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70)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70화(70/320)
문신화를 발현하는 방법, 그 두 번째는 바로 정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이었다.
이는 단순히 문신에 피를 묻히는 방법과는 달랐다.
문신에 새겨진 매개체의 영혼과의 교감, 그리고 그 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한 육체.
두 가지를 충족할 때, 비로소 진정한 문신화가 발현된다.
유진에게는 강인한 육체가 있긴 했으나, 교감이 문제였다.
체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유진의 머릿속을 다시 한번 빠르게 식히는 동안.
유진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욜첸이 보여준 대로, 외형을 입체적으로 잡아놓고 그 문신과 완벽히 일체화를 상상하며 몸을 재구성한다는 건 기본이야.’
그 틀을 기본으로 하여.
‘화룡검에서 화룡의 영혼을 느꼈던 것처럼, 용족의 기운을 흑룡의 문신에서 찾아 의식하여 집중한다.’
‘오러의 형태는 흑룡의 모습으로 구현하고, 흑룡의 영혼은 나의 신체와 일체화한다.’
‘묵광 1성, 신체 강화로 그릇을 만들고.’
‘묵광 2성, 정신 방벽으로 정신을 보호한다.’
유진은 문신화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시화, 구조화했다.
그 결과는…….
꽈앙!
사자의 발톱이 유진의 몸을 강타했다.
바닥이 움푹 패면서 넓은 구덩이가 만들어지고, 모래 먼지가 주위를 확 휘감았다.
앞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유리는 사자의 발톱이 유진에게 정타로 들어갔다고 확신했다.
“크흐…… 꼬맹이치고 대단하다는 건 인정하마.”
그때.
모래 먼지 사이에서 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따갑잖아.”
유리가 뒤로 크게 물러서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
저벅, 저벅.
발걸음 소리가 유리의 귀에 점점 가까워진다. 모래 먼지 사이에서 유진의 실루엣이 서서히 드러나 보였다.
“뭣……!”
자세히 보니 유진의 몸 전체는 시커먼 비늘 비슷한 걸로 한가득 뒤덮인 상태였다.
징그럽다기보다는, 아주 단단한 갑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
덕분인지 유리가 펼친 사자의 발톱을 정면으로 맞고도 생채기 하나 없는 상태였다.
유리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설마, 정말로 이 꼬마 녀석이 문신화에 성공한 것인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유진이 곧바로 해주었다.
두근!
공기가 진동한 정도로 거대한 심장 소리가 한번 크게 울렸다.
유리는 그 심장 소리에 흠칫 놀라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드, 드래곤 하트……?”
유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거대한 기운에 집중했다.
단전에 위치한 아톰은 이상 없이 순조롭게 돌아가는 와중이다.
‘저 녀석의 말대로 드래곤 하트가 내 몸 안에 들어온 건가?’
물론 전생에 태양신교의 참모의 위치에 있으면서 용족과의 만남은 경험해 보았다.
그랬기에 드래곤 하트의 박동이 어떤 소리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 몸속에서 드래곤 하트가 직접 뛰는 건 아예 이야기가 달랐다.
두근!
박동이 뛸 때마다 강대한 에너지가 공기를 타고 퍼져 나간다.
“흑룡……! 네, 네놈이!”
“그런 것 같네.”
유진이 유리에게 점점 가까워졌다.
유리가 이를 뿌득 깨물었다.
최대 출력의 오러, 문신화, 사자의 발톱까지.
그로서는 꺼낼 수 있는 모든 걸 다 꺼내 들었는데도 유진을 처치하지 못했다.
저 검은 비늘을 뒤집어쓴 녀석에게 대항할 방법이 모두 떨어진 셈이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발가벗겨진 기분.
척!
유진이 쿠란의 검과 더불어 화룡검을 다시 꺼냈다.
