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92)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92화(92/320)
절벽 위, 한밤중.
유진이 일주일간 수많은 고민을 하며 여러 시도를 하던 중이었다.
‘제이드의 신검합일은 그냥 된 것이 아니다. 긴 세월이 걸린 노력의 결과물이야. 나도 시간만 있다면 신검합일을 깨달을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단순한 검사가 아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그렇다면?’
유진은 제이드에게 말하길 지금 당장 얻으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하긴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대륙 최강자의 반열에 올라있는 제이드에게 직접 신검합일을 보고 배웠는데, 남들보다 빠르지 못하다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유진이 왼손을 들었다.
화룡검을 소환해 낸다.
화르륵!
-뭘 하려고 그 불꽃은 꺼내 든 것이냐? 신검합일을 건드리는 거 아니었나?
‘잠자코 보고 있어 봐.’
신검합일을 깨닫는 첫 번쨰 방법은 오러로 검과 몸을 이어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며 얻는 것이라 했고.
제이드가 알려준 방법은 검으로 무엇이든 벨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라 하였다.
하지만 유진은, 그만의 세 번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검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건, 동시에 내가 검을 완전히 다스릴 수 있다는 것.’
다스린다는 건 다시 말해.
‘지배한다는 것.’
와이번에게 지배의 권능을 사용했던 것처럼, 이 검이란 존재에 지배를 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물음에서 착안한 방법이었다.
다만, 단순한 쇠붙이가 아닌, 의식이 있는 존재가 깃든 검에 지배의 권능을 사용해야 했다.
‘화룡검에 지배의 권능을 사용한다.’
유진이 속으로 의지를 가지고 화룡검에 마력을 쏟아 넣자, 그것이 거세게 떨리기 시작했다.
마치 당장 이 불쾌한 기운을 치우라는 듯, 심지어는 매서운 화염이 치솟아 오르더니 유진의 팔을 잔뜩 휘감기 시작했다.
-야, 야! 네놈, 지금 뭐 하는 거냐? 왼쪽 팔을 신검합일의 제물로라도 바치겠다는 거냐? 어?!
체첸의 호들갑은 무시한다.
아니, 사실 호들갑이라기엔 표현이 적절치 못한 게, 실제로 화룡검의 화염은 유진의 팔을 익혀버릴 듯 너무도 맹렬히 타오르고 있었다.
지배당하길 거부하는 것이었다.
묵광 5성으로 다져진 강인한 육체마저도 손상시킬 만큼 불꽃의 세기는 심각하리만치 강했다.
그러나 유진은 제 왼손이 타들어 가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화룡검을 완벽하게 다루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완벽하게 다루게 되어야 신검합일을 깨달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이 방법은 옳다.
확신을 가진 유진이 화룡검에 더욱 강한 지배의 권능을 발현했다.
화르르르륵!
그에 맞서 화룡검의 불꽃이 더욱 강하게 솟구치며 밤하늘이 밝게 빛났다.
물론 유진은 신검합일의 감각을 깨우치기 위해 정신을 몰두하느라 이런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만둬라! 네 몸을 소중히 하라고 내 늘 말했거늘! 어찌 그렇게 무모한 짓거리를 벌이는 게야!
체첸이 버럭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다.
‘나만의…… 방식으로……!’
유진은 자신이 마검사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고, 그 결과는.
파아앙!
일순 불꽃이 크게 폭발하더니, 유진의 전신을 크게 휘감았다.
-으아악! 미친놈이! 이딴 식으로 나오면 다시는 너를 보지 않……!
‘이제 된 것 같은데.’
-……?
유진에게 피해를 입히던 불꽃이 돌연 유진의 주위를 감싸는 따듯한 불길로 바뀌었다.
화상을 입어 흉하게 변했던 왼손은 어느샌가 회복이 되어 멀쩡해진 상태였다.
번쩍.
유진이 눈을 부릅떴을 때는 이미-
-너, 몸이 이상하다! 네놈의 영혼이 무언가 단단해졌어. 마치, 가주님과 함께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신검합일을 깨우친 뒤였다.
