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ghteous Demon of Kunlun RAW novel - Chapter 144
144화
일석삼조(一石三鳥)
“장이 소협.”
정광의 입에서 장이의 이름이 나오자 모두가 놀랐다.
특히 장이는 놀라다 못해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나, 나라고? 왜?’
구룡사봉 중 다섯과 사천당가의 소가주, 그리고 정파명문 곤륜의 제자 셋.
거기에 혀를 오래 놀리는 실력만큼은 천하제일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오가 포진한 무혈단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부단주가 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차!’
장이는 의문을 접고 재빨리 주변을 훑어봤다.
무혈단원들이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히 시기나 질시, 분노하는 이는 없는 듯했으나 눈빛에 담긴 의아함은 그대로 드러났다.
‘빠, 빨리 거절해야 해!’
장이는 자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무혈단원들은 정파 제일의 후기지수다운 훌륭한 성품을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강한 자존심을 가진 자들.
지금은 당황해서 의아해하기만 하는 것이리라.
이제껏 잘해준 그들에게 밉보여선 안 되지 않겠는가.
“다, 단주. 안 됩니다.”
“네?”
“절대로 안 됩니다. 재고해 주십시오.”
장이의 간청에 정광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장이 소협, 어머님 반점에 가면 안 돼요?”
“……네?”
“거기 가서 배 채우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장이의 안색이 벌게지고 단원들의 얼굴에는 겸연쩍은 미소가 떠올랐다.
“아, 아닙니다. 당연히 되고 말고요. 어, 어서 가시지요.”
무혈단은 무림맹을 나가 반점에 도착했다.
저녁 식사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던 장이의 모친이 감격한 얼굴로 뛰어나왔다.
“은공! 오셨습니까!”
“안녕하세요. 잘 계셨어요?”
“물론이지요. 모두 은공 덕분입니다.”
감격해서 뒷말을 잇지 못하던 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육포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답니다. 은공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고마워요. 장이 소협은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에구머니. 이럴 게 아니지. 어서 들어오십시오. 최선을 다해서 요리를 내오겠습니다.”
“되도록 고기 요리로 부탁드려요. 아. 술도 적당히 주시고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혈단은 반점에 들어가 큰 탁자에 둘러앉았다.
단원들은 다들 정광의 입만 바라봤다.
부단주로 누굴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
그 기색을 눈치챈 정광이 피식 웃었다.
“먹으면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하는 게 낫겠네요.”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정우가 나섰다.
“사제. 내일 막내 사제나 장이 소협으로 역용하고 부단주 노릇을 할 생각은 아니겠지?”
너무 어이없는 말이었기에 모두 황당해했다.
정광 또한 그래 보였다.
“하하, 대사형. 농이 많이 느셨네요.”
“대답을 아직 안 했구나.”
“아무도 모르게 역용할 건데 안 돼요?”
“당연히 안 된다.”
“이런.”
정광은 나직이 혀를 찬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럼 내일의 비무는 당 소저가 지휘하세요.”
당예지의 눈이 살짝 커졌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음? 왜요? 이게 놀랄 일인가?”
정광이 의아해하자 정우가 말했다.
“사제. 네 판단을 믿고 단원들의 능력도 믿는다. 누가 돼도 놀랍지 않아. 하지만 모두 뛰어난 만큼 누가 돼도 놀라운 것 역시 사실이지. 왜 당 소저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겠느냐?”
“이유를요?”
“그래. 잠시만 기다려다오.”
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예지에게 포권했다.
“당 소저. 소저의 능력을 못 믿어서가 아니오. 다만 구룡사봉 중 다섯이나 있는 상황에서 사제가 소저를 택한 이유를 명확히 알고 싶어서요. 그래야 단원들도 단의 운영방침을 제대로 알고 호사가들의 쓸데없는 말도 지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무례를 용서해 주시오.”
정우의 표정과 어투는 예의 바르면서도 당당했다.
그간 함께 지내오며 그의 공명정대한 성품을 알게 됐던 당예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동의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도 듣고 싶던 참입니다.”
“이해해 주셔서 고맙소. 사제. 당 소저도 그렇다 하시는구나. 말해주겠느냐?”
