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93)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93화(93/320)
방대한 태양신교의 규모를 대변하듯 긴 시간이 흘러.
클라크와 현무 기사단, 그리고 유진이 교지 중앙에 위치한 태양신교 본부에 도착했다.
태양신교에서 안내 나올 사제를 기다리는 동안, 클라크가 한 마디를 건넸다.
“걱정해주는 이들이 많아서 좋겠구나. 두 훌륭한 인물이 너만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야.”
금검은 임무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나간다는 소식에 오매불망 유진만 기다리겠다고 새된 소리를 내었고.
아이칸은 아직 이야기를 나눌 아티팩트들이 많은데 어딜 가느냐며 걱정 섞인 잔소리를 잔뜩 해댄 상황이었다.
그에 유진은 금검과 아이칸에게 각각 임무를 내렸다.
-나 없는 동안 아이칸님과 또 싸우면 그땐 알아서 해.
-알겠소이다…….
-그리고 아이칸님은 수호 신수의 정기를 분석해 주세요. 각별히 조심하셔야 할 거예요.
-알겠다. 고맙다만…… 이번에는 다쳐서 오지 말거라.
-그럴 일 없을 거예요.
유진이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네, 좋은 사람들이죠. 과분할 정도로.”
“녀석.”
가끔은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들이 귀찮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이 따듯해지곤 했다.
“태양신교에 들어가기 전에 명심해야 할 주의사항을 알려주마.”
첫째.
“태양신교 내에서는 철저하게 다툼이 금지되어 있다. 이유를 불문하고 싸웠다가는 큰 징계를 받게 될 테야.”
“그게 펜첼 소속의 인물이라도 말이죠.”
“그렇지. 잘 알고 있구나.”
잘 알 수밖에 없지.
유진은 뒷말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
“정해진 시간 외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설명이 이어졌다.
“정오에는 꼭 태양신을 향해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 있기에 큰 소리를 내거나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고, 이것들은 모두 교황의 명이기에 어기면 투옥될 수도 있다.”
투옥이라는 말을 꺼내는 유진의 표정이 스산해졌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때 마침, 태양신교에서 펜첼을 안내하기 위해 담당을 맡은 사제가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유진의 눈매가 좁혀졌다.
저 사제의 외모가 익숙하다.
금발에 금안. 사람 좋은 미소.
지나가는 여자들이 봤다면 누구나 한 번쯤 돌아봤을 정도로 잘생겼다.
특징이 있다면, 왼쪽 눈에는 붉은색의 안대를 끼고 있었다.
이내 기억을 떠올렸다.
‘광신도(狂信徒) 고드릭.’
교황의 말에 홀로 흑지 마탑에 잠입하여 마탑주를 죽였으며, 교황의 말이라면 밝게 웃으면서 지옥 불에도 들어갈 정도로 미쳐버린 자였다.
안내를 하던 고드릭이 돌연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진 형제님, 맞으시지요?”
“예, 그렇습니다만.”
“혹시 절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주 반가운 눈치시네요.”
유진이 옅게 웃어 보였다.
전생에 유진을 교황에게 끌고 가던 게 고드릭이었으니.
‘맞지. 아주 반가워. 죽이고 싶을 만큼 말이야.’
유진은 속마음을 삼키며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태양신교의 사제분들을 뵈니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드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까? 흐음.”
분명 유진은 펜첼 소속의 사람인데도 저렇게 믿음 깊은 말을 하다니?
고드릭은 눈동자에 잠시 그러한 의문을 띠었다가 이내 웃음 지어 보였다.
“신실한 신자를 뵈니 저도 반갑긴 마찬가지군요. 들어가시죠.”
고드릭의 안내로 교황청에 들어선 유진 일행은 일순 입을 떡 벌렸다.
“오…….”
“음!”
현무 단원들이 침음을 삼켰다.
그만큼 태양신교의 교황청의 외관이 화려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순금으로 만든 교황의 동상이나, 오로지 상징적인 의미로만 지어진 거대한 건축물이 수도 없이 많이 지어져 있었다.
