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81)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81화(81/320)
같은 시각.
아이칸과 금검이 태양신교의 광장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유진과 기사단장이 탄 와이번이 날아가고 있었다.
“일단 나오긴 했는데, 이 유리병이 뭘 어떻게 안내한다는 건지 모르겠군…….”
아이칸이 고개를 갸웃거리던 차.
우웅.
유리병 속, 혈액으로 추청되는 붉은 액체가 어딘가에 이끌리듯 자성을 나타냈다.
“어? 이, 이거. 움직이려고 하는데.”
“공자가 말한 대로 우리를 안내하려나 보오! 허, 참, 신기한 물건이구려.”
아이칸은 이 물건이 혈마법이 적용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거, 위치추적 혈마법이 적용된 물건이군.”
“그게 무엇이오? 혈마법이라니?”
“그것도 모르는가? 피와 피는 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원리를 이용한 거야. 아마도 유진이 도망친 붉은 전갈의 암살자에게 뭔가 처리를 해 놓은 모양인데.”
금검이 침을 꿀꺽 삼켰다.
“대단한 물건인 건 확실하군. 어쨌든 따라가면 되는 것 아니오?”
“하여간 이게 얼마나 뛰어난 건지도 모르는…… 잠깐!”
아이칸이 금검을 멈춰 세우더니 잠시 자신의 허리춤의 옷자락을 들어 올려 무언가를 확인했다.
“무, 뭐요. 뭐 하는 거요?”
“잠시만 기다려 봐. 제대로 잘 있나 보게.”
“뭐가 잘 있다는…….”
고개를 끄덕인 아이칸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가자. 이 액체가 향하는 곳으로.”
* * *
오스틴 왕국의 수도는 꽤나 넓고 건물이 많아 복잡했다.
만약 길이라도 잃는다면 누군가의 도움이라도 받지 않는 한 왕성으로의 복귀가 어려울 만큼.
하지만 금검과 아이칸은 그런 길을 한치의 막힘도 없이 쭉쭉 걸어 나갔다.
“왼쪽이야!”
“알겠소!”
“이번엔 오른쪽이고, 다시 왼쪽!”
유리병 속에 든 액체는 점점 더 센 힘을 나타내며 어딘가로 둘을 이끌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둘은 수도에서도 빈민가를 형성하고 있는 외곽지역에 도착한 상태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수도 중심보다도 훨씬 건물들이 노후하고 주변 환경이 열악했다.
이런 곳이 있었을 줄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음침한 곳.
그리고 유리병 속 액체가 향하는 곳에 도착하고 보니, 어느 허름해 보이는 창고였다.
잠시 문을 살펴보니 안에서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는 구조였다.
아이칸과 금검이 눈빛을 교환했다.
‘자네가 이 문을 부수면 내가 후방지원을 하겠네.’
‘그냥 내가 혼자 다 싸우란 말이구려. 뭐, 알겠소이다. 까짓거.’
‘그런 건 아닌데.’
금검을 어깨를 으쓱이고는 문을 향해 강력한 오러가 담긴 검격을 내질렀다.
쾅!
문이 부서지고, 안쪽에서 깜짝 놀라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무기 챙겨!”
안에는 검은색 일색 옷차림을 한 사내 네다섯이 서슬 퍼런 단도를 챙겨 들고는 금검에게 달려들었다.
붉은 전갈의 암살자들이었다.
“아이칸! 뒤로 물러서시오! 내가 저 쓰레기들을 모두 처리해버-”
금검이 천둥과 같은 목소리로 소리치던 참.
탕! 탕! 탕! 탕! 탕!
폭탄 터지는 소리가 금검의 뒤쪽에서 연속해서 울리더니, 암살자 다섯이 창고 벽으로 튕겨 나가 그대로 즉사했다.
“이, 뭔, 뭐야!”
금검이 화들짝 놀라 돌아본 곳에는.
후-
오른손에 마총을 든 아이칸이 히죽 웃으며 총구에 바람을 불고 있었다.
“그게 뭣이오?! 웬, 요상한 물건을……!”
“마총(魔銃)이라는 마도구다. 내가 누구냐? 아이칸이다, 이 말씀이지. 한 방에 한 명씩! 걸리면 사망이야.”
“치우시오! 무서우니까!”
아이칸은 킬킬 웃으며 창고 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유진이 찾는 오스틴 1왕자는 없었다.
