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Talented Monopolist is Special RAW novel - Chapter (94)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94화(94/320)
중앙 건물에는 명문 육가의 초신성이라 불리는 주인공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한 상태였다.
그들은 원래 친분이 있는지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빴다.
정확히는 창을 만지고 있는 한 여자를 빼고.
“그, 펜첼 가문은 왜 안 오는 거야? 천하의 검신님 말이야. 보고 싶어 죽겠는데.”
해머를 든 거구의 사내, 발타르가 툴툴거리자 조그만 체구의 은발 여자가 피식 웃었다.
“검신 아니고, 검룡. 멍청한 새끼야.”
“아, 맞다. 검룡이군. 하여튼 검룡이라니, 이명이 너무 거창한 거 아니냐?”
“호오? 이 무식한 놈도 그렇게 생각하다니? 이 에드뮬 실린이 떡하니 살아 있으니 맞는 말이긴 하지.”
“너는 검이라기엔, 좀, 그렇지 않냐? 연검도 검으로 치냐……?”
“그럼 검이지, 그 무식한 해머에 끼우리? 끝까지 멍청하네, 진짜.”
“그런가? 흐흐. 그것도 맞는 말이군.”
발타르가 허리춤에 매단 술병 하나를 꺼내 들이키며 말했다.
“크으! 아니, 우리 가주님이 펜첼 가주를 얼마나 존경하시는 줄 모른다고. 10성이면 그럴 만도 하긴 한데, 그 아랫놈들은 뭐 볼 게 있을까?”
“있겠냐? 거기다가 나이도 꼴랑 열 다섯이랜다. 핏덩어리가 와서 뭘 하겠다고 지랄인지.”
“크하하! 열등감은 좋은 동력이지!”
“열등감? 돌대가리 술주정뱅이 놈이 뒤질려고.”
“어허, 쪼그만 게 까불기는!”
발타르와 에드뮬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던 또 다른 남자, 에솔 아힌이 진지한 얼굴로 화두를 띄웠다.
“나이도 어린 게 늦게 오고 말이야! 너희, 가만히 있을 거냐?”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쩔 건데? 여기서는 싸우지도 못하잖아.”
에드뮬이 아쉽다는 듯 투덜거리자 에솔이 벌떡 일어섰다.
“꼭 검으로 베어야 상처가 나는 게 아니다. 말로써도 상처를 낼 수 있지.”
“뭐 어떡하게?”
“검룡, 그 녀석은 어머니가 가문에서 쫓겨나면서 직계도 아니게 된 거로 안다.”
에솔이 말하자 발타르가 어깨를 으쓱였다.
“몰라, 펜첼이 워낙 폐쇄적이니 소문 들리는 것도 잘 없다니까.”
하지만 에드뮬은 뭔가 들은 게 있는 모양이었다.
“나도 들었어. 그래서 엘도라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엘도라! 맞아. 나도 그건 들었어.”
에솔이 히죽 웃었다.
“그래. 엘도라는 그래도 직계이기라도 하지, 그 검룡 뭐시기는 뭣도 아니잖아? 가만히 있을 거냐고.”
에솔이 바람을 잡자 에드뮬과 발타르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극을 좀 해 두면 나중에 싸울 건덕지도 생기겠군. 재밌겠어.”
에솔이 고개를 돌렸다.
“루한 형, 형도 동참하지 그러십니까? 무려 초신성들이 모이는 자리에 말도 없이 늦게 오는 것은 기사도 정신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검과 방패를 등에 매단 사내, 루한 슬릭은 꼿꼿한 자세와 함께 부리부리한 눈썹을 으쓱이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한 갈등을 만들 필요는 없다. 기사도 정신에는 참교육 같은 건 없어. 정당한 명분으로 이루어진 전투가 있을 뿐.”
“에이, 재미없어.”
루한의 말에 지루하단 듯이 에드뮬이 기지개를 켜곤 일어났다.
“난 재미없지 않다.”
말없이 창을 만지던 레나 스피어마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던 와중.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유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음? 저기 오는 것 같은데?”
유진의 등장에 초신성들이 제각기 다른 눈빛을 한 채 시선을 모았다.
“오, 뭐야?”
유진의 외양을 보던 녀석들이 감탄을 터트렸다.
“소문대로 진짜 잘 생기긴 했네. 흠!”
“저게 15살밖에 안 됐다고? 키가 도대체 몇이야?”
“너만큼 큰 것 같은데? 분발해라, 에솔.”
“키만 크면 뭐하나? 잊지 마. 우리가 방금 얘기하던 거.”
유진이 뭐라고 지껄이는 이들의 면면을 천천히 확인했다.
‘초신성이라 불릴 자들이 바뀌진 않았다. 다만 원래 내 자리에는 엘도라가 있어야 했겠지.’
사실, 이미 8성에 오른 유진의 눈에는 각자의 수준이 뻔히 보였다.
‘엘도라와 비슷한 5성에서 6성 후반쯤인가. 7성은 없군.’
딱 봐도 보인다는 게 이런 말일까.