유진도 그 점을 직감하고, 화룡검을 절벽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콰아아앙!
귀가 먹먹할 만큼의 굉음과 함께 절벽이 폭발하듯 터지면서 돌가루가 잔뜩 튀겼다.
굉음이 공기에 묻힌 뒤 정적이 드리웠을 때.
-저, 절벽이……?
절벽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다만, 제이드가 선보였던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갈라진 절벽에 뭐가 저렇게 새겨져 있지? 아니, 설마, 네놈의 상징검술인 건가?
장미꽃의 모양이 갈라진 절벽의 경계선을 따라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그 짧은 사이에 명경지수의 마음을 신검합일과 융합한 것이냐? 그래서 네 상징검술인 장미검이 튀어나온 것이고?
그런가 보지.
유진이 그렇게 말하는 듯 어깨를 으쓱여 보이자 체첸은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유진은 마냥 멀쩡할 수는 없었다.
“후우…… 어지러운데.”
가지고 있는 모든 오러는 물론 마력과 더불어, 일주일간 밥도 먹지 않고 찬 공기를 맞아가며 수련을 거듭했으니.
진력을 모두 소모하였기에 힘이 있을 수가 없었다.
유진이 절벽 위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휘청거렸다.
-야 이 미친놈아! 여기서 쓰러지면 신검합일이고 뭐고 다 쓸모없단 말이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체첸이 필사적으로 울부짖던 와중이었다.
탁.
뒤에서 누군가가 유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구나.”
제이드였다.
잠시 뒤 그의 뒤를 따라온 에막스가 급하게 유진의 상태를 살폈다.
“진력을 모두 소모했습니다. 도대체 일주일간 무엇을 했길래!”
유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제이드는 그저 재밌다는 듯 웃다가, 대뜸 물었다.
“에막스, 펜첼의 가주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지 얼마나 됐지?”
“20년이 넘도록 제자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제이드가 왼쪽 편에 갈라진 절벽을 가리켰다.
“저걸 보게.”
에막스는 그 틈을 멀뚱멀뚱 보고 있다가, 화들짝 놀랐다.
“서, 설마. 유진이 만든 흔적입니까?”
제이드가 빙그레 웃자 에막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가주 후계자 자리가…….”
“그래, 그 자리가 정해지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군.”
* * *
다음 날.
유진은 약제당에 이불을 몇 겹씩이나 덮고 누워있었다.
모두 금검과 아이칸이 덮어준 것들이었다.
“오스틴에서도 이 정도로 지쳐서 돌아오진 않았는데, 펜첼에 돌아오더니 이게 무슨 일이래? 도대체가…….”
아이칸은 유진이 계속해서 몸을 다쳐서 오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에 금검은 익숙하단 듯 담담히 말했다.
“그만큼 훈련을 실전처럼 하기에 대단하신 것이오. 아직도 유진 공자를 모르시는군.”
“그걸 알면 자네가 좀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 알면서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쁜 거 몰라?!”
“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시오! 환자를 앞에 두고!”
“크흠…… 어쨌든, 네놈, 유진의 보필을 맡았으면 똑바로 하라, 이 말이다!”
“참내! 아주 그냥 누가 보면 둘이 가족이라도 되는 줄 알겠소이다?!”
금검과 아이칸이 투닥대고 있는 와중이었다.
“조용히 좀 해. 잠 좀 자게.”
유진이 입을 열자 금검과 아이칸은 깜짝 놀라 유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좀 괜찮으시오? 공자!”
“괜찮은 것이냐? 이 못생긴 녀석이 떠드느라 잠에서 깼구나! 내 혼쭐을 내겠다.”
유진은 손을 내저으며 대뜸 물었다.
“내 동기들은 지금 어디래? 뭐 하고 있대?”
“모두 다른 임무에 파견을 나간 상태올시다. 왜 그러시오?”
“무슨 임무?”
“현무 기사단의 임무를 보조하러 나간다고 하더이다.”