“그러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정광은 별것 아니라는 듯 설명했다.
“단원들 간에 무공 실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아요. 그래서 그 외의 것을 봤습니다.”
구룡사봉이라고 다 같은 구룡사봉이 아니다.
확연한 실력 차이가 있었으나 정광의 눈에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당 소저는 냉정하고 상황 판단이 빠르거든요. 독과 암기를 사용하니 후방에서 전황을 살피며 지휘하기 좋죠. 마음 한편에 자비심이 있는 게 문제인데, 그래서 뽑았어요.”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와중에 호기심 많은 정현이 대표로 물었다.
“자비심이 있어서 문제인데 그래서 뽑았다? 그게 무슨 뜻이야?”
“지룡단도 무림맹이잖아요. 박살 내야 하지만 완전히 박살 내면 안 되니까 당 소저가 딱이죠.”
“아하.”
정광의 뜻을 이해한 단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제. 그러면 단의 운영방침이 손속에 자비를 두자, 이거야?”
“아니요. 그건 내일만요.”
“뭐? 그럼 왜 당 소저를 부단주로 뽑은 거지?”
“부단주라뇨? 제가 언제요?”
“……?”
“내일 싸움만 당 소저가 지휘하는 겁니다. 평소에는 당 소협이 부단주를 맡고요.”
이번엔 당오군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우. 왜 나인가?”
“당 소저의 장점을 다 가지고 계신 데다 자비심은 없으셔서요.”
“……칭찬 고맙네.”
“뭘요. 사실인데.”
지켜보던 단원들은 속으로 실소를 금치 못했다.
‘뭐 이런 독특한 평이 있나?’
자연히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나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호기심 많은 정현이 제일 먼저 물었다.
“나는?”
“사형은 잔머리가…….”
“잔머리가 아니라 임기응변!”
“그렇다 치죠. 그게 좋으신데 장난기가 너무 많아서 지휘자론 안 어울려요.”
“크윽. 아파라. 괜히 물었네.”
정현이 엄살을 부리자 단원들이 작게 웃었다.
“아우. 나는 어떻지?”
“유 소협요? 의기가 충만하셔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해요.”
“무슨 뜻인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울 무인이지만, 지휘를 맡기면 단원들을 모두 죽음으로 이끌 거라고요.”
“거참. 부정하지를 못하겠군.”
유정풍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중얼거리자 단원들의 웃음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이왕 나온 김에 다 말씀드릴까요?”
단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본디 자신의 단점을 지적당하면 불쾌해하는 게 보통이지만 무혈단원 중 그렇게 마음이 좁은 사람은 없었다.
“대사형은 너무 공명정대해요. 무력단이 아니라 봉사단이 될 것 같네요.”
“언 소저는 유 소협과 비슷하죠. 선봉에 서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데 지휘에는 안 어울려요.”
“공우 스님은 아시죠? 많이 나아지시긴 했어도 자비심이 과도하게 많으신 거.”
“팽 소협은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제일 강한 적한테 달려들 테니 지휘 자체가 불가능할 거고.”
“사제와 자오는 합격진을 펼쳐야 하니까 제외.”
“장이 소협은 요리를 지휘하셔야죠. 이제 다 끝난 건가?”
설명이 끝났는데도 단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서 저러지?’
의아해하던 정광은 장이의 모친과 점소이들이 요리와 술을 가지고 들어오자 미소를 지었다.
“자, 실컷 먹고 마시자고요.”
다들 즐겁게 먹고 마셨다.
정광은 아예 대놓고 고기와 술을 즐겼는데 정우가 한마디 주의를 줬을 뿐 아무도 탓하지 않았다.
이렇게 무혈단원들은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 * *
다음 날 오전.
무혈단을 이끌고 대연무장에 도착한 정광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
무림맹에서 할 일 없는 사람들은 다 나온 것 같았다.
물론 그 할 일 없는 사람들에는 맹주, 군사, 허청을 비롯하여 원로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정광은 원로들을 둘러보며 혀를 찼다.
‘직접 싸우긴 싫어하면서 보는 건 좋다 이건가?’
