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ghteous Demon of Kunlun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밀약(密約)
정광은 아래를 향해 운룡을 가볍게 휘둘렀다.
후두둑.
녀석이 머금고 있던 피가 바닥에 쏟아졌다.
일렬로 점점이 뿌려진 핏방울들.
하지만 거기에 가균의 피는 없었다.
정광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도복 가슴 부분이 길게 베어져 있었다.
그 틈으로 보이는 무각사룡의 누런 비늘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정광의 눈은 더욱 밝게 반짝이고 있었다.
‘발은 느린데 도는 빠르군.’
판단력과 실행력도 일품.
가균은 고수라 불릴 만했다.
정광이 자신 있게 내지른 운룡을 허공에서 머리를 숙여 피해내며 반격까지 했으니 말 다 한 것 아닌가.
‘하아. 이게 무슨 꼴이야…….’
정광은 고개를 들어 정면을 봤다.
가균이 고풍스러운 도를 곧추세운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좋은 보의군.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
“옷자락만 베였는데요. 부련주님이야말로 아슬아슬하지 않았나요?”
정광은 시선으로 가균의 머리를 가리켰다.
운룡이 훑고 지나간 그의 정수리 부분이 휑하게 벗겨져 있었다.
“머리야 다시 자라면 그만.”
“옷은 갈아입으면 되죠.”
“비긴 것으로 치지.”
“말이 갑자기 많아지셨네요. 혹시 여기서 멈추자고 하시려고요?”
가균은 눈동자만 굴려 주위를 돌아봤다.
그 많던 천랑대원들 중 상당수가 쓰러져 있었다.
두 발로 서 있는 건 백승무 일행을 포위한 네 명과 자신의 주위에 있는 십여 명이 다였다.
“여기서 멈추면 손해지.”
“마침 저도 그런데.”
“너는 어째서?”
정광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다가 멈췄다.
그의 가늘어진 입술 사이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창피하잖아요.”
“……내가 할 소리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가균은 성명절기인 질풍한도(疾風寒刀)의 오의를 담아 한기 어린 쾌도를 떨쳐냈다.
그에 비해 정광의 손에 들린 운룡은 느릿해 보일 만큼 천천히 움직였다.
상청무상검도(上淸無上劍道)의 묘리에 따라 우아하면서도 깨끗한 호선을 그린 운룡은 가균의 쾌도를 집어삼켰다.
그 순간, 가균은 도를 거두며 훌쩍 물러났다.
정광의 내공을 소진시켜 승기를 잡으려는 것이다.
정광은 당황하긴커녕 왼손을 품속에 넣었다 뺐다.
그리고 무언가 한 움큼 쥔 왼손을 오므렸다 펼쳤다.
사천당가의 후기지수들에게 받은 독병이 깨지며 독액과 독가루가 세상에 나왔다.
정광은 내공을 둘러 보호한 손바닥을 그대로 밀었다.
여러 독이 춤을 추며 가균과 그 수하들을 덮쳤다.
“독!”
가균은 짧게 외친 뒤 호흡을 멈추며 도를 휘둘렀다.
그의 도가 광풍을 일으키며 독기를 밀어냈다.
수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흡을 참으며 병기를 휘두르거나 소매를 떨쳐 독기를 흩트리려 하는데…….
“아. 아까워.”
쐐애액-
정광의 왼손이 또 품속에 들어갔다 나오며 암기를 뿌렸다.
표면에 흐르는 우아한 광택과 달리 매서운 살기를 품은 진주들.
석가장주에게 받은 노잣돈이었다.
천랑대원들은 급히 피하거나 병기를 들어 막아냈다.
퍼억! 쨍! 챙강!
이마에 구멍이 뚫렸다.
병기가 날아갔다.
그래도 무사한 이가 더 많았다.
하지만 정광이 소맷자락을 떨쳐 올리자 바닥으로 가라앉던 독기가 다시 치솟아 그들을 감쌌다.
독존 당기황에게 배운 인지천삼재(人地天三才) 중 천(天)과 지(地)의 수법.
천랑대원들은 급히 피하려 했으나 이미 독기를 뒤집어쓴 상태였다.
그 독기에 섞여 있던 경피독(經皮毒)이 그들의 피부를 침투했다.
음침한 얼굴로 수줍은 미소를 흘리던 당오건이라는 청년의 것이었던가.
그의 독에 있는 마비 성분이 천랑대원들의 오감을 흩트렸다.
