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53)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53화(53/320)
이번 기사단 지명식의 주인공들이 등장한 것이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이들은 바로 인스 형제, 그리고 그 뒤쪽에는 라울러가 있었다.
인스 형제는 어느새 더욱 우람해진 체격을 뽐내며 가슴을 활짝 펴고 있었다.
이들의 기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몹시 단단하고 풍부했다.
라울러도 은근히 자신의 오러를 흘리며 뿌듯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해 온 숨 막히는 난도의 훈련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3번 자세 들어가자.”
“3번.”
릴리안, 라울러의 여동생, 인스 형제의 호위기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본인들에게 쏠렸지만, 인스 형제는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허리 위에 손을 척 올려놓으며 은근히 자세를 취했다.
“그놈의 대흉근 자랑 좀 안 하면 안 되냐……?”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 네가 하루에 4시간씩 할애해가며 쇳덩이를 드는 이유를 아나?”
“그래…… 그래라. 쇳덩이 숨질 때까지 들어라.”
물론 인스 형제만의 이 인위적인 포즈는 질색이었는지, 라울러가 체념한 듯 슬쩍 옆으로 빠져 이미 도열해 있던 엘도라에게 다가갔다.
“엘도라, 쟤네 좀 어떻게 해봐. 쪽팔려 죽겠어.”
“유진이 있을 때는 좀 자중하는가 싶더니, 1년 사이에 그대로 다시 원상 복구됐네.”
“유진…… 잘 지내고 있겠지? 오늘은 볼 수 있을까?”
유진의 이야기가 나오자 라울러의 표정이 그리움으로 물들었다.
그가 폐관 수련에 들어간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으니.
라울러는 자신의 창술이 얼마나 더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싶었고, 엘도라도 유진이 보고 싶은 건 매한가지였다.
신비로울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른 그 녀석이 얼마나 강해졌을지 궁금했다.
“긴장돼? 어때?”
“긴장은? 오히려 기대되는데.”
본래 기사단의 일원이 되려면 훈련생으로서 최소 5년은 수련을 해야 기사단에 입단할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훈련생이 된 지 단 3년 만에 기사단 지명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훈련생들 모두가 이미 알고 있었다.
“유진 덕분에 우리가 벌써 여기까지 왔네.”
“그동안 죽도록 힘들었지만, 그만큼 앞서나갈 수 있겠지.”
유진.
잔잔하던 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돌 하나가 던져진 듯, 유진이라는 돌은 이들의 의식을 일깨우고 자극하여 지금의 그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장본인이-
드드드!
지금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유진이다……?”
“오……?”
“유진 맞아?”
그런데 펜첼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진을 쳐다보았다.
그는 분명 유진이었으나, 그 사이에 매우 달라진 체격과 생김새에 사람들은 헷갈리고 있었다.
옆에서는 금검이 괜히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유진 공자가 지금 15살 아닌가?”
“그런데 키가 저렇게 크다고?”
유진은 키가 벌써 180cm가 되어 어지간한 성인들과 비견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건장한 체격이었다.
인스 형제도 유진을 뒤돌아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유진……! 그동안 운동 열심히 했군!”
“이제 졸업시켜도 되겠어!”
“뭘 졸업을 해, 뭘. 원래 알아서 잘하던 앤데.”
라울러는 그렇게 말하면서 유진의 얼굴로 시선을 던졌다.
‘정말로 폐관 수련을 했구나. 얼굴이 너무 하얗잖아.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닌데?’
유진의 얼굴은-
“유진 공자가 원래 저렇게 미남이었던가?”
“전에는 앳된 분위기가 컸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남자가 다 됐구만!”
매우 남자답게 변해 있었다.
그럼에도 유진을 질투하거나 시샘하는 눈초리는 몇 없었다.
그가 그간 펜첼에서 지내며 사람들에게 워낙 친절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릴리안도 다 큰 아들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다만.
“그런데, 외관과는 다르게 기세가 좀 없어 보이는데?”
“음, 눈빛은 살아있어. 그런데 오러가 전혀…….”
사람들은 인스 형제나 라울러와는 다르게 일말의 기운도 보이지 않는 유진의 모습에 의아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각 기사단의 단장과 부단장들이었다.
“자네도 알아채겠나?”
“예. 이제 기운의 조절에 완전히 통달한 것 같습니다.”
“허…… 저 나이에 기운을 저토록 깔끔하게 갈무리하다니.”