물론 유진에게는 이러한 광경이 익숙했다.
‘나중에는 오히려 사치가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이 보다 덜어지지는 않았어.’
태양신교는 예부터 외관적인 부분에 지대한 사치를 많이 부려왔었으니까.
“여긴 올 때마다 정말 규모가 무시무시해지는구나.”
클라크가 들릴 듯 말 듯 말한다.
현무기사단장으로서 몇 번 와본 경험이 있음에도 그 또한 매번 성대해지는 태양신교의 규모에 놀란 눈치였다.
그 모습을 보던 고드릭이 히죽 웃었다.
“이게 모두다 대륙민들이 태양신을 믿는 믿음의 방증 아닐까 합니다. 어떻습니까? 믿음이 깊어지지 않나요?”
사뭇 경건함까지 느껴지는 그의 미소에 유진이 미간을 좁혔다.
‘저 지고한 믿음은 지금도 똑같네.’
가증스러웠다.
저렇게 순진한 척하는 얼굴로 여러 죄 없는 시민들과 더불어 항복한 흑지의 기사들을 도륙 내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대항하는 적이 아닌, 항복한 적들을 말이다.
‘겉으로는 믿음 충만한 신자이지만, 저 깊은 속내에는 피를 탐하고 살해를 염원하는 더러운 속내가 숨어있지.’
유진이 속내를 감추며 물었다.
“지금 가문들은 얼마나 모였습니까?”
“펜첼을 제외한 다른 가문들은 모두 모였습니다. 안 그래도 점심을 마치고 전달 드릴 사항이 있어 바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하하.
찡긋 웃는 고드릭의 미소를 유진이 가볍게 웃어 넘긴다.
‘네 미소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그렇게 휘황찬란한 태양신교의 건물 숲 사이를 지나 한 건물에 도착했다.
이쯤 되자 클라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태양신교는 원래 이렇게 멀리 숙소를 잡습니까? 지나친 건물만 해도 수십 채는 되어 보이던데.”
“특별한 분들이기에 더욱 저희가 특히 신경 쓴 장소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착한 곳은 건물이 7채와 함께 소광장이 있는 곳이었다.
중앙에 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타원형으로 건물이 둘러싼 형태.
유진은 고드릭의 말을 들으며 코웃음을 쳤다,
‘역시나 여기군. 하긴 감시를 하기에는 여기가 제격이긴 해. 누가 태양신교 놈들 아니랄까 봐, 철저하군.’
유진은 전생을 통해 이곳이 태양신교에서 손님을 들이는 접객용 숙소이자 감시장소인 것을 알고 있었다.
광장 중앙에 위치한 건물에서 다른 6개의 숙소를 한꺼번에 감시할 수 있으며.
특별한 장치를 이용한다면 밖으로도 나오지 못하게끔 투숙객들을 가둬버릴 수도 있었다.
‘만약에 있을 최악의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으니 이곳을 택했겠지.’
물론 유진은 이미 여기를 구성하는 마법진을 다 꿰뚫고 있기에 남몰래 숙소를 벗어날 자신은 있었다.
사실, 그런다고 해도 이곳은 태양신교의 중심부. 앞길을 막는 9성급에 달하는 추기경들에게 막혀서 잡히겠지만 말이다.
그거야 만약의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 생각할 일이었다.
“여기까지가 일행분들이 오실 수 있으시고, 이제부터는 초신성의 모임의 주인공인 유진 기사님께서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예? 하지만.”
“초신성들에게만 전달해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희 태양신교에서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저희의 규칙을 따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선을 그리는 눈매 속에는 기묘한 위협이 숨어있었다.
클라크도 그 점을 느끼고는 유진에게 전음을 보냈다.
-괜찮겠느냐? 저자의 눈동자가 심상치 않은데.
-별일 있겠습니까. 척을 질 이유도 없는데요.
