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8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82화(82/320)
“왕자님! 정신이 드십니까? 몸은 괜찮으십니까?”
“죽겠어…… 이, 이분은 누구.”
“왕자님을 찾아주신 은인이십니다!”
“아, 감사합니…….”
왕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목 근처를 보니 주삿바늘 자국이 많았다. 고문이나 구타의 흔적은 없지만, 수시로 약을 주사하여 잠을 재운 것 같았다.
“왕자님! 하아, 다행히 숨은 쉬고 계시니 당장 왕성으로……!”
“아뇨, 왕성으로 데리고 가면 안 됩니다. 안정을 취해야 해요.”
“그게 무슨 말이오? 왕성만큼 안전한 곳이 어디에 있다고?”
“잘 들으세요, 기사단장님.”
유진은 기사단장에게 이번 사건에 관한 미심쩍은 부분을 설명했다.
“왕자가 납치될 때 기사단장님은 그 낌새를 눈치챘습니까?”
“낌새……? 낌새가 있었다면 내가 어떻게든 왕자를 보호했겠지요! 당연히 전혀 몰랐소.”
“왕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기사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기사단장님입니다. 그렇죠?”
“그, 그건…… 그렇소. 내 책임이 큰-”
“질책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런 위치에 있는 분이 왕자가 납치되는 순간까지도 눈치를 못 챌 정도라면, 내부에 있는 누군가가 기사단장님의 눈을 가린 게 분명하다고 볼 수 있죠. 맞습니까?”
“내부……? 설마, 페드로가?”
“페드로가 어떻게 자신보다 상관인 기사단장님의 눈을 가리고 왕자까지 빼돌려 암살자 놈들한테 넘길 수 있겠습니까. 기사단장님보다 높은 인물이 일을 꾸민 거겠죠.”
기사단장의 안색이 새하얘졌다.
“내 위라면…… 폐하와 왕비 폐하밖에 없는데!”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기사단장은 믿을 수 없단 표정이었다.
“이 의뢰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의심하던 바입니다. 범인이 왕인지, 왕비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왕성에는 왕자를 노리는 자가 아직도 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마, 말도 안 되는…….”
그러나 지금 기사단장을 완전히 납득시킬 시간은 없었다.
유진이 얼이 빠질 대로 빠진 기사단장의 뺨을 거세게 갈겼다.
짝!
“이봐요, 기사단장! 정신 차리세요. 심정은 알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구출 작전이 실패할 확률이 올라갑니다.”
“컥……! 하지만.”
“제가 기사단장님을 뵌 이후로 제 말이 틀린 적 있습니까? 한 대 더 처맞아야 정신을 차리겠습니까?”
“그, 그만! 알겠소. 그런데.”
기사단장이 침을 꿀꺽 삼키며 한 가지를 물었다.
“혹시, 나도 의심을 받았던 거요? 유진 경의 용의선상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었냔 말이오.”
유진이 뒤를 돌아서며 나직이 내뱉었다.
“예외는 없습니다.”
기사단장이 몸을 가볍게 떨며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펜첼에서 천재로 알려졌다고 했지. 그건 다 거짓말이었어.’
그보다는.
‘천재를 넘어서, 이미 웬만한 백전노장에 버금가는 기성 기사다. 한 치의 빈틈이 없어.’
기사단장은 유진의 뒷모습에서 오래전 자신을 가르쳐주던 무술 스승을 겹쳐보았다.
큼직한 어깨이지만, 동시에 바윗덩어리처럼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있는 듯한 등.
‘15년. 그 짧은 세월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요, 당신은…….’
그때, 금검과 아이칸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유진! 역시 여기 있었군. 왕자는 찾았는가?”
“저기에 있습니다. 작전을 이어서 짜야 할 것 같아요. 일단 금검은…….”
말을 잇던 참이었다.
꽈아아앙!
왕성이 있는 쪽에서 귓가가 멍멍할 정도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다.
유진 일행이 모두 화들짝 놀라며 밖으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친 불길이 왕성을 휘감으며 검은 연기가 폴폴 올라온다.
“와, 왕성이 불타고 있소! 아아……!”
“이게 뭔 일이야? 왕성이 갑자기 왜?”
