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233
231화 알파
남자는 덜덜 떨고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마나 회복을 억제하는 아이템이었다. 재촉 어린 눈빛 속에서 남자는 마른침을 삼키곤 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이 희미한 빛을 발하는 각문을 밟았다. 마나를 흡수하는 진이었지만 비각성자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얼기설기 엮인 각문의 중앙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청년이 있었다.
아카테스의 알파. SS급 가드.
이 도시에서 그 누구보다 강한 존재였으나 지금은 숨소리마저 희미했다. 깨어날 기색은 조금도 없이, 마나를 빼앗긴 탓인지 지닌 위압감조차 많이 흐려진 채였다.
그럼에도 비각성자 남자는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급 가드의 강력함은 수없이 들어왔다. 드물게 직접 두 눈으로 보기도 했다. 심지어 바로 며칠 전에는 2번 상업지역이 죄다 불타 버리기도 했었다.
‘멀쩡한 건물이 하나도 없더라.’
보고 온 사람들이 말했다. 불행 중 다행히 알파가 폭주한 시간은 한밤중이었다. 대피가 모두 끝난 상태의 상업지역이라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남은 것 하나 없이 모두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
중급 몬스터의 공격까지는 버틸 수 있도록 지어진 특수 건물조차 타다 남은 흔적만 조금 남았을 뿐이었다. 두꺼운 돌덩이, 쇳덩이가 그러할진대 평범한 인간은 그 불길 앞에서 과연 몇 초나 버틸 수 있을까.
자신이 불타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한줌 재가 되고 말겠지. 아카테스 시 방위청 소속이기는 하나 비각성자인 탓에 상급 가드와는 마주칠 일도 별로 없었던 남자다. 알파를 직접 보는 것은 아예 생전 처음이었다. 그는 스스로의 불운에 한탄하며 알파의 옆에 조심스럽게 무릎을 대고 앉았다.
“대기해!”
알파 관리 담당이 소리쳤다. 마나 흡수 진이 켜진 상태로 마나 회복 억제 아이템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했다. 아이템 또한 마나로 작동하는 것이기에 제대로 효과가 발휘되지 않음은 물론이요, 망가질 가능성도 있었다.
“아이템을 알파의 각인 아래쪽에 붙인 뒤 신호와 함께 작동시키도록.”
“…예, 예.”
비각성자 남자의 떨리는 손이 알파의 뒷목을 더듬었다. 희미한 붉은빛을 띤 채 마나를 흘려내는 각인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SS급 가드인 만큼 강력한 보호각인이 새겨져 있었지만 마나 홀과 연결된 흡수 진의 위력은 막아내지 못한 채 주인의 마나를 계속해서 빼앗기고 있었다.
달각, 작은 소리와 함께 아이템이 각인 아래에 자리 잡았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작동시키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일이 잘못되면 그 직후 사살되고 말 것이었다. 가족들 또한 무사하기 힘들어질 터다.
“5, 4, 3.”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이내 신호와 함께 흡수 진의 빛이 꺼졌다. 비각성자 남자는 아이템을 작동시킨 뒤 반쯤 기다시피 도망쳤다. 그와 거의 동시에 S급 가드들이 알파를 향해 달려들었다.
“수갑부터 채워! 인벤 쓰지 못하도록!”
누군가가 소리치고 S급 가드가 알파의 등 뒤로 묶인 두 팔의 줄을 풀었다. 지금 알파를 묶은 줄도 SS급 몬스터 부산물로 만든 더없이 튼튼한 것이었지만 SS급 가드의 힘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S급 가드가 재빠르게 마나로 작동하는 구속구를 알파에게 채웠다. 두 팔은 물론이요, 손까지 확실하게 감싸 인벤토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형태였다. 팔의 구속구가 거의 다 채워지고 발목 역시 족쇄가 채워지려는 그때.
“다 됐…….”
팔의 구속구 마지막 매듭을 당기던 S급 가드의 시야에 가늘게 떠진 두 눈이 들어왔다. 흐트러진 흑발 아래, 새빨간 눈동자가 스윽 움직인다. 동시에.
“컥!”
알파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S급 가드가 강하게 걷어차였다. 팔의 구속구를 당기던 S급 가드가 곧장 무기를 꺼내 들려 하였다. 그러나 알파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힘없이 바닥에 늘어져 있던 몸이 순식간에 튕기듯 일어나며 긴 다리로 앞에 선 S급의 목을 휘감았다. 두둑, 뼈가 꺾이는 소리와 함께 S급 가드의 몸뚱이가 축 늘어졌다. 상급 장비로 무장한 스탯 S급 몸뚱이인 덕에 숨은 겨우 붙어 있었다. 하나 완전히 전투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젠장, 팔의 구속구를 풀게 하면 안 돼!”