오러의 수준은 직접 겨뤄보지 않아도 기감으로 충분히 잡혔다.
‘약해.’
이미 유진은 초신성이라 불릴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었으니.
-하하! 애송이들만 가득이구나. 네놈이 저들과 묶인다는 게 우스워.
‘갑자기 웬일이야? 무섭게?’
-인정할 건 인정하는 편이다. 다만 조금 불쾌할 따름이지.
유진은 피식 웃었다.
체첸의 말대로 이 자리에 나온 이유도 초신성이라 묶이기 위함이 아닌.
‘태양신교에 대적하는 세력이 필요하다. 녀석들이 과연 내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모두 계획과 의도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온 것이었다.
‘저기 방패를 메고 있는 게 루한이겠고, 창을 만지는 게 레나 스피어.’
그때, 한 청년이 유진에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바로 아힌 공작 가문의 초신성, 에솔이었다.
탓.
에솔은 껄렁한 표정으로 유진을 다가오더니 거침없이 입을 열었다.
“15살이라 들었다. 내가 형이니 말은 놓겠다. 가만 보자, 뭐, 신체 스펙은 나쁘지 않군.”
에솔은 유진을 마치 고깃덩어리의 등급을 매기듯 하나하나 짚으며 평가하기 시작했다.
“하나, 눈빛이 맑지가 못하니 속내가 검어 보이고, 오러의 수준도…… 일부러 감출 수 있는 정도는 아닐 테니, 이 정도면 뭐, 딱히 대단해 보이진 않는데?”
-에쓰홀 이 녀석, 이름만큼이나 더럽게 구는구나! 얼마나 매를 버는 건지.
에솔이 뭐라고 지껄이건 말건.
유진은 아예 무시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저기 앉아 있는 여자가 창으로 유명한 스피어 가문의 레나군. 어릴 적에는 저런 얼굴이었구나.’
레나의 얼굴을 보자 스피어 가문에 대한 정보가 추가적으로 떠올랐다.
스피어 가문은 정확히는 가문이라고 하기엔 힘든 곳이었다.
영지도, 영지민도 없이 가문이라곤 하지만 가신도 없는 일인 가문이었으니까.
-가문의 시초가 용병왕이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별로 위명을 떨칠 인물은 아니어 보인다.
하지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얼마나 창에 미쳐있으면 가문 이름마저 스피어로 했다고 전해졌을까.
앞에서 주절대는 에솔보다 유진의 관심은 레나 스피어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체첸의 말이 에솔의 외침에 묻혔다.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냐?”
-그 외에도, 뭐가 있냐면…….
“나이도 어린 게 펜첼에서 이런 기본적인 것도 안 가르치나?”
-저 새끼 입 좀 닥치라고 해라. 유진.
에솔이 급기야 유진의 가슴팍을 검지로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유진이 대답하지 않는 게 만만하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이봐, 유진 로베르. 내 말이 안 들려? 귀머거리냐? 아니면 장님이야?”
유진이 그제야 고개를 돌려 에솔에게 물었다.
“아힌 가문, 명문 육가라고는 하나 전력은 명문 육가에 간신히 턱걸이 중, 요즘에는 돈으로 기사들을 수집하고 있다던데? 맞나?”
“뭐?”
“돈 쓰는 건 로베르 가문인 내가 전문이니 한번 조언해 줄 수도 있어서 말이야.”
유진은 한껏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힌 따위가 펜첼을 경쟁자로 보는 건 너무 과대망상 아닐까?”
“네놈, 지금 뱉고 있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거다.”
“아힌 가문은 애초에 명문 육가의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단 말이지.”
“이 개자식이!”
이를 갈며 듣던 에솔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유진의 멱살을 콱 붙잡았다.
체첸이 혀를 쯧 찼다.
-도발에 저리 쉽게 넘어가는 꼴이라니. 자, 이제 저 입을 어떻게 닫게 할 생각이지?
‘어떻게 할 거냐면.’
-태양신교의 안에서 폭력은 금지다. 기발한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유진이 비죽 웃었다.
‘과연 여기가 태양신교 안이 맞을까?’
-뭐라고?
태양신교의 ‘안’이 맞느냐고.
뒷말을 삼킨 유진이 곧바로 에솔의 입에 주먹을 꽂았고, 녀석의 앞니 두 개가 허공을 날랐다.
태양신교 총본산.
그 안에서 태양신교의 율법은 매우 강력하다.
‘아니, 강력하단 말론 부족하지.’
클라크가 미리 언질을 할 만큼, 율법을 지키지 못하면 그에 따른 처벌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전생에서 태양신교 참모의 위치에 있었던 유진에게는 태양신교 내부는 마치 제집과 같았다.
예를 들면 이곳, 초신성의 파티가 벌어지는 공간.
여기서 벌어진 일은 태양신교도 관여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에솔을 말리지 않고 흥미로운 표정만 짓고 있는 고드릭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명문육가의 수준을 파악하고자 하기 위해서지.’
