
라울러의 질문에 엘도라가 작게 웃었다.
“음, 나도 생각 중.”
당연히 클라크의 기사단인 현무를 따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오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이었다면 현무 기사단에 들어갔을 텐데, 이번 생은 확실히 뭔가 바뀌어도 바뀌었군.’
저쪽 옆에 앉아있는 다른 녀석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현무가 아무리 근신을 받았다고는 해도, 그, 지옥훈련 덕분에 엄청나게 발전을 했다던데.”
“에이, 아무리 그래도 명실상부 백호가 제일 세지. 흑지 궤멸의 선봉 자리를 꿰찬 건데.”
“그거 좌천이야, 바보야.”
“닥치고, 청룡이 최고다. 뮬 경과 유클레이 경을 접한 적이 없다면 입 다물어.”
이 대화에서 유진이 알 수 있는 건 딱 하나였다.
‘주작은 인기가 없어도 너무 없군.’
제 어머니의 기사단이었던 곳이 가장 약하다는 말을 저렇게 직접 들으니 묘하게 씁쓸하였다.
물론 저들의 평이 이해는 간다.
펜첼의 기사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훈련생 기간을 거쳐 가문의 진정한 일원이 된다는 것과 동일하니까.
그런 만큼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겠지.
근데 카인은 언제 오는 거야?
유진이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
하나의 시선이 느껴졌다.
아니, 하나가 아니었다.
뮬과 청룡의 부단장인 유클레이와 더불어, 클라크, 현무의 부단장, 그리고 여러 기사단원들이 유진을 빛나는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선에는 기묘한 열망이 보였다.
금검도 그걸 느꼈는지 유진의 귀에 속삭였다.
“아무래도 저들도 공자를 탐내는 것 같소. 오늘 주인공은 분명 카인인데, 오히려 공자가 주인공인 것 같은데?”
“주인공 될 생각은 없는데.”
금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로 카인이 유진의 뒤에서 말을 걸어왔으니까.
“유진, 오랜만이다.”
언제 나타나나 하고 있던 훈련생들도 카인의 등장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글람푸스탄 사건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구나.”
몇 개월간 특수 훈련에 나가 있었으니 둘은 오랜만에 마주하는 사이였다.
또한 상급반 전체와 싸웠던 일과 더불어 글람푸스탄 사건이 있었음에도 카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에 유진도 굳이 어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 그러네요. 왜 여기 있어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보이는데.”
“기사단에 들어가면 바빠질 테니 그 전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 네 덕분에 나의 동기들도 모두 절치부심하고 있어.”
실제로 상급반은 유진에게 깨부숴지기 전에 게으른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한바탕 정신적 성숙을 겪은 녀석들이 따로 소 연무장에 모여 훈련을 거듭해온 듯했다.
‘그거야 나도 알고는 있었지만, 여러모로 변화가 생긴 모양이군.’
꾸벅.
카인이 허리를 굽혀 유진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아유, 왜 이래요. 낯뜨겁게.”
“고맙다. 모두 네 덕분이야.”
‘보람은 있는데, 좀 쑥스럽긴 하네.’
이런 감사 인사야 태양신교에 있을 때 상투적으로 많이 받아봤지만, 이렇게 어리고 앳된 녀석들이 진심으로 올리는 건 조금 낯설었다.
유진이 곤란한 표정으로 카인을 만류하는 사이, 에막스가 카인을 불렀다.
“카인 훈련생은 앞으로 나오십시오.”
유진도 카인의 걸음을 따라 기사단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백호와 현무는 근 일 년 사이에 좌천을 당하기도, 근신을 명받기도 했으니 분위기가 마냥 밝지는 않았다.
잔뜩 군기가 들어있고, 훈련을 힘들게 했는지 얼굴이 까맣게 타 있는 모습.
그에 반해 청룡은 뮬과 유클레이의 활약으로 인해서인지 안색이 다들 좋았다.
‘청탑과의 교류가 잘 이뤄지고 있나 본데. 아주 잘된 일이야.’
조만간 뮬도 한번 만나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유진의 시선이 주작 기사단으로 돌아갔다.
펜첼의 모두가 등한시하는 곳, 주작. 실제로 그들의 분위기는 침체한 느낌이 가득했다.
표정에는 딱히 생기가 없고, 이 자리에 있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있는 눈치였다.
본인들의 위치에 대한 자부심이나 패기가 엿보이지 않았다.
‘아마 카인이 주작에는 절대 가지 않겠군.’
카인의 속내야 그만이 아는 거겠지만, 적어도 유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 역시도 카인이 제 기사단에 들어오지 않을 걸 아는지, 카인보다는 유진에게 오히려 더 많은 시선이 가 있었다.
내후년을 기약하는 눈빛일까?
주작 기사단은 릴리안이 나간 이후로 신입이 매우 드물게 들어왔었다.
그마저도 용의 꼬리보단 뱀의 머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녀석들이 주를 이뤘었고, 그 결과 주작은 지금까지도 힘을 펼치지 못했다.
‘내가 느끼기에 분명 가진바 무력과 패기는 백호에 뒤지지 않는데, 기세가 꺾여있어. 저것만 되살리면 교지, 그 어느 기사단보다도 강한 녀석들이 될 거야.’