“마나 흡수진은?”
“이미 범위 밖이야! 스킬은 쓸 수 없을 테니 어떻게든 잡아!”
마나 홀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마나 회복 억제 아이템을 붙였다고 해도 마나 홀 근처에 다다르면 금세 마나를 회복해 버리고 말 터였다.
걷어차여 벽에 부딪혔던 S급 가드가 무기를 꺼내 들었다. 원거리에서 SS급 가드의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각종 보조 스킬과 명중 강화 스킬이 중첩 사용되고, 어설트 라이플의 총구가 알파가 아닌 출구 쪽을 겨누어 발사되었다. 일반적인 총이 아닌 마력 무기였기에 조용하고 빠르게 쏘아져 나간 탄환이 바닥을 후려쳤다.
텅!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파편이 튀어 올랐다. 출구로 향하려던 알파가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크게 뒤로 뛰는 알파를 향해 대기하고 있던 또 다른 S급 가드가 덤벼들었다. 한 손에는 긴 나이프를, 다른 손으로는 권총을 쥔 채다.
나이프가 먼저 알파를 향해 던져졌다. 스킬이 적용되었는지 희미한 빛을 뿌리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달아 온다. 팔이 묶인 알파는 나이프를 막거나 쳐내는 대신 그대로 몸을 낮추며 바닥을 미끄러졌다. 알파의 발끝이 순식간에 S급의 발목에 가 닿고 S급이 급히 몸을 공중으로 띄워 피하며 권총을 자신의 아래, 알파를 향해 발사했다.
두 사람의 몸이 위아래로 교차되었다. 총성과 함께 바닥이 움푹 패었다. 피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였건만 알파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동시에 아직 공중에 뜬 상태인 S급의 옆구리를 굽어진 무릎이 파고들었다.
“크윽!”
방어 스킬을 쓸 틈조차 없었다. 알파의 무릎차기가 S급 가드를 가격하고 이어 상대를 확실히 무력화시키기 위해 발끝이 크게 치켜 들렸다. 공격을 그대로 맞는다면 제아무리 보호 장비를 걸친 S급 가드라 해도 등뼈가 완전히 으스러지고 말 것이다.
위우웅─
알파의 뒤꿈치가 바닥에 엎어진 S급을 내리찍기 직전, 마력탄이 공기를 가르며 연이어 날아들었다.
알파는 물 흐르듯 부드럽게 다리를 거두며 텅, 텅 터져 나가는 마력탄을 피해 옆으로 움직였다. 그의 발끝이 바닥을 강하게 차고 몸을 추슬러 물러나려는 S급 가드를 뒤쫓을 듯 뛰어올랐다. 동시에 또다시 마력탄이 날아들며 S급 가드를 보호했다.
하지만 그것은 속임수였다. 뛰어올랐던 알파가 앞으로 나아가는 대신 한쪽 발로 벽을 차며 반대로 뒤쪽으로 몸을 날렸다. 출구가 있는 방향이었다. 빙그르 몸을 돌려 중력에서 벗어난 듯 벽을 달리며 출구로 향하는 알파를 마력탄과 S급 가드가 황급히 뒤쫓았으나 붙잡긴 어려워 보였다.
알파가 순식간에 출구 앞까지 다다른 그때.
쾅!!
폭음과 함께 문이 터져 나갔다. 두꺼운 문짝이 산산조각 나며 튀어 오르고 뜨거운 공기와 강력한 압력이 알파를 덮쳤다. 순식간에 뒤로 밀려나는 알파를 향해 그를 쫓아온 S급 가드가 칼날을 휘둘렀다.
스킬이 깃든 칼날을 본 알파가 몸을 휙 돌렸다. 알파의 팔을 묶은 구속구가 검로 아래 들이밀어지는 것에, S급 가드가 화들짝 놀라며 칼을 비틀었다. 스나이퍼 S급 또한 놀라며 조심하라고 소리쳤다.
S급 가드가 물러나며 알파 또한 두어 발 뒤로 뛰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S급 가드 두 명이 부서진 입구로 들어섰다. 적발의 덩치 큰 남자와 백발의 키 큰 여자였다.