불안함을 표하는 클라크와는 다르게 유진은 그를 안심시키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나무 같은 곳 위에서 안 지켜보셔도 됩니다.
-큼, 그래.
머쓱한 클라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알겠습니다. 그리하지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각자 숙소 위치는 안내해 드린 대로.”
고드릭이 공손히 방향을 가리키자 클라크를 비롯한 기사단원들과 사라지고, 유진은 중앙의 건물로 들어섰다.
* * *
유진이 태양신교에 간 그날.
펜첼 가문에서 소란이 일고 있었다.
“유진! 유진 로베르 어디 있어?”
라울러가 비어있는 펜첼의 주작 기사단 숙소에 들어서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 목소리 좀 낮춰.”
“아, 그래? 알겠어. 유진……! 어딨어……!”
“어휴.”
라울러는 엘도라의 말에 유난히 쉽게 순종하면서 유진을 찾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아주 의기양양한 태도였다.
“우리 임무 조기 종료됐다고! 크하하. 엘도라와 내가 맹활약을 했지. 이야기 좀 들어봐!”
“우리도 활약했다. 왜 우리는 쏙 빼고 말하는 거냐?”
“인스, 너네는 앞에서 방패 역할밖에 안 했잖아. 그건 방패로도 충분히 가능한 거라고.”
“그렇게 따지면 공격은 검으로도 충분하잖나!”
“조용히 해. 셋 다.”
엘도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참.
유진의 숙소를 청소하며 눈물을 훔치던 금검이 엘도라 일행을 발견했다.
“우리 유진 공자가 다치지 않게 해주시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음? 아, 돌아오신 거요?”
“엇! 금검 아저씨!”
엘도라 일행은 금검에게 다가가 유진의 행방을 물었다.
“유진 어디 갔어요? 이 자식, 또 수련 중이죠?”
“아니, 아니오…….”
금검은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모임에 나가셨소. 초신성의 모임.”
“예……? 초신성의 모임이라고요? 유, 유진이 초신성의 모임에?”
“그렇소이다. 기쁜 일이지만, 영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구려.”
엘도라가 동그랗게 뜬 눈으로 물었다.
“초신성의 모임이라면, 제가 아는 그 모임 맞나요? 15세 이상이되, 명문가에서도 5성 이상의 자제만 초대받는.”
“맞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초대받았소.”
“도대체 그사이에 어떤 수준이 되었길래?”
엘도라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금검이 손가락을 튕기며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내밀었다.
“아, 그리고 유진 공자가 엘도라 양에게 이걸 전해달라고 하더이다.”
금검이 전한 건 편지 한 통이었다.
엘도라, 너의 역전검이 나의 성취에 도움이 컸어.
다만, 역전검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역시나 반발력을 줄이는 데에 있었어.
나보다 강한 적을 쓰러트리는 데에 유용한 만큼, 위험부담도 큰 기술이잖아?
그래서 반발력을 줄이려면…….
유진이 엘도라에게 남긴 건 바로 역전검을 사용할 때에 느꼈던 보완점이었다.
그는 역전검으로 왕비를 쓰러트린 전적이 있는 만큼, 그 기술에 대한 소회가 남다른 모양이었다.
‘임무에 나갔다는 걸 들었을 텐데도 걱정은커녕 검술 이야기밖에 없다니. 참 너도 너다. 쳇.’
엘도라는 그 현실적인 조언에 약간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수긍이 되었다.
‘그래. 결국 검사를 살리고 죽이는 건 검술의 수준이니까. 유진, 너는 아직도 나를 깨닫게 하는구나.’
엘도라가 빙긋 웃으며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와중이었다.
그리고, 내가 돌아왔는데 아직도 너희 오러 수준이 6성 이하면 알아서 해. 전부 다 하나도 빠짐없이 지옥훈련 당첨이니까.
엘도라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유진의 지금 오러 수준이 얼마나 되나요? 금검 아저씨.”
금검이 히죽 웃었다.
“8성이오.”
“8성……? 7성도 아니고, 8성이요?”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