혈기왕성한 나이대의 초신성들을 모아놓고 이 정도의 몸싸움이 없을 거란 생각은 완전 꽃밭이지 않은가?
-미, 미친놈! 여기가 태양신교 안이지, 그럼 바깥이냐!
‘엄연히 따지면 태양신교의 율법이 적용되는 공간 안은 아니지. 오히려 싸움을 권장하는 장소야.’
-그게 무슨 헛소리냐?
‘다툼이 벌어진다면 명문육가의 수준도 파악하고, 서열화시키려는 수작이지.’
반대로 싸움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태양신교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또한 없다.
명문육가의 초신성을 불러모았다는 것만으로도 태양신교의 위세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기 때문.
‘태양신교의 특징이지. 얼마나 잘났는지 자랑하기.’
에솔이 피가 흘러나오는 입을 확인하더니 믿을 수 없단 듯 중얼거렸다.
“내, 내 이가……! 네놈이 내 잘생긴 얼굴을……!”
“잘생김이 다 뒤졌나, 뭐라는 거야.”
체첸이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 다 계산하고 있었구나. 근데 여기가 다툼이 가능한 장소라는 건 어떻게 알았지? 신기하군.
‘적지에 들어가는데 이 정도 정보는 파악해둬야지.’
물론 대충 둘러댄 말이었지만, 체첸은 금방 납득했다.
그만큼 유진의 성격이 철두철미하다는 걸 아는 모양이었다.
‘태양신교가 만들어놓은 판, 내가 이용해야겠다.’
“네 놈! 감히 이곳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이말……!”
“앞니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이런 소리군. 진귀한 구경은 고맙다.”
상황이 점점 고조되자, 고드릭이 재밌다는 듯 나직이 말했다.
“사실 이곳은 태양신교의 율법에서 벗어난 곳입니다. 초신성 분들 간의 대련도 자유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죽여버리겠다!”
스릉!
그 말을 듣자마자 기어코 검을 뽑아 든 에솔이 유진에게 와락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유진의 눈에 너무 훤히 보였기에 딱히 특별한 검술은 필요치 않았다.
그저, 두 주먹만 있으면 되었다.
쐐애액!
에솔은 정말 유진을 일격에 죽일 생각인지 그의 목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그 짧은 순간 동안 유진은 에솔의 검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쾌검에 환검을 가미한 건가. 아힌 가문의 특징 그대로네. 하지만 최근에는 검을 제대로 든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지금 그렇게 분석할 여유가 있나? 네놈이 죽으면 나도 이곳에 영영 갇힌다고!
‘그럴 일 없으니까 호들갑 좀 떨지 마.’
까딱.
유진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는 동작만으로 에솔의 일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어후! 일부러 그렇게 위험하게 움직이는 것이냐? 좀 더 과감하게 빠져!
‘다 의도가 있는 거니까 잠자코 있어, 좀.’
유진은 체첸과 만담을 할 여유까지 있었다. 그만큼 에솔의 유진에게 있어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에솔의 눈동자가 광기로 물들어 매서운 기운을 뿜어냈다.
체첸뿐만 아니라 그 광경을 지켜보는 다른 초신성들은 물론 고드릭도 유진의 회피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말려야 하나?”
“조금 더 지켜보자고. 어차피 고드릭 사제님이 함구한다고 했으니까. 누구 하나 죽어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유진이 히죽 웃었다.
“널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병신같은 놈! 검조차 꺼낼 여유도 없는 자식이 입만 터는-”
다시 한번 유진의 목젖을 향해 검을 내지르려던 에솔은 말문이 막혔다.
빠악!
유진의 정권이 에솔의 콧잔등에 그대로 꽂힌 것이다.
“컥!”
녀석은 코가 부러졌는지 코피를 포물선으로 잔뜩 뿌리며 바닥을 뒤로 한 바퀴 굴렀다.
“운이, 크흥, 좋구낭……!”
“코 좀 풀고 오지 그래. 뭐라고 그러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으으윽! 내 반드시!”
격차를 느낀 것인지, 에솔은 기어이 검에 오러를 있는 대로 불어넣었다.
그 모습을 보던 주위의 초신성들이 술렁였다.
“저 자식, 비전 검술을 꺼내려는 모양인데?”
“하하! 에솔, 성격 하나는 알아준다니까. 어디까지 가나 한 번 보…….”
그때, 묵직한 목소리가 에솔을 멈칫하게 했다.
“에솔, 그만둬라. 명색이 초신성이라는 녀석이 도대체 어디까지 추해지려고 하느냐.”
검과 방패를 든 사내, 루한이었다.
“하지만!”
“비전 검술은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가벼운 기술이 아니다. 초신성들의 명예에 먹칠은 하지 마라.”
그러나 유진은 초신성의 명예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소리 할 여유가 있나?”
콰득!
멈칫거리는 에솔에게 순식간에 다가가 턱에 주먹을 꽂아 버린다.
“싸움을 시작하는 것도 나고, 끝내는 것도 나다. 건방 떨 시간이 있다니 유감인데.”
재능 독식자의 회귀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