유리는 싸움 초반에 호기를 부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황급히 머리를 굴렸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혈석과 욜첸을 흡수한 것부터, 문신화를 단번에 발현했다는 것까지……!’
유리는 1년이 넘게 걸려서 문신과의 교감을 통해 겨우 성공한 기술이 바로 문신화였는데, 저 꼬맹이는 잠깐의 찰나에 성공했다.
마치,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웃음거리가 된 것 같았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움과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네놈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당할 수는 없겠다!”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뽐내는 유진을 정면으로 상대해봤자 일격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게다가 도망쳐서 다시 전사의 요람으로 돌아간다 해도 유리는 제 상급자에게 어떤 벌을 받을지 몰랐다.
어쩌면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랬기에 유리는 처음에 택했던 방식을 다시 꺼낸다. 방향을 돌려 창고 쪽으로 도끼를 향한다.
“네가 소중히 여기는 저것들, 싹 다 죽여주마!”
우선 시간을 벌려면 이게 가장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했다.
유리는 사자의 발톱에 담았던 그 날카롭고 불길한 기운을 도끼에 가득 담아 창고를 향해 쏘아 던졌다.
쐐애액!
죽을 때 죽더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에게 피해는 주고 죽는다는 마인드.
그게 전사의 요람이었다.
하나.
“느려.”
유진이 도끼를 향해 왼손을 펼쳤다.
이미 쏘아진 도끼였기에, 마법이라도 쓰지 않는 한 저걸 막는 방법은 없었다.
제아무리 유진이 창고에 결계를 쳐놨다고 하더라도 이 공격을 막기에는 무리였다.
유리가 피식 웃었다.
“뭘 어쩌려…….”
“마법.”
“!?”
유진이 짧게 내뱉자마자 왼쪽 손바닥이 쩌억 갈라지더니, 새빨간 빛을 띠는 연기가 쏟아져나왔다.
혈마법.
정말로 마법이었다.
도끼가 창고로 날아가 부딪히는 그 짧은 순간 동안, 유리가 중얼거렸다.
“설마……!”
적색의 연기는 도끼의 뒤를 쫓더니, 그대로 그것을 확 감쌌다.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 도끼는, 결국 창고의 바로 앞에서 힘을 잃고 툭 떨어졌다.
연기가 다시 유진의 손으로 돌아갔을 때, 도끼는-
파스슥…….
잔뜩 녹이 슬다 못해 두 동강이 나버린 뒤였다.
“하, 하하.”
유리는 자신의 앞에 있는 이 꼬마가 마검사였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동시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사부님께서 자신 정도의 강자가 아니면 이게 부서질 일이 없다고 하시더니, 다 거짓말이셨군. 하하하!”
유진은 웃지 않았다.
다만 크라우드식 이도류의 변형 공격을 말없이 사용했다.
꽝!
두 개의 검이 바닥을 때린다.
땅을 거세게 울리는 충격파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삼염참의 전방위 공격이었으며.
화룡검이 머금은 화룡의 불꽃이 담겨 있었다.
왼쪽으로 가든, 오른쪽으로 가든, 위로 점프를 하든.
유리는 저 공격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흑룡으로 변모한 유진의 검격은 전과는 아예 격이 다른 힘이 실려 유리조차도 감당해 내기 힘들었다.
“젠장……!”
유리가 외마디 욕지거리와 함께, 마지막 발악을 했다.
제 뼈와 살, 그리고 영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를 끌어다 오러로 치환한다.
유리를 찢어발기기 위해 비집고 들어오는 화염의 폭풍을 필사적으로 쳐내고 막아내고 밀어낸다.
유진 또한 유리가 확실히 처치되기 전까지 두 검에 에너지를 계속해서 불어넣었다.
다만.
-이제 문신화를 해제해라! 지금이 한계치라고! 해제는 내 뜻대로 할 수가 없어……!
체첸이 유진을 필사적으로 만류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릇에 물이 과하면 넘치는 법.
