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88)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88화(88/320)
오스틴의 왕자 쥬달은 히죽 웃으며 한 마디를 더했다.
“불편하시다면 그냥 이대로도 저는 좋습니다. 어쨌든, 조촐한 파티이지만 마음껏 즐기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좀 쉬세요.”
현군이라 불리는 아비 밑에 있는 자라 그런지 쥬달은 매우 신사적이었다.
유진은 그런 쥬달이 썩 마음에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은혜 하나를 베풀었군. 저 왕자도 나중에 페드로인가 뭐시기처럼 너에게 은혜를 갚을까?
‘웬만하면 갚을 일이 없길 바라야지.’
체첸도 계속해서 딴지를 걸긴 했지만, 유진의 능력 하나는 속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 * *
유진은 파티 중간에 나와 분수대 앞에 서서는, 오러를 살짝 개방했다.
그러자 자동으로 분수대가 갈라지며 길이 생겼다.
계단을 쭉 내려가 왕비와의 전투를 벌였던 지하 공동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왕이 다 청소를 해 놓았는지 깨끗했다.
그가 여기에 다시 온 목적은 하나.
오스틴의 수호 신수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였다.
“나막스탈스님.”
어딘지 모르게 몸이 이끌리는 지점으로 걸어가 수호 신수를 불렀다.
「내가 여기에 있는 줄은 어떻게 알았느냐? 신기한 자로군.」
목소리가 들리면서 나막스탈스가 푸른빛의 입자를 모아 커다란 뱀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상하게도 이쪽으로 제 몸이 이끌렸습니다. 뭔가가 나막스탈스님과의 만남을 원하는 것처럼요.”
유진은 정말로 이 지하 공동에 들어오던 순간부터 기묘한 기운을 느꼈다.
왕비를 처치할 당시에는 강대하고 매서운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마치 제집에 들어오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오스틴 왕국에서 나오지 않는 돌로 만들어진 벽, 그리고 기묘한 기운까지. 혹시나 했는데, 맞는 것 같아.’
“혹시, 이 지하 공동이 수호 신수님의 몸속입니까? 그래서 왕비가 지하 공동을 헤집을 때 불편함을 느끼신 거고요.”
나막스탈스가 입을 벌려 웃었다.
「하하! 왠지 특출난 녀석 같더니, 어떻게 알았지? 그걸 알아낸 자는 네가 처음이다. 국왕도 그건 알지 못했어.」
“그냥 느낌이 그랬습니다. 여러 가지 짚이는 게 있어서요.”
「그래. 이곳은 내 몸속의 극히 일부다. 사실 오스틴 왕국의 지반 자체가 내 몸이지.」
이 점이 유진에게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제게 대단히 든든한 존재가 아군으로 있는 것이군요. 섬 하나가 나막스탈스님 이라니.”
「뭐, 그런 셈이지. 그렇다고 내게 특별한 대우를 할 필요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 그대는 지배의 권능을 가진 나의 주인이니.」
“예, 알겠습니다.”
체첸이 중얼거린다.
-저 양반, 지금 말실수를 했구만. 아주 큰 실수를…….
유진이 수호 신수에게 물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정말 수호 신수님께서 오스틴 왕가를 위하는지…… 말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정말 오스틴을 위했다면, 그 가짜 왕비가 수호 신수님의 몸속에서 국왕님과 페드로를 해칠 때 진작에 나타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나막스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 답을 해주자면, 나는 오스틴 왕가를 위한다. 내 몸 위에 쌓은 인간들의 터전을 애정하고 말이다. 왜냐하면…….」
수호 신수가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나의 먼 후손이니까. 나의 후손들을 어찌 지키지 않으려 하겠느냐?」
“후손이요……?”
유진이 눈을 크게 뜨자 나막스탈스는 꼬리로 바닥을 탁탁 쳤다.
「하지만 나는 인과율에 얽힌 몸이다. 과도한 힘을 사용하면 내가 위험해지고, 그 말은 곧 오스틴 왕가의 멸망을 의미하니 쉽사리 나설 수 없었던 것이다.」
유진은 그제야 말을 이해하고 뭔가를 더 물으려 했으나.