“뭔, 걔네는 쉬지도 않고 그렇게 급하게 나갔대.”
“그건 공자가 할 말이 아닌 것 같소만…….”
아이칸이 히죽 웃으며 끼어들었다.
“엘도라, 그 아이와 대화를 좀 했는데, 네가 오스틴에서 벌인 활약상을 듣더니 벌떡 몸을 일으키더구나. 라울러인가, 라일락인가, 하는 녀석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그 두 쌍둥이 형제도 잔뜩 불이 붙은 모양이었소.”
아마도 유진으로 인해 자극을 많이 받은 모양이었다.
금검이 뭔가 생각난 듯 손가락을 튕겼다.
“아, 그리고 유진 공자, 에막스 집사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했는데.”
말하던 참이었다.
벌컥!
현무기사단장이자 엘도라의 아버지, 클라크가 약제당의 문을 열어젖혔다.
“유진, 몸은 좀 괜찮으냐?”
“클라크 삼촌, 예, 다 나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유진에 금검과 아이칸이 극구 만류했다.
“뭘, 일어나려고 하오! 누워 계시오!”
“유진 공자에게 필요한 건 절대 안정이다! 클라크, 조금 이따 오거라!”
아이칸이 버럭 소리치자 클라크가 움찔한다.
하나, 유진이 아이칸을 다독이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으니까 진정하세요. 근데 무슨 일이십니까? 삼촌.”
“아직 전달이 안 된 모양이구나. 태양신교에서 ‘초신성의 모임’이라는 자리에 너를 초대했다.”
히죽 웃는 클라크의 표정에는 유진이 대견하다는 눈빛도 담겨 있었다.
그 말을 들은 금검과 아이칸은 오스틴에서의 일로 붉은 전갈이 태양신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금 긴장한 기색이었다.
그에 반해 유진은 오히려 덤덤한 표정이었다.
“기쁘지 않으냐? 초신성의 모임에 모집되었다는 게 무슨 뜻인 줄 알고는 있지?”
클라크의 질문에 유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네, 흥미롭네요.”
태양신교가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은 지금, 자신을 부른 이유는 뻔했다.
‘직접 한번 보고 싶다는 거겠지.’
그리고 초신성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유진이 따로 만날 이들도 존재했다.
명문육가.
명문육가에도 유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들이 존재했다.
‘검, 창, 연검…… 여러 무기를 다루는 녀석들이 모두 모일 테니, 그 안에서 빼먹을 게 많겠어. 만약 빼먹을 게 없다면 증명하는 시간으로도 적합하겠지.’
“다른 초신성들은 이미 모여들고 있다고 하더구나. 너만 괜찮다면 내일도 바로 움직일 계획이다. 물론 호위는 나와 현무 기사단으로 정해졌고 말이다.”
클라크의 말에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그렇게 유진의 태양신교행이 정해졌다.
* * *
태양신교로 가는 길은 꽤나 멀었다. 오죽하면 이동 관문으로도 여러 번 환승을 해야 했다.
그 사이 유진과 클라크가 초신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에 가면 초신성들이 5명 있겠구나. 다들 뭐 하는 녀석들인지는 알아뒀느냐?”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검을 쓰는 실린 가문의 에드뮬.
해머를 쓰는 젤칸 가문의 발타르.
검과 방패를 쓰는 슬릭 가문의 루한.
검을 쓰는 아힌 가문의 에솔.
마지막으로 창을 쓰는 스피어 가문의 레나.
이 다섯은 각자 개성이 뚜렷한 가문이었다.
-그, 연검 쓰는 놈들은 아직도 펜첼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을 거다. 만나면 너를 아주 반가워할 거야. 며칠 전에 오스틴에도 따로 인원이 파견됐다던데?
체첸의 말대로 실린 가문은 펜첼을 질투하여 매번 펜첼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뭐, 강자가 감내해야 할 숙명이지.’
-그리고 그 무지막지한 해머, 젤칸 가문은 또 펜첼과 붙으려고 안달이고 말이야. 그쪽 가주가 우리 가주님을 그렇게 존경한다더군.