정말 미세한 차이였지만 고수일수록 그 영향이 큰 법.
그들은 정광이 이어 던진 보석들에 이마와 심장이 꿰뚫리고 말았다.
“크흑!”
천랑대원들이 얕은 신음을 내며 쓰러졌다.
물론 정광도 무사하진 못했다.
가균이 지켜보고만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쩌엉-
“윽!”
도로 펼친 맹렬한 찌르기!
정광은 운룡에 진기를 주입해 검면으로 겨우 막아냈다.
하지만 제자리에서 받아내긴 너무 강한 일격.
정광은 그 힘을 거스르지 않고 뒤로 몸을 날렸다.
가균이 쫓아왔다.
정광은 환영의 표시로 속에서 올라오는 핏덩이를 뱉어냈다.
핏덩이는 마치 암기처럼 날아갔다.
가균은 고개만 까딱해서 피한 뒤 도를 횡으로 휘둘렀다.
그 순간, 정광은 운룡의 검첨(劍尖)을 살짝 눕혀 땅을 짚은 뒤 그 탄성과 신법을 이용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빈자리를 베어낸 가균의 도가 급격히 방향을 바꿔 정광을 쫓았다.
하지만 정광은 왼팔을 넓게 벌렸다.
운룡대팔식(雲龍大八式)의 용행구천(龍行九天).
정광의 신형이 아홉 번이나 방향을 전환했다.
마지막 방향은 가균의 뒤쪽.
정광은 떨어져 내리는 힘을 더해 운룡을 내리그었다.
곤륜의 검법 중 강맹하기로 따지면 수위에 꼽히는 태허도룡검(太虛屠龍劍)!
용을 참수하듯 강렬하면서도 굳센 일격이었다.
그 기세를 이미 느꼈는지 가균은 또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이번엔 정광이 쫓았다.
내려섬과 동시에 땅을 박찬 그는 한줄기 유성이 되어 가균을 쫓았다.
그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얼마 남지 않은 내공, 최대한 빨리 끝내야 했다.
이런 사정을 아는 가균은 계속 뒷걸음질 치며 도격을 펼쳤다.
전(前)이 아니라 후(後)로 움직이며 펼치는 도법이었지만 여전히 강하고 빨랐다.
그의 전신은 수많은 도로 둘러싸여 보이지조차 않을 정도였다.
정광의 눈이 빛났다.
그의 눈은 날카로운 칼날로 이루어진 도막(刀幕)에서 미세한 틈을 발견했다.
틈이라기엔 너무나도 작은 점(點).
평소의 가균이라면 있을 수 없는 실수였다.
그 역시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정광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 점을 향해 운룡을 찔러 넣었다.
허허로우면서도 장중함이 담긴 옥심정양의귀일검법(玉心正兩儀歸一劍法) 중 일초였다.
가균의 표정에 균열이 생겼다.
이마를 좁히며 한매보(寒魅步)를 밟았다.
정광의 좌측으로 스르륵 움직인 그는 도막을 거두며 연환격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정광의 오른손에 들린 운룡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어떻게!’
의문은 찰나의 순간일 뿐.
그의 몸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도가 상할까 두려워 도면으로 급히 운룡의 검면을 밀어내는데…….
스르륵-
그 순간 정광의 왼손 소매에서 비수가 튀어나왔다.
정광은 왼손으로 그것을 움켜쥐고 그대로 찔렀다.
가균은 당황하지 않았다.
사파에서 이 정도 암수는 비일비재했기에.
내공을 두른 왼손으로 비수를 후려쳤다.
베이더라도 정광의 중심을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싸게 먹히는 장사였다.
하지만.
사아아아악-
가균의 손가락들이 허공을 날았다.
철혈장의 장주와 소장주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역작 중 하나, 소운룡(小雲龍)!
그 날이 얼마나 예리한지 몰랐기에 당하고 만 것이다.
‘이런 비수가 있다니!’
놀람도 잠시.
손가락들이 잘리는 고통에도 변함없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유운보(流雲步)를 펼쳐 둥실거리듯 달라붙은 정광이 운룡을 놓으며 오른손을 내지르고 있었다.
어떤 신묘한 현기를 품고 있는 초식이 아니었다.
정광과 가균을 잇는 일직선상을 그대로 따라 들어오는 담백한 일권이었다.
휘릭-
진각(震脚)조차 없이 정광의 하체가 뒤틀렸다.
