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78)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78화(78/320)
율리츠 기사단장이 눈을 부릅떴다.
‘이, 이렇게 빠르다고?’
분명 듣기로 유진은 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나이라 들었다.
물론 혈귀 유리를 쓰러트렸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소문이란 건 늘 그렇듯 과장이 섞이기 마련이니 일부만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빠악!
유진이 율리츠의 오러를 뚫고 턱을 가격했다.
7성의 수준에 다다른 율리츠 기사단장이 반응하지 못했다는 건, 유진이 그 수준 위라는 것.
“커헉!”
기사단장이 정신을 번쩍 차리고는 일갈했다.
“네, 네놈! 이딴 식으로 폭력을 행사하면 곱게 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이곳은 오스틴……!”
“무사하지. 당연히.”
유진의 입장에서 율리츠와의 싸움은 전혀 신경 써야 할 일이 아니었다.
“왕이 제 영토에서의 문제를 해결 못 해서 우리를 불렀으니 우리가 행동의 우선권을 가졌다. 게다가 완전 복종의 의무는 어제 이미 왕의 입으로 약속했죠.”
“그, 그건.”
“만약 당신이 왕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 일을 다 일러바쳐도 왕께서 너를 타이를까요? 아니면 펜첼의 정식 기사단 출신이자 초빙으로 온 우리를 타이를까요? 펜첼과 적이 되고 싶으실까?”
쉽게 말해 이러나저러나 이 싸움에서는 유진이 불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기사단장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걸 깨닫고는 입술을 짓씹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단 듯 내뱉었다.
“오스틴 왕국의 기사단장으로서 명예를 지켜야 하겠지.”
“검으로 싸우실 겁니까? 위험할 텐데요?”
깡그랑.
검을 내던진 기사단장이 두 손을 올려 방어 자세를 취하고 보법을 밟았다.
격투에 조예가 있는 모양.
순식간에 유진의 지척까지 다다른 기사단장이 잽을 연속해서 날렸다.
오러가 실린 주먹이었기에 범인이라면 단 한 대만 맞고도 머리통이 깨어질 수준이었다.
실제로.
팡, 팡, 팡!
얼굴을 보호하던 유진의 손 위로 기사단장의 주먹이 얹어졌다.
그에 따라 유진의 머리가 뒤로 크게 흔들렸다.
기사단장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방금이야 잠시 방심을 했지만, 다시 보니 완전히 애송이가 따로 없잖아.’
유진은 머리를 움직이며 잽을 피하는 듯했지만, 기사단장의 속도에 미치지 못했는지 타격을 죄다 허용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안면에도 정타를 몇 번 허용했으니.
“고, 공자!”
금검이 안절부절못하고.
“단장님! 일이 커지면 저희도 곤란해집니다!”
페드로도 기사단장을 만류했으나, 기사단장은 유진을 적당히 손봐주고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꼬맹아!”
쐐애액, 쾅!
기사단장이 강하게 뻗은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유진이 크게 뒤로 밀려나 건물의 벽에 처박혔다.
건물은 유진의 등이 박혀서 잔뜩 부서져 버렸고, 흙먼지가 일어 시야를 가렸다.
기사단장이 혀를 차며 뒤돌았다.
“쯧. 싸움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 그리고 당장 펜첼로 돌아가. 내가 이동 관문을 잠시 개방해 놓으라 명할 테니까.”
그렇게 기사단장이 자리를 뜨려던 참.
후두두둑…….
건물의 잔해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유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쯤 맞았으니, 저도 돌려줄 명분이 생겼네요.”
기사단장이 화들짝 놀라 돌아본 곳에는, 전과는 차원이 다른 기운을 내뿜는 유진이 멀쩡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어, 어떻게……!”
유진은 그저 덤덤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
아이칸이 그 모습을 보면서 금검에게 물었다.
“이보게, 혹시, 유진이 일부러 맞아준 것인가?”
“나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그런 것 같소. 늘 저렇게 재밌게 싸운다니까. 이제 지켜만 보시오. 크하하!”
페드로는 중간에서 누구 하나만 응원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에 발을 동동 굴렀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기사단장님! 지, 지금 물러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페드로, 닥쳐라!”
기사단장이 버럭 소리치고는 유진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좋다. 어디,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말하던 와중, 유진의 주먹은 이미 기사단장의 코앞에 도착해있었다.
콰즉!
기사단장의 코에 주먹이 적중했다.
