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59)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59화(59/320)
유진이 엘도라에게 대련에 나가는 것을 부탁했고, 엘도라는 흔쾌히 수락했다.
“안 그래도 저 선배들 재수 없었는데, 잘 됐어. 보여줄 것도 있고.”
첫 번째 대련은 발란트와 우블라노프가 맞붙고.
두 번째 대련은 엘도라와 루탄이.
그리고 세 번째 대련은 유진과 블라셰의 승부였다.
대련은 빠르게 지나가고, 결과가 나왔다.
“커헉, 빌어먹을, 빌어먹을! 으아아아!”
“욕 좀 그만해라. 다 큰 어른이…….”
우블라노프가 약올라 미치겠다는 듯 괴성을 지른다.
발란트가 우블라노프를 목검으로 때려눕힌 것이다. 유진의 오더대로 왼쪽 다리를 공략한 덕분이 컸다.
게다가 그는 상징검술을 펼쳤는데, 주작 단원답게 불사조의 형상이 그의 상징이었다.
‘발란트는 역시 실력자다. 책임감도 있고, 성실하고, 포커페이스까지. 기계가 따로 없어. 상징검술도 쓸만하고.’
그리고 엘도라 역시 그녀의 상징검술을 펼치면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후우, 후우, 엘도라, 너도 별거 없잖아? 하하, 후우.”
“제기랄……!”
루탄이 오러를 있는 대로 다 끌어 전력으로 엘도라를 몰아치는 바람에 그녀도 별수 없이 굴복해야 했다.
하지만 유진은 그 과정에서 그녀의 가능성을 보았다.
‘괜히 전생에서 가주가 된 게 아니야. 저런 신기한 나무를 제 상징으로 쓰다니…… 게다가 백호 단원과 막상막하까지 갔잖아.’
라울러와 인스 형제도 엘도라의 상징검술은 처음 봤는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에, 엘도라가 언제 상징검술까지 익혔대? 너 알고 있었냐?”
“크흠, 우리도 처음 본다.”
“두껍지만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나무라니, 멋있긴 하군.”
그들이 엘도라에게서 건강한 자극을 받는 동안.
척-
유진과 블라셰가 마주 보고 섰다.
“블라셰! 저 자식 죽여버려! 당한 만큼 돌려주라고!”
우블라노프의 고함 소리가 들린다.
그가 유진을 당장이라도 죽일 듯 노려봤다.
‘이번 대련의 결과가 모든 걸 결정짓는다. 저 꼬맹이 새끼한테 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근데 15살 치고 왜 저렇게 덩치가 큰 거야?
침을 꿀꺽 삼킨 블라셰가 잠시 우블라노프를 힐긋 쳐다봤다.
끄덕.
우블라노프가 음습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준비해 놓은 게 있는 모양이었다.
이곳은 백호의 전용 대연무장.
유진이 그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챘다.
‘뭐지? 뭔가 있는 모양인데.’
유진이 직감적으로 연무장의 구석구석을 사진 찍듯이 눈에 담았다.
“시작하지.”
블라셰가 내뱉자마자 둘이 서로에게 쇄도했다.
블라셰의 특기는 속도에 특화된 쾌검과 경신보였다.
자세를 보니 곧바로 유진과 맞부딪힐 줄 알았는데.
쉬익!
의외로 블라셰는 검을 휘두르는 척만 하고 유진을 지나쳤다.
그리고 벽을 찍더니 다시 유진에게로 달렸다.
유진이 놈의 저의를 파악했다.
‘이 자식, 애초에 정면으로 싸울 생각이 없어. 잠깐 보였던 그 꿍꿍이를 바로 실행할 속셈 같은데.’
블라셰의 움직임은 굉장히 빨라 눈으로 쫓기도 힘들었지만, 유진은 가능했다. 묵광으로 강화된 감각 덕분이 컸다.
탁-
블라셰가 또 유진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벽을 찍었다.
이로써 두 번째로 벽을 찍은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저렇게 달려봐야 체력만 빠질 텐데.
이어.
탁.
블라셰가 세 번째로 벽을 찍었다.
그런데 궤도가 묘하게 이상했다.
유진은 칼에 찔린 듯 직감했다.
‘오망성이다. 달리는 궤도가 오망성을 닮았어.’
유진은 불현듯 떠올렸다.
‘주작의 기본 이념이 겸양과 유연함이듯이, 백호도 기본 이념이 있다. 바로 과감함과 치밀함. 치밀함은 곧 계획을 말하는 거고.’
그렇다면?
‘함정이다. 오망성을 찍으면 함정이 발동하는 거야.’