유진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역시 이걸로 끝난 게 아니었어. 잠깐. 왕성이 파괴되었다는 건, 왕성에 붉은 전갈 놈들이 있다는 얘기이고, 그렇다는 건 그곳에 그놈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데.’
그게 뭔지를 알아내야 했다. 그래야 그것이 있는 쪽으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유진이 전생의 기억을 통해 오스틴 왕가의 역사를 되짚었다.
오스틴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무언가가 있다. 놈들은 분명 그걸 원할 거고, 그건 바로…….
“기사단장님, 수호 신수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놈들이 수호 신수를 노리고 있다는 거요?”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단장님은 왕의 호위를 맡고 계시죠? 왕자가 납치될 당시에 왕께서 기사단장님에게 공유하지 않고 외부로 나간 적이 있다던가,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적이 있지 않습니까?”
안간힘을 써서 기억을 떠올리던 기사단장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비슷한 일이 한 번 있었소…… 왕자님이 사라진 당일, 그러니까 나는 아직 그 사실을 알지 못했을 때, 폐하께서 한밤중에 걸음을 하셨소. 그 소식은 입구를 지키던 보초병에게 나중에야 들었지. 폐하께서 입막음을 시켰다고…….”
“아마 그때 왕과 붉은 전갈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간 것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 말이오? 수호 신수의 이동과 관리, 사용 권한은 폐하께서 맡고 있소. 설마.”
“예. 설마가 맞습니다. 붉은 전갈은 내부에 있는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왕자를 납치한 뒤에 왕에게 거래 조건을 제시했겠죠. 왕자와 수호 신수를 맞바꾸자고요. 하지만 왕께서는 거절했고요.”
“아니, 가만. 조금 전에 폐하와 왕비 폐하가 용의 선상에 있었는데, 폐하는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왕비가 공범이겠죠.”
“아…….”
기사단장이 얼굴을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
유진은 이 대화를 통해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오스틴 왕국의 본 왕비는 10년 전에 의문사했다. 그리고 새로 바뀐 왕비가 지금의 왕비야.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이런 전말이 있었구나.’
왕이 거래를 거절한 이유는 단순했다.
‘왕자를 선택하건, 수호 신수를 선택하건 왕의 입장에서는 모두 곤란한 선택이었겠지. 누구 하나는 버려야 한다는 게 거래 조건이었을 테니까.’
짝!
유진이 손뼉을 한번 크게 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붉은 전갈 놈들이 왕성에 있는 수호 신수를 노리는 겁니다. 금검과 기사단장님은 왕자를 지키고, 아이칸님은 저를 따라와 주세요.”
아이칸이 유진에게 물었다.
“왕자는 구했으니,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수호 신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오스틴 국왕과 왕자, 두 명뿐이니 지금 위험에 처한 인물은 국왕님이겠군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유진이 목 언저리를 매만졌다.
그러자.
사사삭!
유진의 얼굴이 왕자의 얼굴과 똑같은 생김새로 감쪽같이 변했다.
그에 더해.
“이제 마무리하러 가죠.”
목소리까지 1왕자와 똑같이 변해있었다.
“엇!”
금검과 기사단장이 깜짝 놀라자 아이칸이 그들을 안심시켰다.
“유진이 생각해둔 도안으로 만든 아티팩트다. 놀라지 말고, 유진이 왕자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건 절대로 발설하면 안 된다.”
“왕성으로 일단 가죠, 아이칸님.”
벙찐 얼굴로 있는 금검과 기사단장을 뒤로하고, 유진이 입술에 손을 대 휘파람을 강하게 불었다.
삐이익!
기사단장이 중얼거렸다.
“설마 와이번을 부르는 거요? 휘파람으로 와이번을 부르는 건 1왕자님이나 가능한 기술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캬아아악!
부서진 건물을 비집고 엄청난 크기의 와이번이 내려앉았다.
유진과 아이칸은 아무렇지도 않게 와이번 위에 올라탔고, 불타는 왕성을 향해 날아갔다.
“유진 경은…… 도대체 뭐 하는 인물이오?”
금검이 히죽 웃었다.
“공자와 함께하다 보면 이런 일은 흔하오. 익숙해지는 게 맘 편할 거요.”
* * *
불타는 왕성 안, 왕실로 향하는 복도.
“물을 더 가져와라! 물!”
“예에!”
“이 빌어먹을 불은 어떻게 된 게 물을 먹어도 꺼지질 않아……!”