신음을 내뱉을 새도 없이, 유진의 주먹이 연속으로 날아갔다.
왼쪽, 오른쪽, 위로 꺾이는 기사단장의 고개.
그렇게 기사단장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뒤로 밀리고 밀리다가, 기둥에 등을 부딪쳤다.
코너에 몰린 상황.
유진은 자비 없이 그대로 기사단장의 얼굴과 몸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쾅! 쾅! 쾅!
그에 따라 기사단장이 기둥 사이에 파묻혔다.
그 사이에 사자의 정령이 깨어나서 유진에게 말을 건넸다.
-하암, 또 누굴 족치고 있는 거냐.
‘말 안 듣는 녀석은 매가 답이니까. 내기를 했는데 듣질 않잖아.’
-빌어먹을, 그놈의 내기에 나도 져서 이 지경이 되었군…….
‘너는 그래도 내가 때리지는 못하잖아. 실체가 없어서 때리기 자체가 힘든 게 다행인 줄 알아.’
-네놈은 정말 싸이…….
‘더 말하면 실체가 소멸할 만큼 괴롭혀줄 거니까 조용히 하고 있어.’
-…….
그 상황에서 페드로도 묘하게 웃고 있었다.
‘유진 공자님, 또다시 그 기술을 사용하고 계시군요.’
유진의 주먹세례가 1분가량 이어진 뒤.
기사단장은 거의 기절한 채 숨만 간신히 골랐다.
“허어…… 말도…… 안 되는…….”
7성이라면 어디를 가든 대우받을 수 있는 실력인데 이렇게 압도적으로 당하다니.
금검은 빙그레 웃는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기사단장 양반도 오래전에 7성을 성취한 수준이다. 그만큼 오러 방벽을 사용한다면 주먹 정도는 막아낼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방벽은 사용할 틈도 없게끔 빠르게, 적당한 오러만 이용하여 맞아도 치명상은 입지 않을 정도로 타격했다. 아마 페드로도 눈치챘겠지. 저 기술이 뭔지.’
소위 아프게만 때리는 기술이었다.
유진은 이쯤이면 됐다 싶었는지 주먹을 가볍게 털며 몸을 세웠다.
그리고 한 마디 내뱉었다.
“이제 누가 고수이고, 누가 꼬맹이지?”
기사단장이 숨을 몰아쉬며 유진을 올려다보았다.
“크으…… 이딴 식으로 내가 당할 줄은 몰랐군…… 싸움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유진이 가볍게 혀를 차며 기사단장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래요. 지금 중요한 건 1왕자님을 찾는 건데 왜 자꾸 시간을 끄는 겁니까? 명예, 명성, 그딴 거 따질 때가 아니잖습니까?”
“…….”
“지금껏 다른 기사들이 돈만 받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나까지 그럴 거라는 으레 짐작은 하지 마십쇼. 알겠어요?”
“……알겠소.”
“시간 없으니까 옷이나 털고 빨리 따라오십시오.”
기사단장이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는 유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는 한 달 전부터 수없이 많은 외부 기사, 용병들과 기 싸움을 하다 보니 습관처럼 유진을 상대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자네야말로 1왕자님을 찾는 데에 진정으로 힘쓸 자였던 거군.’
임무에 진심이라는 유진의 말에 깨달은 바가 많았다.
기사단장은 욱신거리는 얼굴과 몸을 더듬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혈귀 유리를 쓰러트렸다던 펜첼의 천재가 맞긴 하군. 저런 녀석이 우리를 돕는다면 믿어도 되겠어.’
근력과 민첩성이 대단하다는 건 진즉에 깨달은 뒤였다.
그런데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
몸 상태를 확인하던 기사단장은 제 몸이 조금 뻐근할 뿐, 그렇게 고통스럽거나 외상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기둥이 부서질 만큼 맞았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입술조차도 찢어지지 않았다. 치명상은커녕 상처도 나지 않았어.’
그 이유는 금검이 옆에 와서 간단히 설명했다.
“기사단장을 존중한 거요. 단장님의 명예를 지켜주려고 유진 공자가 꽤 애를 쓰신 것 같소.”
적절한 힘으로 충격을 완전히 분산하여 때리면 가능한 기술이었다.
금검은 기사단장의 표정을 보고는 속으로 히죽 웃었다.
‘이 양반도 유진 공자에게 스며들고 있군.’
그 사이, 유진과 페드로가 잠시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금검은 둘 사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을 듣던 페드로가 돌연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기 때문이다.