“이거 귀찮게 됐잖아. 실내라 화력으로 몰아붙이지도 못하고.”
“화력? 알파 앞에서 모닥불 지피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마나 홀 쪽을 지키다가 급히 연락받고 온 가드들이었다. 이로써 가까운 거리에 있던 S급 가드들이 모두 모였다. 전투불능이 된 한 명을 제외하곤 넷이었다. 등급의 격차는 컸지만 손발 맞는 S급 가드 다수라면 SS급 몬스터도 상대가 가능했다.
심지어 상대는 마나 부족으로 스킬을 제대로 쓸 수 없는 데다가 비무장에, 팔까지 묶인 상태다.
“그놈의 등급이 뭔지, 저 꼴의 알파한테도 쩔쩔매고 있고.”
적발이 부서진 문 앞에 서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의 발밑으로 하얀 물결 같은 것이 퍼져나갔다. 이어 그의 주위로, 밖으로 향하는 길을 완전히 가로막는 투명한 막이 쳐졌다.
“입구로는 절대 못 나가니까 안심하고 잡아!”
제아무리 SS급이라 해도 상대의 스탯을 하락시키는 영역 내에 쳐진 S급 방어 스킬을 맨손으로 꿰뚫는 건 불가능하다. 두 스킬의 조합으로 SS급 몬스터의 공격 스킬까지 막아 낸 적 있었기에 적발이 자신 있게 외쳤다.
동시에 백발과 다른 S급 가드들에게 버프 스킬이 들어간다. 저격수와 근거리 공격계 둘. 백발과 근거리 S급이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안쪽으로 몰린 알파를 포위했다. 차갑게 가라앉은 붉은 두 눈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폭주 상태는 아닌 거 같은데. 어이, 알파. 혹시 진정했다면─”
백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파의 한쪽 다리가 들렸다. 다른 쪽 다리는 바닥에 못 박힌 듯 꼿꼿이 선 채 들린 다리가 강하게 휘둘러지고.
쾅─!!
다리가 완전히 펼쳐지며 최대한의 위력을 실은 발차기가 벽을 직격했다. 타격점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금이 쩌적 가는 광경에 백발과 S급이 기겁하며 덤벼들었다.
“미친, 저게 어떤 벽인데!”
“뚫고 나가면 마나 홀과 이어지는 통로야!”
알파를 막기 위해 두 S급 가드가 스킬을 담아 무기를 휘둘렀다. 마력탄 또한 교묘하게 발사되어 알파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마나 고갈에 인벤토리와 두 팔 사용 불가, 제약투성이의 알파였지만 두 근접 가드 또한 알파가 금이 간 벽 부근에서만 움직이는 탓에 마음껏 공격을 가할 수가 없었다. 자칫했다간 벽을 부수는 데 도움을 주고 말 것이다.
심지어 알파는 자신의 팔 하나쯤은 잃을 각오를 하고서 구속구를 자꾸만 무기의 공격 경로에 들이댔다. 이대로 계속 시간을 끈다면 유리해지는 것은 알파다. 마나 회복 억제 아이템이 있다고 해도 억제일 뿐 회복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마나 흡수 아이템 더 없어요?!”
적발의 외침에 구석에 몸을 피하고 있던 알파 담당자들이 고개를 저었다. SS급 가드에게 통할 정도의 흡수 아이템은 원래도 귀하였기에 저번 폭주 때 모두 소모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솔렘니스의 시그마에게 만약을 대비한 알파 제압 요청을 했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고 등급의 마나 흡수 스킬을 지닌 유일한 가드가 전투불능 상태다. 이대로라면 알파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위기감이 짙게 감도는 그때.
“알파! 네 형을 잡아 뒀다!”
구석에 피해 있던 각성 등급 낮은 알파 담당자들 중 하나가 소리쳤다. 폭주한 알파의 상태 보고서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리고 급한 마음에 던진 그 말에,
“……!”
알파의 두 눈이 흔들렸다. 냉랭하던 적안이 마치 넋을 놓은 듯 순간적으로 흐릿해지고 움직임 또한 둔해졌다. 아주 짧은 틈이었다.
하지만 노련한 S급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콰득!
백발의 손끝에서 쏘아진 금속 화살이 알파의 다리를 꿰뚫었다. 기회를 반드시 잡아채겠다는 듯 스킬을 중첩 적용시킨 화살이 변형했다. 살을 뚫고 튀어나온 부분이 길게 늘어나 두 갈래로 갈라지며 알파의 다리를 움켜쥐듯 휘감았다. 백발이 화살 끝에 늘어진 사슬을 강하게 당겼다. 동시에 다른 S급 또한 몸을 사리지 않고 알파의 남은 한쪽 다리를 노렸다.