그리고 유리병은 어느새 다른 곳을 향해 둘을 이끌고 있었다.
“아마 지금 유리병이 향하는 곳에 1왕자가 있는 모양이군.”
“유진 공자가 위험해지면 안 될 텐데…….”
“그건 내가 걱정할 일이다, 금검이여.”
“얼래? 공자는 원래 내가 호위하는 나의 기사요!”
아이칸과 금검은 투닥거리며 창고 바깥으로 나섰다.
유리병이 안내하는 곳을 향해.
* * *
기사단장이 유진의 뒤를 끌어안고 침을 꿀꺽 삼켰다.
“유, 유진 기사. 너무 빠른 것 아니오? 와이번을 처음 다뤄보는 게 맞소?”
유진은 와이번의 고삐를 거세게 치면서 속도를 최대치로 하여 날고 있었다.
거센 바람이 유진과 기사단장의 머리칼을 잔뜩 휘날리게 만들어 눈도 뜨기 힘들었다.
“쉿, 조용히. 그리고 너무 꽉 끌어안지는 마세요. 기분이 좀 별로입니다.”
“알겠소…….”
기사단장은 머쓱하며 지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뭘 찾는 것이오? 질문하지 말라고 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알아야 나도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말해도 모릅니다. 우리 약속한 거 잊지 않았죠? 질문하지 않기 말고요.”
“완전 복종 말하는 거요?”
“예. 싸울 때 빼지 말고 제대로, 목숨 걸고 싸우기로 약속해요.”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거요?”
아무래도 기사단장이라는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신사적으로 말해서는 말귀가 잘 박히지 않는 모양.
그런 성향을 파악한 유진이 버럭 소리치자 기사단장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아저씨가 약속이라고 말하니까 자꾸 말이 길어지네. 잔말 말고 복종하라고요!”
“알겠소이다! 내 목숨을 아끼지 않겠소!”
유진은 지금 단순히 땅바닥을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이미 땅바닥은 2시간이 넘게 걸으면서 충분히 살펴보았고, 지금은-
‘여기쯤 되면 하수도가 갈라지는 지점이겠고, 놈들이 태양신교에서 나와 하수도를 따라서 역행한다고 치면, 이쯤을 거처로 삼겠지.’
바로 그 아래, 하수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1왕자의 신발에서 느껴지던 하수구 냄새.
그 단서 하나만을 토대로 수도의 길을 걸으며 하수구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태양신교가 나왔고.
‘태양신교가 나를 노렸다는 게 밝혀졌으니 결론적으로 하수도가 놈들의 이동 경로라는 거지.’
그의 머릿속에는 그려진 하수도를 따라 날아가던 와중이었다.
두근!
어느 지점을 지나치는데 돌연 심장이 크게 뛰었다.
수직으로 내려다본 곳에는 유난히 커다란 하수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캬아아악!
유진이 고삐를 잡아당겨 와이번을 급하강했다.
“으아아악! 갑자기 뭐요!”
“저깁니다. 저 세 건물 중 하나에 놈들이 있어요.”
저 근처에는 탐지를 막는 결계가 설치되어 있는지, 정확히 어디에 놈들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방법은 있었다.
일단 내려가서 묵광으로 향상된 기감을 집중하면 얼추 위치는 알 것 같았고, 무엇보다.
‘헤르켈의 귓등에 묻혀놓은 피가 내 몸과 반응할 거야.’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와이번을 능숙하게 조종한 유진이 속도를 확 줄이며 와이번에서 점프했다.
“따라오세요!”
탁.
유난히 이끌리는 건물 지붕에 안착한 유진이 잠시 고민했다.
‘설마 검 한번 휘둘렀다고 집이 아예 주저앉지는 않겠지?’
그저 평범한 민가처럼 생긴 건물이었기에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힘 조절을 해서 검을 휘둘렀다.
콰과광!
지붕이 부서지며 착지함과 동시에 놈들을 마주했다.
“잔챙이들은 꺼지고, 왕자는 어디 있어?”
붉은 전갈의 암살자 둘이 갑작스레 등장한 유진을 발견하고 흠칫했다.
“어떻게 여길……!”
“왕자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것만 말해주면 목숨은 살려줄게.”
암살자들은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사내가 바로 유진이라는 걸 눈치채고는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헤르켈 선배가 말했던 그 녀석이야! 말도 안 되게 강하다던.’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고! 도망갈 거냐?’
‘지원을 기다리는 게-’
서걱.