‘무슨 대화를 저렇게 하는 거지?’
* * *
오스틴 왕국 내 붉은 전갈이 근거지로 삼고 있는 지하실.
“그 더러운 하수구에서 이제야 빠져나오다니, 하, 진짜 일 더러워서 못 해 먹겠네.”
“수장님께서 비밀리에 작전을 진행해야 한다고 하시니 별수 있겠나. 까라면 까야지.”
“암만 그래도…….”
그때, 지하실의 문이 열렸다.
“모두 모였나?”
“예, 수장님.”
“잘 들어라.”
수장이라 불린 인물은 대단히 짙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원래도 진지한 표정의 수장은 더욱 무거운 기운을 담아 입을 열었다.
“유진이 도착했다.”
그 말 한마디에 모든 붉은 전갈의 암살자들이 표정을 굳혔다.
“드디어 올 게 왔군요.”
“그 빌어먹을 자식…….”
붉은 전갈은 지금껏 어떠한 정체 모를 추격자에게 계속해서 쫓겨왔다.
어떻게 알고 있는지, 거처를 옮길 때마다 귀신같이 그 장소를 알아내 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아낸 사실은, 유진이 붉은 전갈의 단원인 헤르켈에게 추종향을 묻혀놓았고.
그걸 금월단이라는 정보단체가 유진의 명에 따라 붉은 전갈을 쫓은 것이었다.
그랬으니 붉은 전갈의 입장에서 유진이란 존재는 그들 경력의 오점이자 적, 그리고 눈엣가시였다.
“게다가 이미 유진은 왕과 이야기를 끝냈다.”
“오스틴 왕이 유진을 첫날에 맞이하셨단 말씀입니까?”
“그렇다. 녀석은 이미 펜첼의 주작 기사단에서 한자리를 꿰차고 있어.”
“……그 짧은 사이에 얼마나 성장한 겁니까.”
붉은 전갈의 수장은 그 질문을 한 단원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얼마나 성장했냐고?”
“아, 수, 수장님. 그게 아니라……!”
콱!
“네놈들이 임무를 몇 번씩이나 실패한 바람이 이 지경이 된 거 아닌가? 응?”
단원의 목을 강하게 움켜쥔 수장이 어마어마한 기운을 흘리며 안광을 흩뿌렸다.
“이번 일은 그분들께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이 모든 악연을 끝내라. 알겠나?”
“컥…… 알겠습니다……!”
수장은 게거품을 물며 쓰러지기 직전까지 단원의 목을 조르다가 내려놓았다.
“나는 만약을 대비하고 있을 테니, 모든 인원을 동원해라.”
“예!”
“그리고.”
수장이 고개를 살짝 돌려 구석에 손과 발이 꽁꽁 묶인 채 기절해 있는 1왕자를 응시했다.
“여차하면 저놈을 인질로 잡아도 되고.”
* * *
“일단 길이나 좀 훑어보죠. 안내해 주세요.”
“알겠소.”
기사단장은 그사이에 순해진 말투로 유진을 안내했다.
방금까지 실컷 두들겨 맞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그는 묘하게 유진의 눈치를 보았다.
물론.
‘속내는 전혀 예측이 안 되지만, 유진 기사라면 믿어도 될지도…….’
유진과 금검, 아이칸, 기사단장.
4명은 오스틴 왕국의 수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유진이 이쪽 바닥, 저쪽 바닥을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그런데, 유진 경. 주작 기사단과는 연락이 이미 된 것이오? 아직 감스탄 부단장은 복귀도 하지 않고 수색에 열중이라고 들었는데.”
유진은 잠시 감스탄이 보낸 전서구를 떠올렸다.
-이틀 뒤에 복귀할 것이니, 그때 만나도록 하자.
하지만 유진은 이틀 동안 숙소에서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었다.
“예, 연락했습니다. 여기서 기사단장님이 해주셔야 할 게 생겼네요.”
기사단장이 드디어 유진의 말에 완전 복종을 할 때라는 걸 깨닫고 움찔했다.
“조, 좋소. 무엇이오?”
기사단장과 유진의 대화를 지켜 보고 있었던 건지, 체첸이 검을 울리며 히죽 웃었다.
-큭큭, 잔뜩 쫄았구만. 유진! 이번엔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말로 겁박할 것인가? 기대되는군.
‘너한테도 해당되는 요구야.’
-나한테도……?
유진은 체첸을 무시하고 기사단장을 돌아봤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