털썩, 알파의 몸이 앞으로 쓰러졌다. 제아무리 잘난 SS급 각성자라 해도 두 다리마저 제압당한 채로 버틸 수는 없었다.
“발목 구속구! 당장!”
구속구가 던져지고 적발이 뛰어와 쓰러진 알파를 중심으로 스탯 하락 스킬을 펼쳤다. 대상자는 오직 알파에게만 한정해 스탯 하락치를 최대한으로 높인다.
“손대지 마!”
억눌러진 알파가 사납게 소리쳤다. 맹수가 포효하는 듯한 그 목소리에는 초조와 불안 또한 짙게 깃들어져 있었다.
“각인 시술 준비해!”
“진정해, 알파. 해치려는 게 아니야.”
알파의 머리가 짓눌리고 만약을 대비한 재갈이 채워졌다. S급 가드 둘이 근력 스탯이 하락한 그를 꼼짝 못 하도록 붙잡았다. 상의 일부를 잘라내는 가위질 소리. 드러난 어깨 위로 극소부위에 집중해 방어력을 떨어뜨리는 스킬이 사용되고 이어 특수 주삿바늘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 모든 것이 소름 끼치도록 기분 나쁘다.
재갈 물린 입에서 작게 헐떡이는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알파에게는, 한유현에게는 처음 겪는 수모였다.
어리다고 해도 S급으로 각성한 그가 타인에게 이렇게 비참히 깔아뭉개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한유현은 결벽적일 정도로 타인의 접촉을 싫어했다. 형과 떨어진 이후 심화된 그 성질에 석시명이 코디 관련으로 설득하느라 애를 먹기도 하고, 별생각 없이 어린 S급을 건드렸던 윤경수가 낭패를 겪기도 했었다.
한유진과 화해한 후에는 박예림을 생활반경 속에 넣을 정도로 유해졌지만, 낯선 자들의 손길은 여전히 끔찍했다.
‘…형.’
복잡하게 휘몰아치는 감정 속에서 한유현의 머릿속에 자신의 것이 아닌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들어간 몸의 원주인인 알파의 기억이.
알파의 앞에 시체가 놓여 있었다. 그를 돌봐 준, 양육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시체가.
형이 아니다. 성별도 다르다. 각성한 그녀의 스킬도, 양육자 칭호 또한 약간 달랐다. 알파는 SS급으로 각성하였음에도 그녀는 A급 각성자를 키워낸 ‘무난한 양육자’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혼란스러웠다. 처음 이곳에 떨어진 직후,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폭주해 버렸을 정도로.
“알파 상대니 진통제 효과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호각인을 약간 수정해 일부 사람들 한정 마나각인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만드는 시술이었다. 만약의 사태 때 좀 더 쉽게 알파의 마나를 빼내어 무력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결국 보호각인의 효과가 떨어져 알파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진통제가 놓아졌다고 해도 등골을 따라 통증이 번져 나갔다. 하지만 한유현은 그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약 효과까지 더해져 더욱 엉망으로 일그러진 머릿속을 형의 안위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찾으러 가야 하는데.
어떻게든, 바닥을 기어서라도. 묶이고 눌린 몸을 움직이려 애써 보았으나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무력하게 눈이 깜박이고 속눈썹이 젖어 들었다.
“끝났습니다!”
“당장 마나 뽑아내!”
사람들의 외침 속에서 약간이나마 회복되었던 한유현의 마나가 각인을 통해 또다시 빨려나갔다. 의식을 잃은 그를 두고 알파 담당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회복이 너무 빠른데요.”
“마나 흡수진이 꺼지고 거의 곧장 정상 활동 가능한 수준이 되었으니… 아무래도 알파의 육신이 흡수진에 적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며칠이나 지났다고… 각문을 변형시켜 새로 새겨야 하나.”
그래도 각인이 수정되었으니 제압하기는 전보다 쉬워질 것이었다. 그때 부서진 입구를 통해 방위청 직원이 들어왔다.
“솔렘니스의 시그마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알파의 제압 요청을 받아들이겠답니다.”
“…이제 와서?”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그마가 와준다면 알파의 상태를 확인하기 편해질 것이었다. 알파 담당자는 시그마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대답을 전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