작게 말하던 암살자의 머리통이 바닥을 굴렀다.
“뭘, 자꾸 머리 맞대고 소곤거려. 연애하니?”
“미, 미친……!”
“너도 이렇게 될래? 아니면 순순히 말할래? 살려준다니까?”
“말하겠다! 말하면 되는 거 아니냐! 저, 저기다, 저 박스 안에 왕자가 기절해 있다!”
“좋아, 고맙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곤.
서걱!
나머지 암살자도 베어버렸다.
“커헉…… 왜…….”
암살자가 쓰러진 채 망연한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봤다.
“왜냐고?”
그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사람 목숨을 담보로 장난치는 놈들이면, 똑같이 목숨 정도는 걸고 이 난리를 쳐야 하는 거 아닌가?”
푸욱.
암살자를 확실하게 끝낸 유진이 커다란 박스로 다가갔다.
탓!
“유진 경! 무, 뭣! 이게 다……!”
그사이에 뒤늦게 떨어진 기사단장이 죽어버린 암살자 둘을 기겁하며 쳐다봤다.
그 사이 유진이 커다란 박스를 열어보자, 정말로 1왕자로 보이는 남자가 몸을 웅크린 채 숨만 쉬고 있었다.
남자를 꺼내 의식을 확인한 유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얼굴을 훑었다.
‘왕자의 얼굴이 맞긴 한데, 혹시 위장은 아닐까?’
마법사를 초빙해 기도실에 마법 화살까지 설치했던 녀석들이 놈들이다.
그렇다면 왕자에게도 장난질을 쳐 놨을 수도 있었다.
유진이 기감을 발달시켜 왕자의 오러홀이 위치한 단전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진짜 1왕자가 맞다면 오스틴 국왕의 오러와 똑같은 오러의 질감이겠지.’
오러도 유전적인 영향을 굉장히 크게 받는다는 지식을 이용하여 왕자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1왕자가 맞아. 제대로 찾았어.’
특수한 마법으로 변장이나 환각 마법에 걸린 상태도 아니었다.
손을 떼려던 그때였다.
우우웅!
유진의 왼손에 끼워진 폭군의 반지가 매우 크게 진동했다.
“……?”
유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반지가 이렇게 세게 진동한다는 건 오스틴 왕자에게 뭔가 대단한 능력이 있다는 건데? 그것도 죄악과 관련된 능력.’
유진이 완전기억 능력을 사용, 잠깐 사이에 오스틴 왕자와 관련된 역사와 정보를 훑었다.
오스틴 왕자는 전생에서도 유명인사에 속했다. 그 이유는 바로 왕자의 테이밍 능력에 있었다.
아무리 드센 와이번이라고 해도 왕자 앞에서는 곧장 순해지곤 했으니.
그런데 지금 폭군의 반지가 반응하는 걸 보니.
‘생각해보니 7대 죄악 중에서는 <복종>이 있다. 복종의 정확한 유래나 누가 가졌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어. 그렇다면 혹시?’
유진이 왼손을 뻗어 왕자의 몸을 짚었다.
그러자 그의 왼손으로 어떠한 덩어리진 작은 구체가 빨려 들어왔다.
유진은 본능적으로 이 구체가 복종을 뜻하는 능력이라는 걸 눈치챘다.
‘오스틴 왕가의 재능이 7대 죄악에 근거하는 능력이었군. 만약 폭군의 반지가 없었다면 이걸 놓쳤겠어.’
물론 유진이 왕자의 재능을 흡수했으므로 왕자는 앞으로 테이밍을 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이 조금 미안하긴 했으나.
‘목숨값으로 이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어?’
이 재능이 있다면 왕자가 그랬던 것처럼, 오스틴의 수호 신수급 정도도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기사단장이 왕자를 발견하곤 헉 소리를 내며 뛰어왔다.
“아이고, 왕자님, 왕자님……!”
그는 쓰러져있는 왕자에게 자신의 오러를 꺼내 비어있는 왕자의 오러홀을 채워 넣었다.
저렇게 한다고 해서 왕자가 바로 건강을 찾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의 기력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안간힘을 쓰는 기사단장.
유진은 그 모습을 보며 기사단장에 관한 의심을 지웠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기미가 보이면 쳐버리려고 했는데, 이 양반은 붉은 전갈에 가담한 놈은 아니네.’
그때 왕자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으음…… 아, 기사단장…….”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