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605
603화 결혼 성수기 (1)
‘갈 때 되긴 했지.’
마흔 전에 가려는 거구나. 내년이 30대의 마지막 해이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30대와 40대는 느낌이 다르긴 하잖아. 그래, 더 늦기 전에 가야지. 갑작스럽긴 해도 충분히 그럴 수 있기는 무슨, 회귀 전에는 결혼 안 했는데? 그전에 대체 누구랑 결혼을 하는 거야? 사귀는 사람 없지 않았나? 1월 1일이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뭔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결혼을 해? 스킬 속성 티 내나 이렇게 갑자기 결혼?
– 아, 아.
결이가 날 부르려다 말고 입을 빠끔거렸다. 역시나 놀란 듯 TV를 바라보고 있던 산체스가 우리에게 말했다.
“요정용이 말할 수 있다는 건 방송으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말을 하다 말고 미간을 좁힌다. 분명 보기는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한 모양이었다. 산체스의 말에 결이가 내 어깨의 옷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 아빠, 저거 진짜야?!
“그, 글쎄다. 연애 하는 티는 전혀 안 났는데. 설마 파티 중에 눈 맞기라도 한 걸까……?”
그런 건가. 하지만 누구지. 성현제와 연애할 만한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질 않았다. 애초에 그 인간이 관심 가지는 상대가… 송 실장님, 은 아닐 테고. 설마. 그렇지만 송 실장님 외엔 없는 거 같은데. 뭐, 뭐지. 미국이니 가능한가? 둘 다 한국인이니 한국 법을 따라야 할 텐데, 5일 사이에 미국 국적을 얻었다거나. S급 헌터니 이중국적 정도야 쉽게 따낼 수 있을 터였다.
…그럼 난 축의금을 어디로 내야 하는 거지. 성현제는 돈 많으니까 역시 송 실장님? 아니 그 전에 두 사람이 결혼할 리가 없잖아! 성현제는 모르겠지만 송 실장님이 그럴 리가 있겠냐!
– 아빠, 아빠. 괜찮아?
“어, 응. 아니 대체 어떤 간 큰 인간이… 얼굴에 홀린 건가. 얼굴만 보고 결혼하면 안 되는데. 아, 재산도 많긴 하지.”
결혼이라니, 결혼. 성현제 결혼식도 뷔페일까. 혼주석에 누가 앉지? 세성 길드장 부모님에 대해선 들어 본 적 없는데. 그래도 나름 친한 사이니까 내가 사회라도 봐줘야 하나? 보통 신랑 친구가 많이 한다던데 성현제 친구가… 송 실장님을 시키긴 좀 그렇고.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S급 각성자라고 합니다.]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S급? 설마 진짜 송 실장님은 아니시겠지?!
[20대 여성으로 목격되었다고 하나 정확한─]“양심 있냐!”
이십대 후반이라고 해도 열 살 차이다! 사회자 안 해, 못 해! 만에 하나 이십대 초반의 어린 상대라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명예를 걸고 이 결혼 내가 엎어 버릴 테다.
그 밖의 정보는 없는지 TV에서는 그냥 그렇더라~ 말만 조금 나오고 말았다. S급 헌터라고 저런 게 속보로도 뜨네. 하긴 외국인과 결혼해서 그 나라로 떠나기라도 하면 국가적 문제니까. 나는 간절함을 가득 담아 산체스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세성 길드장 직통 전화번호 아는데, 딱 한 통만 하게 해주시죠!”
유현이가 더 급하긴 했지만 전화하게 해줄 리 없으니 성현제 결혼 가지고 찔러보았다. 하지만 산체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여기서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곤 다시 밖으로 나갔다. 명우 주머니 안에 예비 휴대폰이 있긴 한데.
가만히 방을 살펴보았다. 그래, 감시 카메라가 없을 리 만무하지. 전화 한 통 끝내기도 전에 잡혀 다시 손 묶이느니 참는 편이 낫겠지만.
‘단순한 결혼일 리는 없겠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머릿속을 정리했다. 성현제가 평범하고 보편적인 의미의 결혼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물론 언제 어디서 무슨 짓이든 할 인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심지어 결이 말대로라면 지금 성현제의 상태는 멀쩡하지 않을 터였다. 또 중하급쯤 되어 골골거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결혼이라니.