할 줄 아는 건 입을 놀리는 것밖에 없는 자들이었다.
꼴 보기 싫어서라도 싸우게 하고 싶었다.
‘차라리 어린 녀석들이 낫네.’
정광의 생각처럼 맞은편에 있는 지룡단은 투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특히나 한 명의 기세는 보통이 아니었다.
‘저 녀석이 청룡인가 보군.’
작고 어려 보이는 도사가 빙그레 웃으며 정광을 쏘아보고 있었다.
‘웃으려면 웃고, 쏘아보려면 쏘아보지.’
둘 다 하는 걸 보니 속이 시커먼 놈이리라.
‘좋아. 이놈은 한 달 이상으로 가자.’
허청이 잔소리를 하겠지만 불의의 사고로 둘러대면 될 일.
문제는 그 옆에 있는 남궁력이었다.
꽤 매서운 눈빛을 흘리면서도 적당한 투기를 흘리는 모습이라니.
그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일까?
더 패고 싶어졌다.
‘어떻게든 끌어내야지.’
내심 고개를 끄덕이는데 맹주인 팽수관이 내공을 실어 외쳤다.
“무혈단주와 지룡단주는 이쪽으로 오게!”
정광과 남궁력은 발걸음을 옮겨 팽수관의 앞에 섰다.
팽수관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측 모두 무림 정의를 위해 싸우는 한 식구일세. 최선을 다해 겨루되 의기가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게나.”
두 사람은 속마음과 다르게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팽수관은 협박하는 듯한 눈초리로 그들을 한 번씩 더 노려본 뒤 손가락을 꼽았다.
“어디 보자. 무혈단은 단주 빼고 열한 명이군. 지룡단도 단주를 제외하고 열한 명이 나서게나.”
남궁력이 알았다고 대답하려는데 정광이 더 빨랐다.
“맹주님. 그냥 지룡단 전체와 겨루고 싶은데요.”
“……무어라?”
“무혈단은 소수라서요. 거의 항상 다수와 싸우게 될 것 같아요. 사마련과 싸우기 전에 도움이 될 만한 비무를 하고 싶습니다.”
팽수관은 정광을 물끄러미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남궁력이 주먹을 움켜쥐고 정광을 노려보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사람 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은데…… 지룡단주,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남궁력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전부 다 덤비면 필승이겠지만 손가락질도 받을 게 뻔해.’
어떤 일이나 적절한 선이라는 게 있다.
그 선을 넘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셈을 마친 남궁력은 그럴듯한 대답을 내놨다.
“지룡단의 체면만 생각한 게 부끄러워지는군요. 무혈단주의 말이 맞습니다. 사마련과 싸우러 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줘야겠지요.”
팽수관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몇으로 하려는가?”
“으음. 무혈단에는 구룡사봉을 포함하여 명문의 고수들이 많으니…… 그들의 두 배인 스물두 명은 어떻겠습니까?”
정광이 냉큼 끼어들었다.
“두 배 받고 두 배 더요.”
“……!”
“됐죠?”
간신히 참은 남궁력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진옥룡, 너무 광오하군.”
“어? 겸손하게 부른 건데.”
“……!”
남궁력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정광은 그를 깔끔히 무시하고 팽수관에게 청했다.
“괜찮죠, 맹주님?”
“흐으음. 아무리 자네라도 무리하는 것 같네만.”
“전혀요.”
“거참. 어쩐다.”
팽수관이 곤란한 얼굴로 남궁력을 바라봤다.
‘네 배로 덤비란다. 부끄럽지도 않느냐?’ 하는 눈빛이었다.
남궁력은 체면과 실리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을 봤다.
“……무혈단주가 저리도 간절히 청하니 세 배인 서른세 명으로 하겠습니다.”
“어? 괜찮으시겠어요?”
“……괜찮다.”
“후회하기 없기에요.”
“……안 해!”
양측이 합의를 보자 팽수관이 엄숙한 얼굴로 선언했다.
“그럼 시작하게!”
“저기요, 맹주님.”
“……또 왜 그러는가?”
정광이 진지한 얼굴로 제안했다.
