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80)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80화(80/320)
“왜 그러는 거요? 저자를 생포해서 심문해야 1왕자님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것 아니오?”
“따라가다 또 무슨 함정에 빠질지도 모르고, 이미 손을 써 놨으니 왕자의 위치는 금방 파악할 수 있습니다.”
“……? 뭘 어떻게 해 놓았길래.”
유진은 빙긋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기사단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주위를 둘러봤다.
한눈에 보기에도 처참한 광경이었다.
웬 정체를 알 수 없는 잿가루들과 더불어 불에 타서 죽은 한 남자까지.
기사단장은 이 안에서 유진이 어떤 전투를 벌였는지 추측해보았지만, 전혀 짐작 가는 바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유진 로베르, 이 친구는 적으로 두면 안 되는 인물이구나.’
유진이 걸음을 옮겼다.
“일단 나오죠. 여기 뒤처리도 해야 하고, 태양신교 오스틴 지부를 관리하는 사람도 잡아서 오늘 일에 대해서 물어봐야 하니까요.”
“알겠소.”
“해야 할 일이 하나 늘었네요, 기사단장님.”
유진이 말을 않고 그저 빙긋 웃어 보이자 기사단장도 고개를 끄덕여 화답했다.
“오스틴 왕국의 기사단장으로서 권리와 지위를 행사하면 되겠군.”
* * *
헤르켈은 붉은 전갈의 기지로 황급히 돌아왔다.
벌컥!
“오셨습니까, 헤르켈 선배!”
“임무는 당연히 성공하셨지요?”
문을 열자 단원들이 크게 웃으며 헤르켈을 맞이했다.
동료들을 여섯이나 데려간 데다가, 마법 함정까지 준비했기에 실패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당했다.”
“……?”
“예……?”
암살자들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시, 실패라고요?”
“기도실에 들어오는 데에 실패한 겁니까? 들어왔다면 이변이 있을 리가 없…….”
“다 죽었다, 모두 다!”
헤르켈은 버럭 소리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작 15살에다가, 금방 글람푸스탄 임무를 마치고 왔다기에 얕잡아 봤어. 실수였다.”
“어느 정도이길래 그러십니까? 오러 봉인을 당했다면 마법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이젠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해졌다. 놈은 마검사야.”
“마검사라니!”
헤르켈은 어둠 속에서 펼쳐지던 유진의 마법을 떠올리다가 침을 꿀꺽 삼켰다.
‘미친놈! 그간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그 정도로 성장한 거지? 아무리 펜첼에 있었다지만, 그런 전례는 없었어.’
일단 지금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그 녀석은 이상하게도 한 번 만나고 나면 우리들의 위치를 죄다 알고 있었다. 저번에는 추종향을 나에게 묻혀놓았었어.”
“제거제를 뿌리겠습니다!”
암살자 부하가 투명한 액체를 스프레이로 헤르켈의 몸에 잔뜩 뿌렸다.
하지만 헤르켈은 안심되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 흩어져야 한다. 여기에 가만히 있다가는 유진, 그 자식이 저놈마저도 찾을지 몰라.”
그가 구석에서 기절해 있는 1왕자를 가리켰다.
“아무리 마검사에 펜첼의 기사단이라 하더라도 인질만 우리 손에 있으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할 거야.”
눈빛을 교환한 암살자들이 각자 빠르게 흩어졌다.
헤르켈이 입술을 짓씹었다.
‘놈이 나를 놔 준 이유가 분명히 있다. 아무래도 이건 나 혼자 해결이 불가능해. 단장님께 말해야겠어.’
그가 오스틴 왕국의 왕성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 *
그 시각, 유진과 일행들.
율리츠 기사단장은 태양신교의 사제들 몇몇을 한데에 모아 심문을 하고 있었다.
이런 행위가 태양신교와의 관계에 매우 나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율리츠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엄연히 태양신교의 건물 안에서 일어난 일이고, 이곳은 오스틴 왕국의 영토 안이니.
기사단장으로서 이 정도 권리 행사는 할 수 있는 것이다.
쾅!
“사실대로 답하지 않으면 내 당장 태양신교 본부에 당신을 고발하겠소! 모르쇠로 발뺌하더라도 당신은 직무유기로 파면당할 수 있다, 이 말이오!”
기사단장이 책상을 내리치며 태양신교의 인재 관리팀 책임자에게 윽박질렀다.