두 기사단원은 불길에 물을 퍼부으며 애를 쓰고 있었다.
“이 기름, 특수한 기름이라 그냥 물로는 제압이 안 됩니다! 웬만한 수속성 마법으로도 제압하기 어려운 기름이에요! 전에 공부한 바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도 공부했어?”
“그, 그야 아주 뛰어난 마법사를 불러와야…….”
그때, 왕비가 나타났다.
“왕비 폐하! 아직 나가시지 않은 겁니까! 여기는 위험하니 다가오지 마십시오!”
하나, 왕비는 고개를 저었다.
“폐하가 걱정되어 온 것이니 잠시 비켜라. 화재가 난 상황인데, 나 몰라라 혼자만 도망치라는 이야기이냐?”
-왕성 입구와 모든 구멍을 통제해라! 예외없이 모든 인물의 출입은 내게 보고하라!
기사단원들은 페드로의 명령을 상기했기에 잠시 왕비의 말에 멈칫대는데-
“비키라고 하였거늘, 쯧.”
서걱!
왕비는 순간 오러 소드를 만들어 두 기사의 목을 쳐버렸다.
왕비가 눈에 노기를 잔뜩 담고서 왕의 집무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제 거칠 게 없다. 모두 처리하고 뜻대로 해야겠어.’
* * *
“이랴!”
주작 기사단의 감스탄과 다른 기사들이 말의 고삐를 거세게 쳤다.
불타는 왕성으로 다급하게 향하는 길이었다.
왕자가 실종된 이후 오스틴 왕국 내에서 이동 관문의 사용을 금지했기에 어쩔 수 없이 말을 타야 했다.
어제 유진이 오스틴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고 오스틴 왕국의 남부 끄트머리에서 왕자와 비슷한 이를 봤다는 소식을 듣고 탐사 와중.
하루 만에 유진이 왕자를 구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왕성의 화재를 발견한 것이다.
“감스탄 부단장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왕성에 계실 왕께서도 연락이 없으시다. 뭔가 큰일이 난 건 분명하니 최대한 빨리 가게나!”
문제가 있다면 넓디넓은 오스틴 왕국의 영토를 샅샅이 조사하며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점이었다.
감스탄이 말의 고삐를 다시 한번 세게 내리쳤다.
그런데.
히히힝……!
말이 숨을 헐떡대더니 그대로 멈추고는 거품을 물고 주저앉아버렸다.
다른 말들도 상태가 좋지 않아 차라리 뛰는 게 더 나을 지경이었다.
“젠장! 뛰어가세나!”
감스탄 일행이 전원 말을 버리고 오러를 실어 뛰기 시작했다.
“오러를 아껴야 할 텐데, 제기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오러의 사용을 자제했지만, 오랜 임무로 다져진 감으로 보았을 때 지금은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
“이 산만 넘으면 왕성이 코앞이라네! 다들 날 따라오게나!”
“예!”
감스탄이 릴리안에게서 배웠던 산법을 이용, 대단히 빠른 속도로 비탈길을 바람처럼 이동했다.
* * *
유진이 와이번을 타고 매우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로질러 도착한 왕성.
주위를 둘러보니 곳곳이 불길에 휩싸여 매우 혼란한 상태였다.
“제가 아이칸님을 데려온 게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하겠네요.”
“크흐흐, 불길을 잡는 데에 이만한 아티팩트가 없지.”
유진은 아이칸에게 이미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아티팩트가 있다는 것을 파악한 상태였다.
“일단 입구에서부터 불을 꺼 주세요. 웬만한 암살자들은 처치할 수 있으시겠죠?”
“믿어도 좋다. 맡겨라.”
아이칸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원통 모양의 아티팩트를 꺼내 들고 입구 쪽으로 곳으로 뛰어갔다.
“고마워, 다시 부를게.”
“갸르릉.”
이어 유진은 와이번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여기에 헤르켈이 있을 거고, 수호신수를 탈취하기 위해서라면 붉은 전갈의 수장까지도 있을 거다.’
그러니.
‘오늘 모두 제대로 끝장내야겠어.’
유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왕을 지키되 붉은 전갈도 함께 처리해야 했다.
그러던 중, 눈에 밟히는 것이 있었다.
‘핏자국이…… 분수대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어?’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