문신화의 부작용이 있다면 바로 엄청난 양의 오러 사용이었다.
애초에 혈석의 힘을 빌려 과부하된 뇌를 식히는 데에도 체첸의 힘이 쓰였는데.
‘흑룡 문신화’까지 사용하니 유진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유진은 그럴 수 없었다.
‘지금 내가 쓰러지면 모든 게 허사가 돼.’
-일단 살고 봐야 할 것 아니냐! 네가 죽으면 나는 영영 이 빌어먹을 흑검에 갇힌다고!
아톰이 맹렬히 돌아가며 문신화를 유지하고 불꽃을 생성했지만, 체첸의 말대로 한계가 느껴졌다.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유진은 그대로 죽어버릴 수도 있다.
“크아아아악!”
그사이 어마어마한 세기의 화염은 결국 유리의 방어를 뜷었다.
옷이 찢어지고, 살이 갈라지며, 뼈가 산산조각이 난다. 그 사이를 불꽃이 비집고 들어갔다.
잠깐 사이에 유리는 완전히 전투 불능의 상태가 되어 버렸다.
놈은 두 눈을 부라리며 유진을 노려보았다.
“내가 쉽사리 포기할 것 같으냐……!”
유리가 뭐라고 떠들었지만 유진은 정신이 없었다.
-이제 진짜 그만하지 않으면 넌 죽는다! 문신화는 오래 사용할 기술이 아니야!
체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정신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툭.
동시에 유진을 덮고 있던 흑색의 비늘은 피부 속으로 스며들고, 의식이 흐려졌다.
“유진…… 로베르…… 반드시 네놈을…….”
결국, 유리가 먼저 쓰러졌다.
유진도 유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무릎을 꿇었다.
라울러가 급히 달려와 유진을 부축했다.
“유진! 기다려! 내가 애들 빨리 불러올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멀리에서 발란트와 엘도라, 인스 형제가 전력을 다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또한 현무 단원들 열댓 명의 모습도 함께 보였다.
유진은 도저히 말할 힘이 없어 그저 고개를 저으며 제 주머니를 툭툭 건드렸다.
“이, 이게 뭔데?”
라울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유진의 주머니 속에 있던 작은 병 하나를 꺼내어 보았다. 어떤 미세한 알갱이의 가루가 들어있었다.
유진이 온 힘을 다 짜내어 한마디 했다.
“유……리…….”
“묻히라고? 저 자식한테?”
라울러는 그 말의 뜻을 알아듣고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죽으면 안 돼!
챱챱챱!
라울러가 유진의 뺨을 거세게 두들겼다.
그럼에도 유진의 의식은 계속 흐려졌다.
-빌어먹을 놈아! 죽지 마라! 여기에 날 영영 가둘 셈이냐…….
체첸이 절규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 * *
펜첼 가주, 제이드의 집무실.
오랜만에 펜첼로 돌아온 제이드는 에막스로부터 보고를 듣고 있었다.
“글람푸스탄 임무에 나섰던 주작 단원들이 전사의 요람과 충돌했습니다.”
“자세히 설명해보게.”
에막스가 무거운 목소리로 보고하자 뒷모습을 보이던 제이드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개척 마을의 촌장이 전사의 요람과 내통하여 일을 벌였습니다. 개척마을의 주민들을 제물로 바쳐 ‘혈석’이라는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혈석. 그리고?”
“전사의 요람에서는 대전사 불칸의 제자인 유리와 욜첸을 보냈다고 합니다.”
제이드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욜첸이라는 자는 그렇다 쳐도, 혈귀 유리는 어지간한 기사단의 단장급과 맞붙어도 호각을 이룰 실력자였으니까.
그에 반해 주작 기사단은 이제 막 막내를 벗어난 조장과 햇병아리 5명이 파견되었다.
제이드가 미약하게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며 물었다.
“누가 주작의 선두에 섰다고 하더냐. 역시나 발란트겠지?”