「나의 존재에 관해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그 이상은 위험해.」
뭐가 위험하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막스탈스의 눈치를 읽은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붉은 전갈 놈들이 오스틴 왕가를 노린 이유는 알고 계실 테니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나의 어금니를 말하는 것이냐?」
“예, 맞습니다.”
‘전생에서 붉은 전갈은 나막스탈스의 어금니를 이용해서 제이드를 암살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 양반의 어금니를 빼내는 게 가능했는지조차도 확신할 수가 없어.’
수호 신수가 덤덤하게 말했다.
「나의 어금니에 있는 독을 말하는 것 같군. 사실, 어금니에 독이 있는 게 아니라, 나의 눈물에 독이 있다. 붉은 전갈의 놈들이 실수를 한 셈이지.」
“눈물이었군요.”
「모두 내가 오랜 세월을 살며 쌓인 정기다. 사용자의 마음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지.」
그 말을 들은 유진이 순간 무언가를 깨우쳤다.
왕비가 던진 비도의 독.
그게 뺨에 스친 이유로 유진은 몸이 느려져 신살비를 맞을 뻔하였다.
하지만 나막스탈스의 말대로, 독을 독이라고 생각지 않고 약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실상은 똑같았겠지만, 유진에게만큼은 말이 조금 다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묵광이라는 대륙 유일의 연공법을 익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톰이 반응한다. 심리적인 깨달음도 묵광의 성취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
오러도, 마력 같지도 않은 알 수 없는 기운이 아톰의 근처를 뱅글뱅글 돌자 유진은 현기증이 일어 비틀거렸다.
묵광 5성의 성취가 눈앞에 있었다.
“후우…… 잠시, 휴식을, 좀.”
「역시나, 뭔가 특별한 게 네 몸속에 있는 모양이구나.」
“그게, 보이십니까……? 크윽!”
「이 정도 도움은 줘도 상관없겠지. 가만히 있어 보게.」
나막스탈스는 유진의 발부터 목까지를 몸으로 휘감아 똬리를 트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화아아!
그러면서 푸른빛의 입자들이 나막스탈스의 몸 일부에서 떨어져 나오더니, 유진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몸 안에서 나막스탈스가 건넨 기운이 유진의 오러홀을 맴돌자 거세게 꿈틀대던 기운이 진정되었다.
「네가 무슨 능력을 얻는 와중인지는 몰라도, 그 능력의 수준은 원래보다도 2배, 3배는 강할 것이다. 네 오러홀에서 이는 열을 식히고 잠재능력을 일깨웠으니까.」
금세 나막스탈스가 유진을 풀어주자, 그는 전보다 훨씬 맑아진 눈동자를 뜬 상태였다.
“몸이…….”
아톰을 중심으로 고리가 하나 더 추가되어 5개가 된 모습이었다.
느껴지는바, 오러는 물론 마력의 수준까지, 둘 다가 크게 향상한 것 같았다.
「좀 낫느냐? 그때 비도에 스쳤을 때 스며든 게 아직 남아있었나 본데.」
“그때도 저를 보고 계셨습니까?”
나막스탈스가 멋쩍게 웃었다.
「뭐, 그야 그렇지. 같은 이유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국왕님의 부름은 그냥 모습을 드러내려는 명분에 불과했군요.”
클클.
나막스탈스가 가볍게 웃는 사이, 유진이 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네놈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아주 커다란 변화야. 몸에서 느껴지던 멸류독의 기운이 싹 가셨어!
‘최고급 해독제를 그렇게나 많이 마셨는데도 멸류독이 남아있었구나. 그런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고.’
-몸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이런 능력이 있는 거지? 네놈, 오러홀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영업비밀이니까 캐묻지 마.’
묵광 5성의 성취가 체감되었다.
아마도 만독불침의 능력을 얻은 것 같았다.
-저 뱀의 도움으로 만독불침의 수준까지 얻은 것 같다.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천독지체쯤이지 않았을까?
‘혹시나 모르지. 그거 말고도 다른 능력이 더 생겼을지.’
조금 더 몸을 자세히 살펴보니 손 끝에 전해지는 오러와 마력의 세기가 달리 느껴졌다.
‘크라우드식 이도류는 물론, 문신화와 장미검의 위력도 강해진 게 분명하다. 이 정도 오러라면 지속 시간도 길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수호 신수는 유진을 보며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거 한마디 했다고 깨달음을 얻어 성취를 하는 자는 또 처음이구나. 너는 내게 처음인 게 많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혜는.”