현무의 클라크와 부단장이 혀를 내둘렀고.
“하하!”
“기쁜 소식이군요, 뮬 경.”
뮬과 유클레이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훈련생들은 지난 훈련 기간 동안 성과를 내보이며 자신을 어필하고자 기세를 뿜어내기 바쁜데, 유진은 오히려 기운을 완전히 갈무리하고 있었으니.
“항상 한 끗이 달라, 저 녀석은.”
2년 사이에 오러홀이 거의 완치된 뮬은 함박웃음을 띄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빠른 성장세의 이유에는 바로 묵광의 성취가 있었다.
묵광 4성에 도달한 유진은 기운을 완전히 갈무리할 수도 있었으며, 원한다면 사방으로 살벌한 기운을 자유자재로 흩뿌릴 수도 있었다.
물론 묵광의 존재는 오로지 유진만이 알았기에 다른 이들은 유진에게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이었다.
‘유진,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엘도라도 유진이 기운을 펼치지 않는 것을 제대로 보고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열등감과 시기, 질투는 진즉에 사라진 이후였으니, 그녀는 유진을 통해 건강한 자극을 받고 있었다.
유진은 어머니가 있는 자리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어주고는 훈련생들의 앞으로 다가갔다.
“안녕.”
본래 라울러보다 조금 작던 키는 훌쩍 커버렸으니 지금은 유진이 라울러를 내려다보았고, 인스 형제와도 엇비슷해졌다.
그런 유진을 보며 모두가 밝은 미소를 지었다.
“유진, 너 진짜…… 많이 바뀌었구나!”
“그동안 보조가 없어 힘들었겠어, 이제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있으니.”
“그래, 그래. 일단 앉자.”
엘도라도 별말은 하지 않았지만 작은 미소와 함께 유진을 맞이했다.
유진이 이들을 둘러보며 색다른 감정을 느꼈다.
‘전우애…… 인가.’
폐관 수련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함이었다.
제아무리 고독함에는 익숙한 유진이라지만, 1년 가까이 독방에서 홀로 수련을 한다는 건 그에게도 엄청난 고통이었다.
물론 이들과 함께 전쟁을 치른 적도 없고 정신 연령도 한참 달랐지만, 유진은 이들에게서 따듯함을 전해 받을 수 있었다.
태양신교에서는 야망과 권모술수로 뒤덮여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상대하고 대화를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이러한 것들을 느끼고 싶어 살아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새 나도 이 녀석들하고 정이 꽤 많이 들었나 보구나.’
사자의 시험 때와 비교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 3년 사이에 이렇게 큰 인식의 변화가 생겼으니 말이다.
“아인스, 제인스 형. 그새 몸이 더 좋아졌네.”
“그, 우리도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뭔데?”
“그동안 뭘 먹었길래 그렇게 골격이 커진 거냐? 근력 운동만으로는 불가능한 부분 같은데, 혹시…….”
“혹시?”
“거인의 고환을 먹은 건가?”
“이 형들이 흑룡 먹더니 못 먹는 게 없나 보네? 진짜 미쳤나.”
“아니면 말고…… 어쨌든, 이따 알려줘라.”
“안 먹었어! 아무것도. 한 번만 더 거인 같은 소리 하면 운동 같이 안 한다.”
인스 형제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모두 착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에막스의 목소리와 함께 유진 일행을 보느라 바쁘던 이들 모두가 자리에 앉고, 소란이 잦아들었다.
“이번 기사단 지명식에는 이례적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자리가 빼곡하죠.”
에막스가 말을 이었다.
“이번 지명식의 주인공은 총 7명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신 거라 사료됩니다.”
유진이 고개를 돌려 왼쪽을 보았다.
그 자리에는 2년 전에 잠시 보았던 상급생 두 명이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카인이 상급반에서 가장 먼저 기사단에 들어갔고, 그를 이어 두 상급생이 기사단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먼저, ……훈련생과 ……훈련생은 기사단을 선택해 주십시오.”
두 훈련생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유진이 있는 쪽을 한번 흘깃 보며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금검이 빙긋 웃었다.
“공자 덕분에 저 아이들도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던데, 아주 여러모로 좋은 일을 많이 한 셈이오.”
“그러면 다행이고.”
금검이 상급반의 두 녀석에게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뭐지 쟤는’ 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유진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금검의 말대로 상급반에도 영향이 간 모양이었다.