그 직감은 전생의 짬에서 나오는 느낌이었다.
“카인 선배가 어디로 갈까?”
“현무나 백호 아니겠어?”
훈련생들이 저마다 카인의 행보에 추측하는 사이.
유진이 엘도라에게 물었다.
“선배가 어디로 갈 것 같아? 엘도라.”
엘도라는 잠시 고민하더니 툭, 대답했다.
“아빠가 현무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었어.”
“음.”
그렇다면 현무에 갈 가능성도 있다.
와중, 에막스의 목소리가 대 연무장을 울렸다.
“카인 훈련생은 선택한 기사단 앞으로 움직여주십시오.”
카인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청룡 기사단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
“음!”
청룡이 최근부터 좋은 행보를 보인 탓일까?
카인은 뮬의 앞에 가 그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백호나 현무는 아쉬워하는 기색이었고, 주작은 예상했단 듯한 분위기다.
카인은 앞으로 뮬과 유클레이의 밑에서 성장할 터.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었다.
‘카인은 상징검술도 진즉에 깨달은 인재인 만큼 뮬 삼촌에게 녀석은 꽤 괜찮은 지원병이 될 거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나의 앞길에도 도움이 되도록 만들면 좋겠지.’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카인이라면 유진에게 실질적으로 은혜를 갚을 인물이기도 했으니.
‘알아서 잘 갚아라.’
유진이 빙긋 웃었다.
* * *
지명식이 끝나고 훈련생들은 그 덕에 더욱 의욕이 샘솟는지 늦은 시간임에도 바로 훈련을 하러 떠났다.
기사단원들도 다시 제 할 일을 하러 떠나던 와중.
유진 또한 자리를 옮기려는데 주작 기사단의 제복을 입은 한 사내가 유진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에 옆에 있던 금검이 소곤거렸다.
“또 스카웃 제의인가 보오. 이쯤 되니 이제 귀찮군. 피곤한 제안은 이 몸이 받아내겠으니 공자는 편히 쉬시오.”
하지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말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
유진의 예상대로였다.
“안녕하십니까, 유진 공자.”
“용건이 무엇이오?”
금검이 막아섰지만, 유진이 금검을 물리고 사내에게 직접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기사단원치고는 굉장히 앳된 얼굴의 사내는 대뜸 물었다.
“혹시, 릴리안 님께서 펜첼에 방문하실 일정이 있습니까?”
“……예?”
예상과는 다른 질문에 유진은 잠시 당황했다.
자신이 급했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 사내가 설명했다.
“아, 다른 의도가 아니라…… 예전 단장님을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마침 단장님의 아드님이 이 자리에 온 걸 보고 직접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유진도 제 어머니가 언제 펜첼에 올지는 전해 들은 바가 없었기에 아리송한 얼굴로 대답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여쭤보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발란트입니다. 꼭…… 뵈었으면 좋겠다고 전해주십시오.”
공손히 인사를 한 발란트는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이상한 녀석이네.’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발란트라는 녀석에게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말을 끌며 주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리라.
어깨를 으쓱이고 만 유진은 대연무장을 나서려다가 다시금 지명식이 벌어졌던 자리를 응시했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떠올린다.
‘앞으로 2년이 남았다. 과연…… 2년 안에 내가 기사단에 들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제이드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 * *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지명식이 끝나고 얼마 안 되어 유진은 양팔의 오러 봉인을 전부 해제할 수 있었고.
또다시 반년이 지난 뒤에야 왼발, 그리고 다시 반년이 지난 뒤에 오른발의 봉인까지 해제할 수 있었다.
제이드가 만들었던 오러 봉인을 모두 다 푼 것이다.
봉인 하나하나가 유진이 가지고 있던 오러의 전체 양과 비견될 정도로 컸으며, 봉인을 전부 풀자 유진은 오러만 보자면 6성에 달할 수준이 되었다.
‘영약을 먹었어도 이렇게 변화하지는 못했을 거야. 아니, 흑룡의 피도 이 정도로 빠른 변화는 만들지 못했을 거다.’
영약 또한 약이기에 내성이 생긴다. 즉 효율이 점점 떨어지는 것.
하지만 제이드가 만든 봉인은 그러한 과정 없이 전부 유진에게 흡수됐다.
이는 아톰이라는 기관이 가진 극한의 효율성과 우수함이 만들어낸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진은 곧바로 제이드에게 1년 동안의 폐관 수련을 요청.
제이드는 유진에게 오러 봉인을 푼 것에 대한 상이라며 검법서를 하나 건네주었다.
유진은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
그 검법서는 바로, ‘크라우드식 이도류’의 초식을 다룬 명서였으니까.
그렇게.
1년이 더 지났다.
* * *
카인의 기사단 지명식이 있고 난 뒤로 2년 만에 열리는 기사단 지명식.
대연무장에는 펜첼의 모든 인원들이 모두 모여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그도 그럴 게, 역대 최다 인원이 기사단 지명식에 나왔기에 펜첼 가문에서는 큰 복이라며 소문이 퍼진 탓이었다.
그리고 모인 이들의 최고 관심사는 유진.
펜첼 가문 최고의 기재라는 유진이 폐관 수련을 끝내고 내려왔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쾅!
대 연무장의 입구에서 큰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모두의 시선이 입구를 향했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