소파에 앉아 TV를 바라보았다. 속보가 끝나고 다시 헌터 관련 방송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유진 사육소장의 실종이 오늘로 5일째가 되었습니다. 각국의 S급 헌터들이 한유진 사육소장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자칭 ‘예언자’가 속해 있는 반(反) 헌터 조직의 소행으로 짐작되는─]– 봐 봐, 다들 아빠 찾고 있잖아. 그러니까 아빠는 기다리고 있으면 돼.
“그래, 그래.”
예언자, 는 분명 채터박스와 손잡았었다. 채널 채터박스 방송을 시작한 것이 예언자였으니까. 정확히는 예언자로 사람들의 관심과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권력자들을 끌어들인 다음, 방송을, 파티를 시작할 밑천을 마련한 것이겠지.
그리고 채터박스는 내 손에 죽었다. 예언자 무리 입장에서 보면 내가 자기들 원수쯤 될 테니까.
‘유현이에게 시비라도 걸고 있는 건가.’
반대로 예언자 무리가 나를 잡아갔다고 의심해서 유현이가 먼저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느 쪽이든 지난 5일이 평화로운 분위기는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TV에서 다시 잠깐 자료화면으로 유현이의 모습이 나왔다.
뉴욕 헌터 협회였다. 유현이의 옆에 아성체 크기의 피스가 서 있었다. 예림이와 현아 씨, 그리고 협회 관계자와 대화 중인 송 실장님도 보인다.
‘노아 씨는 따로 움직이는 중인 걸까.’
이쪽 동네는 노아 씨가 잘 알 테니까. 성현제 또한 보이지 않았다. 함께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상태도 좋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도 아닌 송 실장님과 떨어져 있다.
‘…역시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한데.’
5일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채터박스 놈은 끝까지 말썽이야. 시간차도 많이 나, 위치도 완전 엉뚱한 곳이지. 뭔가 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TV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섰다. 결이가 내 어깨에 바싹 붙었다.
“한유진 헌터.”
유창한 한국어, 였지만 입술 모양은 아닌 걸로 봐서 통역 아이템을 쓴 듯했다. 큰 키에 어두운 피부를 지닌 제법 잘생긴 남자가 나를 향해 살쾡이 세트를 던졌다. 응?
“사미르다. 전용이면 F급이라 해도 스탯 보정이 상당히 되는 거겠지. 파티만 봐도 F급 수준이 아니었으니. 빨리 입어.”
그건 은혜 때문이었지만 아무튼 주면 감사, 인데 뭐?
“무슨 일─”
곧장 살쾡이 세트를 착용하며 물으려는데 밖에서 쿵, 소리가 들려왔다. 장비를 착용해라, 즉 일 났다, 긴 하지. 사미르가 긴 창을 꺼내 든 직후 서너 명의 사람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굽이 있는 부츠를 신은 발이 앞으로 내디뎌지며 사미르의 몸이 빙글 우아하게 회전했다. 창끝이 큰 원을 그리며 바람을 일으킨다.
카가각, 바람결만으로 벽에 긴 자국이 생겨나며 덤벼들던 헌터들이 창이 그리는 원에 순식간에 휘말리며 나뒹굴었다. 떡잎 안 써도 S급, 윽! 사미르가 나를 어깨에 가볍게 들쳐 멨다.
“무슨 일인데!”
“첩자가 있었던 모양이야.”
복도를 성큼성큼 나아가던 사미르가 뻥 뚫린 창문을 뛰어넘었다. 이국적인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첨벙이는 물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타다다다─!
누군가 총을 쏘았다. 창이 빙그르 맴을 그리며 총탄을 튕겨낸다.
“총 맞으면 다쳐?”
“아프긴, 한데. 크게 다치는 건 아니고.”
들쳐 메진 채라 뭘 볼 수가 없네. 급한 대로 결이에게 선생님 스킬을 썼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결이가 눈치 빠르게 내 어깨에 반대로 붙어 앞쪽을 바라보았다. 길게 자리 잡은 야외 수영장이 보였다. 그 주위로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다.
큰 걸음을 옮겨가며 사미르가 창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칼을 휘두르려던 남자가 마치 창끝에 자석처럼 이끌리기라도 한 듯 정확히 턱, 맞고는 고꾸라진다. 터번을 쓴 헌터 하나가 사미르에게 다가왔다.