그 힘은 허리를 타고 올라와 등과 어깨를 거쳐 팔로 전달됐다.
그리고 가균의 가슴에 닿은 주먹에서 내공과 함께 폭발했다.
쿵!
“크헉!”
왼쪽 가슴을 얻어맞은 가균은 이 장이 넘게 날아가 나동그라졌다.
대자로 누운 그의 입에서 핏물이 꾸역꾸역 흘러나왔다.
정광은 그 모습을 보다가 자신의 옆구리를 내려다봤다.
‘망할. 넝마가 됐잖아.’
그가 운룡을 놓으며 권을 펼쳤듯이, 가균은 도를 놓으며 장을 펼쳤다.
그 장에 맞은 도복의 옆구리 부분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뻥 뚫린 구멍 사이로 살짝 우그러진 무각사룡의 비늘들이 보였다.
그것들이 햇빛을 받아 기괴한 광채를 발하자 속이 울렁거렸다.
“우웩.”
정광은 시원하게 피를 한 모금 토해낸 뒤 소매로 입을 닦았다.
작지 않은 내상이었다.
그나마 그의 권이 먼저 닿아서 다행이랄까.
조금만 늦었으면 그 역시 쓰러져 있을 터.
물론 그랬을 리는 없겠지만…….
‘끝을 내야지.’
정광은 소운룡을 품에 넣고 바닥에 떨어진 운룡을 주웠다.
그리고 가균에게 다가갔다.
백승무 일행을 포위하고 있던 네 명의 천랑대원들이 어느새 달려와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자오를 업은 백승무와 공우도 정광의 옆에 섰다.
“그냥 계세요.”
“하지만…….”
공우가 뭐라 말하려 했으나 정광은 계속 걷고 있었다.
그리고 천랑대원들을 베어버리려 하는데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쿨룩. 비켜라.”
가균의 명에 천랑대원들은 즉각 반응했다.
정광은 그들 사이를 지나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는 정광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참 멋스럽게도 싸우는군. 쿨룩. 쿨룩.”
“좀 그렇죠?”
“……아주 인상적이었어. 교묘한 수법도 많았고 마지막은 담백했지. 크흑.”
교묘한 수법이란 독, 암기, 소운룡 등을 이용한 암수를 말함이었다.
가균은 사파의 인물이었기에 이 모든 것을 실력이라 생각했고, 정광 역시 마찬가지였다.
“잘 보셨네요. 잘 가세요.”
정광은 운룡을 치켜들었다.
그때, 가균의 전음이 들려왔다.
-밀약(密約)을 아느냐?
-네?
정광이 의아해하자 가균의 얼굴이 뒤틀렸다.
그것은, 미소였다.
-모르는군. 하늘이 너라는 변수를 내렸으니, 나도 변수를 가지고 있어야겠지.
-무슨 말이에요? 아니, 그보다 설마 더 사시려고요?
정광이 운룡을 내려치려는 순간, 가균이 외쳤다.
“살(殺)!”
주위에 있던 네 명의 천랑대원이 정광을 공격했다.
정광은 반쯤 일어서서 돌며 운룡을 휘둘렀다.
사아악-
네 개의 주검이 바닥에 쓰러졌다.
정광은 이미 가균을 향해 운룡을 내리꽂고 있었다.
콰악-
“어라?”
운룡은 맨바닥을 파고들었다.
가균의 몸은 한줄기 붉은 연기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사술?”
정광은 어이없는 얼굴로 내공을 끌어 올렸다.
삼청합일신공(三淸合一神功)의 정심하기 그지없는 기운이 운룡에 담겨 연기를 베었다.
키아악-
붉은 연기는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사라져 갔다.
운룡에 잘린 연기 한 줌이 희끗희끗한 머리털들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가균의 것이었다.
정광은 그것을 내려다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도망쳤다고?’
헛웃음은 곧 진한 미소로 바뀌었다.
‘……감히 나한테서?’
생전 처음 보는 요사한 사술이었다.
상소운이 펼쳤던 역천회귀멸혼대법(逆天回歸滅魂大法)인가 뭔가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분명 타인의 생과 혼을 갈취하는 편법으로 무공을 닦은 놈은 아니었는데.’
가균의 기운은 거칠지만 정심했다.
이런 사술을 펼칠 수 있는 자가 아니란 얘기였다.
‘요사한 기물을 쓴 건가?’