하지만 책임자는 고개를 조용히 저었다.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관리를 소홀히 하여 파면당해야 한다면 그리하겠습니다.”
“하아…….”
기사단장도 이 책임자가 정말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가늠이 안 되었다.
애초에 태양신교의 사제들은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강심장들만이 모인 집단이었으니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유진은 가볍게 혀를 찼다.
‘붉은 전갈과 태양신교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참모였던 나도 모르는 일이야. 딱 봐도 저 사제들은 정말로 모르는 거야.’
다만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태양신교가 왜 나를 암살하려 드는 거지? 모두 태양신교의 의뢰가 맞다면 15년에 걸쳐서, 3번씩이나 암살 시도를 한 거야.’
그때, 기도실을 조사하던 아이칸이 유진에게 돌아와 무언가를 내밀었다.
“유진, 이것 보아라.”
암살자들이 유진에게 던졌던 단검이었다.
그것들에는 아직 오러의 잔재가 남아있었는데, 아이칸은 그 기운들을 이미 모두 파악한 상태였다.
“붉은 전갈이라는 암살집단입니다. 300년을 사셨으니 얼추 들어보셨을 것도 같습니다만.”
“혹시, 이것도……?”
“네, 맞을 겁니다. 아이칸님의 손에 박혀있는 그 침에서도 같은 기운이 있었으니까요.”
붉은 전갈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들은 아이칸은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다가 이를 으득 깨물었다.
“감히, 그 잡놈들이 내 몸에…….”
“놈들을 잡아 치료법을 캐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저주를 걸 때는 해주를 하는 방법도 동시에 아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내가 어떻게 도우면 되지?”
아이칸은 복수심이 달아올랐는지 눈빛이 잔뜩 날카로워져 있었다.
유진은 이걸 기회라 여겼다.
“심문은 이쯤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우리가 나서야 할 때예요. 두 팀으로 찢어집시다.”
“어떻게?”
“저와 기사단장님, 그리고 금검과 아이칸님이 팀을 이뤄서 제가 알려드리는 곳으로 정찰을 나서주세요. 1왕자를 찾아야 합니다.”
유진은 아직까지 기사단장을 확실히 믿을 수 없었기에 팀을 이렇게 짰다.
이미 왕까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기사단장이라고 해서 의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분명 지금쯤에서는 1왕자를 인질로 잡아서 우리를 협박하거나 시간을 벌어서 지원군을 불러올 거다. 그 전에 왕자를 구하고 모두 처리해야 해.’
“그리고, 이거 받으세요.”
유진이 아이칸에게 붉은 액체가 담긴 유리병 하나를 건넸다.
“이게 뭐지?”
“정찰하실 때 이걸 따라가세요. 무슨 말인지는 그냥 알게 되실 거에요.”
금검과 아이칸이 고개를 끄덕이고, 유진이 기사단장에게 요구했다.
“오스틴은 와이번의 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와이번의 사용에 익숙하다고 들었습니다.”
“와이번이 필요하시오? 하지만, 처음이라면 다루기가 거의 불가능할 텐데…….”
“괜찮으니 일단 불러주세요.”
기사단장은 애매한 표정을 짓다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특이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호루라기였다.
삐이이익!
유진 일행이 하늘이 보이는 밖으로 나가고, 기사단장이 호루라기를 커다랗게 불자.
캬아아!
저 멀리에서 거대한 날개를 가진 와이번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금검의 눈이 크게 뜨였다.
“저, 저게 와이번이라는 거요?”
“후후, 그렇소이다.”
기사단장은 내심 자신의 전용 와이번을 자랑하며 으스대는 동안, 와이번은 태양신교의 광장에 내려앉았다.
압도적인 위용의 와이번은 날카로운 눈동자와 커다란 이빨을 자랑했다.
그런 주제에 녀석은 주황빛의 날개를 펄럭이며 기사단장에게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쓰다듬어달라는 것 같았다.
“이 녀석을 정말 지금부터 다루겠다는 말이오……?”
기사단장은 와이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유진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이 녀석은 주인인 나에게만 온순하지, 다른 자에게는 굉장히 경계심이 심하오. 만약 교감에 성공해서 공중에 날아오른다고 해도, 중간에 마음이 변하면 그대로 땅에 던져버릴 수도-”
“알겠으니까 잠시만요.”
유진은 잔말 않고 와이번에게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유진을 보는 와이번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가득 어려있었다.
캬아악!
심지어는 포효를 하며 당장이라도 그를 물어버릴 기세였다.