“Prince!”
영어권 용병인가, 영어를 쓰네. 그보다.
“왕자님이세요?!”
“우리 동네엔 프린스가 몇천 명쯤 되지.”
거 참 저렴한 왕자님일세.
“S급 각성자는 전부 왕가의 양자로 들여지고. 상황은?”
뭐라 영어가 들려왔다. S클래스 어쩌고 하는데 표정이 나쁘진 않은 걸로 봐선 적 중에 S급은 없다, 그런 내용인 모양이었다.
“이사벨라에게 연락해. 잠시만 막아 달라고.”
내 몸이 내려졌다. 앞으로 풀쩍 뛴 사미르가 창을 든 팔을 뒤로 크게 젖혔다. 그 팔과 창에 마력이 모인다. 한쪽 발이 내디뎌지고 판판한 돌바닥에 금이 가며, 텅! 창이 던져졌다. 촤아아- 수영장의 물이 양옆으로 갈라지며 높은 파도가 인 직후.
콰앙!
무언가가 폭발했다. 연이어 폭음이 들리는 것이 전차나 뭐 그런 대형 무기가 버티고 있었던 듯했다. 두 갈래의 파도가 싸우던 사람들을 휩쓸고 사미르가 다시 나를 들어 올렸다.
“나는 어머니가 두 번째 부인으로 재혼한 케이스.”
“이사벨라 씨도 S급?”
“벨라는 새아버지의 동생의 양녀.”
그러니까 사촌인데 실제로는 생판 남남이라는 뜻이었다. 하긴 아직 왕족이며 귀족이 있는 시대였다면 나이대 어린 상급 각성자들은 신분 높은 자들이 앞다투어 양자로 들이지 않았을까. 혹은 정략결혼이나. 사미르네 동네에서 태어났다면 유현이도 왕자님이 되었겠구나.
물이 거의 사라진 수영장을 사미르가 빠르게 가로질렀다. 저 앞 폐허에 박혀 있던 창이 그의 손에 날아와 탁, 잡혔다. 무사한 차량 주위에 있던 헌터들이 사미르를 보고 사자 만난 영양처럼 우르르 흩어진다. 사미르의 발이 그중 한 명을 걷어차고는 창끝으로 머리에 쓴 천을 벗겨내 내게 던져 주었다.
“얼굴 대충 가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난 이만 집에 가고 싶은데.”
“비행기 뜨기도 전에 폭발하고 행방불명되겠지.”
“지금도 행방불명인 건 마찬가지 아닌가.”
댁도 납치범 중 하납니다만. 일단은 천을 대충 머리에 썼다. 사미르가 지붕 없는 군용 지프 조수석에 나를 내려놓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사방에 널린 데다가 양자라곤 하지만 그래도 왕자님이 모는 차를 다 타보게 되었네. 사미르가 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내곤 액셀을 밟았다.
“설명 좀 해주시죠, 왕자님.”
짙은 남색 눈이 나를 힐끗 돌아보았다.
“5년.”
“응?”
“네가 정말로 5년 전의 미래에서 온 것인지. 그게 문제라는 거야.”
5년 전 운운하니 새삼스럽게 좀 부끄러워졌다. 전부 다 기억하진 못한다 해도 이것저것 봤다 이 소리잖아.
“그, 흠. 너네 동네는 마석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걸 싫어하잖아. 그런데도 S급 각성자 대접은 잘해 주는 듯한데.”
“던전은 막아야 하니까.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을 무조건 막을 순 없어. 로비야 하고 있지만 단순히 시간을 늦추는 목적일 뿐 뒤에서는 마석을 긁어모으고 있지.”
“…진짜?”
“당연하잖아? 게다가 마석이 아무리 깨끗하고 대단한 에너지원이라 해도 단시일에 전부 바뀌진 않아. 석유는 여전히 가치가 있지. 던전이 영원할지는 알 수 없으니 결국 세상의 일정 부분은 과거의 에너지원을 그대로 쓰게 될 거야.”
하긴 갑자기 나타난 것은 갑자기 사라진다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불안 요소가 있는 한은 과거의 방식이 어느 정도는 계속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5년이라는 시간의 보증이 더 중요한 거고. 한유진이 던전에서 죽을 뻔하고 5년 후로 돌아왔다는 뜻은, 최소 5년간은 던전이 건재하다는 소리니까.”