백호의 대연무장에 무슨 함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별도 조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련 허가서에 나와 있던 별도 조항이었다.
지금 블라셰는 그 조항을 이용하려 하는 것이었다.
생각이 들자마자, 유진이 블라셰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는 유진을 공격하려 하는 척 또 검을 쳐들고 오고 있었다.
하지만.
카각!
유진이 이번에는 블라셰의 경로를 읽고 목검을 가로로 크게 휘둘렀다.
블라셰가 당황했다.
“이익……!”
“함정 같은 개수작에 그렇게 쉽게 당해줄 것 같아?”
“하, 함정이라니? 무슨 말을!”
아닌 척하는 연기가 다 드러나 보였다.
유진은 오망성의 꼭짓점이 있는 부분에 먼저 도착하여 블라셰의 경로를 차단해버렸다.
그리고.
“나도 별도 조항 좀 이용해 볼까? 라울러 형, 목검!”
“받아!”
라울러가 신호를 받자마자 들고 있던 목검을 유진에게 던졌고.
유진이 두 개의 목검을 양손에 쥐었다.
그리고 어떠한 고유의 자세를 취했다.
왼손에 든 검은 앞으로 뻗어 세로로 들고, 오른손은 머리 위로 쳐들어 정면을 향하는 자세.
“……!”
“서, 설마……!”
발란트와 엘도라는 직감했고, 라울러와 인스 형제는 어리둥절한 얼굴이었으며, 백호의 기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것은, 크라우드식 이도류의 기본자세였다.
그것은 곧 펼쳐졌다.
주춤거리고 있는 블라셰를 향해 유진이 유령곡예보와 경신보를 섞은 보법을 이용,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갔다. 가속도를 붙이기 위함이었다.
거기에 크라우드식 이도류를 이용.
콰앙!
유진이 연무장 바닥을 양 검으로 강하게 내리치자, 아주 잠시간 연무장이 죽은 듯한 정적으로 물들더니.
“말도 안-”
두우우우웅!
거대한 진동이 대연무장 바닥을 타고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가 블라셰를 덮쳤다.
크라우드식 이도류의 공격 중 하나인 ‘충격파’였다.
“커헉…….”
블라셰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신발과 발이 터져나가 버린 뒤에 기절했다.
후우우…….
유진이 심호흡을 내쉬었다.
‘이도류를 폐관에서가 아니라 실전에서 써먹어 보는 건 처음인데, 정말 세긴 세구나.’
묵광 4성의 부가 효과, ‘오러의 집중’이 가능했기에 이도류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아톰이 불에 탄 듯이 뜨거웠다.
매번 쓰기에는 큰 무리가 있어 보였다.
“미, 미친…….”
발란트가 믿기지 않는듯한 얼굴로 유진을 망연히 응시했다.
‘아무리 네가 펜첼 역사상 가장 우수한 천재라고는 하지만…… 15살에 크라우드식 이도류라니.’
엘도라와 라울러, 인스 형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 방금 뭐냐, 그거……? 두우우웅. 하고 진동 나더니, 블라셰 선배 발이 터졌어…….”
“몰라…… 무서워…….”
백호 단원들은 황급히 블라셰를 등에 업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던 와중이었다.
“주작의 승리로 이번 대련은 마치겠으니까, 그렇게 아십시오. 가주님께도 말씀드려 놓겠습니다.”
“크윽…….”
놈들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아마 시리우스가 열 좀 받겠네.’
* * *
쾅!
3:3 대련의 결과에 관한 전서구를 받은 시리우스가 책상을 내리쳤다.
유진 일행이 승리했다는 보고였다.
“우블라노프, 루탄, 블라셰. 그놈들은 팔다리가 있긴 한 놈들이냐?!”
그가 소리치자 땅이 울리며 매서운 살기가 맴돌았다.
옆에서 그의 보좌를 돕던 단원이 뒷짐을 지고 대답했다.
“예……! 오러 수준도 괜찮고, 실력도 꽤 있는 녀석들인데…….”
“그런데 그 병신같은 주작의, 그것도 말단 놈들한테 또, 또 얻어터졌다 이 말이야?”
화아악!
“큽……!”
시리우스가 거친 기운을 흘리자 호위기사가 헛숨을 삼켰다.
호위기사는 대련에서 패배한 세 기사에 대한 정보를 알리러 왔을 뿐.
당시의 대련을 직접 본 게 아니었기에 그저 억울한 마음으로 시리우스의 화풀이를 받아냈다.
시리우스가 편지를 북북 찢어버리고는 이를 갈았다.