하지만 유진은 와이번의 코를 냅다 잡더니 눈을 감았다.
그러자마자.
와이번의 눈빛이 온순하게 돌변했다.
‘화룡을 다룰 때, 그리고 흑룡의 기운을 다룰 때와 비슷한 느낌이야. 영혼의 교감은 한 번 익혀두면 쓸 데가 많구나.’
용과의 교감이 이렇게 쉬운 까닭에는 아마도 쿠란의 검이 한몫하는 것 같았다.
단숨에 와이번을 길들인 유진이 놈의 등에 올라탔다.
“아, 아니, 어떻게!”
기사단장은 자신의 와이번이 이렇게 온순하게 타인을 받아들인 적이 없었기에 크게 놀란 눈치였다.
“올라타세요, 기사단장님.”
아이칸이 혀를 내두르며 금검과 속닥였다.
“저 녀석은 못 하는 게 뭔가? 작전 수립부터 실행까지 막히는 것도 없고, 와이번까지 탈 줄 안다니…… 마치 인생 2회차라도 되는 것 같구나.”
“다 저와 함께 한 덕분 아니겠소? 하하!”
금검은 마치 자신의 일마냥 유진을 자랑스러워했다.
* * *
그 시각 왕과 여왕이 기거하고 있는 왕성.
페드로가 유진의 명으로 철저하게 왕성을 지키고 있다.
“왕성 입구와 모든 구멍을 통제해라! 예외 없이 모든 인물의 출입은 내게 보고하라!”
“예!”
“예-!”
수십이 넘는 오스틴 기사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페드로는 율리츠 기사단장 대신 부단장으로서 모든 지휘권을 위임받아 왕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기사단을 움직였다.
페드로가 이곳에 오기 직전 유진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페드로, 잘 들어. 아무도 믿지 마.
-알겠습니다. 폐하의 말씀만…….
-아니, 폐하야말로 정말로 믿어서는 안 될 인물이야. 지금 당장 왕성으로 가서 왕과 왕비를 감시해. 명분은 말이 되게끔 만들어놓고.
-아, 아니, 그런……!
그러니 지금 기사단을 지휘하는 진짜 목적은 왕과 왕비를 감시하기 위함이었다.
유진의 말만 따라 왕과 왕비를 감시한다는 건 페드로의 입장에서 굉장한 위험부담이었으나.
‘유진 공자의 말은 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분명 이유가 있는 거야.’
또한 명분도 제대로 된 것으로 만들어놓았기에 걱정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왕성의 꼭대기.
왕비가 자신의 방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이를 꽉 물었다.
‘암살 임무는 실패했고, 기사단장은 유진에게 넘어간 데다가 부단장까지 저 짓거리를 하고 있다니.’
그렇다.
대륙의 암 덩어리와 같은 암살집단, 붉은 전갈의 수장은 바로 오스틴 왕국의 왕비였다.
‘길고 긴 인질극도 끝나기 코앞이었는데!’
붉은 전갈이 오스틴 왕국에 들인 노력이 얼마나 컸던가.
태양신교에서 이 계획을 위해 폐쇄적인 오스틴 왕국에 지부를 설치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갔고.
왕비를 죽이고 이 자리에 있기까지 십 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분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쥔 왕비, 즉, 붉은 전갈 수장의 손아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기필코 유진 네 녀석만은 죽이겠다.’
기사단장만 데리고 간 것도 페드로가 율리츠 기사단을 편하게 운용할 수 있게 한 장치인 것 같았다.
‘기사단의 운용 권한은 우선적으로 기사단장과 부단장에게 있으니 억지로 소집을 해체해 봐야 나만 의심을 받을 테니…… 하아!’
붉은 전갈의 수장인 그녀의 입장에서 지금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이었다.
‘유진, 그 개자식은 도대체 어디까지 수를 내다보고 있는 건지…… 놈의 손바닥 위에 있는 기분이잖아!’
분노가 치밀어 오른 그녀가 저도 모르게 오러를 내뿜었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 물건들이 부서지고 깨져나가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15년간 그 작은 꼬마 녀석 하나를 죽이지 못해 태양신교에서 얼마나 모진 벌을 받았던가?
지금에서야 오스틴 왕국의 왕비이자 붉은 전갈의 수장으로서 체면을 지킬 기회라 여겼는데, 그마저도 쉽사리 될 것 같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위장 신분을 버려서라도 계획을 성공시켜야겠어.’
왕비의 눈에서 진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