“아닙니다.”
에막스가 덧붙였다.
“유진입니다.”
“…….”
제이드는 조금 더 불안해진 표정으로 방금보다 조금 더 빠르게 물었다.
“결과는?”
“혈풍 욜첸은 현장에서 유진에게 사살당했으며, 혈귀 유리 또한 유진 로베르와 대결에서 패배하고 현재 현무 기사단을 통해 호송되어 펜첼로 오고 있습니다.”
그제야 제이드는 굳은 표정을 풀었다.
유진의 활약에 기뻐함이 분명했다.
“한데…….”
에막스가 말을 잇자 제이드의 희미하던 미소가 쏙 들어갔다.
“발란트를 필두로 유진, 엘도라, 라울러, 아인스와 제인스. 모두 중경상을 입었으며 그중 유진의 부상이 제일 컸습니다.”
“지금은 펜첼에 있다, 이 말이냐?”
“예. 곧바로 본가로 수송했으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제이드가 이번에는 침을 삼켰다.
그가 이렇게 긴장한 모습은 에막스도 수십 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하면서도 본 적이 없었다.
“발란트와 엘도라, 인스 형제는 중경상, 라울러는…….”
“유진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기력 보충이 필요한지 엄청나게 먹어댄다고 하더군요.”
제이드가 잠깐 헛웃음을 흘렸다.
“허, 녀석이, 크흠.”
곧바로 입을 다물긴 했으나, 에막스는 속으로 미소를 삼켰다.
‘가주님의 표정이 이렇게 다채로운지는 펜첼에 있으면서 오늘 처음 알았군.’
* * *
뒤늦게 도착한 펜첼의 현무 기사단이 유리를 포박하여 이송 중.
오러를 봉인하는 구속구로 온몸이 뒤덮인 유리는 눈을 감은 채 얕은 숨을 내뱉었다.
“후우…….”
그때, 철장 너머에 앉아있던 현무 단원들이 작은 소리로 대화했다.
“전사의 요람을 이어받을 후계자라고 시끌시끌하더니, 이제 막 기사단원이 된 꼬맹이한테 지다니.”
“내 말이 그 말이다. 전사의 요람도 별거 아니었어.”
“아니, 내 말은 유진, 그 꼬맹이가 미친 재능이라는 말이었네.”
“흠, 뭐, 그도 그렇군. 클라크 단장님께서 그렇게 집착을 하시던 이유가 있는 건가?”
현무 단원들이 유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 자식 꼴 좀 보게. 몸이 다 녹아내려서 사람 구실 하기엔 글렀군.”
“여, 여! 이봐! 네놈들이 펜첼을 우습게 봤겠지? 응? 하하.”
유리를 툭툭 건드려보아도 반응이 없자 현무 단원들이 흥미가 떨어진 듯 어깨를 으쓱였다.
“유진은 이제 더 높이 올라가겠지. 첫 임무부터 거하게 터뜨렸으니 말이야.”
“아마도 가주님이 따로 상을 주실 수도 있어. 얼마나 큰 상일지 내가 다 기대되는군.”
제이드의 성격상 상벌은 확실히 하는 편이라는 걸 현무 단원들도 알았기에 하는 말이었다.
“자네는 그 나이 때 뭐 했나?”
“뭘 하긴. 죽어라 검만 휘둘렀…… 시비 거는 겐가?”
“크하하!”
웃음소리가 마차를 울리던 참이었다.
“……잠깐.”
“나도 느꼈네.”
대화를 나누던 현무단원 둘이 돌연 말을 멈췄다.
“뭐, 뭔가 기운이 느껴지는-”
콰아앙!
거대한 도끼 마차를 부수고 들어오더니.
콰즉! 콰지직!
도끼는 마치 자아를 가진 듯 혼자 날아오르더니 현무 단원들의 미간을 골라서 갈라버렸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