두 녀석은 각각 현무와 백호를 선택했다.
시리우스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기에 백호의 부단장이 악수를 했다.
지난 2년 사이에 현무도 각종 위험한 임무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달성률을 90%에 가깝게 올리며 다시 큰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백호 또한 시리우스가 좌천을 당했음에도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중.
그들이 커다란 박수를 받고 자리로 돌아갔을 때.
“유진 로베르 훈련생은 기사단을 선택해 주십시오.”
에막스의 호명에 유진이 단상에 올라가고 각 기사단을 슥 훑어보았다.
이미 모든 기사단에서 스카웃 제의를 사전에 받아놓은 상태였기에, 유진에게는 선택권이 넓었다.
청룡, 백호, 현무, 주작.
청룡 단원들은 마치 일류 자객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인기척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백호 단원들은 척 봐도 산전수전을 다 겪은 전사들인 것처럼 거친 외양과 분위기가 특징이었고.
현무 단원들은 펜첼 내부의 일과 수호를 주로 도맡아 했기에 익숙한 얼굴들이 많았다. 딱 정석적인 인상이다.
그리고 마지막, 주작.
‘좀…… 너무 편안해 보이는데.’
주작 단원들은 지명식이라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긴장하거나 예를 갖추는 태도가 아니었다.
정복도 풀어헤치고, 팔짱을 끼고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대부분.
무척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생활하는 모양이었다.
넷 중 어디를 가야 할까.
유진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각종 영약에 임무에 필요한 장비들까지…….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 다들 뻔뻔하시네.’
유진은 근엄한 표정으로 유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기사단장들의 얼굴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그들은 단순한 스카웃 제의만 한 게 아닌, 성의 표시라며 사적인 선물도 보내온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유진이 판단하기에 최고의 선물은, 펜첼의 4대 가주가 사용하던 검인 ‘쿠란의 검’이었다.
‘클라크 삼촌이 그 정도로 날 원할 줄이야.’
유진이 클라크의 집에서 눈여겨보았던 그 묵색 검신을 뽐내던 검.
현무와 백호에 유진이 폭탄을 터뜨리긴 했지만, 결국 펜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유진을 갖게 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이었기에 클라크는 유진에게 그토록 강한 어필을 했던 거겠지.
“각 기사단에서 제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모두가 유진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던 와중, 그가 꺼낸 말이었다.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는 자세히 들은 바가 없다. 그랬기에 질문한 것.
유진의 발언에 장내가 술렁였다.
“흠, 1년 만에 나타나더니 그새 콧대가 더 높아진 모양인데.”
“그러게 말이야.”
이제 막 훈련생 딱지를 뗀 녀석이 버릇없다며 고개를 젓는 이들도 있고.
“유진 공자는 사자의 시험부터 흑룡의 피 사건까지 해결했으니 저 정도 요구는 합당해 보이는데?”
유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사단장과 부단장들은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이내 침착을 되찾고 입을 열었다.
가장 먼저 백호부터였다.
“우리가 먼저 말하겠다.”
백호의 부단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진을 직시했다.
그의 눈매는 유난히 사납고 거친 인상이었다. 흑지의 최전방에서 전투하는 게 일상인 만큼 굉장히 거칠어 보이는 성정이 눈에 훤히 보였다.
‘단장님 말대로 녀석은 태도가 굉장히 건방지군. 하지만…… 그럴 만한 실력을 지닌 것 같아.’
더군다나 백호를 최전방으로 배치한 장본인이 바로 저 유진 로베르였지만, 시리우스는 어떤 이유에선지 유진을 스카웃해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부단장으로서 임무를 이행해야 했다.
“우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건, 흑룡의 피 사건과 관련해서 백호는 어떤 앙금도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지.”
“고맙습니다.”
“알겠지만, 백호는 기사단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내 장담컨대.”
부단장이 옆의 기사단들을 슥 훑어보았다.
“어떤 이들과 부딪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지. 우리는 전쟁이 일상이거든.”
그 말에 타 기사단장들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단장도 아닌 부단장이 저런 말을 하는 걸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니 그럴 수밖에.
하나 유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네, 그리고요?”
“그리고, 시리우스 경이 약속한 바가 있다. 바로 대륙 최고의 장비와 그에 걸맞은 명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직접 들어와서 체감하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넘어오지 않고는 못 배기리라.
부단장은 씨익 웃으며 자리에 앉던 와중이었다.
“별로군요.”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