「그대가 내 곁에 오래오래 온전히 있는 게 은혜를 갚는 것이다. 나이는 곧 서른 정도 되는 것 같군. 맞느냐?」
“서른…… 은 아니고, 그거의 절반입니다.”
「뭐라? 절반?」
“열다섯이요.”
「……크흠, 내 통찰이 엇나가다니, 이럴 수가. 근데 무슨 놈의 오러가 8성을 향해가는 거냐?」
유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정신 연령은 30이 한참 넘긴 했다만, 뭐.’
나막스탈스가 멋쩍게 웃다가 갑자기 유진에게 꼬리로 뭔가를 말아 들이밀었다.
조그마한 유리병 하나였다.
「오늘은 이것까지 줄 수 있을 것 같구나. 지금으로서는 내가 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지 않을까 싶다.」
“이건, 설마.”
「나의 눈물, 나의 정기다.」
유진이 조심스럽게 나막스탈스의 정기를 받아들었다.
본래 붉은 전갈이 노리던 그 귀중하디 귀중한 독, 아니, 액체가 유진의 손안에 들어온 셈이었다.
‘제이드 같은 절대적인 존재까지 중독시킬 정도의 액체다. 그리고 나막스탈스가 말했다시피, 좋은 마음으로 사용한다면 훨씬 더 이로운 효과를 나타낼 거야.’
앞으로 활용할 가치가 무궁무진할 것 같았다.
그런데, 오스틴 왕가의 가족 중 하나가 죽어야만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 했다.
나막스탈스는 유진이 가진 의문을 꿰뚫어 보고는 히죽 웃었다.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왕비가 죽었으니까. 나쁜 왕비였던, 착한 왕비였던, 그자도 어쨌든 오스틴 왕가의 일족이지 않으냐.」
왕비의 죽음이 이렇게도 도움이 되다니.
유진이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사이, 나막스탈스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게 남아 있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네 심장에 녹아있는 ‘그것’.」
나막스탈스가 짧게 설명했다.
「그것을 가진 이들은 모두 인류를 구한 구원자가 되거나, 반대로 희대의 살인마가 되어 수십, 수백만의 목숨을 앗아가곤 했다.」
‘내게 이걸 줬던 광마에게 딱 어울리는 묘사네.’
“그것의 이름이 뭡니까?”
그 질문에 나막스탈스가 갑자기 병적으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입에 담지 마라. 알려주지도 않을 거지만, 알아낸다고 해도 그것은 절대로 입에 담지 마! 언급 자체가 그것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말이야!」
나막스탈스의 커다란 목소리에 공동이 크게 울렸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언급하는 것조차도 하지 말라는 걸까.
유진은 나막스탈스의 격렬한 반응이 다소 당황스러웠다.
“알겠습니다.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입에 올리는 것조차도 하지 말아야겠군요.”
나막스탈스가 대뜸 말했다.
「기록의 탑을 찾아가라.」
“……예?”
「흑지로 가야 한다. 너는 결국 그래야만 심장의 그것을 통제하고 이용할 수 있을 거야. 반드시 그래야만 하고 말이야.」
전사의 요람, 마탑, 그리고 기록의 탑.
흑지의 세 주요 단체 중 하나가 바로 기록의 탑이었다.
나막스탈스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기록의 탑에 가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 같긴 했다.
‘전생에서 태양신교와의 전쟁에서도 그 정체를 자세히 알 수 없었던 곳이 기록의 탑이다.’
그러니.
‘이번 생에 제대로 알아봐야겠어.’
「이제 떠나라. 내가 필요하거든 다시 오스틴을 찾아와. 다만.」
나막스탈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강조했다.
「네 심장의 그것은 절대로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혼자서 날뛰거든 제압하려 들지 마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들은 유진이 지하 공동 밖으로 나왔다.
* * *
“이 녀석은 파티장에도 없고, 화장실에도 없고,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아이칸은 갑자기 사라진 유진을 찾아 왕성을 뒤지던 와중이었다.
“어? 저기 없었는데? 유진!”
그녀는 분수대 끝에 걸터앉아있는 유진을 발견하고 얼른 달려갔다.
유진이 고개를 들더니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좋은 실험 대상이 있었잖아?’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