‘외조부가 인기가 좋은 편이야.’
-네놈이 펜첼이라서 막상 그런 질투와 존경을 못 느끼는 모양이군. 에잉, 감사한 줄은 모르고.
그때, 클라크가 말을 건넸다.
“도착하면 아마 에솔, 그 녀석이 너에게 도발을 할 수도 있겠구나. 아힌 놈들이 워낙 거만해서 말이지.”
“도발하면 갚아줘야겠죠. 철저하게.”
“누가 펜첼 사람 아니랄까 봐.”
클라크는 유진의 여유로운 태도에 너털웃음을 흘렸다.
검을 쓰는 아힌 가문 사람들은 서부 지역을 꽉 잡고 있는 가문으로, 매번 북부의 펜첼을 평가절하하곤 했다.
특징이 있다면 쾌검으로 유명하다는 것.
물론 펜첼을 넘어선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검과 방패를 쓰는 슬릭 가문의 루한, 그 녀석들이 조금 궁금해. 요즘 시대에 방패를 쓰는 녀석들이라면 전투 스타일이 어떨까, 싶고.’
-방패는 최근에 흔치 않긴 하지. 그건 나도 궁금하군.
‘제국의 황실 근위대 가문이라면 분명 뭔가 특별한 게 있겠지.’
유진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체첸 몰래 상기했다.
‘후에 제국 중심부에 갈 일이 있다. 그때를 위해 이 녀석에게 은혜를 지워놓으면 되겠어. 루한은 분명히 빚을 갚을 녀석이니까.’
마지막으로.
“이번에 참석하지 않는다던 스피어 가문의 초신성도 온다고 하더구나.”
클라크는 신기하단 듯이 말을 이었다.
“이번에 네가 참석한다는 게 정해지니까 그제서야 온다고 말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있고 말이야.”
“네, 저도 들었어요.”
이번 모임에서 유진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스피어 가문의 레나였다.
‘레나 스피어는 누구보다도 반드시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인물이다.’
-음?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왜 굳이 레나 스피어와는 그런 약속을 하려고 하는 것이냐?
유진은 대답하지 않고 체첸 모르게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미래에 창왕이 발견할 던전에 같이 가야 해. 그 위치는 창왕만이 알고 있고. 태양신교가 창왕과 레나를 없앴던 이유가 거기 있는 게 뻔하니까.’
완전기억을 통해서 전생을 되짚어보면, 창왕과 레나가 용암으로 가득한 대지이자 금지(禁地)인 ‘마그노’의 던전을 정복한 뒤 금의환향했었다.
흑지와의 전투가 연이어 벌어지는 중에도 교황은 마그노의 던전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었다.
유진이 흑지와의 전쟁에 계획을 짜느라 밤을 새우는 동안 교황의 직속기사단이 비밀리에 움직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분명 태양신교의 약점이 될 만한 ‘아티팩트’가 거기 있을 것이다.
‘최우선은 레나 스피어, 그다음은 루한 슬릭. 나머지 2명은 한번 지켜봐야겠어.’
유진의 말에 체첸은 궁금증이 일어났다.
-너를 제외한 초신성은 다섯인데 왜 네 명만 언급하느냐?
‘에솔 아힌, 그 녀석은 뭔가 이름부터 마음에 안 들어. 에솔이 뭐야, 에솔이.’
-뭔, 이름 가지고 난리를…….
다소 이상한 트집이었다.
사실.
미래를 알고 있는 유진은 에솔 아힌이 가문과 서부 왕국을 팔아넘긴 매국노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덕에 태양신교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서부를 점령할 수 있었고 말이다.
‘상종할 가치도 없는 녀석이지.’
-뭔가 자꾸 듣다 보니 이름이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에솔, 에쏠, 에쓰홀? 에쓰홀……?
체첸의 중얼거림과는 상관없이.
유진은 이번 생에 마탑과 오스틴 왕국이 펜첼의 편으로 돌아선 것처럼, 나머지 가문들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하기 바빴다.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