그보다 중요한 건 먼저 시비를 걸고 도망치기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정광의 허락도 없이 말이다.
‘한 가지도 아니고 두 가지라…….’
아니, 세 가지였다.
련주 놈보고 까불지 말고 찌그러져 있으라 전령까지 보냈거늘, 이딴 짓을 저지르지 않았는가.
‘밀약?’
무슨 약속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광이 알 바는 아니었다.
알아야 하면 알아내면 되는 것이고.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사마련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할 것부터 하고.’
정광은 백승무를 돌아봤다.
“사제. 자오, 바닥에 내려놓아 드릴래?”
“……아, 알겠습니다.”
백승무는 넋 나간 얼굴로 정광을 보다가 정신을 차렸다.
바로 자오를 내려놓자 정광이 다가와 품속의 해약을 꺼냈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였다.
정광은 그것들은 전부 자오의 입에 밀어 넣은 뒤 목을 주물렀다.
자오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이며 해약을 내려 보냈다.
고통에 겨워 정신없이 움직이던 그의 눈동자가 차차 안정을 찾아갔다.
정광이 백승무에게 눈짓했다.
백승무는 자오의 마혈과 아혈을 풀었다.
자오는 몇 차례 몸을 부르르 떤 뒤 기나긴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우우우…….”
“수고했어요, 자오.”
“아, 아닙니다. 헌데 그들은…….”
조심스레 주위를 힐끔거리던 자오의 눈이 커졌다.
부련주의 고풍스러운 도와 머리털, 시신이 되어버린 천랑대를 봐서였다.
“어, 어, 어떻게…….”
정광이 강하다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천랑대는 정예 중의 정예, 부련주는 정파로 치면 십존과 같은 인물이거늘!
경악하는 이는 자오뿐만이 아니었다.
백승무야 정광과 워낙 부대끼다 보니 좀 덜했지만, 공우의 놀람은 자오 이상이었다.
‘아미타불…… 사마련의 부련주와 정예를 홀로 이기다니…… 이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정파의 시각으로 봤을 땐 각종 암수를 써서 거둔 승리였다.
하지만 단신으로 저리 많은 적을 상대하는데 그렇게라도 안 하면 어찌 상대하겠는가?
이를 잘 아는 공우는 비난이 아니라 순수한 경외의 감정으로 정광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정광은 남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자오. 가만히 있어요.”
“……네? 아. 네.”
정광은 주즉시공을 운용했다.
그래서 자오의 몸속에 숨어 있는 만성독약의 독기를 그러모았다.
그리고 그대로 흡수한 뒤 빈 병 속에 떨어뜨렸다.
‘이게 마지막 독이네. 당가 애들을 다시 만나야겠는걸.’
병을 품속에 넣자 자오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지, 진옥룡. 그건…….”
“아. 자오 속에 있던 만성독약요.”
“……!”
자오의 표정이 수차례 바뀌었다.
마지막엔 결국 충성심 넘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
“……감사합니다. 진옥룡의 기대, 절대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네?”
“소인 자오, 앞으로 도산검림이 있으면 앞장서서 길을 열 것이며, 시산혈해가 기다린다 해도 기꺼이 몸을 던져…….”
백승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오를 얼싸안았다.
공우는 반장을 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정광은 자오의 수다를 대충 한 귀로 흘리며 무각사룡의 내단을 꺼내 조금 떼어냈다.
청량하면서도 향기로운 향은 개뿔, 비릿하면서도 눅눅한 향이 코를 찔렀다.
억지로 꼭꼭 씹어 삼킨 뒤 삼청합일신공을 운공했다.
심하지는 않지만 가볍지도 않은 내상.
얼마 안 가 깨끗이 치료할 수 있었다.
정광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를 둘러싸고 경계하고 있던 세 사람이 반색하며 물었다.
“사형. 괜찮으십니까? 혹시…….”
“진옥룡. 조금이라도 불편하시면 제가 어떻게든…….”
“아미타불. 벌써 운기요상(運氣療傷)이 끝나셨소? 진옥룡의 신위가 하늘에 닿는…….”
셋 다 시끄러웠다.
정광은 기운차게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빨리 오대산부터 가죠. 그다음에 할 일이 있으니까.”
그리고 얼마 안 가 우뚝 멈췄다.
“아차.”
“……?”
정광은 세 사람에게 부탁했다.
“시신이랑 병기에서 진주랑 보석 좀 빼주실래요. 흠집 안 나게 조심조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