‘어떻게 해야 이 개자식한테 복수할 수 있지? 아, 그러면 되겠군.’
그때였다.
덜컥-
“지금 흑지놈들이 저희 거처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나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흑지와의 접경지인 만큼, 여느 때처럼 긴급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당장 출동해야 하는 상황.
시리우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 이…….”
누구 때문에 지금 이런 개고생을 하고 있는가.
당연히 유진 덕분이었다.
그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는 검을 거칠게 챙겨 들었다.
“다 죽여버리자. 사지를 찢어서 개 먹이로 주마.”
“예, 예!”
호위기사는 지금까지 봤던 시리우스의 모습 중 가장 분개한 그를 보며 몸을 떨었다.
* * *
글람푸스탄 임무를 하루 앞둔 날.
에막스가 제이드의 명을 받고 유진을 찾아 남관에 찾아왔다.
“유진 로베르!”
에막스는 그 사이에 유진이 백호 단원들과의 대련에서 승리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소소한 칭찬을 하고 싶었으나.
-한창 기세가 달아오를 때이니, 유진이 자만하지 않게 신경 쓰도록.
에막스는 뿌듯한 미소를 애써 감추고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교관님, 여긴 어쩐일로.”
훈련 도중이던 유진에게 에막스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무언가를 내밀었다.
유진이 주작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이드가 보낸 물건이었다.
검은 물이 잔뜩 들어있는 포션병을 받아든 유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뭡니까?”
“가주님이 보내신 물건이다. 용도는 알아서 알아내어라.”
간단한 말을 건넨 에막스는 뒤로 돌아서 남관을 나가려다가, 우뚝 멈춰서서는 나직이 말했다.
“잘했다, 유진.”
비록 제이드의 첨언이 있었지만, 에막스는 유진을 몇 년간 지켜보고 가르쳤던 스승이다.
그런 입장에서 15살의 나이가 되어 훌쩍 성장하여 커다란 성취를 보인 제자에게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탁.
무심하게 격려를 건넨 에막스가 문을 닫고 나가자, 유진이 입구를 멍하니 쳐다봤다.
‘백호 단원과의 대련을 말하는 거겠지.’
그 무뚝뚝한 에막스 교관이 저런 말을 하다니 얼떨떨했다.
피식.
유진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손에 들려있는 포션병.
‘이것도 제이드의 시험인가?’
본능적으로 이 검은 물에서 어떠한 막대한 기운을 느꼈다.
일종의 사념이 담겨 있는 물건에서 보통 이런 느낌이 들곤 했다.
‘사념? 사념이라면…….’
한 가지 물건이 번뜩 떠올랐다.
쿠란의 검.
분명 이 포션은 소모성 아티팩트임이 분명했고.
사념이 깃들이 있는 물건이라면 이 검은 물과의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더해졌다.
곧바로 쿠란의 검을 꺼내 포션과 바닥에 나란히 두었다.
그러자.
우우웅.
쿠란의 검이 얕게 진동하며 무어라 말을 하는 듯했다.
마치 저 물을 내게 달라는 것 같았다.
‘용도를 곧바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나의 기감이 얼마나 예민한지 테스트하려는 의도였겠군.’
어찌 된 게 매 순간이 시험의 연속이라니, 헛웃음을 흘리며 포션의 뚜껑을 땄다.
그러자.
샤아아-
오싹하리만치 기묘한 목소리가 검은 물 안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곧바로 포션을 따서 쿠란의 검에 부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검신을 따라 흐르며 기묘한 문자가 남기 시작했다.
‘인챈트 마법이군. 펜첼도 마법사와의 연줄이 있는 모양인데.’
정확히 어떤 마법사가 어떤 이유로 펜첼과 교류를 하는지는 몰라도, 인챈트 마법임이 분명했다.
궁금함도 잠시, 그때였다.
-가주님! 드디어 저를 불러주셨군요, 전쟁이든 뭐든 좋으니 힘을 펼칠 수 있도록…….
머릿속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한 몸 바쳐서 최선을…… 응?
목소리가 유진을 인식하고는 뚝 멈췄다.
“사자의 정령?”
-너, 너……! 싸이코! 제가 왜 여기에 있는 거냐!
사자의 시험을 볼 당시에 물속에서 만났던 사자의 정령이었다.
제이드가 준 선물이 자신이 몇 번이나 죽였던 사자의 정령이라니.
유진이 어이가 없어 머리를 긁적이는 순간.
화아악!
검신에 새겨지던 문자가 끝 글자까지 모두 새겨지자 하얀빛이 번쩍이더니 유진을 덮쳤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