“아예 서로를 사마련이라 생각하고 싸우죠. 자신이 사마련이라 생각하면서 싸우는 것도 좋고요.”
“……실전처럼 가자?”
“네. 대신 진검이 아닌 목검 승부로 가는 겁니다.”
“허어. 자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무척 의외구먼.”
“아직 여물지 못한 후기지수들인지라 위험한 순간에 멈추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거예요.”
“그렇기야 하겠지. 그래도 무인이라면 다 감수해야 하는 일 아니겠나?”
“아까 말씀하신 대로 양측의 의기가 상하면 좀 그렇잖아요.”
“흐음.”
“무량수불. 생명은 소중합니다. 결단을 내리시지요.”
“…….”
팽수관의 눈이 가늘어졌다.
정광이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 감이 안 잡혀서였다.
‘어쩔 수 없군.’
어차피 그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진옥룡의 말대로다. 실전처럼 싸우는 건 좋지만, 같은 편끼리 피를 봐서 좋을 일은 없어.’
마음을 굳힌 그때, 남궁력이 반론을 펼쳤다.
그로서는 무혈단을 해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하지만 맹주. 실전 같은 비무에서 목검을 쓰는 건…….”
팽수관이 손을 들어 막았다.
“이건 맹주 직권으로 정하겠네. 서로를 사마련으로 대하되 목검 승부로 가세.”
“…….”
“맹의 정영(正英)들끼리 피를 보는 것보단 나아. 원로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원로들도 찬성했다.
자신의 제자나 아들딸들이 다칠 수도 있는 데 왜 반대하겠는가?
스스로는 검 한 자루에 목숨을 걸 수 있지만…… 아니, 배에 기름기가 많이 끼어 싸우기 싫어진 만큼 제자와 자식들도 안전했으면 하는 게 그들의 바람이었다.
“좋아! 수련용 병기들을 가져오시게!”
일반 무인들이 병기고로 달려가 목재로 만든 갖가지 병기들을 가져왔다.
무혈단과 지룡단은 각자의 병기를 챙긴 뒤 일정 거리를 두고 마주 섰다.
정광과 남궁력은 맹주 근처에 마련된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정광은 반사적으로 남궁력을 패려다 간신히 참았다.
‘그냥 팰까?’
살짝 고민하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허청과 제갈문형이 믿는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부야 그렇다 치고. 군사는 막상 일이 닥치니 딸이 걱정되는 건가?’
그러든 말든.
정광이 못 본 척 고개를 돌리자 두 사람의 안색이 하얘졌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
정광은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단원들에게 다전음(多傳音)을 펼쳤다.
-다들 기뻐하세요.
-……?
-수련용 병기를 들었으니 마음껏 휘두르셔도 되잖아요.
-……!
-대신 한 가지만 주의하세요. 침상에 한 달 동안만 누워 있게 패는 겁니다. 아, 청룡 저 사람은 두 달 이상으로 가죠.
단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피식거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젊은 무인들이었다.
뼈가 부러져도 한 달이면 붙고도 남는 것이다.
‘몇 군데씩 부러뜨리자는 말이군.’
‘청룡은 두 달이라. 내상까지 입히란 의미겠지?’
다소 과한 게 아닐까 고민하는데 정광의 다전음이 이어졌다.
-저들을 동정하지 마세요. 적당히 상대했다간 기고만장해서 사마련과 싸우러 가겠다고 난리 칠 게 뻔하잖아요. 침상으로 인도하는 게 저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과격하지만 구구절절이 맞는 말.
단원들은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게다가 엿새 동안 고생스럽게 수련한 효과도 확인하고, 꼴 보기 싫은 놈도 실컷 팰 수 있으니 일석삼조(一石三鳥)라 할 만했다.
무혈단원들은 세 배나 되는 상대를 앞에 두고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그마한 미소를 베어 물었다.
그때, 팽수관의 외침이 연무장을 울렸다.
“무혈단과 지룡단은 비무를 시작하라!”
동시에 정광의 다전음이 무혈단원들의 귀에 꽂혔다.
-가죠!
단원들은 일제히 마음속으로 외쳤다.
‘네! 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