“아…….”
5년의 보증. 내 회귀에 그런 의미도 있었구나. 끈질기게 따라붙은 지프차에서 활이 쏘아졌다. 사미르가 핸들을 꺾었다. 차체가 크게 덜컹거리며 쾅, 바로 옆의 바닥이 패였다.
“운전할 줄 알지?”
“할 줄은 아는데.”
그보단. 총을 꺼내 뒤쪽을 향해 쏘았다. 두어 발 만에 펑! 타이어가 터져 나간다. 감각이 예민해지니 명중률도 덩달아 올라간 모양이었다. 사미르가 나를 향해 눈을 찡긋했다. 앞에 보고 운전해라.
“던전이 나타나고 4년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불안정하게 생각하는 자산가들이 많아. 당장 내일이라도 던전과 각성자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니까.”
“그런 상황에 5년이 보증된다면.”
“돈이 쏟아지겠지. 못해도 앞으로 3년쯤은 신나게 투자할걸?”
세상에, 그렇구나. 나야 주식이나 복권만 생각했지 그런 쪽으로는 감도 못 잡고 있었다. 말하자면 이 주식은 앞으로 5년간 상승세 보장입니다, 라는 소리겠지. 헐, 뭐야, 이거 석시명한테는 말해둘 걸 그랬나!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일 많았을 텐데! 유현이가 암시해 줬을까? 그간 길드장으로서 석 팀장에게 배운 게 있으니 했을 거야. 믿는다, 동생아. 성현제 혼자 이미 할 거 다 해놓은 건 아니겠지.
“물론 그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또 현재로서는 상급 헌터들, 그중에서도 S급만이 확실히 기억하고 있으니 5년의 보장을 설득하긴 쉽지 않지.”
사미르는 그렇게 말했지만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고 하였다. 그러니 의외로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날 잡아 온 건, 회귀 전에 대해 묻기 위해선가?”
“겸사겸사. S급들은 전부 궁금해 미치겠지. 나도 그렇고. 덤으로 혼약을 맺으려고.”
“…뭐?”
잠깐만, 혼약? 왜 또 결혼 소리야!
“내 피 안 섞인 사촌들 중에─”
“나 약혼자 있어!”
얼른 은혜를 들어 보였다. 사미르 놈은 본 척도 하질 않았다.
“괜찮아. 우리 동네는 네 명까지 부인을 둘 수 있어.”
“난 한국인이고 우리나라는 일부일처제며 나도 한 명하고만 알콩달콩 잘 먹고 잘 살고 싶거든!”
“이중국적 취득하고 잠깐 식만 올리면 돼. 일단 이사벨라부터 만나자. 벨라도 결혼 생각 없어서 정략혼으로 각자 사는 건 괜찮다고 했거든.”
“됐네요!”
“결혼만 하면 우리 가족이니 공개적으로 안전하게 귀국시켜 줄 수 있어.”
그건 사알짝 끌렸다. 하지만.
“그리고 왕족이자 특수계 헌터로서 S급에 준하는 특혜도 받을 수 있지. 생활비는 기본이고 품위유지비로 매달 최소 천만 달러.”
…매달? 아니, 돈에 넘어가면 안 되지만, 그렇지만. 연봉도 아니고 그냥 품위유지비가 백억? 돈이 썩어나나 검은 황금을 땅에서 퍼 올리는 나라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식만 치르고 따로 사는 정략결혼으로 월 백억…….
“아, 아니. 안 돼! 그래도 결혼인데!”
“벨라 착하진 않지만 좋은… 어차피 각자 나라에서 살 거니까 괜찮잖아.”
조용한 골목 입구에서 차가 멈췄다. 사미르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가 골목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잘 생각해 봐. 어차피─ 응?”
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놀란 숨을 내뱉는다.
“이럴 수가 있나.”
아무리 은신 스킬 등급이 높다 해도 바로 앞에 있는 S급의 감각을 피해 사라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미르와 돌담 뒤에 몸을 반쯤 감춘 내 눈이 마주쳤다.
– 냐.
나는 당당하게 몸을 돌렸다. 그래도 결혼은 안 되지.